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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제로의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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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3.17 13:23
최근연재일 :
2021.05.0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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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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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11장. 급물살

DUMMY

제11장. 급물살


“어쨌든 이번 아이디언 대박 쳤잖아요! 그래서 오 국장님께서 발 벗고 나서서 태스크포스까지 꾸려주신 거고.“

“......”


문철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일그러졌다.

그날 밤, 박준성은 오지 말라는데도 부득부득 동양일보에 찾아왔다.

그리고 박문철은 그 어이없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고바야시 연승에 제동을 걸 사람은 지구상에 오직 강민우 밖에 없다.]


그 찌라시를 정말로 쓰고 만 것이다.

박준성 특유의 약장사 언변에,


“강민우 선수 정도의 피지컬이면 아주 황당한 얘기도 아니지 않아요?”


유도라는 경기를 잘 모르는 수지가 먼저 현혹당하면서 급격히 무게의 추가 기울었다.


어차피 사건 정황보도는 다른 매체들에 의해 봇물을 이룰 것이 뻔한 일.

문철 역시 이것이 진정으로 강민우를 위하는 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정말 이번 한번만 눈 딱 감고 총대를 메기로 한 것이다.


기대한 대로(?), 결승전에서 김천수는 힘 한 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단 30초 만에 무기력하게 한판패를 당했고 고바야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또 다시 방자하게,


“웬만하면 경기장에 온 분들의 성의를 생각해서 조금 더 끌어주려고 했는데 일부 관중들의 야유소리가 너무 귀에 거슬려서 일찍 끝냈다.”


라고 말해서,

위로 받을 곳을 찾는 격분한 팬들 사이에서 이 박문철의 찌라시는 큰 휘발성을 갖고서 활활 타고 있었다.


문철이 슬쩍 화제를 바꾼다.


“오늘 아침에 내가 분위기를 함 떠보려고 슬쩍 그 ‘돌바위’란 곳에 가입해 봤는데 말야.

휴~~ 진짜 분위기가 장난이 아냐.

완전히 강경파가 득세해 가지고... 이거 잘못하면 이놈들 때문에 오히려 강민우, 표 깎아 먹게 생겼어.“


“그, 그 정도에요?”


“응, 이놈들, 완전히 미친 놈들이더라고. 도저히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놈들이 아냐.

왜, 그런 놈들 있잖아. 불평불만으로 가득 차 속이 비비 꼬인 족속들.

뭐든 안 되면 무조건 남 탓, 나라 탓, 세태 탓,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 볼 생각은 안 하고.

뻑하면 이놈의 지긋지긋한 나라 뜬다는 놈들...


... 아무튼, 울고 싶은 데 뺨 때려준 격이라고나 할까? 아주 신이 났어, 지금! 좋은 껀수 잡은 거지.

그래서 이놈들이 지금 뭐라는 줄 알아?“


“뭐라는 데요?”


“응. 강민우는 지금 당장 일본인으로 귀화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에서 자신을 버린 조국에게 피의 복수를 해야 한다!

이렇게 묵은 마음의 빚을 정산한 뒤, 모든 어두웠던 과거를 잊고 유럽으로 가서 쿨하게 새출발 해야 한다!

그래서 보란 듯이 잘 살아줘야 한다!...“


하다가 멈칫한다.


“어? 그러고 보니 박기자도 저번에 비슷한 말을...”


순간 수지의 얼굴에 당혹이 흐른다.


“아, 아니 전... 그래선 안 된다는.... 그런 시나리오를 두려워하는...”

“그렇지. 그거랑은 180도 다르지...”


스스로를 납득시킨 뒤 다시 말을 잇는다.


“아무튼... 그러면 자기들은 월드컵 기간 동안 만이라도 같이 일본으로 귀화해서 일본팀 길거리 응원에 나설 용의가 있다나 어쩐다나.

만약 16강전이나 8강전에서 한일전이 성사되면 광화문에서 맞불 응원을 놓겠다나 어쩐다나.... 정말 대책 없는 놈들이지!“


문철은 혀를 끌끌 차지만,

그러나 수지는 자신도 그럴 줄 모른단 생각에 깜짝 놀란다.

변명처럼 말한다.


“그, 그러면 제2의 안현수 사태가 되는 건가요? 그때도 한국 대신 러시아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면서요.”


“아, 그거랑은 완전히 다르지~! 그건 사실상 개인 스포츠이고 이건 단체경기.

게다가 이건 축구라구, 민족의 자존심이 걸리는!

더구나 상대는 러시아가 아닌 일본! 그리고 무려 월드컵 16강전 또는 8강전!


또, 한국을 상대로 보지 않는다.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다... 최근 일본 사이토 감독의 연속적인 도발 언행으로 축구팬들의 감정도 극도로 격해져 있는 상태이고....

말도 안 되는 소리지!“


“......”


똑똑똑.


노크소리가 수지의 깊은 상념을 깨운다.


“어? 이 인간, 온 모양이다. 네! 들어오세요!”


딸깍.


들어오자마자 박준성은 속사포처럼 찬사를 쏟아낸다.


“역쒸, 넌 정말 대단해! 정말 잘 썼드만.

말초신경을 살살 긁는 게, 아주 심금을 울리드만!

지금 조회수, 댓글, 완전 폭주하고 있던데?! 니네 편집국장, 완전 입 찢어졌겠다?!”


마치 제 집 안방이라도 되는 것처럼 거침없이 박문철 옆에 가서 털썩 앉는다.


항상 실적에만 급급한 오민호 편집국장은 오늘 아침 내내 싱글벙글 이었다.

그는 박문철의 등까지 두드리며,


“우리의 호프, 박문철 기자! 그대로 밀어 붙여!’


립써비스까지 해 주었다.


“오! 우리 박기자 데뷔 기사도 완전 떴드만. 축하해!”

“감사합니다. 다, 여기 박선배님께서 양해해 주신 덕분에...”


수줍은 듯 미소 지으며 박수지가 말했다.


박문철의 메인기사 아래에 아주 조그맣게,

수습기자 시절 강민우를 취재해 온 자료가 쓰레기 통으로 직행했던 바로 그 사건을 가쉽성 기사로 낸 것이 의외로 큰 반향을 얻었다.

현재 조회수는 물론 많은 격려댓글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박수지 기자'란 이름을 정식으로 걸고 올린 첫 기사, 그래서 지금 수지는 매우 기분이 고양되어 있었다.


박준성은 문철에게 삿대질을 한다.


“양해는 무슨... 어이! 쓰레기통 기자! 할 말 있어?

저 놈은 그저 죽을 죄를 진 거지.

그때 만약 강민우 인터뷰 기사를 선점했으면 지금쯤은 완전...

저 놈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니깐.”


“아, 아니, 무슨... 아, 좋아요. 뭐, 그건 내가 분명히 잘못한 거니까...”


울컥해서 반박하려다 손을 휘휘 젓더니 그만 둔다.


“선배님, 무슨 말씀이세요. 그 상황에선 누구라도...”


괜히 미안해진 수지가 위로를 하려 들자,


“아니, 됐어. 우리 그 얘긴 그만하지.”


이를 중단시키고 상황을 종식 시킨다.


“크크크, 내 해설도 지금 덩달아 히트 친 거 알아?!

주요 포탈에서 '강민우' 치면 '이동재, 박준성 편파 중계', '박준성, 남자의 로망 해설' 등등 관련어로 죽 뜬다고.

오우! 박수지 기자도 뜨던데?! 강민우 관련 검색어로?!“


“어? 그래요? 다들 잘 나가네요.”


박문철은 뚱한 표정이다.


“무슨 소리야?! 젤 잘 나가는 건 바로 너지. 임마! 지금 완전히 혜성처럼 등장한 스포츠 판타지 기자로 떴잖아!”

“에이, 형, 그만 해. 재미없거든!?”


박준성의 썰렁한 농담을 단칼에 자른 문철이 오랜만에 박준성에게 표정을 활짝 핀다.


“아무튼, 그건 형한테도 잘 된 거네. 그러면 아무래도 이번 월드컵 경기 해설 경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테고.”


“그렇지! 만약에 강민우가 국대에 합류하게 된다면 나에게 큰 힘이 되겠지.

이젠 '강민우 = 박준성, 이동재 콤비'니까 말야.


사실 뭐, 솔직히 말하자면... 월드컵이란 특수성 땜에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송영환 위원에게 내부적으로 많이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거든.

이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거지.


그러니까 내 캐리어를 위해서라도 강민우의 국대 합류는 나에겐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라고.

그래서 말인데, 이미 내가 제2탄을 구상해 두었는데, 함 들어 볼래?“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박준성의 태도에 문철은 불안한 눈치다.


“뭔데요?”

“그게 말야... 우리, 어차피 구정물에 손 담궜으니 그냥 일편단심으로 가자!”

“아, 그래서 그게 뭔데요?”


문철의 말투에 짜증이 섞인다.


“음, 제2탄은 다름 아닌......'고바야시, 지금 떨고 있나?' 이거 어떠냐? 아주 짧고도 임팩트 있게!”


동생, 문철의 반응을 살핀다.

고바야시가 아니라 박준성이 떨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진짜, 형!! 이 하나 밖에 없는 동생, 아예 명예훼손으로 감방 가게 하려고 그래?

그런 찌라시 쓰다가 진짜 까닥 잘못하면, 허위사실 유포로 진짜 한 방에 훅 간다구!

더구나 상대는 일본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국민적인 영웅인데...”


박준성은 갑자기 문철을 정겹게 부른다.


“아니, 문철아, 문철아,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 봐!”

“예, 말해 봐요.”


문철은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 박준성을 다그친다.


“아, 그러니깐 ‘떨고 있다.’가 아니고 ‘떨고 있나?’ 잖아. 의문형으로!

그리고 당연히 뒤에 괄호 치고 깨알 같은 글씨로 ‘뭐, 아니면 말고...’ 요렇게 써야지.

그게 니 주특기 아니냐?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슬~쩍 외줄타기 하는 거.

아무튼 이 정도까지 되면 고바야시 측도 발끈해서 분명 한 마디 할 거고,

그 내용이 뭐가 되든 더 큰 이슈를 몰고 오는 거지!“


더 이상 이 헛소리를 듣고 있을 수 없어 문철이 소리를 버럭 지르려는 순간,


따르르릉! 따르르릉!


“어! 채기자인데?! 급했나?”


턱.


박문철이 제 핸드폰을 받았다.


“어? 진짜야? 언제?”


두 눈을 화등잔 만하게 뜨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박문철의 심각한 반응에 준성과 수지의 눈도 덩달아 커진다.


“응, 응, 그럼, 일단 속보로 제1보 내 보내고, 계속 업데이트 해!........ 응. 알았어..”


뚝.


전화를 끊은 문철이 허공을 바라보며 벌레 씹은 표정을 지었다.


“뭐, 안 좋은 일이야?”


2쌍의 불안한 시선이 박문철의 입으로 쏠린다.


털썩.


문철의 몸이 의자 위로 썩은 짚단처럼 무너졌다.

양 손으로 머리칼을 부여잡고 고통에 찬 신음을 토해낸다.


“하아~~...”


혼잣말처럼 읊조린다.


“... 다, 내 잘못이야. 모든 게 다... 그런 멍청한 아이디어를 아이디어라고 받아들인 내 잘못이야...”


“뭔데 그래? 뭐, 고바야시가 정말 한 판 붙자고 한 거야?”


고개를 든 문철이 준성을 노려본다.

고통에 찬 표정이었다.


“그거면 차라리 낫지. 지금 일본 국대 사이토 감독이 인천공항에 입국했다구!

정부 고위관료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중년남자 두 명을 대동하고.

아마도 외무성이나 이민국 직원들!”


“뭐어~~?!”


준성과 수지의 쩍 벌어진 입이 다물어 질 줄을 몰랐다.

잠시 장내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 나도 자세한 건 몰라.

자세한 내용은 채기자가 올린 속보를 보기로 했으니깐.

지금쯤 회사 인트라넷(intranet)에 채기자가 제1보를 올렸을 거야.

제2보가 올라와 있을 지도 모르고. 궁금하면 찾아들 보라구.“


만사가 귀찮은 듯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 낸 문철이 두 사람이 꼴도 보기 싫다는 듯 의자를 빙글 돌려 앉았다.

준성과 수지가 후다닥 일어나 옆 자리로 가, 거기 있던 노트북의 모니터를 주시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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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제33장. 질주본능 +2 21.05.05 338 9 10쪽
32 제32장. 게리의 악몽 21.04.24 443 8 14쪽
31 제31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3 21.04.23 457 10 11쪽
30 제30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2 +2 21.04.22 441 11 9쪽
29 제29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 +4 21.04.21 487 9 16쪽
28 제28장. 되놈들 +4 21.04.20 512 8 12쪽
27 제27장. 억! 소리 +2 21.04.19 515 11 16쪽
26 제26장. My Superman vs 나의 거인 +2 21.04.18 558 12 16쪽
25 제25장. 돌직구 +2 21.04.17 586 10 8쪽
24 제24장. 유럽! 유럽! 2 (눈먼 돈) +2 21.04.16 604 12 14쪽
23 제23장. 유럽! 유럽! 1 (뜻밖의 제안) +4 21.04.15 693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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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14장. 동키호테 21.04.05 753 12 13쪽
13 제13장. 나의 거인 21.04.04 795 14 12쪽
12 제12장. 칼자루 21.04.03 798 13 10쪽
» 제11장. 급물살 21.04.02 808 11 11쪽
10 제10장. 새 아침 21.04.01 793 11 14쪽
9 제9장. 봄비 21.03.31 798 14 5쪽
8 제8장. 버팀목 +1 21.03.30 840 11 13쪽
7 제7장. 불쌍한 놈 2 +1 21.03.29 864 14 15쪽
6 제6장. 불쌍한 놈 1 +1 21.03.28 885 15 11쪽
5 제5장. 축구바보 박수지 기자 21.03.27 900 17 17쪽
4 제4장. 검정 장갑 21.03.26 943 16 15쪽
3 제3장. 축구의 상식 21.03.25 990 17 15쪽
2 제2장. 미스터 제로 +1 21.03.24 1,235 17 18쪽
1 제1장. 오로라를 가진 사내 21.03.17 1,526 2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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