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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제로의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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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드
작품등록일 :
2021.03.17 13:23
최근연재일 :
2021.05.07 13:16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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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80
추천수 :
430
글자수 :
194,421

작성
21.03.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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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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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5쪽

제1장. 오로라를 가진 사내

DUMMY

제1장. 오로라를 가진 사내


오후 2시에서 3시로 넘어가는 시간,

도시는 몽유병 환자처럼 힘겹게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딸랑.


서울시 마포구 성미동 어느 한 치킨집의 문이 열리고 한 육중한 사내가 들어섰다.

헤어진 축구공을 어깨에 멘 채였다.

문 옆에 세로로 된 나무 명판에 성미동 조기축구회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영업준비를 하기위해 의자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마대자루를 밀고 있던 치킨집 사장 박성배는 흘끗 뒤를 돌아본다.

하마터면 마대자루를 놓칠 뻔했다.


2미터에 육박할 듯한 큰 키에 온통 근육덩어리.

팔뚝에 문양대신 여기저기 칼자국이 분명해 보이는 흉터들.

그러나 이보다 더 오싹했던 건 그의 텅 빈 눈...


‘한강대교로 투신하러 가는 사람이 이런 눈빛일까?’


박성배는 그런 눈이라고 생각했다.

얼굴은 멀쩡하게 생긴 청년이 어쩌다가...


“저기 아직 영업전인데요. 죄송합니다.”


어서 이 사내를 내쫓고 싶었다.


“아, 아니, 저는 단지... 조기축구회...”

“아, 그럼?”

“네, 저는 골키퍼를 조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골키퍼요?...”


박성배는 말을 잇지 못했다.

피지컬이 좋은 것도 정도가 있지, 도저히 날랜 골키퍼를 상상할 수 없는 체격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이 청년은 방향을 잘못 정한 것 같았다.


‘격투기 쪽으로 나갔어야...’


“제가 골키퍼를 조금... 합니다. 초등학교 때 핸드볼 골키퍼였기 땜에 순발력은 조금... 좋은 편입니다.“


사내의 말투는 매우 느리며 발음은 어눌하다.

마치 외국에서 오래 살다온 사람처럼.

얼굴 곳곳에 산재한 흉터들, 흉폭해 보이는 몸매.

박성배는 이 사내를 빨리 내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기... 저희 팀이 비록 조기축구팀이긴 하지만 다른 조기축구팀들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뭐, 자랑이 아니고 순전히 한 선수 때문인데요.

특별한 골잡이 차태민이라는 젊은 친구 덕분입니다.

이 친구는 중학교 때까지 브라질에서 축구선수를 했었기 때문에.

아, 그리고 현재 골키퍼 자리는 굳건한 주전이 있습니다. 골키퍼 역시 강합니다. 저희 팀은.“


“그럼 후보라도...”


아무래도 이 사내는 물러설 것 같지 않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혹시 100미터 기록이 얼마나 되십니까?”


도저히 날랜 동작을 할 수 없는 체격이었기 때문에 묻는 말이었다.


“잘... 모릅니다.”

“고등학교 때 체력측정기록이라도...”


하다가 박성배는 아차 싶어 말을 중단했다.

말하는 품새가 중학교도 나온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긴장된 침묵이었다.


“역시... 안 되겠죠?”


역시란 말... 이런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닌 모양이었다.

순간적으로 동정이 갔지만 그 오싹함을 경험하고선 재고의 여지가 없었다.


“아, 아니.. 안 된다기 보단... 말씀드렸다시피 당장 우리 팀은 골키퍼가 필요가...”


이번에는 박성배의 말투가 어눌해졌다.

사내는 더 듣지 않고 말없이 뒤돌아서 걸어 나간다.

뒷모습이 쓸쓸해보였으나 붙잡지 않았다.


사내는 벚꽃이 흐드러진 거리를 다시 걷는다.

햇살을 밟으며 한 없이 걸을 것만 같은 걸음이었다.


“저기요!”


누군가가 헉헉 뛰어오면서 큰 소리로 불렀다.

사내는 뒤돌아본다. 중키의 20대 사내가 서 있었다.

성미동 팀의 원톱 차태민이었다.


“테, 테스트나 함 해 봅시다. 헉헉헉...”


한참을 뛰어온 듯 몹시도 헉헉대고 있었다.

한 치나 삐져나온 혀, 깊숙이 구부려진 상체, 두 손으로 양 무릎을 짚은 채 곧 숨이 넘어갈 듯했다.


“감사합니다.”


말과는 달리 사내의 눈빛은 겨울비처럼 차갑고 삭막했다.

그 눈빛에 차태민도 적잖이 당황한다.


며칠 전 차태민은 참 이상한 경험을 하였다.

성미산 약수터에 새벽운동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한 육중한 사내가 미친 듯이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것을 보았다.


무서운 속도였다. 공간을 찢어버릴 것 같았다.

오르막이었음에도 마치 평지를 달리듯, 마치 자신을 향해 커다란 탄환이 쏘아져 들어오는 느낌에 저도 몰래 고개를 움찔 했었다.


‘응?’


한쪽 어깨 위에서 축구공이 출렁대고 있었다.


‘축구선수?....’


만약 그가 축구선수였다면 엄청난 선수일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러나 기억컨대 이런 선수는 없었다.


슁!


하고서 그 사내가 제 옆을 스쳤을 때,


‘.... 바, 바람이었나?’


갑자기 사지가 마비된 듯 그대로 멈춰서고 말았다.

이 남자 주위로 둥그런 오로라를 보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초록의 파스텔이 물결처럼 소용돌이치는 것을 보았다.

봄날의 아지랭이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힘!’


정말 무지막지한 파워, 공간을 찢고 모든 물리법칙을 거부해 버릴 것 같은 막강한 힘,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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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14장. 동키호테 21.04.05 711 12 13쪽
13 제13장. 나의 거인 21.04.04 743 14 12쪽
12 제12장. 칼자루 21.04.03 765 13 10쪽
11 제11장. 급물살 21.04.02 773 11 11쪽
10 제10장. 새 아침 21.04.01 772 11 14쪽
9 제9장. 봄비 21.03.31 771 14 5쪽
8 제8장. 버팀목 +1 21.03.30 803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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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4장. 검정 장갑 21.03.26 916 16 15쪽
3 제3장. 축구의 상식 21.03.25 965 17 15쪽
2 제2장. 미스터 제로 +1 21.03.24 1,187 17 18쪽
» 제1장. 오로라를 가진 사내 21.03.17 1,467 2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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