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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남의 딸로 인생 대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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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까르보치킨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12 20:06
최근연재일 :
2021.04.15 07:1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5,946
추천수 :
346
글자수 :
19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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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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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새로운 도전(2)

DUMMY

일정이 잡히고, 얼마 안 지나 병철과 은혜는 방송 부스에 도착했다.


“은혜야, 오늘 여기서 방송할 거야. 잘할 수 있겠어?”

“응!”


은혜는 오랜만에 아빠와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 사실에 상당히 들떠있었다.

반면 병철은 막상 현장에 오니 걱정이 늘어났다.


‘잘할 수 있을까?’


영상과 달리, 라디오 방송은 소리로만 전해야 하는 방송이었다.

시각적 요소 없이 말솜씨에 따라 방송의 퀄리티가 결정된다.

대본은 줄 테지만, 그 대본을 어떻게 소화하느냐는 병철에게 달려있었다.

그동안 프로그램 진행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병철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휴, 마음 편하게 먹자. 오늘은 은혜랑 잔뜩 이야기한다는 거에 초점을 맞추자.’


병철이 스스로 다잡고 있을 때, 장신의 여성이 다가와 먼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메인 피디인 송 하율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아이고, 씩씩해라. 네가 은혜구나.”


은혜가 우렁차게 인사를 하자 하율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낯가림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잘됐네요.”

“네, 잘 해낼 수 있을 겁니다.”


병철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하율은 병철에게 뜻밖의 인물을 소개했다.


“사실 오늘 깜짝 게스트로 모셔온 분이 있어요.”


병철은 하율이 가리키는 곳으로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낯익은 얼굴이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병철 씨. 은혜도 오랜만이야.”

“유미 씨?”

“와아! 유미 언니! 언니다!”


은혜는 금방 유미를 알아보고 달려가 와락 안겼다.

병철도 무척이나 반가운 얼굴로 유미에게 다가갔다.


“유미 씨!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하하, 네. 병철 씨는 엄청 바쁘신 거 같던데요? 어딜 가든 광고로 병철 씨가 나오고 병철 씨 노래가 흘러나오고. 정말 대단하세요.”


활동에 전념하면 조금은 잊을 줄 알았는데, 병철이 예상보다도 훨씬 유명해지면서 잊는 건 불가능해지고 말았다.

유미는 그 생각을 조용히 삭히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미소를 지어 보였다.


“뭘요. 좋은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그렇죠. 유미 씨는 어쩌다 이 프로그램에?”

“이번에 새로 앨범이 나와서 홍보 겸 나오게 됐어요. 병철 씨랑 은혜가 나온다니까 너무 보고 싶기도 했고요.”

“언니, 은혜 보고 싶었어요?”

“그럼. 엄청 보고 싶었지.”

“은혜도 언니 보고 싶었어!”


은혜는 방방 뛰며 유미에게 적극적으로 매달렸다.

하율은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는 셋을 바라보며 방송이 꽤 잘 풀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


하지만 부스 안으로 들어간 병철은 얼어붙은 기색이 역력했다.

계속 대본을 보며 어떻게든 암기하려 애쓰는 병철의 모습을 보고 유미는 긴장을 좀 덜어주기 위해 말을 걸었다.


“병철 씨, 긴장하셨어요?”

“아, 티 나나요?”

“어머, 오디션 때는 전혀 긴장 안 하시던 분이 웬일이래.”

“하하, 아무래도 라디오 프로그램은 처음이라.”

“병철 씨라면 잘 해낼 수 있어요.”


유미는 신뢰가 가득한 목소리로 병철을 격려했다.

병철은 조금 마음이 편해지는 듯했지만, 긴장이 완전히 덜어지지 않았다.


“아빠, 은혜가 마법 걸어줄까?”


그때 은혜가 기다렸다는 듯 병철에게 물었다.

병철은 모두가 다 보는 앞에서 은혜가 마법을 언급한 것이 당황스러워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거렸다.


“응? 마, 마법? 여기서?”

“와, 은혜가 그래 주면 아빠한테 무척 도움이 될 거야.”

“히히, 유미 언니가 그렇대.”


하지만 어린아이가 한 말이라서 그런지, 단순히 아빠를 기운 나게 해주기 위한 재롱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은혜의 마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사실 정확히 어떤 재능을 받을지는 그동안 그랬듯 병철이 미리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은혜의 마법을 받고 후회한 일은 이제까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 부탁할게. 은혜야.”

“알았어!”


은혜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손가락 끝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가 금방 사라졌다.


“은혜 대단하네~정말 마법사 같아!”


유미의 반응을 보고 병철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미 씨나 다른 사람한테는 이 빛이 안 보이나 봐.’


병철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다시 대본을 들었다.


‘과연 뭐가 바뀌었을까?’


대본을 훑어보던 병철은 1분도 지나지 않아 대본을 덮었다.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태도에 유미는 의아해하며 병철에게 물었다.


“병철 씨, 더 안 보셔도 괜찮으시겠어요?”

“네. 이제 괜찮아요.”


자신감이 확연히 보이는 대답을 듣고 유미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안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디션 할 때의 병철 씨로 돌아왔네. 그럼 괜찮겠지.’


병철이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해결되곤 했다.

유미는 그만큼 병철을 크게 신뢰하고 있었다.

곧이어 방송이 시작되었다.


-


병철은 대본에 적힌 내용을 떠올리고 있었다.


‘대본에는 대답을 들으면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도 적혀있었어.’


병철이 그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이 없다는 것을 전제하고,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쓴 대본이었다.


“이상하네. 대본을 한 번도 안보잖아?”


하율은 당황하며 병철을 일단 지켜보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긴장한 티가 났는데 막상 방송이 시작하고 나니 병철은 마치 프로 방송인처럼 침착하고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대본도 전혀 펼쳐보지 않았다.


“그러면 오늘의 스페셜 게스트, 하 유미 씨와 함께 방송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2인조 보컬 그룹 세레스의 하 유미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이후로 오랜만에 뵙게 됐네요. 저랑 은혜가 그때도 유미 씨랑 팀을 꾸려서 공연을 했었죠?”


병철이 던진 질문을 듣고 하율은 중얼거렸다.


“대본에 없던 내용이었는데···”

“어, 어쩌죠?”

“아직은 괜찮으니까 지켜보죠.”


“네, 그랬죠!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르네요.”

“맞아요. 유미 씨의 보컬은 호흡을 맞추는 상대 가수에게 맞춰서 굉장히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랑 은혜가 직접 겪어봐서 알죠. 그치, 은혜야?”

“응! 유미 언니 목소리 예뻐요. 천사 같아.”

“어머, 고마워요.”


하율은 병철의 진행 실력을 보고 저도 모르게 입을 떡 벌렸다.


‘이럴 수가! 하 유미라는 가수가 어떤 가수인지 청취자들한테 능숙하게 전하고 있잖아? 원래 썼던 대본보다도 흐름이 훨씬 자연스럽고 괜찮아.’


병철은 방송을 매끄럽게 이끌어나가며 유미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여기서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이번에 새로 앨범을 내시잖아요?”

“네, 맞아요.”

“이번 앨범은 어떤 느낌의 보컬을 염두에 두고 녹음하셨는지, 파트너와 어떻게 호흡을 맞추셨는지 여쭤보고 싶군요. 분명 이번 앨범의 음악을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라고 생각됩니다.”

“어···그, 그렇겠네요. 그···이번 앨범은···”


훅 치고 들어온 중요한 질문에 유미는 조금 놀라면서도 천천히 대답을 내놓았다.

하율은 병철의 활약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감탄했다.


“굉장한데? 예전의 경험을 언급하여 게스트의 기분을 풀어준 후에 질문을 던져서, 최대한 진솔한 대답을 들을 수 있도록 만들었어.”

“그러게요. 라디오 방송은 처음 한다고 들었는데 전혀 아닌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이런 흐름을 만들어내다니 웬만한 프로 진행자들 뺨치는걸.”


유미의 대답을 주의 깊게 듣고 병철이 첫 번째 질문을 마무리했다.


“네. 좋은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미 씨가 새로운 변신과 시도를 한 이번 앨범이 더욱 기대가 되네요. 저도 유미 씨의 개인적인 팬이니까요.”

“은혜도 유미 언니 좋아요.”

“너무 든든한 팬들이네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병철의 첫 라디오 방송임에도 방송은 오디오가 비는 일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은혜가 가끔 끼어들어서 하는 질문이나 대답이 프로그램에 더욱 생기를 띄게 해주었다.


“은혜는 어떻게 생각해? 유미 언니가 다음에는 무슨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런 은혜의 반응을 끌어내는 것은 병철의 역할이었다.

어린아이라 길게 방송에 집중하기 힘든 여건임에도, 병철이 가끔 질문을 던지고 소통을 하려고 시도하자 은혜는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방송을 계속 진행해나갈 수 있었다.


“나는···음···공주가 나오는 게 좋아.”

“공주?”


이렇게 어린 아이 특유의 엉뚱한 대답이 나와도 병철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엉뚱한 대답을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재료로 삼았다.


“요즘 은혜가 읽는 동화책에 공주가 자주 나오거든요. 그 공주는 주인공으로서 위험한 곳에도 망설임 없이 모험을 떠나며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죠.”

“멋진 이야기네요.”

“그렇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는 강인한 여성상의 노래를 유미 씨가 부를 날이 저도 기대됩니다.”

“와, 그렇게 된다면 정말 좋을 거 같아요.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하율과 스태프들은 그저 눈만 깜빡거리며 병철의 활약에 두손 두발 다 들 지경이었다.

솔직히 병철이 방송을 잘 진행하지 못해도 유명세로 어떻게든 끌고 가려고 했던 방송이었는데, 예상외로 병철이 너무 잘 진행하면서 고퀄리티의 음악 프로그램이 탄생해버렸다.

게스트에게서 끌어내는 이야기들이 공중파의 음악 방송보다도 가치가 높았다.


‘오늘 게스트가 강 보라 같은 유명 가수였다면 더 난리가 났겠는데. 아니, 이미 난리가 났을 테지만.’


하율의 예측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인터넷에는 이미 병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은 사람들의 호평이 넘쳐났다.


-하 유미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별말 없이 웃기만 했는데 여기서는 말 엄청 잘한다

-병철 킴 진행 실력이 오져서 그래 게스트 편하게 해주려는 게 다 느껴진다

-인터뷰 진짜 잘 해 내 가수들 인터뷰도 모조리 병철 킴이 해주면 소원이 없겠다 진짜


병철은 능숙한 진행 실력으로 대본에 적혀있지 않았던 질문들까지 모조리 끝내고, 음악 관련 토크까지 완벽하게 끝마쳤다.


“어느새 마칠 시간이 다 되었네요.”

“정말요? 진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오늘 방송 너무 즐거웠어요.”

“감사합니다. 유미 씨가 그렇게 느껴주셨다니 기쁘네요. 은혜는 어땠니?”

“은혜도 엄청 즐거웠어! 아빠랑 이야기 잔뜩 했고.”

“맞아. 언니도 은혜랑 이야기 많이 해서 좋았어.”


훈훈한 인사를 나눈 후, 병철은 깔끔하게 마무리 멘트를 날렸다.


“그럼 오늘 방송 함께 해주신 유미 씨한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함께 해주신 청취자분들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병철 킴의 음악 라이브러리였습니다!”


병철이 방송을 마치자 저절로 방송 스태프들이 박수를 쳤다.


“수고하셨습니다!”

“병철 씨! 정말 잘해주셨어요.”


방송에 온 집중을 했던 병철은 얼떨떨한 얼굴로 하율과 스태프를 향해 인사를 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은혜도 고생했어.”

“유미 언니, 다음에 또 만나!”

“그래. 병철 씨, 수고 많으셨어요.”

“유미 씨도 오늘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병철 씨가 다 하셨는걸요.”


유미가 한 말에 스태프들은 대놓고 그렇다고 하진 않아도 속으로 모두 동의했다.

오늘 방송은 병철의 진행력이 그야말로 빛을 발했던 방송이었다.


‘오늘도 은혜가 준 재능 덕분에 위기를 넘겼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품고, 병철은 은혜를 꼭 안아주었다.


-


한달 후, 병철은 예상치 못한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네, 매니저님.”

“병철 씨! 한동안 또 바빠지시겠어요.”

“네? 무슨 일인가요?”


매니저는 확연히 업된 목소리로 병철에게 소식을 전했다.


“정규 프로그램 편성이 될 지도 모른다고요? 제가 진행한 프로그램이?”


병철이 깜짝 놀라자 매니저는 더더욱 놀랄만한 사실을 꺼냈다.


“그렇다니까요! 병철 씨가 했던 프로그램이 무려 동 시간대 청취율 1위를 했었거든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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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3) 21.04.04 352 4 12쪽
23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2) 21.04.03 350 7 12쪽
22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1) 21.04.02 365 9 12쪽
21 콘서트 티켓팅 21.04.01 351 6 12쪽
20 예상치 못한 접점(2) 21.03.31 347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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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제대로 알아봤어(1) 21.03.27 395 10 13쪽
15 주제를 알라(2) 21.03.26 415 7 12쪽
14 주제를 알라(1) 21.03.25 441 7 12쪽
13 이사하기 좋은 날 21.03.24 45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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