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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스트렌
작품등록일 :
2021.03.17 19:01
최근연재일 :
2021.04.05 14:5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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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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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7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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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관(2)

DUMMY

투명하면서도 미끄러운 재질이 신발에 닿았다.


마치 유리를 밟는 감촉이었다.


"흐랴압!"


균형을 잃기 전에 팔을 돌리며 힘을 받은 도끼날이 두꺼운 유리벽에 닿았다.


찢어질 듯한 소리가 맺히면서 불꽃이 얼굴로 튀었다.


"치잇-"


상관없다.


이런 고통은 이미 익숙해진지 오래였다.


원율은 반대손을 피더니, 도끼 한 자루를 만들어냈다.


벽을 박차면서 깊히 들어가있는 도끼를 끌어당겼다.


다시 한번 휘둘러지는 도끼.


추진력과 합세해서 내려찍은 도끼는 파열음과 함께 깊숙히 들어갔다.


"이 텐션을 유지하면서 올라가면 돼."


한 두번 시도해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다.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크윽···"


만땅이었던 체력은 진행형으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아마 약을 복용하지 않은게 한 몫을 하고 있었을 것이리라.


안좋은 상황이 엮이자, 원율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다.


"이렇게 올라왔는데 아직도 절반이라고?"


분노어린 도끼가 벽을 강타했다.


카가각-!


처음엔 기세가 좋았으나, 마지막에 힘이 풀리는 탓에 불꽃이 그어진 방향을 따라 번쩍였다.


내려가며 새겨진 선명한 불꽃은 유리에서 벗어나면서 아래로 떨어졌다.


힘없이 나가떨어지는 도끼와 함께 원율의 고개로 향했다.


그나마 표정을 읽을 수 있었던 상진과 시관의 모습은 이젠 점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수렁에서 부는 아찔한 바람이 원율의 피부를 스쳐지나갔다.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마음을 장악했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있겠나.


도끼를 손에서 놓는다면 다리 하나는 무조건 나가 떨어질게 뻔했다.


어찌되었든 올라갈 수 밖에 없다.


"힘이 들어가질 않아."


도끼에 들어간 힘이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부서진 목각인형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빠져나가는게 우선이야."


목각인형이 되든 안되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고민할 시간도 아깝다.


중력에 휩쓸려 떨궈져 있던 팔을 관성의 법칙을 사용해 공회전하며 벽 앞까지 도달했다.


불꽃만 튈 줄 알았던 도끼날은 보기좋게 벽에 걸렸다.


원율은 타들어가는 피부 조직을 무시하며 계속해서 팔을 휘둘렀다.


많이는 아니라도 조금은 진전이 있었다.


일 센치 라도 올라가기 위해 도끼를 뻗었다.




***




"흐으···이런 망할."


피부 조직이 불타는걸 넘어서 이제는 살려달라며 괴성을 질러댔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팔에는 지끈거리는 감각만이 둘러져있다.


"매달리는게 최선인가."


원율은 대롱거리며 상공의 바람에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위쪽은."


아득한 바닥을 내려다보던 시야를 위로 올렸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도착이었는데 말이지."


도끼를 두번만 더 찍으면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알다시피 그럴 힘은 남아돌지 않은 상황.


원율은 바닥을 향해 대롱거리는 팔을 억지로 끌어올리고, 도끼를 지그시 바라봤다.


한동안 도끼날부터 손잡이까지 훑어보다가,


그대로 손에서 놓았다.


손아귀에서 벗어난 도끼는 자유롭게 아래로 떨어졌다.


"호출 키트."


원율이 허공에다가 말하자, 비어있는 손아귀 안에 직사각형의 도구가 들려졌다.


"신호는 잡히나?"


호출 키트에는 아무런 반응도 잡히지 않았다.


혹시 몰라 위로 손을 들어 이리저리 휘둘러보았다.


"잡힌다!"


아래에선 묵묵부답이었던 호출 키트가 위로 올라가면서 코드가 띄어졌다.


가까스로 고도가 닿은 모양이다.


"그나마 다행이군."


신호가 닿은걸 확인한 원율은 마른 침을 삼키며 도끼눈으로 손을 올려놓았다.


"호출 키트 사용."


원율의 말이 키트 안으로 들어가면서 1분 타이머가 흘러가기 시작했다.


숫자가 점점 사라지면서 손에도 긴장이 풀려갔다.


어떻게든 고정하기 위해서 도끼를 잡고 있던 손도 도끼눈으로 옮겨서 키트를 잡게 했다.


도끼에 손을 떼자, 도끼가 움찔거리면서 느슨해졌다.


아무래도 더이상 버티는건 무리인 듯 보였다.


벽에 박혀있었던 도끼날은 걸쳐있다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30초.



미세한 움직임에도 도끼가 흔들거린다.



15초.



키트를 잡고 있는 손마저 쥐는 힘이 사라지고 있다.



5초.



도끼날이 벽에서 벗어났다.



0초.



벽과 닿아있던 도끼는 하늘을 날았다.



아-



원율 또한 하늘을 날았다.


순간, 시간이 느려지는 것 같았다.


떨어지는구나.


자신의 결말을 직감한 원율은 눈꺼풀을 내렸다.


여한 없는 삶이었,


"커헉!"


유언을 날리려던 찰나에, 등에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이, 이건?"


원율이 일어서며 포착한 것은.


"수송선?"


네 개의 프로펠러가 바람을 일으키며 허공에 떠있는 넓직한 수송선이었다.


"죽는 줄 알았네."


원율은 그 자리에 털썩 눕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수송선은 원율을 이어 상진과 시관도 마저 태우고서 하늘로 올라갔다.


드디어 수렁이 아닌 정상적인 바닥을 밟게 되었다.


"이야- 얼마만에 평범한 바닥입니까?"

"그러게요."

"다 원율 선배 덕분이죠~"


다행히 이야기꽃을 피우며 안전하게 편집실로 내려졌다.


"저장한게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네."

"선배, 복구하는거 도와드릴게요."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

"시관 씨는 나가계세요."

"네···"


시관은 고개를 숙이고,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걸어나갔다.


"마지막 작업 시작하자."

"넵."


시관을 뒤로 하고, 작업이 재개되었다.




***




"수고하십쇼, 선배."

"그래, 너도 수고 많았다."


허리를 꺾어 인사를 보낸 상진은 손짓을 몇번하고는 먼저 자리를 떠났다.


원율은 자리에 남아 파괴된 공간을 메꾸고 있었다.


"음? 이건···"


뚫린 공간에 파편을 붙이던 도중에 무언가를 발견했다.


원통형 도구가 메꾸지 않은 구멍으로 굴러가고 있길래, 손으로 잡아챘다.


"꿈 수렁 탈출용 후래쉬?"


후래쉬가 땅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 내꺼가 아닌데?"


소유자는 비공개로 표시되어있다.


원율의 것이라면 소유자가 원율이라고 떴을 것이다.


어디서 굴러떨어진지는 모르겠으나, 수렁에 빠졌었던 적을 생각하니 참 신기했다.


"기가 맥히는 우연이네."


원율은 구경하다가 후래쉬를 상자 속에다가 집어넣었다.


상자에서 손을 빼내고는 남은 구멍을 메꾸었다.


"돌아가서 약이나 복용해야겠군."


수렁 사건 때문에 가뜩이나 머리가 지끈거려 약을 향한 욕망은 더 커져갔다.


눈을 깜빡이는 것만으로 꿈에서 나왔다.


"머리가 아퍼."


원율은 손으로 머리를 잡으며 아른거리는 초점을 맞추려 애썼다.


문을 열고나니 상진과 현양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게 보였다.


모임에 참여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원율은 당장 자신의 책상으로 몸을 이끌었다.


옆에서 무어라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이명과 섞인 바람에 뭔소리인지 알아 들을 수 없었다.


모든 방해물을 뚫고서 마침내 책상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약, 약이 어디있지?"


책상을 쓸어넘겼다.


키보드와 모니터를 치워보아도 통 보이질 않았다.


서랍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점점 이명과 환각으로 머릿 속이 채워져간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약을 복용하고 가는건데."

"선배? 괜찮아요?"


상진이 비틀거리는 원율에게 손을 내밀었다.


부축이 목적이었으나, 원율은 보이지 않은지 책상을 뒤지는 행위를 반복했다.


"약이 필요하신가본데."

"무슨 약인지 알아?"

"여기 책상 위에 맨날 두시는데, 왜 지금은 안보이지?"


우왕자왕하며 사무실은 혼란의 도가니가 되었다.


원율의 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느려지고 있다.


그 때, 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으쌰- 갔다왔습니다! 역시 청소는 좋은거지 말입니다."


어깨를 스트레칭하는 등장하는 시관이었다.


마침 급한 상황인 터라 상진은 곧바로 시관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시관 씨! 약봉지 찾는것 좀 도와주실 수 있어요?"

"예?"

"약봉지가 책상 위에 있었는데 사라져서요!"


열려있는 문에 서있는 시관이 턱을 어루만지며 눈동자는 굴렸다.


"그거라면 제가 치운거 같습니다."

"치웠다고요?! 어디로요?'

"필요없어 보이길래 그냥 버렸는데···"


상진은 시관의 말을 듣자마자 바로 뛰쳐나갔다.


현양은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원율을 부축해서 소파에 눕혔다.


누운 시점에서 몇 분정도 지나자 원율의 반응이 사그라들었다.


이제야 말할 여유가 생긴 현양은 원율에게 위로의 문장을 건네었다.


"괜찮으세요?"


그러나 죽은 듯이 반응을 하지 않았다.


"저기, 원율 씨?"


아무래도 기절을 한 것으로 보였다.


"머리를 축일 수건을 가져와야겠어."


현양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근처에 있는 수건을 챙겼다.


자리를 뜨고 있을 동안에 간호를 부탁하려고 시관을 찾았으나,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왜 중요할 때 사라지신거야."


시관의 행동으로 이런 일이 발생했음에도 시관이 무책임을 선사하자, 현양은 짜증이 밀려왔다.


"나중에 만나면 한소리 해야겠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지금은 원율을 간호하는게 우선.


현양은 화장실에서 수건에 물을 묻히고서 원율에게로 향했다.


분명 기절했을거라 생각되었던 원율은 소파에서 일어서 있었다.


"원율 씨? 지금 일어서도 괜찮아요?"

"아, 그래. 기분이 영 안좋네."

"원율 씨?"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차분하고, 고요했던 분위기가 섬뜩함으로 변질되어갔다.


"넌 누구야?"

"저, 저요? 현양이잖아요? 선현양이요."

"난 너 모르는데?"


원율이 머리를 손바닥으로 누르며 현양을 노려봤다.


가늘게 뜬 눈이 현양을 파고들었다.


"나는 널 모르는데, 너는 날 알고 있다고?"


원율이 머리를 누르던 손을 내려놓았다.


"이틀 전에 제가 새로 들어왔잖아요?"

"아아- 쫑알쫑알 거리네. 시끄러워, 시끄러워."

"예? 아니 무슨···"


소파에서 일어난 원율은 부엌으로 발자국을 찍었다.


"난 조용한게 좋단 말이야."


부엌에서 멈춰진 원율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훑었다.


"하하! 이게 좋겠네."


뭔가 발견한 원율은 손을 뻗더니, 손가락을 굽혀쥐었다.


"워, 원율 씨? 뭐하시는 거예요?"


현양의 목소리가 조금씩 흐려져가다가 떨림으로 변했다.


원율은 뒷걸음치는 현양을 향해 돌아섰다.


"나는 사람 죽이는거 좋아하거든."

"오지 마세요!"


현양은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집어던지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럼에도 원율은 서서히 앞으로 발을 뻗었다.


손에 칼을 들고 다가가는 원율의 표정에는,



어느 때보다도 선명한 웃음이 그려져있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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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자아분열증(3) 21.03.27 10 0 10쪽
15 자아분열증(2) 21.03.27 13 0 11쪽
14 자아분열증(1) 21.03.27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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