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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제로의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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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3.17 13:23
최근연재일 :
2021.05.0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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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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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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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제4장. 검정 장갑

DUMMY

--------------

지난 화에서 오타가 있었기에 딱 한 글자를 수정하였습니다.

즉, 바로 지금 이 상황, 수원삼성이 박주영 존에서 프리킥을 얻은 시간대 설명.


(후반 39분)------> (전반 39분)


급히 올리다보니 엉뚱한 사각지대에서 오타가 났네요.

깊은 양해를 부탁드리며, 혹시 수정 전에 보신 분들은 시간대에 혼동 없으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전반전 40분대 상황입니다.)

---------------


제4장. 검정 장갑


수원삼성의 센터백 김길주가 차태민을 막아선다.

골키퍼 김용지도 각도 좁히려 뛰어 나온다.


“아~! 차태민 선수, 어떻게 할까 약간 우물쭈물....”


이때 차태민의 콤비 박인주가 왼쪽 사이드에서 갑자기 가속하며 치닫기 시작했다.


“아, 박인주 선수에게 패~스~!”

“열렸어요!! 열렸어요!!”

“아, 박인주 선수 공 잡아서 그대로 달립니다! 앞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골키퍼도 없고, 아무 것도, 아무도 없습니다! 텅 빈 골대를 향해 그대로 슈~~웃.....”


“.....꼬오오올!! 꼬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이동재, 박준성 두 사람의 기나 긴 골 세레모니가 중계석을 찢었다.


“아, 이게 또 웬일입니까? 수원삼성 너무 초조해진 걸까요? 아니면 너무 상대를 얕본걸까요? 아무도 예상 못한, 믿지 못할 장면이 또 한번 연출됩니다!”


골을 넣은 박인주는 거의 제 정신이 아닌 듯 머리를 마구 흔들며 포효하고 있었다.


“아, 성미동 선수들 모두들 다 만세를 부르며 뛰어나와 박인주 선수를 덮치고 있습니다!

막 덮치고 있습니다. 마구 마구 덮칩니다! 그대로 그라운드에 벌러덩 드러눕는 선수도 있습니다!”


수원삼성 선수들은 완전히 망연자실...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은 선수도 여러 명 보였다.


“아, 지금 수원삼성 최용대 감독, 지금 화가 잔뜩 났어요! 선수들에게 뭐라 뭐라 손짓을 하면서 뭔가 큰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데요!”

“아, 화낼 만도 한 상황입니다!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지금 스탠드에는 성미동 아파트 연합 부녀회 회원분들이 응원차 많이들 나와 계십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얼싸 안고 기쁨을 나눕니다. 가족동반으로 오신 분들이 많은데요. 특히 어린 초등학생들은 아예 방방 뛰고 있습니다!“


“아, 정말 보기 좋은 광경이죠?!

저런 지역사회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오늘날 성미동 팀이 여기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도 생각해 봅니다.“


“자, 이제 공식적인 생애 첫 무대에서 FA컵 첫 골을 기록한 박인주 선수! 이제야 제 정신이 돌아온 듯 여유 있게 응원단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입니다!”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가리키는 게 아마 가족 분들처럼 보이죠?

어린 꼬마가 박수를 치며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는 게 아드님인 거 같죠? 옆에 어머니처럼 보이는 분도 계시고요.”


“우리 아빠 짱이야! 뭐 이런 건가요? 하하하, 얼~마나 자랑스럽겠습니까! 하하하하....”


“자, 우리의 자랑스런 아버지, 박인주 선수! 성미동에서 카센터를 운영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다시 한번 양손을 치켜들면서 크게 포효합니다.

그야말로 생애 첫 골의 짜릿함을 제대로 음미하고 있는 우리의 자랑스런 아버지, 카센터 박사장님!!“


두 사람도 성미동 주민들 못지않게 흥분해 있는 것 같았다.

지극히 편파적인 중계, 이동재는 이제 그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듯,


“실제적인 수훈갑은 강민우 선수죠? 애초에 강민우 선수가 있기에 가능했던 작전이었고요.”


그러나 박준성의 눈은 아직도 그라운드에 가 있다.


“야~~, 근데 지금 이런 극적인 상황에서도 강민우 선수 전혀 무표정입니다. 과연 감정이 있나 의심이 들 정돈데요....”


“그러네요... 뭐, 자기팀 선수들의 환호에 대한 답례로 박수를 치고는 있습니다만 거의 마지못해 치는 듯한... 거의 ‘지도자 동지’ 박수죠?

잘못하면 자칫 오만하거나 거만하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겠어요.“


“제가 볼 땐 뭔지 모르지만 뭔가 사연이 있는 선수처럼 보입니다만...”


박준성은 강민우의 얼굴에서 길게 드리워진 그늘을 보고 있었다.

그러나 이내 해설위원으로서의 본분으로 되돌아간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 차태민 선수의 도움이 결정적이었죠? 거의 뭐 차태민 선수가 만들어 준 골이라고 볼 수 있었는데요.”


“자, 차태민 선수, 접었던 꿈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직장에 휴가까지 내고 열심히 한 보상을 오늘 충~분히 받아 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는데요.

지금 느린 화면으로 한번 확인 해 봐야겠습니다만 지금 공이... 발에 맞은 공치곤 너무 멀리 날아갔어요!“


“어, 어떤??...”


이동재가 의아한 눈길을 준다.


“제 생각엔... 발에 맞았다기보다는 오히려 강민우 선수가 오는 공을 그대로 다이렉트로 되받아서 찬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물론 너무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서 보진 못했지만요.


단순히 발에 맞은 공이 아무리 반탄력이 세다 해도, 한 방에 하프라인을 넘어 갈 수는 없거든요.

야구에서도 단순히 번트한 공이 내야수비를 훌쩍 넘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아무리 광속구의 빠른 공을 번트했다해도...“


“그러네요! 자, 지금 느린 그림이 나옵니다. 시청자분들도 같이 한번 확인해 보시죠.”


이지훈이 프리킥을 차는 순간이 나오고 강민우가 옆으로 점프하는 순간이 느린 그림으로 나왔다.


“자, 이때를 잘 봐야 합니다!”


박준성의 말에, 강민우의 발등과 공이 콘택트 되는 순간이 짧게 구간반복 되며 여러 차례 나왔다.


“아~~! 공이 오는 순간 오른 발이.... 약간 뒤로 빠!집!니!다! 분명히 뒤로 빠집니다!

공을 되차기 위해 발을 일부러 뒤로 뺐어요~!“


“워~~!....”


말도 안 돼... 전광판의 느린 화면을 이해한 일부 관중들 사이에서 경악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동재의 격앙된 음성을 박준성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음성으로 받는다.


“그렇네요. 디딤력을 얻기 위해 분명히 발을 의도적으로 뺐죠?

의도적으로 노리고 찼어요.

그렇다면 공을 막은 게 아니라 다이렉트로 그대로 롱패스를 한 거라고 봐야겠어요.


물론 저게 정말 차태민 선수를 정확히 겨냥해서 찬 거라면...

흔히 말하는 정말 먼치킨 급이 되겠습니다만 아무리 인간이... 그건 아닌 것 같고요.

일단 수원삼성 진영에 여러 명의 성미동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중 아무라도....“


“뭐, 일단 9대1의 확률 아닙니까? 그 공을 성미동 선수 중 한 명이 잡을 확률이!?..”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최소한 의도된 짜맞춘 플레이였다는 건 확실합니다.

이지훈 선수가 킥 하는 순간 성미 선수들이 일제히 스타트를 끊은 것도 그렇고요.“


“아~, 정말 아무도 예상 못한 기상천외의 짜 맞춘 플레이 한 방에... 골리앗 수원삼성이 다윗의 돌팔매 한방에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마치 경기 내내 가만히 맞고만 있다가, 갑자기 품속에 숨겨두었던 비수 한 자루를 꺼내서 푹 찌르는 듯한 아주 섬찟한 일격이었습니다!”


“아, 이대로 거함 수원삼성이 무너지나요? 정말 무너지나요? 일개 조기축구회 팀에게. 그것도 필드 승부로?...”


“그런데 아직 그런 말을 꺼낼 계제가 못 되는 게요....”


역시 해설위원답게 박준성은 이동재에 비해 냉철하다.


“... 문제는 성미동 팀의 체력입니다!

순수 아마추어, 거기다가 평균연령 39세!

그나마 20대 초반인 강민우, 차태민, 두 젊은 피 선수들의 수혈 덕분으로... 후반에도 과연 전반과 같은 악착같은 수비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그러네요. 지금도 벌써 연세가 많으신 몇몇 분들께서는 거의 걸어 다니고 계시거든요.”


“그렇습니다. 후반전은 정말 전반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파상공세가 예상됩니다.

프로로서의 자존심도 걸려있지 않습니까?

과연 강민우 골키퍼, 한 명으로 이 상처를 입은 한 마리 야수 같은 수원삼성선수들의 필사적인 공세를 끝까지 버티어 낼 수 있을지.”


“하지만 뭐, 이대로 정말 전반을 1대0 리드한 상태에서 끝낸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 아닙니까?!”


“아, 물론입니다. 현재로서도 정말 속된 말로 뒤집어질 일입니다!

점유율 93%가 말해 주듯 일방적인 경기, 그러나 정작 스코어는 1대0, 성미동이 앞서고 있습니다.“


“역시 축구는 골로 말하는 경기라는 걸 다시 한 번 여실히 보여주고 있죠?!”


“그렇습니다. 근데 전 뭐, 이제... 이 경기결과도 결과지만,

추후 강민우 선수의 향배가 어떻게 될지... 과연 국내와 국외의 축구팬들과 전문가들은 이 경기를 어떻게 평가할지... 거기에 더 관심이 가는데요....“


말끝을 흐리는 박준성의 얼굴에 짙은 호기심이 묻어났다.

이를 본 이동재의 눈이 반짝 한다.


“아, 말이 나온 김에... 그럼 잠시 여기에서 현재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문자메시지 몇 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3633번 님...


[펠레, 마라도나, 메시, 호날두 다 필요 없어. 우린 강!민!우! 하나면 돼.]


그리고 8402 님...


[이제 우린 예선조별리그에서 3무로 탈락하지만 않으면, 월드컵 무조건 우승인겨?]


그리고 7544번 님...


[내 평생의 꿈이 실현되려 하고 있다. 우린 지금 전설급 한국인 선수의 탄생을 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474님...


[만약 강민우 선수 국대로 안 보내면 우리는 촛불로 저항한다!]


“아, 이거 마지막 메시지가 매우 비장합니다. 국대 이치수 감독님, 지금 긴장하셔야 되겠어요. 이거 잘못하면 탄핵되게 생겼어요!”


“하하하, 그렇네요. 뭐 우스갯소리입니다만,

정말 만약 그렇게 되면 감독이 아닌 축구협회가 탄핵될 수도 있어요.


물론 선수선발은 전적인 감독 고유의 권한이지만, 강민우 선수의 경우에는 조금 다릅니다.

말씀드렸듯 강민우 선수, 현재 협회 정식선수로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은 선수입니다.


또 거기다 엔트리 마감일이 워낙 임박해 있어서 전례가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히 뭔가 절차적인 장애물이 있을 수도 있고요.

검증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고요....“


(인저리 타임 7분 경과 = 전반 종료 2분 전)


이후에도 계속 수원삼성은 공을 안전하게 소유하며 지친 성미동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부상을 마다하지 않는 성미동 일레븐의 투혼의 밀집수비와 강민우란 벽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았고,


어느새 9분이란 긴 인저리 타임도 이제 2분밖에 남지 않았다.

수원삼성은 이제 정말 이동재의 바램대로, 전반을 이대로 0대1로 끌려간 채 끝내야 할 것 같았다.


조기축구회라는 어이없는 상대를 맞아,

주포 데이비드 플릿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에게 휴가를 주었던 수원삼성 최용대 감독은 당혹감과 수치심으로 거의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러나 신의 장난일까? 공이 둥글어서 일까?수원삼성은 엉뚱한 곳에서 완벽한 외통수 찬스를 잡게 된다.


오랜만에 역습에 나선 성미동의 패스를 중원에서 가로챈 중앙미드필더 황철주가 쇄도해 들어가는 왼쪽 윙어 홍태화에게 연결한 공을,

홍태화가 종종걸음으로 터치라인을 타고 깊숙이 침투한 후,

중앙으로 쇄도하는 용병 데이비드 플릿을 겨냥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성미동 중앙수비수 박성배가 중간에서 헤딩으로 커트한다는 것이 약간 비껴 맞으면서,

하필이면 골대 오른쪽 방향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수원삼성 오른쪽 윙어 정상민의 무릎팍 위에 떨어졌다.


부지불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미처 반응하지 못해 공은 정상민의 허벅지 근처에 맞고 앞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정상민은 재빨리 달려 나가 골라인 쪽으로 구르는 공을 잡아 세웠다.


'왔다!‘


상대편 수비수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서 완전히 텅 빈 골대!

그런데 발에 너무 힘이 들어간 것일까?


툭.


이 슛이 또 비껴 맞으면서 사선으로 흘러 중앙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용병 플릿 쪽으로 굴러갔다.


'이, 이럴 수가!'


당연히 정상민의 슛이 골망을 흔들 줄 알고 쇄도하다 속도를 늦추던 플릿은 공이 자신의 오른발 앞에 딱 차기 좋게 떨어지자 화들짝 놀랐다.

그러나 이런 완벽하게 잘 차려진 밥상을 놓친다면 3년 연속 K리그 득점왕에 빛나는 플릿이 아니었다.


골키퍼 강민우는 정상민의 슛동작에 속아(?) 중심을 잃고 이미 모로 무너져, 완전히 무력화 된 상태.

플릿은 본능적으로 몸을 날려 오른발을 쭉 내밀어 공을 강민우와 멀리... 텅 빈 골대 오른쪽을 향해 가볍게 밀어 넣었다.


퉁~.


발끝에 와 닿는 감촉!

플릿은 기울어지는 시선 사이로 골을 확신하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 꼬오올...”


다소 힘이 빠진 이동재의 탄성이 터졌다.


그런데 이때 데이비드 플릿의 시야 위쪽 모서리에 큼직한 검정 장갑이 하나 불쑥 튀어나왔다, 마치 환영(幻影)처럼.


팡!...


“와우~!”


관중들의 탄성이 터졌고 다음 순간 달려오던 탄성으로 엎어졌던 플릿은 쥐었던 주먹으로 대신 땅을 치고 있었다.


토독....데굴데굴.


골대 그물로 빨려들던 공이 이 검정 장갑에 맞더니만,

갑자기 방향을 틀어 오른쪽 터치라인 쪽으로 흐르다가 골라인 아웃된 것이다.


“아~!! 이게 또 막힙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이게 지금 말이 됩니까?!! 정말 대!단!합니다! 지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선방쇼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긴 탄성을 터트리고 15년 콤비 박준성을 돌아보는 캐스터 이동재의 목소리가 절로 떨려 나왔다.


“와~! 지금 강민우 선수 몸동작, 보셨습니까? 전... 제 눈엔 안 보였어요!

무슨 순간이동도 아니고... 그래서 제가 골이라는 탄성까지 질렀지 않습니까?“


꿀꺽.


“저, 저 역시... 다, 다시... 함 보고 싶은데요...”


박준성은 말을 더듬고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피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모로 쓰러진 강민우의 눈에서 순간 불꽃이 튀었다고 생각한 건 착각이었을까?


‘얼마만인가, 이런 느낌...’


우습게도 마치 회춘의 기쁨 같은 것.


“자, 시청자 여러분들도 함께 함 보시죠!”


이동재의 말에 박준성은 나오는 느린 그림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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