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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제로의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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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3.17 13:23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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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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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제25장. 돌직구

DUMMY

제25장. 돌직구


-그렇소. 강, 차 두 선수 합쳐서, 6개월 임대료 75만 유로, 이적료 1,500만 유로요.

블랑코 구단주로서도 별로 리스크가 크지 않은 계약이라서 흔쾌히 동의했소.


파이뇨의 말대로, 구단주 입장에선 리스크가 크지 않은 계약이었다.

6개월 간 두 선수의 활약을 지켜보고,

만약 1,500만 유로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이적계약을 포기하고 두 선수를 부천FC로 되돌려 보내면 되기 때문에.


1녀 2남이 입들을 떡떡 벌리고 조용히 서로 경악의 눈빛을 교환하고 있을 때,

수화기 너머로 파이뇨 감독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왔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요.


“네, 네?! 마, 말씀하십시오!”


-강민우 군에게 이 말 꼭 전해 주십시오.

박기자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미첼이라는 15살 난 아들이 한 명 있다오.

그 애는 지난 10년 동안 자폐증을 앓다가 최근 들어 많이 회복된 상태고...


... 강민우 군과 마찬가지로 10년 동안 갇혀 있었던 셈이오.

자신이 만든 감옥 안에 말이오.....

그런데....그런데.... 이 아이는 강민우 군이 자신을 구원해 줄 슈퍼맨이라고 굳게 믿고 있소.

그래서 이 아이의 소원은 강민우 군을 직접 만나서 싸인을 받는 것이라오.


수화기 너머로 마치 고해성사를 하는 듯한 파이뇨 감독의 무거운 목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그래서...그래서 말이오.

강민우 군이 이 임대 후 이적계약 안까지 거부한다면....꼭 전해 주시오.

내가 부탁한다고 말이오.

셀타비고 팀의 감독이 아니라....마음에 병이 있는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말이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오직 강 선수를 만나기 위해 지구의 반대편에서 여기까지 날아 온 한 인간으로서 말이오.


사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솔직히 난...지난 덴마크전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강민우 선수의 경기력을 믿지 않았다오.

당연히....강민우 선수를 영입할 생각도 전혀 없었다오.


결국 난, 오직 아들 미첼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강민우 선수의 친필 싸인 한 장을 받기 위해 여기에 온 셈이오.

이상이오. 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맙소.


묵직한 돌직구였다. 가슴 한 복판을 묵직하게 파고 드는.

과연 이 돌직구가 또 다른 돌바위의 견고한 껍질을 깨뜨릴 수 있을지는.....


“그, 그런데...지금 마지막에 하신 말....애초에는 강민우 선수를 영입할 의사가 전혀 없었단 말씀...기사화 해도 괜찮겠습니까?”


잠시 침묵이 흘렀다.


-물론이오. 그것이 강 선수와 더 빨리 연락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된다면,

그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도움이 된다면....내 감독으로서의 평판 같은 건 아무래도 괜찮소!


이건 인천공항 입국 당시 자신이 한국 취재진에게 한 말이 단순한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

파이뇨 감독 같이 평판을 중시하는 공인(公人)의 입장에선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아들 미첼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커리어 같은 건 어찌되어도 괜찮다는 듯한 그의 태도.

그 애타는 부정(父情)....


.... 오직 자신 밖에 모르는 '딸 바보' 박응철 감독의 얼굴이 떠올라 수지의 가슴 한 편이 뭉클해져 왔다.


**********


수지가 파이뇨 감독과 통화를 마치고, 황급히 전화를 끊고 시간을 보니 지금 시각은 12시 49분.

지금 놀라고 경악하고 자시고 할 시간이 없었다. 한 시가 급했다.

만약 셀타비고행 건은 이미 종결된 것으로 알고 강민우가 전화기를 꺼 놓기라도 했다면....


이런 생각은 오민호와 박문철 역시 마찬가지였다.

구체적인 통화내용을 알고 싶었지만 그들은 프로답게 움직였다.


"빨리! 빨리!"


1초1각이 아쉬운 문철과 수지가 업무를 분담해서,

문철은 차태민에게 그리고 수지는 강민우에게 각각 전화하기로 했다.


수지는 다시 심호흡을 크게 한 번하고 재다이얼로 강민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뚝. 뚜르르~뚝. 뚜르르~뚝..........


신호음이 떨어지는 걸로 봐서 다행히 전화기를 꺼놓진 않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제발, 제발....'


이렇게 신호음이 3번을 넘어갈 때,

앞에서 태민에게 전화하던 박문철이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핸드폰을 내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차태민은 전화기 꺼 논 모양인데, 배터리가 떨어졌거나... 강민우는 신호는 가?"


수지가 지금 말시키지 말라는 듯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경련하듯이.

오민호와 박문철은 마지막 희망, 수지의 얼굴만 쳐다본다.


신호음이 10번을 넘어가고 있었다.


‘왜 전화를 안 받는 걸까? 시간을 끌어서 자신에게 더 유리하게 상황을 이끌려는 계산인가?...’


하다가 수지는 흠칫 놀란다. 어느새 '민우사랑'의 음모론을 추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이, 이런...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이때,


-아, 박기자 님! 또 웬일이세요?! 헉헉헉헉...


운동을 하고 있었던지 숨찬 민우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수지는 또 혹시나 끊어질까 속사포처럼 파이뇨 감독의 제안과 미첼의 사연을 얘기해 준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민우는 수지의 말이 끝나자, 다시 한 번 천천히 파이뇨 감독이 제시한 계약조건을 확인했다.


‘이, 일단 관심이 있다는 거야...’


이런 편법은 싫다! 단칼에 거절하지나 않을까 조마조마 했던 수지로선 일단 5부능선은 넘은 기분이었다.


잠시 수화기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 고민하는 듯했다.


-그럼 일단 길을 되돌려 서울로 돌아가겠습니다.


"휴우~~!"


그제서야 수지는 폰을 얼굴에서 멀찍이 떼고 긴 안도의 숨을 토해냈다.


"그, 그럼, 받아들이시는 거죠?!"

-아, 그건 아직 결정 못했습니다. 파이뇨 감독님 만나보고 결정하려고요.


"네에... 그, 그럼 저희가 회사 헬기를 보낼까요?"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요!? 옆에서 태민 형이 그러는데...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타면 금방 간다고. 여유라고 하는 데요?!


"그건 그렇지만...혹, 서울에 진입해서 막힐 수도 있잖아요.“


-그, 그럴까요? 사람들 퇴근 시간 전에 들어가니깐, 괜찮을 거 같긴 한데...전 잘 모르겠네요. 아직 지리를 잘 몰라서....그럼, 일단 내가 태민 형하고 상의한 후에 곧바로 다시 전화 줄께요.


"네, 네, 그렇게 하세요. 되도록 빨리 전화 주세요. 그럼 끊을께요."


뚝.


"그럼 받아들이는 거지?"


옆에서 통화내용에 귀 기울이고 있던 문철이 기대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


"그, 그게...아직 결정하지 못했대요. 파이뇨 감독님 만나보고 결정한다고..."

"그래? 이 친구, 생각보다 무지 신중하네?..."


박문철이 새삼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단순한 동키호테라고 생각했었는데...


한편 말끝을 흐린 수지는,


'이 사람은 끝까지 자기 패를 보여주려 하지 않는구나....'


이런, 큰일이다. 또 그런 생각이다.

강민우에 대한 자신의 시각이... 강민우의 그 순진했던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었다.

'민우사랑'이 자신의 머릿속에 은연중에 심어 놓은 '의심의 씨앗'을 파내기라도 하려는 듯 머리를 세차게 흔든다.


이때 천둥 같은 호령이 두 사람을 깨웠다.


“아, 지금 뭣들 하는 거야! 염불 들여?! 여기가 무슨 법당이야?! 다, 당장 속보를...”


꽈당탕~!


문을 박찬 오민호는 이미 TF룸을 나서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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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22장. 10년간 준비된 치밀하고도 잔인한 복수극의 서막 21.04.14 655 13 9쪽
21 제21장. 강민우의 태극기 모독 사건 +2 21.04.13 680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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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17장. 아름다운 비행 1 +2 21.04.08 683 11 15쪽
16 제16장. 라리가의 명장 파이뇨 감독이 내한한 진짜 이유는... +2 21.04.07 707 12 16쪽
15 제15장. 안 서면 지는 거다. +2 21.04.06 718 12 14쪽
14 제14장. 동키호테 21.04.05 711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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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10장. 새 아침 21.04.01 772 1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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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4장. 검정 장갑 21.03.26 916 16 15쪽
3 제3장. 축구의 상식 21.03.25 965 1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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