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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제로의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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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드
작품등록일 :
2021.03.17 13:23
최근연재일 :
2021.05.07 13:16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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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10
추천수 :
430
글자수 :
194,421

작성
21.05.0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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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추천
10
글자
6쪽

제35장. 고깔모자

DUMMY

제35장. 고깔모자


우두둑.

지이이~익.


공이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민우 쪽으로 가깝게 굴러 온 것일까?

민우의 스피드가 오히려 테리 닐을 압도한 것일까?

아니면, 전속력으로 벼랑 끝까지 차를 몰면서 누가 더 벼랑 끝에 가까운 위치에 멈추는 지를 승부하는 담력대결에 진 테리가,

마지막 순간에 태클자세로 전환한 것이 스피드에 독이 된 걸까?


아무튼 공을 먼저 치고 나간 것은 민우였다.

테리 닐은 민우가 지나간 자리에 깊이 패인 스파이크 자국을 남기고 미끄러지며,

터치라인을 타고 우두두두... 질주해 들어가는 민우의 뒷모습을 허탈하게 지켜봐야 했다.


폭풍이요 노도였다.

굶주린 사자가 먹잇감을 좇아 초원을 가로지르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나는 달리고 싶다! 10년 간의 답답함을 이 질주 한 번에 모두 쏟아 버린 것 같았다.


테리의 망연한 눈길을 뒤로 한 채 터치라인을 타고 그대로 내달린 민우는 순식간에 잉글랜드 진영 깊숙이 코너 플래그 20미터 전방까지 도착했다.


‘여기서 마무리를 해야 해!’


질주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진 그냥 공을 앞으로 툭 쳐 놓고 냅다 달리는 ‘차두리 식’의 치고 달리기였다. 드리블이 아니었다.

볼 트래핑이야 감방의 좁은 공간에서 얼마든 연습할 수 있었기에 묘기쇼를 해도 될 만큼 능숙하지만,

공을 달고 달리는 드리블은 자신 없다.


민우는 마무리를 위해 흘끔 골문 쪽을 바라보았다.

페널티 박스 너머에 일직선으로 몰려있던 양 팀 선수들이 일제히 분산되며 자기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골을 넣든, 골라인 아웃을 시키든, 무조건 여기에서 경기를 끊어줘야 했다.

섣부른 실력으로 드리블링을 시도하거나, 우군에게 이어주려다가 공을 뺏기기라도 하면 곧바로 적군에게 텅 빈 골문을 내어주게 된다.


그래서 그는 탄착점을 오히려 가까운 쪽 포스트 골망 안(內)이 아니라,

먼 쪽 포스트와 크로스바가 기역자로 만나는 지점을 정확히 맞추는 것! 으로 설정했다.

각도를 좁히려 가까운 쪽 포스트에 바짝 붙어있는 잉글랜드 골키퍼가 절대 처리할 수 없도록. 슛이 수비수들에게 중간 차단되는 일이 절대 없도록.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도 좋고,

골대를 맞고 밖으로 튕겨나가도 좋고,

아예 골대를 멀리 벗어나 골라인 아웃 돼도 좋다!

만약 공이 탄착점에 정확히 명중돼서 슛이 골대 맞고 튀어 그라운드에 다시 들어온다면...........


.......그건 오히려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도박이다.

문전의 한국 선수들이 줏어먹기를 할 확률이 자신이 복귀하기 전에 한국 문전에 공이 도달할 확률보다 몇 배는 더 높기 때문에.


마음을 결정한 이상 지체는 불필요 했다.


쾅!


뛰어 들면서 온몸을 이용해 공을 인스텝으로 강하게 찬 민우의 육중한 몸이 일순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푸른 도화지에 하얀 선이 좌악 그어지는 듯한 착시현상을 남긴 공이 잉글랜드 먼 쪽 포스트 모서리에 빛살처럼 빨려 들어간다.


좌악~.

출렁!


잉글랜드 골대 왼쪽 귀퉁이가 혹부리처럼 훅~ 부풀어 오르며 마치 삐딱한 체크무늬 고깔모자를 썼다.

탄착점을 빗나간 공이 그만(?) 골망 안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와아~~~!!!”


일순 광저우 구장이 인(人)의 함성으로 뒤덮인다.


“꼬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SBS 중계석의 이동재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


“Is this the real life or it's just fantasy!!! I can't believe my eyes! Oh, my Eyes, my Eyes! Please, get my eyes back! It's just.....Unbelievable!.....Unbelievable...Unbelievable...”

(이게 지금 꿈입니까? 생십니까?! 제 눈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구, 내 눈이야, 내 눈! 내 눈 돌려줘!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도저히... 도저히...도저히...)


Unbelievable... 그 멋진 브리티쉬 잉글리쉬로 이 단어를 세 번이나 읊조렸던 BBC중계석의 캐스터 해리스는 무슨 연유에선지 목이 메이고 있었다.

옆에 있는 게리는 프로의 본분도 망각한 채 등골을 스치고 올라와 온 몸으로 퍼지는 짜릿한 전율에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기자석에서 이 장면을 지켜 본 수지는 두 손으로 여전히 입을 틀어막고 있었는데....

그랬는데.... 창피한 줄도 모르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바보처럼...


'그가 포효하고 있다.... 수지의 거인이 포효한다...'


옆에 있는 일본의 하시모도 기자가 어깨를 툭 치며 축하의 말을 건네 왔지만 전혀 들리지 않았다.


멋진 세레모니는 아니지만 그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웃고 있다.

민우의 이 가공할 킥력보다도 오히려 그 모습, 그가 여느 젊은이처럼 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는 것, 그가 활짝 웃고 있다는 것, 더 이상 무감각한 돌바위가 아니라는 것, 이것에 더 목이 메어오는 것이다.


불과 두 달 전 수원삼정 전 때만 해도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모습, 그의 그 잘난(?) 축구보다도 저런 모습이 보고 싶었다.

수지는 순간 이제 죽어도 한이 없겠단 생각까지 한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현대3차 아파트 최진욱의 집.


"강민우, 완전 미쳤다! 미쳤다!!"


최찬영이 고함을 지르며 엄마와 손을 잡고 아파트 바닥을 방방 뛰었다.

다시 한 번 층간소음의 황홀한 마법이 아파트 전체에 휘몰아친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번엔 여자들의 날카로운 소프라노 비명이 남자들을 압도했다.

영문을 모르는 견공(犬公)들이 깜짝 놀라 컹컹 짖는다.


컹컹....컹컹....컹컹....컹컹.................


아닌 밤중에 개소리였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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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5장. 고깔모자 +2 21.05.07 306 10 6쪽
34 제34장.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2 21.05.06 306 6 14쪽
33 제33장. 질주본능 +2 21.05.05 338 9 10쪽
32 제32장. 게리의 악몽 21.04.24 443 8 14쪽
31 제31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3 21.04.23 457 10 11쪽
30 제30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2 +2 21.04.22 441 11 9쪽
29 제29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 +4 21.04.21 487 9 16쪽
28 제28장. 되놈들 +4 21.04.20 512 8 12쪽
27 제27장. 억! 소리 +2 21.04.19 515 11 16쪽
26 제26장. My Superman vs 나의 거인 +2 21.04.18 558 12 16쪽
25 제25장. 돌직구 +2 21.04.17 586 10 8쪽
24 제24장. 유럽! 유럽! 2 (눈먼 돈) +2 21.04.16 604 12 14쪽
23 제23장. 유럽! 유럽! 1 (뜻밖의 제안) +4 21.04.15 693 12 11쪽
22 제22장. 10년간 준비된 치밀하고도 잔인한 복수극의 서막 21.04.14 681 13 9쪽
21 제21장. 강민우의 태극기 모독 사건 +2 21.04.13 711 12 12쪽
20 제20장. 박스프리(box-free) 골키퍼 +4 21.04.12 701 12 8쪽
19 제19장 반역의 피 +2 21.04.10 718 12 13쪽
18 제18장. 아름다운 비행 2 +4 21.04.09 703 11 14쪽
17 제17장. 아름다운 비행 1 +2 21.04.08 721 11 15쪽
16 제16장. 라리가의 명장 파이뇨 감독이 내한한 진짜 이유는... +2 21.04.07 736 12 16쪽
15 제15장. 안 서면 지는 거다. +2 21.04.06 761 12 14쪽
14 제14장. 동키호테 21.04.05 753 12 13쪽
13 제13장. 나의 거인 21.04.04 795 14 12쪽
12 제12장. 칼자루 21.04.03 798 13 10쪽
11 제11장. 급물살 21.04.02 808 11 11쪽
10 제10장. 새 아침 21.04.01 793 11 14쪽
9 제9장. 봄비 21.03.31 798 14 5쪽
8 제8장. 버팀목 +1 21.03.30 840 11 13쪽
7 제7장. 불쌍한 놈 2 +1 21.03.29 864 14 15쪽
6 제6장. 불쌍한 놈 1 +1 21.03.28 885 15 11쪽
5 제5장. 축구바보 박수지 기자 21.03.27 900 17 17쪽
4 제4장. 검정 장갑 21.03.26 943 16 15쪽
3 제3장. 축구의 상식 21.03.25 990 17 15쪽
2 제2장. 미스터 제로 +1 21.03.24 1,235 17 18쪽
1 제1장. 오로라를 가진 사내 21.03.17 1,526 2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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