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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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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Grey
작품등록일 :
2021.03.17 17:43
최근연재일 :
2021.04.08 05:06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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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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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307

작성
21.03.26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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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1. 너 내꺼 - 확인사살

모든 내용은 순수 허구입니다. 특정 인물, 회사나 단체, 학교와 아무 연관없습니다.

이 소설은 Earl Grey의 '문화 소설'입니다.




DUMMY

“으악!”

성곡은 펄쩍 뛰면서 레즈니코프의 손을 떨치고 물러났다. 자기도 모르게 어릴적 한국에서 하던 욕설이 튀어나왔다.

“X발.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고함치는데 레즈니코프의 두 손은 성곡의 팔을 완전히 결박해버렸다. 강철집게가 손목을 조르는 것 같았다.

끔찍하고 지독한 고통이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었다.

성곡은 진주구슬을 사용하려했지만 레즈니코프를 겨냥할 수가 없었다.

“놔!”

하면서 발로 레즈니코프의 면상을 걷어찼다. 그러나 구멍이 뚫리고도 부활 또는 살아있는 레즈니코프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관속에서 몸을 일으키며

“숨을 좀 죽여서 야금야금 먹으마. 이번에는 발악해도 소용없어.”

하고 징그럽게 웃었다. 가슴에 뚫린 구멍 뒤로 벽이 보였다.

성곡은 억지로 팔을 움직여 진주구슬을 몇 번 쏘았지만 레즈니코프가 움켜쥐고 있어 그를 맞추지는 못했다.

“좀 도와줘!”

델모어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델모어는 벌벌 떨면서 소리쳤다.

“무섭단 말예요.”

성곡은 발버둥치면서도 기가막혀 욕했다.

“저 게, 저 딴 게 저 것도 괴물이라고!”

레즈니코프가 입을 크고 벌리고 웃으며 말했다.

“앤 델모어, 우리끼리 이야기는 좀 있다 하지.”

“네, 보스.”

델모어가 순종적으로 대답했다.

성곡은 그게 미워서 닿지도 않은 발을 뻗어 델모어를 차려고 했다.

델모어가 기척을 느끼고 조금 더 거리를 두고 물러 났다.

'퍼킹 빗치'

하고 속으로 욕하며 성곡은 무릎을 세워서 레즈니코프와 자기 사이를 막았다.

발로 밀쳐서 손을 놓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러나 건장한 레즈니코프의 힘은 성곡보다 강했다.

성곡은 어제 그럴 여유나 이유도 없었지만 레즈니코프의 손을 없애버렸더라면 하고 후회했다.

그 순간에 성곡의 가짜 시체가 들어있던 관이 델모어의 힐에 닿아 벌컥 밀리며 레즈니코프가 서있는 관에 부딪혔다. 쿵! 소리와 함께 레즈니코프가 중심을 잃고 기우뚱했다.

성곡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혀있던 팔을 돌리자 레즈니코프가 관으로 다시 쓰러졌다.

성곡은 관에 걸친 그의 팔을 구둣발로 세차게 짓밟았다.

두터운 손목 뼈를 끊어 버릴 작정이었다.

레즈니코프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앤 델모어!“

델모어가 벽까지 도망가서 기겁하며 소리쳤다.

“실수였어요. 보스.”

레즈니코프는 자세가 좋지 않아 일어서지 못했다.

다리가 미끄러운 보존용액 속에서 꼬여버렸다. 다시 밟아대는 성곡의 발을 어찌지도 못했다.

레즈니코프는 어쩔 수 없이 델모어에 대한 분노를 삼키며 그 상태로 하이잭킹을 시도했다.

성곡은 온 몸이 꽉 조인듯 속박됨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두 팔로 지난 번과 같은 힘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욕을 해야 하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어제 레즈니코프에게 처음 하이잭킹을 당할 때와 달랐다.

몸으로 들어와 가슴으로 소용돌이치면서 빨려들어가 버렸던 그 힘이 이제는 성곡을 완전히 억압하려 했다.

자기 몸속에서 무언가가 레즈니코프의 하이잭킹을 돕고 있었다.

성곡은 델모어에게 받았던 오리진으로 저항했지만 기차를 마주한 승용차 꼴이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없었다면 벌써 몸을 빼앗겼다.

“포기해!”

하는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들렸다.

아침에 잠시 회의에 젖어 있을 때 들었던, '진짜?'하던 그 목소리였는데, 다시 듣고 보니 레즈니코프가 음성을 낮춰서 말할 때와 비슷한 데가 있었다.

레즈니코프가 자신의 힘을 가지고 성곡의 몸에 깊숙히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퍽! 소리와 함께 잠시 주춤했다.

보니 델모어가 레즈니코프의 등에 마상 결투하는 기사들의 랜스 같은 긴 창을 찔러넣고 있었다. 창은 그녀의 손목에 가느다란 실로 연결되어 있었다.

“버틸 수 있겠어요?”

하고 델모어가 물었다.

성곡은 완강한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델모어의 손목에서 창 하나가 더 날아가 레즈니코프의 목 뒤에 박혔다. 관통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레즈니코프는 자기의 몸을 신경쓰지 않았다. 그에게 지금의 몸은 헌 옷이었다.

델모어는 이를 악물더니 네 개의 창을 손목에서 뽑아냈다.

손목에서는 폭이 넓은 은색 팔찌가 보였다. 그냥 있어도 죽을 건 같던 성곡은 순간 섬찟함을 느꼈다.

“너.”

하는 소리가 겨우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델모어의 성곡을 향해 창을 겨눴다.

레즈니코프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새옷이 찢어질 판이었다. 헌옷이라 여겼던 몸의 입을 움직여 소리쳤다.

“앤 델모어! 너 해.”

습관적으로 '너 해고야.' 소리를 지르려다가 멈췄다.

그때 성곡이 잘 열리지 않는 입을 달싹이며 말했다.

”오셀로.”

레즈니코프가 불길함을 느끼고 자기도 모르게,

“뭐?”

하는 소리를 냈다.

성곡이 말했다.

“너 내꺼 (You belong to me).”

성곡의 몸속에서, 성곡의 머릿속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성곡이 지른 것은 아니었다.

침투한 레즈니코트의 정신이 산개해있던 성곡의 정신에 동시 동화되면서 지른 비명이었다.

레즈니코프의 포위 당하지 않았던 힘과 정신은 급하게 원래의 몸으로 철수했다.

성곡의 손을 놓아버린 레즈니코프는 다시 성급했던 자신과 성급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앤 델모어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벌떡 일어섰다.

하이잭킹을 포기하고 성곡과 델모어를 죽여버릴 작정이었다.

성곡에게 다시 힘과 정신을 빼앗겼지만 아직 델모어나 성곡을 죽일만한 힘은 있었다.

델모어가 날린 창이 그의 주변에서 보이지 않는 벽에 막힌 것처럼 튕겨 나갔다.

성곡이 말했다.

"물러서.”

레즈니코프는 극심한 고통속에 보존액 속으로 거꾸러졌다.

몸속에 침투한 무엇인가가 그의 몸과 정신을 분해하고 갈아버리고 있었다.

“아아아악!”

레즈니코프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이미 여러 군데 구멍이 뚫리고 만신창이된 그의 몸이 보존액 속에서 말라비틀어지고 있었다.

두 명 다 죽일 듯이 우악스럽던 델모어가 두려움에 차서 성곡에게 물었다.

“왜, 왜 저래요?”

그 다음에 대답을 듣지도 않고 레즈니코프에게 물었다.

“보스, 괜, 괜찮아요.”

성곡은 레즈니코프에게 졸렸던 손목이 심하게 아팠다. 풀고 털썩 주저 앉으며 중얼거렸다.

“타고난 더블스파이(doulbe spy, 이중 간첩)네. 젠장할 FuXXX BiXXX.”

“보스.”

하고 걱정스럽게 말하며 다가가면서도 델모어는 등 뒤에 창들을 만들어서 레즈니코프를 겨냥했다. 다시 보니 창보다는 가시에 가까웠다.

성곡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약 먹었어. 저 정도면 못 살아나.”

레즈니코프는 목을 비롯한 전신의 근육이 경화되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보존액 속에 가라앉아 버렸다.

그 대단한 지배자 하이잭커도 속수무책이었다.

보존액 위로 희미한 연기가 피어 올랐다. 다량의 파라콰트가 환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활성 산소다.

보존액 위로 허술한 인쇄의 노란 봉투가 떠올랐다.

“파라콰트?”

하며 델모어가 성곡 쪽을 보았다.

“아니, 트로이 목마.”

성곡이 가운데 손가락을 세웠다.

“저 안에 던져 넣고 이걸로 터뜨려 버렸지. 하이잭커든 뭐든 원자에서 전자를 강탈 당하는데 무슨 수로 버텨.”

하이잭커는 눈에 안 보일 뿐이지 물질이 아닌 것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우주가 넚어도 물질이 아닌 정신 만으로 존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물질로 이루어진 생명체라면 원자와 분자가 있고, 원자에서 전자를 빼앗기면 구조 자체가 붕괴되고 만다.

델모어는 용액 속에서 말라비틀어져 죽어버린 레즈니코프의 끔찍한 모습을 보며 치를 떨었다.

“코크 당신 정말!”

“난 너한테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었어. 위험하니까.”

싸움 중에 완강한 눈빛을 보냈던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하! 마음으로만.”

“입이 안 열리는 걸 어떻게 해.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거야. 하지만 넌 나를 죽이려 했지.”

성곡이 경멸하듯이 보았다.

델모어가 변명했다.

“난 레즈니코프씨를 죽이려 했어요. 그가 당신 몸에 들어갔으니까.”

“네가 그 짓거리 안했으면 레즈니코프를 좀 더 흡수할 수 있었어.”

“그런 계획이 있었으면 미리 말해주든가. 나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요.”

델모어가 항의했다.

“내가 끝까지 당신편에 선 건 인정 안해요?”

“레즈니코프편에도 끝까지 섰지. 그를 죽이지는 않았으니까. 그가 자기 몸으로 돌아갔을 때 넌 죽이려면 바로 죽일 수 있었어.”

성곡은 델모어를 몰아세웠다.

델모어가 화를 냈다.

“아, 그걸 누가 몰라요? 굳이 말할 필요 없잖아요. 어쨌든 레즈니코프씨는 죽었는데.”

“믿을 수가 없어.”

성곡은 머리를 흔들었다.

델모어가 노려보며 말했다.

“그래도 아마 큰 틀에서는 믿을 수 있을 걸요?”

“원래 이중 스파이가 그런 거고.”

성곡은 손가락으로 자기의 가짜 시체가 들어있는 관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 제자리 가져다 놔. 여기 청소도 좀 하고.”

델모어가 입을 꾹 다물고 그의 말대로 했다.

성곡이 말했다.

“나는, 네가 처녀라는 걸 믿을 수 없다는 거였어. 습관적 양다리.....”

델모어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생긋 웃었다.

“그건 다른 문제고...... 한국 드라마 보니까 나 같은 사람을 '핵 인싸'라 하던데.”

넷플릭스에 올라오는 추천 보면 한국 드라마가 인기는 인기였다.

델모어는 정상적인 '년'이 아니다. 괴물이니 인간도 아니지만.

성곡은 손목뼈도 부러지거나 금이 간 것 같았지만 무엇보다 골이 깨어질 듯 아픈데도 쉴 수 없었다. 속도 불편해서 토하고 싶었다. 델모어를 상상하면서 속을 다스리고 싶지는 않았다.

“어떻게 할 거예요. 이 안에 들어갈래요 말래요?”

하고 델모어가 물었다.

성곡은 유리관에 들어가 쉬는 게 차라리 낫겠다고 생각했다.

병신 같은 하이잭커 놈, 나는 범인으로 현장에 돌아온 게 아니라 확인사살하러 온거야.




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읽을만하면 추천해주시고, 모자라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격려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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