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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남의 딸로 인생 대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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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까르보치킨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12 20:06
최근연재일 :
2021.04.15 07:1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5,970
추천수 :
346
글자수 :
193,549

작성
21.04.09 07:10
조회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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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정면승부(3)

DUMMY

“난리 났네···”


병철은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인터넷의 반응을 훑어보고 있었다.

기사마다 찬에 대한 비난 댓글이 가득했다.

이전 같았으면 팬들이 나서서 실드라도 쳐줬을 텐데, 그 팬들마저도 등을 돌린 듯했다.


-내가 혼나려고 라방 본 줄 아나?

-빅블랜 성 찬 굿즈 팝니다 일괄 우대합니다

-술 때문에 사고 친 놈이 또 술 마시고···


반면, 같은 시간대에 라이브 방송을 한 탓인지 찬의 태도와 달리 정중했던 병철을 찬양하는 반응은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우리 아빠 라방 명언 나왔다: 좋아했던 것을 부끄럽지 않게 해준다

-새로운 뮤비 찍고 얼굴 지쳐보이던데 그런 거 티 하나도 안 내고 계속 웃더라 대단함

-그야 당연. 병철 킴은 아픈데도 콘서트 끝까지 제대로 끝낸 사람임

-모 무개념 돌이랑은 비교도 안 되네.


사실 태도로 비교당하는 건 병철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애초에 성 찬이 저렇게까지 팬들에게 불손하게 나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어찌 됐건 찬의 자폭은 결과적으로 병철에게 큰 기회가 됐다.


‘이거, 내 팬들까지 욕한 거라고 돌려깔 필요도 없었던 걸지도.’


하긴 그룹이 앨범을 내는데, 음주운전이나 하고 다니는 녀석이 팬들을 귀중하게 여길 리 만무했다.

포털 사이트마다 빅블랙과 성 찬 솔로 데뷔 관련 검색어는 쏙 들어가고 병철과 찬의 라이브 방송 관련 검색어만 차트에 뜨고 있었다.

그리고 병철의 태도가 재조명되면서 당연히 새로 낸 뮤비를 검색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부정적인 거라도 이렇게 화제가 되면 저쪽에서 빌미를 줄 수 있는데 말이지.’


병철은 마음 속으로 그게 걸렸다.

그걸 생각하면 저렇게 찬이 자폭을 했더라도 자신도 그때 라방을 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었으면 저 녀석의 라방만 뜨고 내 뮤비가 역으로 묻힐 뻔했지.’


그걸 생각하면 여러모로 신이 도와준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아! 나도 마실래!”

“응? 은혜는 아직 안 돼. 대신 바나나 우유 줄게.”


커피 냄새에 은혜가 달려들자 병철은 이럴 줄 알았다는 듯 능숙하게 우유를 건넸다.

은혜는 아쉬워하면서도 얌전히 우유를 받아들었다.


‘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나한테는 행운의 마법사가 있긴 하지.’


병철은 빙긋 웃으며 은혜에게 간식을 주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


찬은 결국 회사에 불려와 뒤처리 관련으로 쓴소리들을 들어야 했다.

왜 말리는 매니저의 전화를 받지 않았냐 부터 시작해서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아느냐는 말들이 부장의 입에서 쏜살같이 튀어나왔다.


“삼촌, 저 머리가 아파서···”

“휴···”


하지만 찬이 그 말들을 진작 이해했다면, 애초에 일이 이 지경까지 왔을 리가 없었다.

부장은 물론이고, 그 밑의 직원들도 찬에 관해서는 거의 포기 상태였다.

그래도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부장과 직원들은 대책을 강구했다.


“이봐, 어떻게든 묻어버려. 저 기사 제일 먼저 낸 기자 있지? 찾아서 어떻게든 내리게···”

“부장님, 그게···지금 시기에서는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섰다가는 오히려 홍보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차라리 다른 건수를 줘서 묻어버리게 만드는 건?”

“이 시기에 마침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더 나쁜 이미지가 생길 터라···”


마케팅 팀은 부리나케 부장에게 현 논란에 대한 인터넷 반응들을 정리해 보여주었다.


“보시면 일단 해외 팬들은 전부 찬이 편을 들어주고 있어요. 국내 팬덤도 전부 떨어져 나간 건 아닙니다. 이번 음방 출연 때 제대로 해내기만 한다면 새로운 팬들이 붙을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조용히 있는 편이 더 나을 겁니다.”


부장은 억지로 화를 가라앉히며 찬에게 물었다.


“찬이야, 이번에 1위는 할 수 있겠지?”

“물론이죠. 뮤비 올리자마자 조회수 못 보셨어요?”

“그 음방에 병철 킴인지 그놈이 나온다잖아.”

“저 말고 다른 애들 팬도 있으니까. 그놈은 혼자잖아요.”


부장은 떨떠름했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룹에서 솔로로 데뷔한다면, 다른 멤버의 팬들도 끌어들일 수 있었다.

병철은 그 방법은 쓸 수 없었다.


“그래. 그러면 그렇게 하는 걸로 하고. 찬이 너, 이젠 절대로 핸드폰 꺼놓지 마라. 매니저가 전화하면 딱딱 받아.”

“네, 네. 죄송합니다.”


찬의 태도를 보며 직원들은 한숨을 꾹 눌러 참았다.

쫓아낼 수도 없는 시한폭탄을 끌어안고 있는 기분이었다.


‘차라리 김병철이 연습생으로 있을 때 데뷔조로 올렸더라면···’


회의실에 앉아있는 직원들 대부분 그 생각을 속으로 삼켰다.


-


음방 출연 날은 눈 깜짝할 새에 다가왔다.

병철은 대기실에서 화장과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응원하러 왔어요.”

“안녕하세요, 안나 씨.”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기분이 들뜬 티가 나는 안나가 병철의 대기실로 찾아왔다.

원래 자신이 안무를 짜준 가수들의 무대를 전부 찾아가는 편은 아니었지만, 안나는 병철의 무대만큼은 직접 보고 싶다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와, 평소보다 더 멋있네.”

“하하, 감사합니다.”

“혹시 살 좀 뺐어요? 저번에 만났을 때보다 마른 거 같은데?”

“아, 네. 조금 감량했어요. 날렵하게 보이는 편이 안무를 출 때 좀 더 태가 나는 거 같더라고요.”


병철의 노력을 듣고 안나는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여전히 자신이 해준 조언을 그렇게까지 신경 쓴 병철이 신기하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세상에. 고생했겠다.”

“아니에요. 더 완벽한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병철 씨는 정말 매사 열정적이네요. 한 수 배워가요.”

“저도 안나 씨한테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져서 안나 씨한테 참 감사할 따름이에요.”

“말도 너무 잘한다니까. 솔직히 병철 씨가 이 정도까지 해낼 줄은 몰랐어요. 갑자기 춤의 신이라도 들린 것 같았지.”


병철은 조금 뜨끔한 마음을 숨기며 어색하게 웃었다.

그렇다고 은혜가 사실 춤의 재능을 줬다고 사실대로 말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그 안무를 소화하기까지 연습도 많이 했으니까.’


병철은 그동안 재능만 받고 끝내지 않았다.

재능을 받은 이후로 여전히 연습하고 수련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것이 원래 성정에 맞기도 했고, 자만감에 빠져 원래 가지고 있던 장점까지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성격이라서 다행이야. 그래서 은혜랑도 잘 지낼 수 있었던 건지도 몰라.’


그리고 자칫 잘못했다가 자신도 성 찬과 같은 일을 벌였을 수도 있었다.

병철은 찬의 라이브 방송 논란을 보면서 다시 한번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자신의 재능과 유명세만 믿고 제일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는 짓은 하지 않으리라고.


“곧 리허설 시작합니다. 준비해주세요.”


첫 음방 출연인데도 병철은 가장 첫 번째 순서로 배정되었다.

그리고 하필 성 찬은 병철의 바로 다음 순서에 배정되었다.

관객석에 앉아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찬의 팬덤일 경우 병철의 무대에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일도 일어날 수 있었다.


-다른 가수들의 무대에도 호응해주세요!


인터넷에서 이렇게 매너를 갖추라는 식의 말이 따로 돌아다닐 정도였다.

매니저는 혹시나 싶어 병철에게 물었다.


“병철 씨, 제일 처음 순서로 나가는데 긴장되지 않으세요?”

“글쎄요. 매니저님은 제가 긴장한 것처럼 보이세요?”


병철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적어도 카메라 앞에서는 한 번도 긴장한 티를 낸 적이 없었다.


“하하, 제가 괜한 걱정 했네요. 하긴 제일 경계해야겠다 싶은 상대도 알아서 가버렸으니 말이죠.”


매니저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렇게 말하자 병철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그런 생각이 들 때 저는 가장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네?”


병철은 이 순간 성 찬뿐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남자 가수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인기가 빠르게 높아질수록 추락할 위험은 더 커지는 법이었다.


‘그래. 이 바닥에서 굴러떨어지는 건 한순간이니까.’


병철은 진지해졌던 표정을 풀고 웃으며 답했다.


“하하, 별 뜻은 없고. 그냥 무슨 상황이 오건 제 최대의 역량을 발휘해야겠다···그런 뜻이었어요.”


매니저는 병철의 말을 듣고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방심한 자신을 조금 반성했다.


‘병철 씨는 역시 빈틈이 없구나. 하긴 평소에도 얼마나 노력하시고 바쁘게 돌아다니는데.’


매니저는 리허설로 향하는 병철을 뿌듯한 표정으로 배웅했다.


-


리허설은 아무 문제 없이, 순조롭게 끝낼 수 있었다.

물론 본방때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으니 마냥 안심할 순 없었다.

하지만 단독 콘서트 때 제대로 고통 패키지를 선물 받았던 병철은 이제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대처할 자신이 있었다.


‘그때 일어났던 일들은 오늘을 위한 액땜이었다고 생각하자.’


병철은 대범하게 생각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음방의 두 엠씨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명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려 첫 앨범부터 스트리밍 사이트 차트 1위 석권! 노래하는 아빠로도 유명하시죠.”


곧 스태프들이 병철을 무대로 안내했다.


“곧 들어가실게요.”



병철은 차분하게 눈이 부실 정도로 조명이 내리치는 무대로 향했다.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두 엠씨의 소개가 끝나고 무대가 시작되었다.


“와아아아아!”


회사와 매니저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관객석은 병철이 무대 위로 올라가자마자 우렁찬 환호성으로 맞이했다.


“병철 킴!”

“병철 킴!”


병철은 단독 콘서트 때처럼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든다던지 하는 단독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이번은 백댄서들과 합을 맞춰야 하는 팀플이었기 때문이다.

병철은 눈빛조차도 그동안의 무대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꾸었다.


-우와, 이미지 완전 달라짐

-심장 개떨려;;;

-미친 춤도 왜 이렇게 잘 추냐

-솔직히 기대 하나도 안 했는데 너무 잘한다 아이돌급임

-아빠 데뷔하자! 이미 했지만


마치 카메라를 잡아먹을 것처럼, 능숙하게 시선 처리를 하는 병철을 보며 시청자들은 SNS나 익명 사이트에 감탄하는 글을 올려댔다.

관객들도 마치 병철의 무대가 오늘 음방의 마지막 무대인 것 같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댔다.


‘바로 지금!’


병철은 야심 차게 안나와 함께 짠 하이라이트 안무를 무대에서 선보였다.

백댄서들이 신호에 맞춰 병철을 아주 높이 들어 올리는 순간, 병철은 그대로 훅 떨어졌다.


“꺄아아악!”


하지만 바닥에 부딪치는 요란한 소리는 나지 않았다.

병철은 마치 발레를 하는 것처럼 발끝을 세워 깃털이 가라앉듯 가볍게 착지했다.


“와아아아아!”


병철의 우아한 움직임에 관객들은 경탄하며 크게 박수를 쳤다.


-


‘소리가 여기까지 들릴 정도네. 대체 얼마나 반응이 좋은 거야?’


다음 무대를 대기하고 있던 찬은 아니꼬운 얼굴로 무대가 있는 방향을 노려보았다.


“일하야, 너 무대 앞두고 이렇게 떠는 거 처음 본다.”

“뭐?”

“아니···너 긴장한 거 같아서 풀어주려고”

“긴장한 거 아니라고. 물이나 가져와.”

“그, 그래···”


격려해주려는 매니저를 매몰차게 쫓아낸 찬은 초조함을 억누르려 애썼다.


‘아냐. 괜찮아. 해외 팬덤은 내가 압도적으로 크고, 오늘 준비한 퍼포먼스도 끝내주니까 1위는 가뿐하게 내가 할 거라고.’


하지만 그럴수록, 찬의 귀에는 선명하게 병철을 향한 열정 어린 환호성이 꽂혔다.


“와아아아! 병철 킴! 병철 킴!”


이윽고 화려한 무대를 마친 병철이 내려왔다.

그리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찬과 눈이 마주쳤다.


‘뭐야? 재수 없게.’


얼굴이 땀 범벅이 된 병철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까딱하고 자리를 떠났다.

찬은 바닥에 침을 뱉고 싶은 것을 참으며 입술을 깨문 채, 무대로 올라섰다.


“큰 박수로 맞이해주세요!”


하지만 약간의 환호성 후, 찬이 무대에 오르자 일순 관객석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병철의 무대와는 정반대의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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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3) 21.04.04 353 4 12쪽
23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2) 21.04.03 350 7 12쪽
22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1) 21.04.02 365 9 12쪽
21 콘서트 티켓팅 21.04.01 351 6 12쪽
20 예상치 못한 접점(2) 21.03.31 347 5 13쪽
19 예상치 못한 접점(1) 21.03.30 37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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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대로 알아봤어(2) 21.03.28 399 9 12쪽
16 제대로 알아봤어(1) 21.03.27 396 10 13쪽
15 주제를 알라(2) 21.03.26 415 7 12쪽
14 주제를 알라(1) 21.03.25 441 7 12쪽
13 이사하기 좋은 날 21.03.24 45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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