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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스트렌
작품등록일 :
2021.03.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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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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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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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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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분열증(2)

DUMMY

"원율 선배, 괜찮아요? 뭐든지 하겠습죠!."

"아냐아냐, 너도 좀 쉬어."


상진은 물범벅인 수건을 가져가고 있었다.


손을 저으며 거절을 표하는 원율.


원율의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호의에 난해할 수 밖에 없었다.


"원율 씨, 그런데 약은 어떻게 하실거예요?"


아차.


기절한 것에 대해서 고민하느라 약은 머리에서 제외시켜버렸다.


약이 없는 상태로 지속된다면 악화될 위험도 있었다.


"약을 사러 가야죠. 빨리 가야···"


이마를 누르며 일어섰으나, 바로 소파에 앉았다.


그야 칼 난동 사태로 인한 극한의 피로도가 몸을 지배했으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저희가 다녀올께요."

"거기가 어딘줄 알고?"

"저, 김상진이 약명 정도는 달달 외우고 있지요!"


자신의 가슴을 주먹으로 두둘기는 상진을 보며 무심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가지 말라고 해도 나갈 기세였다.


"맘대로 해라. 밖은 위험하니까 다치지 말고."

"예엡!"

"네."


상진과 현양은 둘이 마주보더니 직각으로 인사하고,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근데 약명 뭔지 알아?"

"······"

"상진?"

"사, 사실 몰라."


순간 벼락이 친 듯 싶었다.


아니, 이미 쳤다.


"아니 약명을 모르면서 안다고 한거야?"

"모른다고 하면 나갈 변명이 없는걸."


현양이 원율 대신 이마를 짚었다.


상진은 시선을 회피한 채로 볼을 긁을 뿐이었다.


"어디 약국에 들려서 물어보자."

"그러는게 낫겠지?"


약명을 모른다면 질문하는게 인지상정.


상진과 현양의 발은 약국으로 방향이 설정되었다.



"자아분열증에 대한 약? 죄송하지만 없습니다."


"그런건 팔지도 않아요."


"딴 곳 알아보세요."


텅텅, 이라는 효과음을 넣어도 될 정도로 얻은 정보는 없었다.


예상이 완전히 틀어지자, 현양은 옆으로 눈을 돌렸다.


"원율 씨에게 여쭤봤으면 되었잖아!"

"아니, 이렇게 희소한 줄 몰랐지···"


난감하기 그지없다.


다시 돌아가서 약명을 묻기에도 참 꼴볼견이 따로 없을 것이다.


돌아갈지 더 찾을지 고민하던 찰나에,


"이야- 여기서 다 보네요?"


하얀 가운이 펄럭였다.


"정 의사님?"

"아이고, 반가워요~ 아가씨와 청년이 여기서 뭐하시는 걸까요?"

"정 의사님이야말로 무슨 일이세요?"


현양은 버터 바른 말을 칼로 두동강 내었다.


정 의사는 어깨를 올리며 모른 체 했다.


"전 무슨 용무가 있어서 왔다간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께서는 지금쯤 업무를 보시고 계실텐데요?"

"심부름때문에 나간겁니다."


대충 말하면 되겠지.


어차피 사실이니 상관없지 않은가.


애초에 상진이나 현양이나 정 의사와 엮이고 싶지 않다는건 똑같은 심정이었다.


그러니 더이상 말을 섞기 싫었다.


상진은 알아들었으리라 믿고, 몸을 돌려 발을 내딛었다.


잊어버리고 갈려는데, 뒤에서 웃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프흐흐, 참 유감이네요."

"예?"


정 의사가 흘러낸 말은 움직일려던 발목을 잡기에 충분했다.


상진은 고개만 정 의사에게로 돌렸다.


"뭐가 유감이신거죠?"

"제가 약명을 알고 있을수도 있음에도 그냥 가셔서요."

"···!"


이번에는 현양 또한 몸을 돌렸다.


"약을 찾는다는건 어떻게 아신겁니까?"

"프하하, 뻔하지 않습니까? 상진, 당신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차가우면서도 날카로운 말투.


상진은 아픈 곳을 찔렸는지, 인상을 구겼다.


"알려주시면 저희야 좋죠."


반면에 현양은 꾸며낸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상진의 얼굴에는 어둠이 드리웠다.


"누구 맘대로 좋다는거야?"

"왜 그래? 약명을 알고 계신다잖아."

"난 엮이기 싫다고."

"그 마음 알지만, 일단 참아."


현양은 눈 앞까지 다가온 상진을 천천히 밀어냈다.


잔뜩 찡그러지면서 답답함도 내포하고 있는 얼굴을 하면서 하늘로 고개를 올렸다.


두 손으로 손을 오그라트리면서 분을 삭히고 있다.


어지간히 화난 모양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양은 말풍선을 올렸다.


"알려주세요. 그 약명이라는거요."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요. 약명은 메톡린 이랍니다."

"정말 맞죠?"

"의심이 많네요. 정말이라니깐요?"


정 의사는 전보다 인자해진 웃음을 띄며 말했다.


현양은 의심의 눈초리를 날렸다.


그러나, 가드를 펼친 정 의사에 의해 무산되고 말았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행운이 따르기를."


상진은 정 의사를 흘겨보다가 현양과 함께 자리를 떴다.


정 의사는 둘을 지켜보기만 했다.


부릅 뜬 눈과 선명하게 올라간 입꼬리와 함께.




***




"상태는 괜찮으세요?"


사무실에 복귀한 현양과 상진.


상진의 팔짱에는 하얀 봉투가 걸려져 있었다.


"흐흑, 어떻게 해···"


사무실에 있는 원율의 얼굴은 눈물 투성이였다.


시간이 지나자 또다른 자아가 나온 것으로 보였다.


"괜찮으세요?"

"실수로 강아지에게 소리를 질렀어. 충격먹은거 같은데 어쩌지?"


우는 이유가 그거였구나.


평소에는 생명에 대해서 무안했던 사람일텐데 이렇게 변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원율은 고인 눈물을 닦아내며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약은 구했어?"

"물론입죠."

"이거 구하느라 엄청 힘들었다고요."


그래, 분명 힘들었다.


그것도 엄청나게.


신고 당할뻔 하기도 하고,


욕바가지를 먹기도 하는 둥.


갖가지의 수난을 겪었으나, 결과는 만족스럽게 획득할 수 있었으니 됐다.


이렇게 손에 메톡린이 들려있지 않은가.


적어도 가져온게 있다는 사실에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일단 예비책으로 가져온거예요."

"그래도 가져와준게 어디야. 고마워."

"에, 에헴! 뭘 이런걸 가지고요."


원율의 칭찬에 현양에 더불어 상진까지 얼굴이 빨개졌다.


"일단 제가 물에 녹여서 드릴께요."


상진은 얼굴을 손으로 숨기면서 부엌으로 달려갔다.


"이제 괜찮아지겠지?"

"당연하죠."


상진이 사라지고서 원율과 같이 있으니 색다른 느낌이 감돌았다.


마치 어린 아이를 보는 기분.


그런 기분이 현양에게 들고있었다.


"가져왔어요!"


마침 부엌에서 상진이 찻잔을 들고 나타났다.


그대로 건네받은 원율은 입으로 가져갔다.


"어떠신지?"

"두근두근."


잠시 찻잔을 기울이다가,


"맛있네."


원율의 극찬이 돌아왔다.


"어떻게 이런 맛이 나오지? 너무 맛있어."


입에서는 맛있다 라는 말이 연속적으로 나왔다.


"저희가 준비한 거라서 그런겁니다!"

"노력의 성과랄까?"


허리춤에 손을 얹고서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상진과 현양.


어느새 한잔을 비운 원율은 책상에 찻잔을 놓았다.


"모두 너희들 덕분이야. 정말 고마···"


마지막 말을 잇기 전에 원율을 골아떨어졌다.


아마도 약의 현상 중 하나일거다.


진통제를 먹으면 졸리는 것처럼 말이다.


"나만 원율 선배가 지금의 자아로 유지되었으면 하냐?"

"나도 동감이야."


원율에게 호되게 혼난 기억이 있었기에 둘은 아쉬워하며 쓴 침을 다셨다.


입가에 손을 대고 있던 현양이 문득 약통을 들어올렸다.


"원율 씨가 복용한게 메톡린인줄 처음 알았네."

"그러게."


상진은 의아해하며 현양에게서 약통을 건네받았다.


"근데 원율 선배가 약을 드시고서 바로 주무셨나?"



아-



불길한 촉이 머리를 스쳤다.


상진과 현양이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현양은 반사적으로 의자에 앉아 검색을 시도했다.


덩달아 상진도 약통에 써진 설명을 차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약통에는 기본적인 설명이 쓰여져있었다.


"프롤테인?"


프롤테인, 실어증을 회복하기 위한 약품.


심지어 자세히 보니 덧붙여진 흔적이 보였다.


상진은 재빨리 테이프로 부착된 프롤테인에 대한 설명을 떼어냈다.


스티커처럼 떼어내자, 새로운 설명이 감췄던 모습을 들어냈다.


이 약통의 '진짜' 설명이었다.


등이 섬찟해졌다.


컴퓨터로 시선을 옮겨보니, 현양도 상진의 눈치를 살피는 중이었다.


약통에 쓰여진 '진짜' 설명에는 이렇게 새겨져있었다.



「메톡린, 마약의 일종. 즉시 기억의 심연으로 들어가게 만들고, 최고의 쾌락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순간 뇌가 정지했다.


원율에게 준 게,


"마약이라고?"


손이 떨리면서 현양에게 향했던 시선이 원율으로 돌려졌다.


원율은 세상모르게 잘만 자고있었다.


심지어 헤헤 거리고 있다.


"이런 미친!"


상진의 비명을 시작으로 사무실 안이 아수라장이 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혼돈의 카오스는 몇 분동안이나 지속되었다.


그리고서 지금,


"어떻하면 좋지···"

"망했다. 망했어."


상진과 현양은 머리를 쥐어싸매며 얼어붙어있었다.


"내가 정 의사한테 따지러 갈게."


상진은 얼어붙은 몸을 불사지르며 일어섰다.


이 모든 일은 정 의사에게도 책임이 있는게 아닌가.


상진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더니 문으로 걸어갔다.


손아귀에 문고리를 집어넣고서 돌리자,


"안녕~ 여러분?"


정 의사가 나왔다.


"으아아악!"

"흐아아아!"


동시에 질러지는 비명.


정 의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죄 지은 사람처럼 왜 그러세요?"


저거저거, 눈빛에서 웃음이 나타나고 있다.


그 덕분에 알고 있음에도 모른 체하고 있는걸 한 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정 의사님, 책임지세요! 메톡린이 마약이라곤 말씀안하셨잖아요?"

"어이쿠, 마약이었습니까? 저는 몰랐네요."

"무슨?!"


정 의사는 어깨를 으쓱하며 입술을 올렸다.


올라간 입술은 그대로 초승달로 변하면서 상진을 가리켰다.


"우울해보이셔서 기분 좋게 만들어드렸는데 무슨 문제가 됩니까? 프하하핫!"


진짜, 정말로 한대 쥐어박고 싶다.


상진은 부들거리는 주먹이 정 의사에게로 뻗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 의사도 주먹을 보았는지, 놀란 표정으로 두 손을 흔들었다.


"이봐, 상진 씨? 한 배를 타고 있다는걸 까먹지 말아주실래요?"

"그 입을 평생 못쓰게 만들어드릴까요."

"릴렉스 릴렉스! 그동안 쌓인 정이 많으신데 이러시면 곤란하잖아요~"



팟.



팔이 뒤로 젖히면서 뻗을 준비 단계를 마쳤다.


"···?!"


그대로 정 의사의 면상에 내려꽂으면 될 터.


면상 앞까지 내지른 주먹이 우뚝 멈췄다.


"그만해요! 이런다고 해결될게 아니잖아요!"


고개를 돌려보니, 현양이 팔을 잡고 매달려있었다.


"맞아요, 이렇게 싸울게 아니죠. 원율 씨를 계속 저렇게 냅두시면 어떻게 될지 저도 모른답니다?"


비꼬는 어조로 말하는 정 의사는 히죽 웃었다.


"다음에 만나면 곰보로 만들어 드리죠."

"나와 무슨 관계인지 직시 하는게 좋아, 상진."


정 의사는 그대로 뒤로 돌더니, 문 밖으로 퇴장했다

상진은 이를 갈며 지켜만 볼 뿐, 다른 행동을 취할 수 없었다.


노려보고 있었던 현양은 문으로부터 시선을 떼어냈다.


"지금은 이런거에 흔들릴 때가 아니야."


그리고 바뀐 현양의 시선엔,


원율이 드리워졌다.


"지금은 원율 씨를 메톡린 에서 깨어나게 하는 것이 우선이야."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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