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영생인 나한테 제자가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1.03.16 22:38
최근연재일 :
2022.04.13 20:30
연재수 :
305 회
조회수 :
86,112
추천수 :
2,200
글자수 :
1,680,206

작성
21.04.07 20:30
조회
595
추천
11
글자
18쪽

파트1 에필로그

DUMMY

“대체 왜 당신이 이런 곳에···!?”


믿을 수 없는 관경을 눈앞에 두고, 호세는 자신이 악몽을 꾸고 있던 게 아닌지 의심했다.

아니 차라리 악몽이라 믿고 싶었다, 악몽이라면 깰 수 있으니까.


구룡에게 패배하고 목숨구걸 끝에 도망을 허락받았던 호세는 미리 걸어뒀던 마법으로 자신과 부하들을 이 나라에 있는 거점으로 이동시켰다.

거기서 응급처치를 하고 날이 밝기 전에 이 나라를 떠날 심산이었으나, 그들의 아지트엔 오늘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 와있었다.


“그래, 너희구나? 여기까지 와서 내 얼굴을 먹칠한 버러지들이.”


시가를 문 경박하게 웃는 금발의 청년, 언뜻 보면 어느 갱조직의 철부지 도련님으로 착각하기 쉬운 그런 외모였지만 그 미소에서 느껴지는 소름끼치는 살기와 압박감은 그가 그런 귀여운 존재 아니라는 것을 무언으로 외치고 있었다.


마치 조금 전, 구룡을 마주했을 때와 같은 느낌에 호세는 무의식적으로 계속 상기하기를 거부하던 결론에 도달해버리고 말았다.

구룡과는 다르게, 눈앞의 남자는 자신의 정체와 얼굴을 조금도 숨기지 않는 탓에, 오히려 알아보는 건 구룡보다 쉬웠지만, 인식과 동시에 찾아오는 절망은 훨씬 컸다.


“<저거너트>···”

“자기소개를 필요없겠네. 너희는 뭐, 버러지들 일일이 알아서 뭐하게.”


패닉에 빠진 호세와 부하들을 두고 혼자 이야기를 이어가던 남자, 에디가 주먹을 푸는 시늉을 보이자, 냉철하고 무자비했던 남미의 암살자들이 마치 하룻강아지가 된 것처럼 겁에 질려 넘어지고 말았다.


“킥킥, 요즘 정전기 새끼 땜에 여러모로 쌓였는데, 아주 잘 됐어. 역시 사람을 부수는 건, 참을 수 없다니까.”

“윽!?”


간단한 전조 하나 없이 갑작스럽게 날아온 에디의 공격을 이능력으로 알아챈 호세가 급히 남은 팔로 막았다.

힘도, 오라도 아주 짧은 시간만 불어넣었음에도 그 속도는 호세가 이능력을 안 썼다면 인지하는 것 조차 불가능했을 정도로 빨랐고, 그 위력은, 더더욱 터무니 없었다.


“으아악!?”

“너 바보지? 내가 누군지 아는데 내 공격을 막아? 팬텀도 녀석도 안 하는 짓이라고?”


그의 주먹에 닿은 순간, 호세의 남은 왼팔은 마치 가시에 찔린 비눗방울처럼 터져버렸고, 호세는 하룻밤 사이에 두 팔을 잃어버린 고통보다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서 나오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압도적인 파워로 찢어 발겼다거나 그런 게 아니었다.

그냥 닿은 순간, 주먹의 위력을 느낄 틈도 없이 자신의 팔이 먼저 터져버리고 말았다.


“이, 이게 <시바>···! 지, 진짜 파괴해버렸어···”


<저거너트>가 <저거너트(멈추지 않는 것)>이라 불리는 이유, 그건 그의 이능력과 그의 성격 탓이었다.

문자 그대로 능력을 발동한 상태에서 접촉한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는 절대적인 창, 모든 이능력 중에서도 독보적인 화력을 지닌 최강의 이능력 <시바>, 그것이 에디의 이능력이었다.


“내 능력까지 아는 놈이, 그런 짓을 해? 야, 진짜 머리가 딸리는 거야? 아니면, 지금까지 내가 구라치고 있었다고 날 개무시 깐 거냐?”

“컥!?”


혼자 웃다가 갑자기 발끈 한 에디가 날린 발길질에 두 팔을 잃은 호세가 가드할 방법 따윈 없었고, 마치 킥판처럼 계속 그에게 걷어차였다.

그의 이명이 <저거너트>가 된 또 다른 이유, 그건 바로 에디의 성격이 다혈질이라는 말로는 턱없이 부족할 정도로 지랄맞기 때문이었다.


평소에도 눈에 띄는 모든 걸 부수지 않으면 못 참는 파괴 욕구와 아주 작은 자극에도 크게 폭발해 버리는 난폭성, 거기에 그 누구도 건들 수 없는 압도적인 실력까지 더해져 사람들은 그에게 <저거너트> 외에도 폭군, 최흉의 랭커, 등등 흉흉한 호칭들을 붙였다.


“좆만한 게! 감히! 나를! 무시해!? 어! 안 그래도 빡치는데! 사람 열받게 만들고 있어!”“···!, ···!”


한 방 한 방이 치명상이 될 수 있는 수준의 발길질을 수 차례를 맞은 호세는 더 이상 신음조차 제대로 낼 수 없을 정도로 망신창이가 되었고, 그제야 화가 조금 풀렸는지 다시 웃기 시작한 에디가 그의 머리채를 잡았다.


“야, 너 보니까 오른팔은 <JOKER>, 구룡이 녀석한테 썰린 것 같은데, 말 좀 해봐. 나랑 그 새끼 중 누가 더 쎘냐? 응? 말해봐, 너가 말 잘하면, 목숨은 살려줄지도 모르잖아?”


평범한 사람이 봤으면 평생 악몽에 나올 법한 공포스러운 미소를 짓는 에디를 보며 호세는 주마등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하.”

“?”


그는 웃었다.

기대와는 다른 반응에 에디가 얼굴을 구겼음에도 마치 실성한 것처럼 웃었다.


우스웠다.

너무나도 우스웠다.


지금까지 넘버즈가 되려고 이런 뒤가 구린 짓까지 하는 자신이.

이 남자도 그렇고 <JOKER>같은 천외천의 괴물들이 있는 세상에서 고작 넘버즈가 뭐라고 그것에 집착한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이런 경지가 있는데, 겨우 나 따위가 뭐라고.’


어중간하게 자격이 있던 만큼 오히려 모르고 있었다.

왜 3년 전 자신이 넘버즈가 되지 못했고, 아직도 되지 못했던 건지.


“하하하!”

“이 미친 새끼가 진짜 실성했나···”


흥이 식어버린 에디는 그를 팔끝까지 올린 다음, 빈손에 자신의 능력을 모았다.


“뭐, 대답 안 했으니까, 죽어도 내 탓하지 마라?”


호세의 머리를 파괴하려던 순간,


-쉭!!!!


“엥? 우왁!?”


소리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속도의 화살이 에디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고, 그걸 정확히 인지한 에디가 호세에게 날리려 했던 주먹을 급히 틀어 화살에 부딪쳤고, 화살과 주먹이 부딪치며 생겨난 파장에 그들이 있던 건물이 날아가 버렸다.


“아하~!”


화살은 파괴했지만, 화살에 담겨있던 속도와 힘, 오라는 미처 다 파괴하지 못한 탓에 살이 찢어져 피가 흐르는 주먹과 한쪽에서 팔짱을 끼며 서있는 구룡을 번갈아 보며, 에디는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거친 살기를 띄기 시작했다.


“왔구나···!”

“이 멍청아···!”


<JOKER>와 <저거너트>, 모든 랭커 중에서도 정점이라 불리는 두 헌터가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

녀석의 기척을 찾자마자 다시 초신속을 써서 쫓아와 보니, 내 우려대로 상당히 간당간당했다.

그 새끼들이 1초라도 더 끌었다면 아마 저놈은 죽었겠지.


“이게 무슨 경우없는 짓거리냐?”

“뭐. 내가 싼 똥 내가 치우고 있잖아.”

"지랄말고 일단 비켜봐."


이 바보를 상대하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이대로 두면 에디한테 흠씬 처맞은 남미 놈이 죽어버린다.


“어우···”


나도 이 녀석을 반쯤 걸래짝으로 만들긴 했지만, 녀석의 상태는 불과 5분 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처참했다.


그나마 내가 남겨줬던 팔도 에디의 능력에 닿은 건지 완전히 사라져 있고, 딱 봐도 얼굴은 두꺼비마냥 다 부어서 원판이 안 남은데다 갈비뼈가 돌출되어 있을 정도다.


“이건 뭐, 고문이라도 했냐?”

“아니 이 새끼가 사람 열 받게 만들잖아.”

“아, 예~”


어련하시겠어요.

아이스 커피를 시켜놓고 차갑다고 가게 부순 새끼한테 뭐가 안 거슬릴까.


호리병에서 밧줄을 꺼내 절단면을 세게 묵자 피가 멈췄다.

뭐, 이미 너무 흘려서 빨리 수혈 안 하면 과다출혈로 뒤지겠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


“야.”

“?!”


쥐새끼마냥 한쪽에 뭉쳐서 떨고있는 이 녀석 부하들에게 말을 거니 모두 반응을 안 한다.

뭐, 저 새끼가 뭔짓을 했을지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만 하지만.

아무튼 녀석들에게 링거와 주삿바늘을 던져줬다.


“얘랑 혈액형 같은 애 중 아무나 수혈해. 난 이 바보랑 이야기 좀 할 테니까.”


오늘 이야기 할 상대가 참 많아.

이럴 줄 알면 사무직으로 먹고 살걸.


“뭐 임마!? 내가 왜 바보야!?”

“방금 니가 인증했네.”


아 진짜 이 바보랑 어려운 대화 할 생각하니까 벌써 피곤해지네.


“일단 따라와.”

“야 니가 왜 나한테 명령질, 야, 너 목덜미 잡지마! 아 잡지 말라고!”

“시끄러.”


지금 하루 동안 초신속만 2번 써서 죽을 것 같거든?


“여긴 왜 온 거냐?”

“저 새끼들 잡으러 왔다고 했잖아.”

“니가? 그렇게 매사에 꼼꼼하다고?”


어디서 그런 시덥잖은 농담을.


“크리스가 하래, 정전기 새끼도 뭐 그렇게 시끄럽게 굴던지, 이번 달 내내 잔소리만 엄청 하더라.”

“블리츠한테 엄청 갈궈졌고만.”


그래서 남미 놈을 복날에 개잡든 팬거였어?

분풀이로?


“아니 그건 그렇고 왜 니가 직접 와? 아까 저기서 바이펀가 하는 애송이 하나 보낸 걸로도 충분했잖아.”


나도 참, 왜 이런 질문을 한 걸까.


“그냥.”


이 새끼가 생각이란 걸 했을 리가 없는데.

세상 사람들은 이 새끼가 피에 미친 살인귀라 생각들하는데, 사실 난폭한 것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이 녀석은 바보다.


그냥 멍청해.

성격도 애 같고 지능은 애들보다 더 낫지.

그런 머저리가 힘은 더럽게 세니 때쓰는 거 하나하나가 재앙을 일으키고 사람들이 오해하게 되는 거다.


가뜩이나 피곤한데 이 녀석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진이 쏙쏙 빠진다.

꼴에 비싼 시가 피긴.


“야, 혹시 시가 남은 거 있냐?”

“이거 돗대다.”

“에이 썅.”


어떻게 3달 동안 담배 한 번을 못 빌리냐.


“그래서, 크리스는 어딨어?”

“여기 있습니다.”

“아 있었냐?”


에디의 살기가 너무 커서 아무래도 기척을 못 느낀 것 같다.


“오랜만이십니다, 어르신.”

“그래, 너도 이 바보 상대하느라 고생이 많다.”

“바보 아니라고 새꺄!”

“그,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내가 오늘은 영 피곤해서 안 되겠다. 나중에 니들이 연락해. 쟤들은, 돌려 보내주고.”

“괜찮으시겠습니까?”


디스트로이어에서 3인자 씩이나 되는 양반이 무게잡고 이런 말을 하면 보통 협박내지 경고의 의미가 되겠지만 내 정체와 성격을 아는 녀석이 감히 나한테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


“동정해서 살려주는 건 아니야. 기왕 이렇게 된 거 목줄도 좀 걸어놓을 거고.”


뭐, 저 쪽에서 숨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면 동정이 안 가는 것도 아니지만.


“그건 그렇고 너희가 이렇게 대놓고 활동하면 내가 한 게 뭐가 되냐···”


차라리 미리 귀뜸이라도 하던가.

결국 나 혼자 설레발 친 게 되잖아.


“그, 그게 저희도 여유가 없거니와, 이렇게 보스께서 직접 행차하실 줄은 저도···”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 크리스는 조용히 에디쪽으로 시선을 보냈다.

결국 저 새끼가 앞뒤 안 보고 막 나간 게 문제라는 거군.


“후우~ 아, 몰라, 난 이만 돌아가서 잘란다. 너희도 얼른 저것들 데리고 이 나라 떠나.”

“엥? 나 이제 왔는데 바로 돌아가라고!?”


그만큼 살았으면 이제 눈치 좀 키울 때 되지 않았냐?


“아니 니가 놀러왔냐, 일하러 왔잖아, 일 끝났으면 후딱 가. 애초에 밀입국한 새끼가 당당히 처놀 생각을 하고 있어.”

“아니 그래도!”

“뭔 그래도야, 꼬맹이 티 내지 말고 빨랑 가.”

“누가 꼬맹이야, 나도 너만큼 나이 먹었거든!?”


나이를 먹으면 뭐해, 정신너갱이가 안 컸는데.


"키만 보면 지가 꼬맹이면서.."

"야 이 개새꺄, 너 일루와! 거슬리니까 비켜, 아 비키라고!"

"어르신 참으세요..!"

"키는 땅딸보 같아선."

"나 170 후반은 되거든!?"

"그것도 그렇게 큰 키는 아니지만, 그래, 170대지. 지금은. 예전엔, 풉."

"야이 &*@#^&(!!?!?!!"


이 새끼가 민감한 걸 건들고 있어.


"<왕>조차 못된 바보한테 누구한테 바보래!"

"야, 내가 못 된 거냐!? 무녀 할망구가 내 차례 되니까 갑자기 발광해버리는데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안 되겠다. 이 새끼랑 말 섞을 때마다 복장 터질 것 같아.

그냥 내가 나가야지.


혼자 앙앙대는 녀석을 크리스한테 맡기고 나와 택시를 잡아서 갔다.

오랜만에 만나선 시덥잖은 소리만 하고 있어, 내 키가 어쨌다, 아 열 받아.


아카데미로 돌아오니 디스트로이어 녀석들이 힘 좀 썼는지 애들은 전부 기숙사로 옮겨진 후였다.


아무튼, 진짜로, 길고 긴 밤은 이렇게 끝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 밤은 끝일지라도, 오늘 밤이 끝은 아닐 거다.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

이제 정말 아무 일 없겠지만, 혹시 몰라 오늘은 집이 아니라 학교 부지 내에 있는 기숙사의 빈방을 빌려 샤워랑 간단한 응급처치를 하고 문득 시계를 보니, 놀랍게도 이제 11시였다.


생각해보면 여수에서 거미를 다 죽였을 때 이제 해가 지려던 때쯤이었고 급하게 초신속까지 썼으니 아카데미까지 가는데 몇 분도 안 걸렸으니까 이상한 건 아닌데, 뭐랄까, 당장 해가 새로 떠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몸에 피로가 쌓였다.


부상이라 할 정도로 거창한 상처는 없지만 올해 되서 한 번도 쓴 적 없던 초신속을, 그것도 일주일에 한 번 써야하는 걸 몇 시간 만에 2번이나 써서 지금 온몸의 뼈랑 관절이 다 비명을 지르고 아마 내일 쯤엔 근육통으로 제대로 걸을 수 있으련지 모르겠다.


-딸깍!


“꿀꺽, 꿀꺽~ 캬하! 이거라도 없으면 진짜 어쩔 뻔 했냐.”


미성년자도 있기에 원래 아카데미의 부지는 금연 금주가 원칙이지만 그래도 학교를 구한 영웅이니까 이 정돈 봐주겠지란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산 캔맥주를 목에 붓자. 특유의 씁씁 하면서도 멈출 수 없는 맥주의 맛에 온몸의 피로가 씻겨나가는 것 같이 상쾌해졌다.


마음 같아선 담배도 한 개비 피고 싶지만 술이랑 담배는 중독성이 차원이 다르니 입 악 물고 참았다.

장하다 이구룡, 멋지다 이구룡!


황현이 방에서 훔쳐온 이불 위에 누워 오늘 일어난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해 보니, 아무래도 노선을 조금 틀어야할 것 같다.


“그나저나 이걸 고마워해야는 건지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화를 내야하는 건지.”


바이퍼란 애송이가 데려온 똘마니 중에 마법사가 한 명 있었다는데, 그 녀석이 좀 사람의 정신, 특히 기억에 간섭하는 특이한 마법을 쓸 수 있대서 데려왔단다.


내가 오늘 일들을 아예 묻어버릴 거라 생각했는지, 그 마법사를 이용해 내 정체를 알아버린 네명을 제외한 아카데미 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서 오늘 일을 백지로 만들어 버렸단다.


“나참, 누가 에디 부하들 아니랄까봐.”


은폐하기엔 좋지만, 이번엔 내용과 결말만 조작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조치가 엇갈려버리니 안 그래도 불안한 틈이 더 커진 것 같다.

거기다 교장 놈이 사고치려던 건 또 별개라서 이것도 생각해야한단 말이야.

시체도 아예 멱이 따인 상태라 이건 뭐 감도 안 잡힌다.


“이것도 써먹으려면 써먹을 수 있을 것 같긴한디···으아아 안 되겠다!”


이런 건 머리 잘 쓰는 애들이 생각해야 뭐가 나오지 나같은 머리 굳은 노인네가 백날 고민해도 뾰족한 수가 나올 리 없다.

아니면 별 시덥 잖은 변명도 힘으로 납득시킬만한 권력이 있던가.


“중립국은 지금 몇시더라···?”


그런 권력을 가진 인간, 팬텀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본인은 바쁜지 화면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은 로이드였다.


“어르신? 무슨 일이세요?”

“어, 로이드냐? 딴 게 아니라 내가 좀 부탁할 게 있어서 그런데 혹시 바쁘냐?”

“네··· 조금 일이 많아”

“그럼 일 멈추고 들어.”

“아니 이럴거면 왜 물어보셨어요!?”

“중요한 일이니까 닥치고 들어.”

“예··· 저한테 선택권이 있을 리가 없죠 하하··· 그래서, 무슨 일이 신데요?”

“이걸 어디서부터 설명해야하냐··· 그러니까 내가 지금 황현이네 아카데미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거든? 근데 우리 학교로 브라질 놈들이 침입했다가 나한테 털리고 도망쳤어, 근데 거기에 에디가 껴버려서 이래저래 상황이 복잡해졌거든. 아무래도 사건 자체를 은패해야할 것 같으니까 걔네랑 니가 이야기 좀 맞춰봐라잉.”

“···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지는 걸 눈앞에서 보면 딱 이런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만큼 얼빠진 로이드의 목소리는 걸작이었다


“예? 뭐요? 자, 잠시만요?! 브라질 놈들한테 습격을 당해?! 아니 그것보다 교수?! 어르신 아카데미에 소속되신 거에요?!”

“아니, 거 황현이가 부탁해서 몇 년만 도와주려고. 그것보다 뒤처리 부탁해~ 난 끊는다.”

“잠깐! 끊지 말고 자세히 좀! 제가 팬텀님께 혼난다니까요?! 이야기 좀 자세···”


-뚝!

더 시끄러워지기 전에 전화를 끊었다.

미안한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다 해줬고, 진짜 필요하면 자기 쪽에서 다시 연락하겠지.


“이걸로 임시방편은 되겠지만, 완벽한 통제는, 무리겠지.”


세계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중립국과 디스트로이어가 합작하면 어지간한 길드나 국가들은 알아서 숙이겠지만, 녀석들도 함부로 건들 수 없을 정도로 세력이 큰 녀석들한텐 소용이 없을 거다.


중국이나 러시아 녀석들은 좀 애매하지만 나나 에디같은 THE10th나 그에 필적하는 최상위권 넘버즈들이 정점으로 있는 10대 정도 된다면 내가 이 나라에 있단 걸 깨닫겠지.

거기서 나를 대놓고 노릴 놈들이라면, 딱 두 군데 정도 있는데···


“한 놈들은 팬텀을 견제하느라 못 움직이겠지만, 다른 한 곳은 조금···”


뭐 이것도 녀석들이 얼마나 잘 대처해주냐에 따라서 이야기가 다르지만,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오늘은 이만 자자.




후기에는 종종 뒷설정을 적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말

 에디라는 캐릭터에 대해 설명 좀 해보자면, 콩라인 같아보이는 위치나 3류 악당 같은 성격에 비해 제가 상당히 아끼는 캐릭터 중 하나로 분량도 주연까진 아니지만 상당히 큰 편입니다.

 성격도 구룡이랑은 비슷하지만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데 그건 다음에 출연할 때 좀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죠.

 에디는 구룡이나 팬텀과는 다르게 2세대 출신입니다. 다만 활동 시기가 2세대인거지 뒤집혔던 건 1세대들 후반이라 본인도 2세대 보단 1세대랑 더 가까이 지낼 정도라 사실상 1세대라 봐도 무방한 캐릭터입니다. 다만 성격이나 특징은 영락없는 2세대입니다. 1세대와 2세대에 대해선 나중에 중요하게 다뤄질 예정이니 이것도 잠시 미루도록하죠.

 사실 아직 작품이 이제 첫장을 땐 상황이라 밝히기 힘든 설정이 많습니다만 이것만 확실히 말해주자면 앞으로 생길 파워인플레 속에서 구룡이가 뒤쳐지는 일은 있어도 에디가 뒤쳐질 일은 없을 거란 겁니다.


그나저나 큰일났습니다. 어제 쓴 게 생각보다 분량이 안 나와 그저께 쓴 거까지 합쳐서 이번화가 되어버린 탓에 이제 쌓아둔 분량이 없습니다. 오늘 자긴 그른 것 같아요.

이따가 캐릭터 설정 같은 것들을 다시 올릴 예정입니다만 그건 분량이랑 별개로 예전에 써둔 거니까 올리는데 문제는 없을 거에요.

 다음 파트부턴 지금보다 한층 세계관이 넓어질 겁니다. 물론 그 후에 몇 번 더 넓어지겠지만요. 

아무튼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불로영생인 나한테 제자가 생겼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을 임시로 바꿔보겠습니다. +1 21.12.19 151 0 -
공지 제목 바꿨습니다 21.04.05 370 0 -
공지 연재시간 알립니다 +2 21.03.18 841 0 -
305 파트9 에필로그 +3 22.04.13 195 4 8쪽
304 구원 +1 22.04.11 80 3 12쪽
303 구원 +1 22.04.08 71 3 11쪽
302 구원 +2 22.04.06 63 3 12쪽
301 구원 +1 22.04.04 68 3 16쪽
300 배신자 +1 22.04.02 63 3 9쪽
299 배신자 +2 22.03.30 72 5 11쪽
298 어리광 +1 22.03.28 84 5 11쪽
297 뒷조사 +1 22.03.27 65 4 10쪽
296 뒷조사 +1 22.03.25 70 3 13쪽
295 루나 +2 22.03.23 69 3 10쪽
294 루나 +2 22.03.21 67 4 10쪽
293 루나 +1 22.03.20 68 3 10쪽
292 알브헤임(3) +1 22.03.18 73 5 10쪽
291 알브헤임(2) +1 22.03.16 68 4 10쪽
290 알브헤임 +1 22.03.15 69 5 12쪽
289 레옹 길드(3) +2 22.03.14 77 5 11쪽
288 레옹 길드(2) +1 22.03.13 69 4 10쪽
287 레옹 길드 +1 22.03.11 70 4 10쪽
286 베를린 +2 22.03.08 74 5 9쪽
285 베를린 +1 22.03.07 72 5 13쪽
284 베를린 +1 22.03.06 82 5 10쪽
283 베를린 +1 22.03.05 82 6 10쪽
282 파트9 프롤로그 +2 22.03.04 82 6 10쪽
281 파트8 에필로그 +1 22.03.03 78 5 8쪽
280 <모래의 왕> +1 22.03.01 85 7 10쪽
279 <모래의 왕> +2 22.02.28 75 4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