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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제로의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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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3.17 13:23
최근연재일 :
2021.05.0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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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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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유럽! 유럽! 2 (눈먼 돈)

DUMMY

제24장. 유럽! 유럽! 2 (눈먼 돈)


동양일보 제2 TF 룸.


꽈당탕!


오민호 국장이 TF 룸의 문을 부수듯이 열고 뛰어 들어 왔다.

숨을 헉헉 거린다. 뱃살이 출렁거린다.


“파, 파이뇨 감독이라고?!”


언젠가 한 번 본 듯 익숙한 풍경이다.

TF 룸에 들어 선 길로 다짜고짜 수지와 문철에게 묻는다.


“파이뇨 감독 본인이 확실해? 장난전화일 수도 있잖아!”


이것 역시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

그러나 저번과는 달리 수지는 자신 있게 나서서 설명해 준다.

메이필드 호텔 대표전화로 전화했더니 호텔 전화교환수가 기다렸다는 듯이,


“아, 박수지 기자님이세요?! 지금 파이뇨 감독님께서 객실에서 기자님 전화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 바로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설명을 들은 오민호는 이뻐 죽겠다는 듯 수지를 본다.

그러나 '오민호 국장 = 민우사랑?'이 떠오른 수지로선 정말 최악의 눈길.

이런 눈치를 아는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지,


"오, 우리 특종제조기, 또 해냈구만! 그, 그래서 강민우랑 아직 연락은 안 닿았고?”


속이 안 좋은 수지를 대신해 문철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아마도 또 연습 중인 듯합니다. 이 친구가 완전히 연습 중독증이라....

일단 내용을 문자로 남기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차태민과 함께 있는 것 같아서 두 사람 폰 모두에 남겼고요.

우리로선 뭐 이젠,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엔...”


말을 끊는 오민호의 눈이 먹잇감을 발견한 독수리처럼 빛났다.


“기다리긴 뭘 기다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당장에 제1보 날려! ‘파이뇨 감독, 차태민 딜 전격수용!’ 오케이?

오히려 이게 우리한텐 더 좋은 거야!

단방에 서로 연락이 되는 것보단,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중간에서 애타게 중계, 유 노우?! 사람 간장 녹이는 거, 유노우?!“


다시 대박의 예감에 부르르 몸을 떠는 오민호다.


잠시 후, 동양닷컴에는 이와 관련된 제1보가 올라왔다. 물론 박수지 기자의 이름으로.


[강민우 셀타비고 행 초읽기! 파이뇨 감독, 차태민 딜 받아들이겠다!]


이 헤드라인 밑으로,

애가 탄 파이뇨 감독이 박수지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는 얘기, 그리고 그 통화 내용.

강민우가 현재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를 남겨 놓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 등이 담겼다.

특히 이 기사의 말미에는,


“데드라인은 오늘 밤 9시30분!”


이번 기회를 놓치면 파이뇨 감독이 마음을 바꿔 강민우의 유럽행이 무기연기 될지도 모른다는,

독자들의 긴장을 고조시켜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오민호 식 장치’가 추가되어 있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오오, 드뎌....!]

[발롱도르, 기다려라. 내가 간다.]

[돌바위여, 이제 유럽을 길들여라!]........


강민우의 라리가 경기 중계를 보며 하루 동안의 피로를 씻고자 하는 직장인들을 비롯한 축구팬들의 격앙된 댓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또한, 이번 기사를 통해 박수지가 강민우의 비밀 핸드폰 번호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면서,


[역시 강민우와 박수지는 그렇고 그런 사이...]


가십성 댓글도 줄을 이었다.

하긴 이제 문철마저도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 상황이니, 네티즌들이 오해를 하는 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이처럼 오늘 하루 동안 동양닷컴은 또 다시 엎치락뒤치락 숨 막히게 요동치는 강민우 유럽행 판세를 긴급타전하게 된다.

정확히 오민호 국장이 의도했던 대로!


************


이날 오전 11시경.


이러다가 진짜 연락이 되지 않아 강민우의 셀타비고 행이 무기연기 되는 게 아닌 지, 서서히 1녀2남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을 무렵,


띠리릭 띠리릭.


다행히 박수지의 폰이 다시 울렸다.

보니, 강민우의 핸드폰 번호였다.


척.


한 차례 심호흡을 한 박수지가 전화를 받았다. 두 쌍의 시선을 온 몸에 받으며.


"네! 강민우 선수..."

-안녕하세요. 박기자님. 보내주신 문자보고 전화드렸습니다.


강민우 임을 확인한 수지가 고개를 쭉 빼고 안달이 난 박문철과 오민호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눈빛을 주었다.

쉬~ 입술에 한 손가락을 대며.


“가, 강민우 선수, 지금 어디세요?”

-아, 지금 태민이 형이랑 같이 어디 좀 가는 길입니다.

“뭐, 어디로요?”

-그, 그게, 뭐 좀 잡으려고요.


‘잡다니, 뭘 잡아? 무슨 낚시여행이라도 가는 건가?...’


“그럼 지금 어디 서울 바깥으로 나가시는 중이세요?”

-네, 지금 우리 강원도에 있습니다. 동해안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 그럼, 정확히 어디쯤인가요? 거기서 서울로 돌아오시려면 힘 드시....”


수지가 말을 채 맺기도 전에 민우가 끊어왔다.


-아, 서울로 갈 일 없습니다. 전 계약을 파기할 생각이 없으니까요.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 것 아닙니까? 전 그렇게 알고 있는데요.

혹시 박기자님께서 제가 부천FC를 떠나기를 원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


그는 왜 이렇게 극단적인 순결을 요구하고 또 지켜야 하는가.


‘혹시나 약속에 관한 결벽증이라도 가지고 있는 걸까?...’


부성병원의 원무과장은 강승아(강민우 여동생)를 반드시 치료해 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아직도 환상과 현실이란 두 가지 관념을 다 수용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는지 모른단 생각을 한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박기자님?


한동안 수지가 말이 없자, 민우가 전화가 끊어진 줄 알고 확인했다.


“무, 물론 전... 강민우 선수가 부천FC에 남기를 바라죠. 다만, 제가 마치 강민우 선수의 앞길을 막는 것 같아서.....넘 미안해서....”


말을 더듬는 수지와는 달리 수화기 너머 강민우는 다시 국어책을 낭독한다.


-하하하, 그런 거라면 아무 부담 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저도 다 생각이 있어서 이러는 것이니까요.

그럼, 이만 답변을 드린 걸로 알고 전화 끊겠습니다.

파이뇨 감독님께는 미안하다고 전해 주시고요.


“네에....저, 정말...고맙습니다. 그럼, 파이뇨 감독님께는 미안하다고 전해드리겠습니다.”


뚝.


미안??... 수지가 전화를 끊자마자, 옆에서 바짝 붙어 귀 기울이고 있던 오민호와 박민철이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며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뭐야, 안 간데? 라리가로?”

“설마, 그럴 리가.... 아니겠지? 오, 마이갓! 이건 말도 안돼!”


***********


오전 11시 30분 경. 동양닷컴에 이런 강민우의 답변과 관련된 충격적인 제2보가 실렸다.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 것”, 강민우, 부천FC에 남겠다! 파이뇨 감독 제안, 단 칼에 거절!]


이 비보(?)에 대해 네티즌들은,


[역시 의리의 사나이, 우리의 돌쇠!]

[한 입으로 두 말하기를 밥 먹듯 하는 현대인들에게 주는 돌쇠의 따끔한 일침!]....


이런 강민우 인격 찬양 댓글들도 많이 올렸지만,

그보다는 강민우의 유럽행이 불발된 데 대한 아쉬움과 실망을 토로하는 댓글들이 훨씬 더 많았다.

역시 이들에게 중요한 건....... ‘치맥 + 강민우 라리가 경기 시청'이었다.


이런 실망을 반증하듯,

박수지는 강민우 유럽행 불발의 원흉으로 찍혀, 자칫 부성병원, 서울가정법원 등과 더불어 기존 마녀사냥 목록에 추가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었다.


[박수지 년 X장 맛에 푹 빠진 마당쇠 강민우, 지금 “말 시키지마!” 아무 생각 없음.]


이런 순수한(?) 악성댓글부터 시작해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가석방이 취소되고 곧바로 감방행이 되는 강민우가 박수지를 강제로 따 먹으려다가 코 뀄다.]

[뭔가 박수지에게 큰 약점을 잡힌듯.]


이런 판타지 소설 형 댓글.

마지막으로,


[여자에게는 아버지보다는 부군의 앞날이 더 중요하다.

현모양처인 박수지가 잘 알아서 할 것.

아직 늦지 않았다. 박수지는 마음을 바꿔라.]


이런 설득식 논술시험형 댓글까지.

아무튼 이제 사람들은 강민우의 부천FC행이 박수지와 강민우 간의 로맨틱한 관계의 산물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박수지는 제2보를 올린 즉시 파이뇨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강민우와의 통화 결과를 알려주려 했으나,

누구와 통화하고 있는 듯 파이뇨 감독의 전화에 계속 통화중이 걸렸다.


그러다가 수지의 폰이 다시 운 건 정오가 조금 넘은 오후 12시 30분경이었다.


띠리릭 띠리릭.


파이뇨 감독이었다.

이미 강민우와의 통화 결과를 동양닷컴의 기사를 통해 확인했을 거라 생각했던 수지로선 의외의 전화였다.


'뭐지? 말을 전해줘서 고맙단 인사를 하려는 건가? 아니면... 왜 결과를 전해주기 전에 기사화 했느냐는 항의?'


척.


“파, 파이뇨 감독님?! 그렇찮아도, 그런 안 좋은 소식을 신문기사로 보시는 것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제가 여러 차례 전화를 드렸는데...”


수지의 지레짐작 변명을 파이뇨 감독이 끊어 왔다.


-됐소! 그건 전화가 통화중이 걸리게 한 내 잘못이니...

먼저, 내 말을 전해줘서 정말 고맙소.

당신은 역시 진정으로 강민우 군의 앞날을 생각하는 현명한 여자구려.

다름이 아니라, 내 다시 전할 말이 있어 전화했소.

아까 통화중이 걸린 건 내가 급히 블랑코 구단주와 통화하느라 그런 거였소.


또 그런 식의 말이다. 자신과 강민우를 로맨틱하게 엮는.

수지는 그건 절대 오해라고 한 마디 하려다가 꿀꺽 삼켰다.


다시 전할 말..., 급히 구단주와 통화..., 뭔가 새로운 상황전개를 강하게 시사하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파이뇨 감독의 말투 역시 약간 바뀐 것 같았다.


다시 바싹 고개를 쳐드는 긴장감에 혀를 낼름 내밀어 타들어가는 제 입술을 축인다.


“전하실 말씀이라면.... 어, 어떤 말씀이신가요?”


수화기 너머로 느리면서도 또박또박한 파이뇨 감독의 말이 흘러나왔다.

아까 강민우의 말투와 매우 유사하다. 동서양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지금 신문기사를 보니, 강민우 선수가 내 제안을 거부한 건 부천FC과의 선약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들었소.

그래서인데 말이오. 내게 강민우 선수가 약속을 지키면서도 셀타비고에서 뛸 수 있는 방법이 있다오.


그건 바로 부천FC와 셀타비고가 강민우와 차태민 선수를 대상으로..................

‘임대후 완전이적 계약’을 맺는 것이오.


즉, 우리 셀타비고는 강, 차 두 선수를 다음 시즌에 곧바로 경기에 뛰게 하고,

부천FC에게 그 대가로 두 선수 합쳐, 6개월간 임대료 75만 유로(약 10억원),

그리고 6개월 후 이적계약 시 이적료 1,500만 유로(약 200억원)을 지급할 용의가 있소.


두둥!


임대 후 완전이적 계약! 묘수였다!

강민우가 부천FC와의 계약을 파기하지 않고도,

즉, 강민우가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면서도 셀타비고에서 곧바로 뛸 수 있는 방법.


이번 월드컵이 끝나고 열리는 7월 이적시장에서 두 선수를 일단 부천FC선수로 등록한 뒤, 곧바로 셀타비고에 임대해 주는 방식을 취하면 된다.


그리고 두 선수가 6개월 간 임대선수 자격으로 라리가에서 뛴 후,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선수 연봉, 무실점 수당 등 옵션을 추후 협의하여 완전이적을 하면 된다.


이건 애초에 파이뇨 감독이 차태민 딜 자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기에,

또,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해도,

그렇게 되면 강민우가 당연히 계약을 깨고 셀타비고 행을 택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것.


총 210억의 공돈! 재정위기에 빠져 있는 부천FC로서는 오히려 “어서 갑쇼~!” 할 만한 조건이었다.


물론 강민우가 한 달 후 있을 2030월드컵에서 정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이적료를 받아낼 수도 있겠지만,

항상 차태민이란 혹이 달려 있어 그건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공은 둥글고, 미래는 항상 알 수 없는 변수를 가지는 법.

강민우가 유럽과 남미의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맞아서도 여전히 선방쇼를 이어갈 지도 모르거니와,

경기 중 불의의 부상 같은 걸 당할 수도 있다.


아무튼, 아무도 선뜻 이해하지 못했던 똥고집(?) 한 번이 상황을 완전히 반전시켜,

부천FC에게 210억이라는 눈먼 거금이 굴러 들어오게 한 셈!


수지의 귓가에 좀 전 전화통화에서 민우가 한 말이 마치 기차박수처럼 점점 더 크게 소용돌이 쳐온다.


“....저도 다 생각이 있어서 이러는 것이니까요.... 다 생각이 있어서 이러는.... 생각이 있어서.... 생각이.... 생각!”


쿠구궁!


어느새 드리워진 두꺼운 먹장구름에서 번갯불이 내리친다, 몸서리쳤다.


‘서, 설마, 그럴 리가....’


수지는 믿고 싶지 않다. 그러나.....


‘만약....만약....이 모든 것이.......

그 단순무식의 극치로만 보였던 그 똥고집이..........

'민우사랑'의 음모론대로 이런 결과를 노린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라면?!‘


수화기를 잡은 수지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그러나 진탕되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기자로서의 본연으로 되돌아간다.

혹시나 잘 못 듣지나 않았는지 파이뇨 감독의 제안 금액을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했다.

너무나도 중차대한 문제였기에.


“그, 그러니까..... 셀타비고 측이 강, 차 두 선수 합쳐, 임대료 75만 유로, 이적료 1,500만 유로를 지급할 의사가 있단 말씀이시죠?”


크헐!


옆에서 바싹 붙어 통화내용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박문철과 오민호가 뒤로 확 쓰러지듯 상체를 세웠다.

거의 코피를 쏟을 듯할 기세였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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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제31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3 21.04.23 431 10 11쪽
30 제30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2 +2 21.04.22 417 11 9쪽
29 제29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 +4 21.04.21 466 9 16쪽
28 제28장. 되놈들 +4 21.04.20 480 8 12쪽
27 제27장. 억! 소리 +2 21.04.19 486 1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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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4장. 유럽! 유럽! 2 (눈먼 돈) +2 21.04.16 584 12 14쪽
23 제23장. 유럽! 유럽! 1 (뜻밖의 제안) +4 21.04.15 667 12 11쪽
22 제22장. 10년간 준비된 치밀하고도 잔인한 복수극의 서막 21.04.14 658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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