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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제로의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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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3.17 13:23
최근연재일 :
2021.05.0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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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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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불쌍한 놈 1

DUMMY

제6장. 불쌍한 놈 1


다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


“어! 아~.... 이거...”


이승호 PD가 막 건네준 자료를 넘겨받은 이동재의 표정이 급속히 냉각되었다.


“뭐, 뭐죠?”

“아, 네.... 이거 조금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사실 지금 저희 취재기자들도 난리가 났습니다. 부랴부랴 강민우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신상조사에 들어가 있었는데요.

일단 1차적으로 보내 온 소식에 의하면....“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을 뺀다.


“.... 뭐, 어차피 내일 아침이면 다 밝혀질 일이겠지만,

개인의 민감한 사생활 보호 문제가 있어서 방송에서 자세하게 소개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강민우 선수에게...."


이번에는 알맞는 표현을 찾는 것 같았다.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개인경력이 있다는 겁니다.

왜 이런 기량을 가진 선수가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는지 이제 설명이 됩니다.“


고개를 쭉 빼내서 이동재가 보고 있는 자료를 함께 보고 있던 박준성의 얼굴도 완전히 굳어 있었다.


“...아, 그렇네요. 제가 볼 때도 이건 좀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안타깝습니다....”


“아무튼 일단 지금 방송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강민우 선수가 매우 매우 매우.... 불우한 과거를 가진 선수이다.

그리고 이 과거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선수가 되기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을 지도 모른다.

방송에서는 일단 여기까지만...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얼핏 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고요.“


미간을 잔뜩 찡그린 채 자료를 보고 있던 박준성도,


“그렇네요! 분명 이상해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요?! 분명히... 이건??...”


말끝을 흐린다.

이동재가 이어받는다.


“뭔가 아직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인 거 같습니다! 일단 더 자세한 조사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하면서 다시 제 콤비 박준성을 보며 긴 탄성을 터트린다.


“아~~~! 저는 지금 갑자기 가슴이 싸~해지는 게 말이죠.

갑자기 찬물을 한 바가지 뒤집어 쓴 기분입니다.

저도 모르게... 축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강민우 선수에게 얼마나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지 새삼 느껴집니다. 정말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저도 마찬가집니다. 기운이 쭈욱 빠지는 것이 지금 완전히 허탈한 심정입니다.

아~~ 정말 안타깝네요....“


“이거 정말 촛불정국 가나요? 아까의 그 농담의 메시지가 이제는 더 이상 농담으로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네요. 이게 결국 문제가 된다면, 강민우 선수가 선수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으로 귀화해서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는데요.

그래서 다른 나라의 리그로 진출한다든지... 이번 월드컵은 그냥 건너뛰고 유럽리그로 직행한다든지...“


“에이~! 뭐, 뭔가 해결책이 있겠죠. 설마 그렇게까지 되겠습니까?!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분명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뭐, 사실 우리 모두 다 한 마음이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비록 순탄치는 않겠지만 우리 모두가 다 한 마음이기에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거라 기대 해 봅니다!”


힘주어 말한 박준성이 그 왕방울만한 눈을 부리부리 떴다.


*********


다시 동양일보 보도국 스포츠부.


“... 지금 방송에 나온 것처럼 온 국민이 한 뜻이 된다면 무슨 난관이든 극복할 수 있는 것 아니에요?!”


수지가 TV화면에서 다시 눈길을 박문철에게 주며 말했다.


“노노노노!...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

“아, 도대체 뭔데 그래요?”


얼굴에 조바심이 묻어난다.

박문철은 제 의자에 양복 윗도리를 벗어 걸며 조금 톤(tone)을 낮춘다.


“어, 정말 심각한 결격사유이긴 한데... 근데 아까 방송에도 언뜻 나왔지만 이게 조금 많이 이상해...”

“뭐가요?”


“응, 나도 아직 자세한 정황은 몰라. 급히 오는 길에 채기자한테 얼핏 들은 얘기니까.

여러 관련 현장으로 긴급출동한 채기자 팀이 계속 업데이트해준다고 했으니...”


“아니, 뭔데요?!”


속이 탄다.


“응, 강민우가 고아에다가 특별소년원 출신이래. 아, 물론 고아인 건 문제가 안 되지만...”


박문철은 말하면서도 제 마음 속 의문을 풀기 위해 계속 뭔가를 생각하는 눈치였다.


“트, 특별소년원이요? 다른 소년원들과는 다른 건가요?”


“조금 다르지. 소년원은 사실 감방이라기보단 직업훈련원 비슷한 곳이잖아.

근데 이 특별소년원은 강력비행 청소년들만 따로 수용해서 완전 폐쇄 방식으로,

거의 교도소에 준해서 운영되는 곳이거든. 근데, 이게 조금 이상해...”


“뭐, 뭐가요?”


“응, 나도 아직 자세한 정황은 모르지만, 무슨...

강민우가 12살 때, 자기 여동생이 다 죽어간다고 ... 제발 좀 낫게 해달라고 부성병원 응급실에 무작정 찾아가서 소란을 피웠다는 거야.

그래서 거기서 긴급체포되서 그 소년원에 보내진 모양이야.”


“아니, 무슨 그게 강력범죄라고?”


수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다.

박문철도 미간을 좁히며 제 코빼기를 잡아 뺀다.


“글쎄 말야. 나도 그게 이해가 안 돼... 아무래도 병원이라는 특수한 장소라는 것이 모종의 변수가 된 것 같아.

뭐 그 있잖아. 운전사 폭행이라든지 항공기 기내 폭력 같은 거에 적용되는 특별범죄 가중 처벌...“


하다 말고 눈을 동그랗게 뜬다.


“마, 맞아! 20년 3월! 왠지 낯익지 않아?”

“.....?”


수지는 전혀 감이 안 오는 표정이다.


“아, 맨 처음 신천지 터지고 모두들 정신이 없을 때 아냐!

그땐 정말 온 나라가 제 정신이 아니었다구.

온통 코로나에 모든 것이 집중돼서, 모든 시스템이 한시적으로 정지된 듯한.

방역이 모든 가치 위에 있었던...


... 그래서 법원이고 검찰이고 사회구호단체고 제대로 돌아가는 데가 없었다구.

그런데 강민우가 소란을 피운 장소가 하필이면 가장 민감한 종합병원 응급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럴 수는 없죠!

12살, 초등학교 6학년이면 아직 형사처벌도 안 받는 촉법소년에 불과한데 어떻게 그런 비행 청소년들이 득시글거리는 특별소년원에 보낼 수가 있죠?

당연히 감호위탁이나 보호관찰... 이런 부드러운 처분을 내렸어야지!”


정말로 화가 난 듯 박수지의 모든 것이 부들부들 떨린다. 손이 입술이 또 그 목소리가.


“낸들 아나, 자세한 정황은 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나도 그건 진짜 이해가 안 돼...

가장 이상한 게 말야. 소년부로 이관된 건 그렇다 쳐도,

12살짜리에게 ‘소년원 송치 결정’이 내려진 자체가 이해가 안 돼!

굳이 특별소년원이 아니라도. 그것도 단기도 아니고 장기로 말야.“


스포츠부로 옮기기 전 원래 사회부 기자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해박한 박문철이 계속 대화를 주도한다.


“물론 소년부에서 어떤 보호처분을 내릴 지는 전적으로 해당 소년부 판사의 재량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12살짜리 꼬마한테 보호처분 10가지 중 가장 엄중한 마지막 ‘10호. 장기 소년원 송치 결정’을 내린 건 정말 대단히 이례적인 거지.


하지만 어쨌든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아. 어차피 보호처분은 그 처분이 무엇이든 전과가 남지 않으니깐...“


“아, 아무리 그렇다고 이, 이럴 수는 없죠. 도대체가 말이 안 돼... 이게 도대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일이예요!”


온 몸으로 항변하듯 양 손바닥을 펼쳐 들면서 말하는 수지의 목소리가 분노로 떨린다.

이 불타는 눈길에 휩싸이지 않으려는 듯 문철은 바닥에 눈을 떨어뜨린다.


“사실 이 보호처분 제도라는 게 매우 미묘한 제도라서 말이야.

특히나 강민우처럼 고아여서 아무런 연고자나 보호자가 없는 경우에는...


외부에서 선처를 호소한다든지 청원을 넣는다든지,

아무튼 뭔가 외부적인 압력이 없으면 스스로 찾아서 움직이는 공무원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냐고.


지금 외부에서 가족 등 연고자들이 꺼내달라고, 더 가벼운 보호처분으로 바꿔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건수를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골머리를 앓을 텐데.


우리나라 공무원들 태도, 박기자도 취재해 봐서 잘 알잖아.

철밥통들의 복지부동, 더구나 코로나 시대! 뭐, 안 봐도 비데오 아냐?“


“그렇다면 보호자 격인 고아원은 뭐하고 있었데요? 자기 원생이 그 지경이 되도록.

그 나이면 고아원에 있을 나이인데.”


바닥에 떨어졌던 문철의 눈이 수지의 기색을 살핀다.


“그건 모르지. 아직 뭐 자세한 세부정황이 파악된 게 아니니까.

뭐, 최악의 경우 강민우 남매가 어떤 이유로 인해 고아원을 도망쳐 나와 있는 상태에 있을 수도 있고.

음, 아무튼 상황이 꼬여도 더럽게 꼬였어....”


엄지손톱을 씹으며 하는 말이 서글픈 독백 같다.


이때,


띠링~.


“어, 채기자가 문자를 보냈어. 이메일에 2차 조사한 거 있대. 열어보래!”


두 사람은 책상 위 모니터를 향해 후다닥 뛰어간다.


화~악.


“하아~!”


박문철이 한숨을 터트렸다.


“원 세상에... 21세기 장발장도 아니고. 아니, 어떻게 그거로 10년을 감방에서...”


(*장발장 : 19세기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 굶주린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감방에서 19년을 보냄)


순간 수지는 눈가에 불덩이가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이게 지금 말이나 되요?!”


새하얗던 목덜미에서 양쪽 뺨으로 핏기가 번져나간다.

눈 밑 근육과 입 언저리가 경풍 들린 아이처럼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잠시 미간을 좁히고 있던 문철이 잔뜩 억눌린 목소리로 말을 뺐다.


“아냐, 아냐! 우리가 아무리... 우리나라가 아무리 썩었어도 이 정도 수준은 아냐!

또, 소년원 송치는 최장기가 2년이라구. 10년이 말이나 돼?

분명히 무슨 사연이 있는 거야!

뭐, 수감생활 도중 다른 범죄에 연루되었다든지...

그럼 더 심각한 경운데. 오히려 더 큰 일인데 이거...”


“아니, 설사 그렇다 해도 애초에 죄 없는 12살짜리 꼬마를 그런 질 나쁜 소년원에 집어넣은 거부터가 잘못된 거 아니에요?!”


변호인이라도 된 듯하다.


“아아... 미리 앞서 열 내지 말자고. 차분하게.”


나직하지만 강한 어투였다. 그러나 수지는 차분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아니, 그럼 먼저 닫힌 강민우 선수의 마음을 여는 게 오히려 급선무 아니에요?

강민우 선수의 얼굴, 그게 어디 정상적인 22살 청년의 얼굴이에요?”


“무슨??...”


이번에는 문철의 얼굴에 물음표가 그려졌다.


“강민우 선수에게 지금 태극마크가 무슨 그리 대수겠어요!

여동생 좀 살려달라고 애원했단 죄로 10년 동안이나 자신을 감방에 잡아 가둔 조국이 뭐 그리 예쁜 조국이라고!

태극마크를 거부하지나 않으면 다행이죠!”


“그, 그럼, 지금 왜 축구를 하고 있는 건데?

서, 설마... 힘없는 고아라서 억울하게 당한 사연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서?

그, 그래서 태극마크를 보란 듯이 내팽개치고 귀화해서 곧바로 유럽으로 직행하려고?...”


박문철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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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제31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3 21.04.23 432 10 11쪽
30 제30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2 +2 21.04.22 417 11 9쪽
29 제29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 +4 21.04.21 466 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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