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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스트렌
작품등록일 :
2021.03.17 19:01
최근연재일 :
2021.04.05 14:5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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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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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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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군인(1)

DUMMY

상담룸을 향해 걸어가는 도중에 상진이 현양의 어깨를 잡았다.


"왜 그렇게 무서워하고 있어? 어깨 피고! 당당하게! 우리에겐 전적이 있잖아!"


그래, 물론 전적이야 있다.


한 소녀의 불면증을 치료해준 전적이었으나, 지금의 일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그렇기에 현양에게 위로가 될리가 없었다.


숨길 수 없는 찝찝함을 마음에 남겨두고, 상담룸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문 안에는 경찰서에서나 볼법한 풍경이 드러났다.


이렇게보니 억압감이 마음을 더욱 짓눌렀다.


"안녕하십니까. 군인 김철수입니다."


상담룸에 들어서자 이미 기다리고 있었던 김철수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질문에 답해주셔야 하셔서 어쩔 수 없이 방문을 요청했습니다."


상진이 머리를 긁적이며 웃자, 군인은 손사래치며 괜찮음을 표했다.


김철수의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걸 확인한 상진은 현양에게서 서류를 건네받고, 김철수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추가저긴 설명 타임이 모두 끝나고서 알아낸 것은,


파병을 끝 마친 이후에 갑작스런 건망증이 돋았다.


머리 속에서 가족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맴돈다.


죽은 전우들의 비명이 들린다.


정도 이다.


대략적인 정보를 가지고, 김철수를 향해 드리머를 손에 들려주었다.


상진도 드리머를 착용할려다가 문득 김철수에게 고개를 돌렸다.


"먼저 꿈 속에서 대기하세요. 저희는 몇 분 있다가 들어가겠습니다."


드리머를 건네받은 김철수는 드리머를 착용하고서 근처 침대에 누웠다.


바닥에 놓여진 드리머를 현양에게 내밀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제부터가 실전이니까 기대해도 좋아!"


고개를 뜨덕이고, 머리에 장착할려는 찰나에.


"이거 껴."


현양의 드리머 뒷쪽에 꼽히는 소리가 났다.


"이게 뭐죠?"

"있으면 좋은거."


원율은 현양을 바라보다가 끝내 상당룸 밖으로 나섰다.


딴 곳을 보고있자, 상진이 어깨를 두둘겼다.


"이제 잠들 시간이예요 현양 씨."

"아, 네."


상진이 재촉하는 바람에 현양 또한 눈꺼풀을 내렸다.


1.


2.


3.


몇 초인지도 모를 시간이 지나고서 내려져있었던 눈꺼풀이 다시금 올라갔다.


눈을 뜨자마자 포착한 건 어느 가족의 식사였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식사 중에 오가는 도중에 얼굴에 검정색 낙서로 칠해져 있는 여자가 입을 열었다.


"그거 그냥 안가면 안되요?"

"나도 안가고 싶은데, 어쩔 수 없어. 나라의 부름인걸."

"아빠, 또 어디가?"

"응, 그냥 어디 멀리 나갔다 오는거야. 나가서 맛있고 재밌는거 많이 사올테니까 아빠 보고싶어도 조금만 참아? 그럴 수 있지?"

"나눈 아빠랑 가치 있는게 좋운데."

"아빠가 최대한 빨리 올께."


남자는 웃으면서 작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철수님의 가정사인가보네."

"헉?! 언제 오셨어요?"

"아까부터 보고 있었습죠."


윙크를 할려다가 아까보다 축 쳐진 현양의 얼굴을 보고, 기침을 하며 화면을 옆으로 돌렸다.


"좀 더 당겨봅시다."


영화의 필름마냥 식사 장면은 사라지고서새로운 장면이 자리를 차지했다.


인형들, 정체모를 빨간 액체 웅덩이 그리고 터져나온 솜들.


얼핏 보기엔 그저 아기의 몹쓸 소행처럼 보였다.


현양은 고개를 움직이며 상황을 두리번거렸다.


아직 파악이 안된 모양이다.


그에 비해 상진은 인상을 구겨가며 현장에서 시야를 회피했다.


심지어는 구역질이 날려는 듯 보였다.


"누가 이런 짓을 한걸까요? 아기가 인형을 가지고 놀다 그런 걸까요."

"뭐라고요?"


헛구역질을 연달아 하던 상진이 여전히 구겨진 표정으로 현양을 보았다.


현양의 눈엔 아기의 장난.


그러나, 상진은 아니었다.


인형은 사람,


액체 웅덩이는 비릿한 피 웅덩이,


솜들은 사람의 내장 이었다.


상당히 높은 정신 오염도를 자랑하는 광경이었을 터인데, 경력있는 상진과 달리 멀쩡했다.


곧이어 상진이 소유하고 있던 무전기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지각 기만 장치를 장착해놨어. 그냥 모른 척해."


현양에게 꽂았었던게 지각 기만 장치였나.


무전기를 통해 전달된 원율의 메시지는 혼란스러웠던 머릿 속이 정리되기에 완벽했다.


사람을 차별한다며 불만을 토로할려고 했으나, 일단 나가서 할 일이고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돌아다니는 저 어린 양을 인도해야한다.


"현양 씨, 일단 절 따라오세요. 이 장면에 그만 눈독 들이시고요."


아무렇지도 않게 인형을 뒤집기도 하다가 들어보기까지 하는 현양을 막고,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켰다.


인형에게 관심을 주던 현양은 상진의 재촉을 듣고나서야 발걸음을 옮겼다.


피범벅 세상에서 벗어난 상진은 허공에 손을 뻗었다.


-끼익


"우리의 정보통이 되어줄 공간! 바로 이곳!"


현양의 앞으로 손을 펼치면서 안내했다.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계속해서 나타나는 신기한 광경에, 현양은 눈을 번쩍이며 다리에 시동을 걸었다.


원율 앞에선 조용했던 현양이었으나, 이 곳에선 유독 신나보였다.


상진은 그런 현양의 손을 잡더니 뒤로 끌어당겼다.


"함부로 돌아다니다가 진짜 큰 일 날수도 있어요."


신입인 사실만으로도 위험하지만, 지각 기만 장치를 장착했다는 사실이 더해진 것만으로 현양의 위험도는 극상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여긴 '마을' 이야. 의뢰자님의 마음 속을 구체화시킨 곳이지요."


"'마을' 이라면 사람들도 살고 있나요?"


"물론이죠. 아직 주민들이 위험한지 아닌지 몰라서 문제지만."


눈썹을 내리고 아쉽게 웃는 상진을 보며 현양은 '마을'로 걸어갔다.


"뭐해요! 얼른 가자구요. 정보 찾아야하잖아요?"


소풍이라도 온 것마냥 들뜬 현양은 상진의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지, 말만 홀연히 남기고는 '마을'로 내려갔다.


"같이 가요 현양 씨!"

"어라···?"


얕게 깔린 안개를 뚫고 들어간 '마을'의 모습은 상당히 망가진 모습이었다.


"이번에도 모두가 죽어버릴거야!"


"아아···"


"물! 물!!"


마을 곳곳에는 불이 번져 있었고, 사람들은 아우성치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몇 몇 사람은 이성을 잃고 떨고 있기도 했다.


현양은 상상했던 마을과는 거리가 멀었는지, 한동안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계속 지켜보던 현양의 멈춰진 시야엔 무언가가 추가되었다.


어떤 사람이 끌고 있는 소방차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대야에 물을 담아가져가던 사람들 밖에 없었는데.


자세히 보니 소방차 안에는 상진이 탑승하고 있었다.


"현양 씨! 얼른 불을 끄세요!"


다급한 말이 들려오자, 현양은 정신을 붙잡고서 불을 진압하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퍼붓는 물세례에도 불구하고 불은 사람들을 한차례 집어삼켰다.


허나, 불의 기세보다는 물의 기세가 더 우세였다.


마을이 통째로 잿더미가 되고나서야 불은 진압되었다.


"다행히 피해는 크지 않아."


"다친 사람들 빨리 이송해!"


"또다시 화마가 우릴 닥쳤어. 작은 피해로 끝난게 다행이겠지···?"


이게 작은 피해라면 큰 피해는 얼마나 극심한건가.


마을의 상태는 볼 필요도 없이 처참했다.


화마에 집어삼켜진 사람들은 잿더미만도 못해 소멸해 사라져버렸다.


상진은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중 한 주민을 붙잡았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겁니까?"


"화마가 또다시 우리 마을을 덮친거요. 예전엔 평화로웠는데 어찌 이리 된건지 원."


타버린 마을을 씁쓸하게 쳐다보다가, 시선을 회피한 주민은 그대로 자리를 이탈했다.


화마가 마을을 덮친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듯 싶었다.


"현양 씨. 저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기억을 조사할테니 마을 시림들을 보살펴 주시고 정보를 모아주세요."


불균형한 미소를 지으며 현양에게 손을 내밀었다.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토스하고는 절도있게 마을로 걸어갔다.


이제 상진이 해야할 일은 화마의 원인을 찾는 것이다.


본래 이 일은 원율 선배가 해야하는 것이기에 이질감이 느껴졌으나 이래봬도 경력이 있지않은가.


상진은 모서리만 희미하게 보이는 문을 열어 제꼈다.


"그래, 길고 긴 필름들아 반갑다."


허리를 숙인채, 길게 늘비된 필름들을 살펴보았다.


가족과의 이별을 끝냄과 파병을 끝냄의 사이를 찾으면 될 터이다.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가족들은 안타깝지만 일단락하고서 전쟁터에 발을 담궜다.


"이것 봐. 오늘도 왔어."

"키키킥. 자기 손으로 죽였는데도 아무런 죄책감 없는것 좀 봐."

"역겨워 역겨워."


썩어문드러진 시체 사이에서 각자의 영혼이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만히 서있는 김철수였다.


'난 잘못한 게 없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바라보며 가슴을 부여잡으며 말하고 있었다.


"그만."


날카로운 목소리가 전장의 공기조차 멈추게 만들었다.


시끄럽게 떠들어 대던 영혼들의 목소리와 김철수의 움직임이 완벽히 정지했다.


"정보 수집부터 해볼까나."


상진은 썩은 내와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전쟁터에서 코를 틀어막고는 이것저것 뒤져보기 시작했다.


"이, 이건?"


산산조각나 흩어져있는 김철수의 몸의 잔해물이 눈에 띄였다.


김철수는 살아있을텐데?


문득 소름이 돋은 상진이 냄새와 그로테스크한 전쟁터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앞에는 무수히 많은 김철수의 시체들이 널려있었다.


적의 숫자보다 김철수의 숫자를 세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이다.


떨리는 손을 무전기에 가져갔다.


"원율 선배, 이게 뭐죠?"

"전쟁에 의한 희생."


떨리는 목소리와 반비례하게 냉랭한 목소리가 답해줬다.


물론 원율이 질문에 따른 정답을 말해주었으나, 상진이 원한건 아니었다.


"시체가 어째서 여러 개인거죠?"

"군인은 소모품이 아니지. 부폐하거나 죽으면 다시 소생해서 사용하면 되는거야."

"어째서 이렇게 잔인할수가 있는거죠?"


무전기를 통해 전해지는 상진의 목소리에는 여러가지 감정이 묻어져 있었다.


음질이 변질된 소리였으나, 원율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상진, 정신 오염도가 심각해. 왠만하면 당장 거기에서 떠나."


"하지만 지금 여기서, 서, 서."


전만해도 멀쩡했던 무전기의 음질이 급격하게 낮아지며 파열음을 남겼다.


"뭐야 이거 상태가 왜 이래?!"


무전기를 향해 손짓을 하지만 여전히 무반응을 유지했다.


아무래도 깊어도 너무 깊게 들어온 모양이었다.


그 때 무전기의 불빛이 번쩍이며 원율과는 다른 채널이 띄여졌다.


채널이 바뀌어짐과 흐느끼는 소리에 이어서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김상진 선배님, 저 갇혔는데 어떻하죠?"


분명 현양의 목소리였으나, 분위기는 평소와 완벽히 달랐다.


"무슨 일이야?! 지금 어디있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집에 들어가봤는데 너무 어두워서 길을 헤매고 있어요."


-빠득.


이빨과 이빨이 서로 부딪히며 소리가 일그러졌다.


"거기 가만히 있어! 지금 달려갈테니까!"


「기억의 보안이 위해를 받고 있습니다. 긴급 조치를 취합니다.」


"컥?!"


순간적으로 상진의 복부로 날아오는 고무탄.


고무탄이었으나 머리에 맞았다면 정신을 잃었을 것이 틀림없었다.


고무탄의 시작점을 찾기 위해 눈동자를 굴렸다.


눈동자가 멈춘 장소는 바로 뒤쪽.


영혼들이 찢어진 웃음을 띤 채로 상진을 향해 총을 일제히 겨누고 있었다.


"그만!"


고무탄이 발사되었던 총의 방아쇠에 다시금 손이 올라간다.


"그만하라고!"


손가락이 방아쇠에 걸쳤다.


"젠장할!!"


방아쇠가 천천히 안으로 옥죄어간다.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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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자아분열증(1) 21.03.27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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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감시관(1) 21.03.27 9 0 14쪽
11 실연(4) 21.03.25 10 0 11쪽
10 실연(3) 21.03.25 14 0 11쪽
9 실연(2) 21.03.25 9 0 11쪽
8 실연(1) 21.03.25 10 0 11쪽
7 정 의사 21.03.25 1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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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군인(2) 21.03.21 16 0 11쪽
» 군인(1) 21.03.20 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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