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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남의 딸로 인생 대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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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까르보치킨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12 20:06
최근연재일 :
2021.04.15 07:1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5,890
추천수 :
346
글자수 :
193,549

작성
21.04.12 07:10
조회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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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1쪽

새로운 도전(3)

DUMMY

병철은 깜짝 놀라 매니저에게 물었다.

설마 그렇게까지 열렬한 반응이 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청취율 1위요?”

“네! 반응도 너무 좋고 정규로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병철 씨와 은혜 스케쥴이 맞는다면, 정규로 편성할 수도 있다고 피디님이 직접 말씀하셨어요.”


매니저는 병철에게 설명을 이어갔다.


“나중에 변경될 수도 있지만, 정규로 편성하게 된다면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가 될 거 같다고도 하셨어요.”

“저번에 했을 때와 같네요.”


병철은 잠시 고민했다.

자신은 그렇다 치고, 은혜가 과연 매주 5일 동안 방송을 소화할 수 있는지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은혜랑 매주 같이 하는 활동이 생긴다면 은혜가 덜 외로울지도 몰라.’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병철은 일단 매니저에게 은혜의 의견을 묻겠다고 말해두었다.

매니저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네. 병철 씨는 항상 은혜랑 같이 하는 일에는 신중하시니까 예상했었습니다. 그러면 답변 기다리고 있을게요!”


매니저와의 전화를 끊고 병철은 은혜를 불러내어 말을 꺼냈다.


“은혜야, 저번에 아빠랑 같이 라디오 방송했던 거 기억나?”

“라디오 방송?”


은혜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병철은 은혜의 눈높이에 맞춰 좀 더 쉽게 설명했다.


“유미 언니랑 같이 이야기했잖아.”

“응! 기억나!”

“그걸 이제 아빠랑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쭉 하게 될지도 몰라. 왜냐면 은혜가 너무 말을 잘해서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니까 더 듣고 싶어졌대.”

“흐응.”


은혜의 반응은 조금 미묘했다.

아직 어린아이라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았다는 것이 잘 실감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병철은 차분한 어투로 은혜에게 물었다.


“은혜는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하냐니?”

“아빠는 은혜가 하기 싫은 건 억지로 시키고 싶지 않거든. 은혜가 하고 싶으면 할 거고, 아니면 아빠는 안 하려고.”

“아빠는? 아빠는 하고 싶어?”


은혜의 질문에 병철은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


“아빠는···”


솔직히 라디오 방송에서 다른 음악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음악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긍정적인 영향을 생각하면 병철은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것이 자신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은혜가 먼저 솔직하게 말해주면 아빠도 말할게.”


하지만 병철은 자신의 생각을 은혜에게 전하지 않았다.

자신이 하고 싶다고 먼저 말하면, 은혜는 하기 싫어도 하고 싶다고 말할 것이 분명했으니까.

병철은 그렇게까지 하면서 은혜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었다.


‘은혜 덕분에 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해낼 수 있었어. 그러니까 나도 은혜를 위해서···’


병철이 빙긋 웃어 보이자, 은혜는 조금 생각하는 듯하다가 힘차게 내뱉었다.


“나는 하고 싶어! 아빠랑 이야기하는 거 재밌었고···아빠랑 같이 있을 수 있잖아.”


병철은 활기찬 은혜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진심으로 하는 대답인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그랬구나. 그러면 아빠도 은혜랑 같이 재밌게 방송하고 싶어.”

“응!”


은혜는 웃으며 병철의 품에 어리광을 부리듯 파고들었다.

병철은 그런 은혜의 등을 도닥거렸다.

은혜의 솔직한 대답을 들은 것만으로 기쁘고 안심이 되었다.


‘내가 너한테 받은 행복만큼, 너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병철은 진심으로 그렇게 바라며 은혜를 꼭 끌어안았다.


-


무사히 계약을 마치고, 병철은 약속한 일정에 다시 한번 방송 부스에 오게 되었다.


“병철 씨,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피디님.”

“저희 프로그램의 은인이 오셨네요.”


하율은 매우 들뜬 얼굴로 병철을 맞이했다.

병철의 힘으로 일회성으로 사라질 뻔한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까지 됐으니 피디로서 병철은 그야말로 구원자였다.


“어휴, 아닙니다.”

“설마 그렇게 능숙하게 잘해주실 줄 몰랐어요. 첫 라디오 방송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니까요?”

“진짜 잘하시던데요.”

“맞아요! 아이랑 같이 하시는데도 그렇게 잘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이어지는 스태프들의 칭찬에 병철은 쑥스러워하며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얼굴도 나오는 촬영 하시는 거 알고 계시죠? 첫 방송 반응이 너무 좋아서 저희가 비하인드 느낌으로 영상을 찍어보기로 한 거요.”

“네, 매니저님을 통해서 사전에 이야기 들었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오늘도 잘 부탁드릴게요!”


하율은 엄지를 들어 올리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카메라가 돌아가며 방송을 준비하는 병철과 은혜의 모습을 찍었다.


“아빠, 오늘도 얘기 많이 하는 거야?”

“그래. 은혜 오늘도 재밌게 잘하자.”

“응! 아빠랑 많이 얘기할래.”


스태프가 병철을 향해 외쳤다.


“방송 시작 10분 전입니다.”


병철은 가볍게 대본을 훑어보고 그날처럼 바로 내려놓았다.


‘대본은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때 사용하고 나면 그걸로 충분해. 그 이후는 내가 프로그램을 꾸려나가는 거야. 그게 진행자의 역할이지.’


재능을 얻고 난 이후로, 병철은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진정 어떤 역할인지도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하율은 그 모습을 보고도 더는 불안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떤 방송을 보여줄 수 있을지 매우 기대가 되었다.


“안녕하세요, 병철 킴의 음악 라이브러리입니다. 많은 분들의 성원 덕분에 이렇게 정기적으로 찾아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은혜도 인사 한마디 할까?”


병철은 이제 겨우 두 번째 방송임에도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인사멘트를 던졌다.

그리고 물 흐르듯 은혜에게도 인사와 소개를 할 기회를 주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많이 이야기 할거에요!”

“앞으로도 즐거우면서 유익한 방송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은혜와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은혜는 병철의 말을 따라 하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병철은 그런 은혜에게 장난치지 말라고 엄하게 야단치지 않았다.

오히려 은혜를 칭찬하며 은혜가 방송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텐션을 올려주었다.


“오, 아빠 말 따라 한 거야? 은혜 잘한다~”

“히히히. 노력하겠습니다!”

“자, 두 번이나 말한 걸 보니 은혜가 정말 많이 노력하려나 봐요. 예쁘게 봐주세요. 그러면 오늘의 게스트를···”


병철의 진행을 보며 하율은 역시 그럴 줄 알았다며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피디님, 오늘도 굉장히 좋은 방송이 될 거 같네요.”

“그러니까. 아이의 딴소리도 저렇게 완벽하게 갈무리하다니.”


병철의 뛰어난 능력을 보며 하율은 무심코 중얼거렸다.


“진행 재능을 타고난 거 아닐까?”


경험이 없는 자가 저렇게까지 잘한다고 한다면, 역시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만약 그런 거라면, 정말 다재다능한 사람이네.”


병철은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능력에 감탄하는 사람들을 늘려가고 있었다.


-


주연 후보 목록들을 책상에 내려놓으며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가 한숨을 쉬었다.


“다들 내가 원하는 이미지가 아니야···”

“감독님, 이제는 정하셔야죠.”


연출가를 포함한 스태프들이 난감한 표정으로 수염난 남자, 희철을 재촉했다.

희철은 뮤지컬 판에서는 그 이름을 못 들어본 자가 없다고 할 정도로 상당히 명성을 떨친 음악 감독이었다.

경력만 벌써 15년이 넘었고, 그는 뮤지컬의 흥행 보증 수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하고 싶어도···”


그런 대단한 감독이 지금 주연 배우 캐스팅에 굉장한 난향을 겪고 있었다.


“다 정말 훌륭한 배우들인데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세요?”


그나마 희철에게 소리를 칠 수 있는 연출가, 소영이 나서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소영은 이전에도 희철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연출가였다.

희철은 소영의 말을 일부 긍정하면서 대답했다.


“그럼, 그럼. 다들 정말 훌륭한 배우지. 하지만 내가 원하는 이미지가 아닐 뿐이야.”


희철은 허공을 바라보며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찬찬히 그려나갔다.


“내가 원하는 건 책임감과 원숙함이 있는 가장의 모습.”

“그렇다면 김 윤철 배우님이 가장 그 이미지에 맞지 않나요? 연기와 노래 실력도 그렇고.”

“그래. 경력도 길고. 훌륭한 배우지. 하지만 원숙함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어딘가 순진하게 보일 정도의 앳된 열정의 이미지도 같이 있는 걸 원한단 말이야.”


희철은 고개를 저었다.

비록 이전에 주연으로 올렸던 배우라고 할지라도 이번 극에 그는 맞지 않았다.

이런 면에서 희철은 단호하고 냉정했다.


“윤철 배우한테는 솔직히 그런 게 보이지 않아. 경력도 길고 이 바닥에서 오래 버텨온 대배우니까 말이야. 열정과 청춘을 바라기에는 무리지.”

“어휴, 정말 까다로우시네요.”

“나도 좋아서 이렇게 질질 끌고 있는 게 아니야.”


희철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깐, 머리 좀 비우고 올게.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정할 테니까.”

“정하신다고요?”

“그래. 나도 더는 다른 스태프들한테 민폐 끼치고 싶지 않고.”


소영은 희철의 뒷모습을 걱정스러운 눈길로 지켜보았다.


‘감독님이 진짜 정하기 어려우신가 보네. 이렇게 캐스팅을 오랫동안 고민하신 건 처음 본 거 같아.’


경력만 15년이 넘은 대가라도, 그는 뮤지컬 판에서 소위 꼰대짓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행위를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었다.


“휴우, 나도 참 나이 먹어가면서 고집이 괜히 늘었다니까.”


그렇기에 이번에 캐스팅을 오래 끌며 다른 사람들을 고생시키는 것은 원래 희철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희철이 원하는 인상의 주연 배우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희철은 우울한 기분으로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병철 킴이 진행한 라디오 프로그램, 동 시간대 청취율 1위 달성>

<간만에 나타난 질 좋은 음악 프로그램···병철 킴의 음악 라이브러리 호평 일색>


무심코 본 포털 사이트에 병철에 관한 기사가 우르르 떠 있었다.


“병철 킴···들어본 적 있어. 요즘 가장 뜨는 가수라지? 라디오 프로그램도 했었나···”


희철은 별생각 없이 기사를 클릭했다.

연관 기사를 클릭하며 서핑을 하다 보니, 어느새 희철은 병철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을 찍은 비하인드 영상도 발견하게 되었다.


“아니? 젊어 보이는데 애도 있었네.”


희철은 이번에도 아무 생각 없이 비하인드 영상을 재생해보았다.

자신의 딸과 함께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어어?”


병철의 능숙한 진행과 부드러운 목소리.

그리고 은혜를 바라보는 다정한 시선.

희철은 영상에 빨려 들어간 듯 숨을 죽이고 집중했다.


“이, 이거다! 내가 찾던 그 이미지야!”


병철의 영상을 본 희철은 손까지 벌벌 떨며 당장 스태프들이 모여있던 방으로 뛰어갔다.

숨을 헐떡이는 희철을 보고 스태프들은 모두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감독님?”

“다, 당장 연락해!”

“연락이요? 누구한테···”

“병철 킴한테 당장 연락해야 한다고!”


희철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목소리로 지시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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