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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렌
작품등록일 :
2021.03.17 19:01
최근연재일 :
2021.04.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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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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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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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분열증(3)

DUMMY

두려움에 그을린 눈빛을 한 상진은 현양을 보며 궁금증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어떻할려고? 원율 선배께서는 드리머로 꿈 상태에 들어가신게 아니잖아."


확실히 맞는 말이다.


원래는 드리머를 사용해서 통과 가능한 꿈 상태를 일종의 서버로 만드는 것.


그 과정을 거쳐야만 기억에 대한 간접적인 터치가 허용되었다.


"쿠름프 대학에서 배운게 있어요."


현양은 어렵다시피 입에서 꺼냈다.


"공유몽 이라는 것을 사용하는 거예요."

"공유몽···?"


말 그대로 꿈을 공유하는 것.


꿈에 개입한다는 것은 비슷해보이지만, 그 과정이 완벽하게 달랐다.


드리머가 인공적이라면, 공유몽은 자연적인 현상이었으니까.


"메톡린 때문에 정신 속으로 갇힌 원율 선배와 꿈을 공유할 수 있다고? 그게 가능할거라 생각하는거야?"


머리에 손을 얹으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상진.


"가능해."


그런 반응에 돌아오는 답변은 의외로 단칼이었다.


"설마 이론상으로만 가능하다고는 아니겠지?"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확고한 뉘앙스로 대답하자, 상진은 미간을 좁혔다.


묵언의 압박을 받은 현양은 약통을 집어들었다.


"이 약통엔 아직 메톡린이 남아있어."

"그렇지."

"그럼 우리가 메톡린을 복용하면 된다는거야."

"그렇···뭐?"


잘 흘러가던 대화의 흐름은 상진에 의해서 막혔다.


"지금 넌 메톡린이라는 마약을 복용하자는거야?"

"맞아."


원율 선배도 메톡린을 복용해서 꿈을 꿨으니, 다같이 복용하자는 건가.


물론 의미는 이해했다.


받아들일 때까지 시간이 걸릴 뿐.


원율을 가운데에 두고서 정적 밖에 없는 공기가 돌아다녔다.


몇 차례의 뇌 필터를 지나고나서야 상진이 정적을 깼다.


"진심?"


상하로 움직이는 현양의 얼굴.


"이건 제정신으로 할게 아니야."


그럼에도 현양은 똑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그렇다고 손 놓을순 없잖아? 어떻게 할래."

"그게 무슨 소리야."

"왜 모른 척 해?"


그래, 상진은 알고 있었다.


회복될 때까지 기달린다 와 메톡린을 사용한다.


라는 두 가지의 선택지들 중에서 하나만 고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알고 있는데!"


고르기가 쉽지 않다.


메톡린의 현상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를 뿐만 아니라, 원율이 깨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얼마인지도 가늠이 안되었기에 쉽지 않을 것이리라.


"난 먼저 갈께."


치아를 부딪히며 생각의 미로에 갖힌 상진을 뒤로 하고서 현양이 메톡린을 집었다.


"그러다가 너도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면 어쩌게?!"


잽싸게 약을 입으로 가져가는 손의 동선을 막아냈다.


"나의 생각에서는 이게 최선이야."


그러나, 현양의 의지를 꺾기엔 부족했다.


막아선 손을 치우더니, 약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럼, 꿈 속에서 보자."


스르륵.


밖으로 나온 작별 인사를 끝으로, 눈꺼풀이 눈을 덮었다.


그대로 원율과 동일해진 현양.


그 둘을 보는 상진의 입은 솓아오른 산 모양이 되었다.


이제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원율을 따라 현양마저 꿈나라로 떠났으니, 상진이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현양의 손에 쥐어져있는 약통을 바라본 상진은,


"될대로 되라지!"


주름이 생길 정도로 눈을 감으며 약을 꺼냈다.


약을 향한 손은 곧이어 입으로 이동했다.


"꿈 속에서 봅시다."




***




황홀하다.


행복하다.


기쁨이라는 표현을 담고 있는 단어들이 머릿 속에 흩날렸다.


휘몰아치는 '기쁨'은 출렁이는 강물이 되더니, 몸을 이끌었다.


상진은 그저 물길에 몸을 맡겼다.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곤 깜빡이는 눈동작이 최대였다.


'어디로 가는걸까.'


정확한 목적지는 없었으나, 물길을 따라 이동하는 곳마다 본 기억이 있었다.


반 친구들과 소풍을 가기도 하고, 시험에서 100점을 받아 들뜨는 모습이 비춰졌다.


'아아-'


기쁨이 몸에 사무친다.


몸에 그 때의 기분이 하나하나

입력되는것 같았다.


이 상태로 계속되면 행복할텐데···


"정신차려요!"

"우으아악!"


행복도 잠시, 왠 확성기와 맞먹는 소리가 귓등을 후려쳤다.


"뭐, 뭔 일이야?!"


행복을 누리다가 깨지자, 기쁨 대신 당황과 짜증이 올랐다.


"메톡린에 잠식되실거예요?!"


한번 더 어택.


공격에 이어 확인 사살을 한 셈이었다.


머리 위로 회전하는 별들을 휘저어 없앤 상진은 눈을 반만 뜨고서 노려보았다.


"으으, 갑자기 소리 지르지 말아줄래?"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원율 씨와 똑같은 처지가 되었을걸? 고마운 줄 알어."

"네네, 참으로 황송할 따름이옵니다."


상진은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항복을 표시했다.


예상했다는 듯이 얼굴에 미소가 만연한 현양은 헛기침했다.


"음음, 일단 성공했으니 만족하지?"

"그래요, 대단하셔요. 성공하실 줄 알았나봐요 현양 씨?"

"당연하지!"


상진 앞이기에 자신있게 말했으나, 사실은 아니다.


조금 전만해도 현양 또한 상진처럼 기쁨에 사로잡혀있었다.


그럼에도 상진과 성공적으로 만났다는건 행운이 따라준게 아닐까.


커진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상진은 문득 궁금한게 생겼는지 물음표를 띄웠다.


"우리가 이렇게 정신을 차렸다는건 원율 선배도 빠져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현양도 제정신을 차리는 것에 성공.


게다가 상진마저 성공했다면, 원율도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했을 거라는 추론이었다.


현양도 생각에 잠굴 수 있게 만들었지만,


"아니지."


이번에도 상진의 예상과 반대였다.


"원율 씨는 다른 자아가 나타나 있는 상태셨어. 정신적으로 위태로웠던거지."


반대 입장에 섰던 현양의 논리는 제법 일리 있었다.


그도 그럴게, 본래 사람은 마음이 아플 때에 사소한 행복에 쉽게 치우치기 마련이니 말이다.


상진도 더이상 토달지 않고 할 수 없이 납득했다.


"그렇다면 아직 꿈 속을 방황하고 계시겠네."

"정답."


현양은 어디서 꺼냈는지, 실로폰을 들고서 딩동댕 효과음을 내었다.


"그런데 말이야."


딩동댕도 잠시, 어김없이 질문조가 들어왔다.


"원율 선배를 만날 방법은 알아?"

"어··· 그건···"


당황이 깃든 반응을 보아하니, 치명적인 약점이 찔린 모양이었다.


"내가 알고 있으니까 걱정 마셔~"


의견이 갈라지지 않자, 상진은 다시 의기양양한 자태를 뽐냈다.


"우리의 기억을 탐색하다가 원율 선배가 등장하는 컷에서 개입하면 되지 않을까?"


상진이 내놓은건 허무맹랑한 억측이었다


'그래도 말이 돼.'


인정하기 싫었으나, 실현 가능하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내가 보여줄테니까 잘 봐."


어깨를 으쓱 하는 상진은 희미한 웃음을 보이며 보이지 않는 공간에 손을 집어넣었다.


공간에는 작은 틈이 생기더니 점점 벌어졌다.


"내가 여기에서 원율 선배를 처음 만났었지."


작았던 공간이 몸집을 키우더니, 커다란 필름이 드러났다.


현양은 공기를 삼키며 현양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필름은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노이즈가 꼈으나, 확실한 과거의 기억이었다.



「원율 선배, 오늘 어디가시죠?」

「매점간다. 따라올 생각하지 말고.」

「아아- 또 혼자 가신다! 같이 가자구요!」


기억을 바탕으로 한 필름은 대화가 흐를수록 선명도를 갖춰갔다.


"이제 어떻게 해?"


현양이 한동안 넋놓고 지켜보는 상진을 흔들며 재촉하자, 놀라면서 정신을 차렸다.


"아아, 이제 들어가야지."


정신 차린 상진은 곧바로 필름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현양은 미심쩍게 쳐다보았으나, 상진이 턱짓하기에 어쩔 수 없이 손을 따라 넣었다.


물컹한 감촉이 손끝에 머물더니, 순식간에 빨려들어갔다.



"흐어?"

"으랏차차."


정신을 차리자마자 보인 것은 원율이었다.


아직까진 허상으로된 원율.


이제 이걸 구체화시키면 될 일이다.


"원율 선배, 일어날 시간이예요."


상진이 과거의 기억 속에서 움직이는 원율에게 손을 뻗었다.


손에 닿자, 각양각색의 빛이 몸 안에서부터 퍼져나왔다.


"상진? 여기서 뭐해."

"원율 선배예요?"


조용히 끄덕이는 원율의 고개.


틀림없이 원율이었다.


분명 원율일 터인데.


"왜 몸이 주황색이신거지?"


손, 발, 얼굴 모두 주황색을 띄고 있었다.


주황색 페인트를 뒤집어쓴 사람이라도 해도 믿을 법 했다.


현양은 주황색 인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흐음, 뭔지 모를려나?"


턱을 만지고 있는 현양을 뒤로 하고, 상진이 앞서 나갔다.


주황색 인간 옆에 선 상진은 어깨동무를 시전하며 현양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을 소개하자면, 자아 라고 해."

"자아 라고?"


주황색으로 빛나는 자아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지, 상진과 현양을 번갈아 보았다.


그러다가 머리 위로 전구가 번쩍이더니, 상진의 어깨동무를 풀고는 어디론가 달려갔다.


"너무해!"

"그럴 수도 있지."


명백하게 따돌림으로 오해하고 있는 상진이 콧바람을 일으키며 뒤돌아섰다.


역시 그런 상진을 달래는건 현양의 몫이었다.


계속해서 삐진 상진을 달래다가 현양은 한쪽 눈썹을 들어올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런데, 어디로 간거지?"


그 떄였다.


안들리던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조금 달랐다.


"소리가 겹쳐서 들려."


훌쩍이던 상진도 흥미가 생겼는지, 뒤로 돌았다.


"주황아!"


다시 돌아온 주황색 자아.


그리고 손을 마주잡고 있는 초록색 자아.


초록색?


"누구···신지?"

"정의의 사도가 널 처단하리라!"


다짜고짜 나타난 초록색 자아는 온갖 오글거리는 문장을 내뱉었다,


"악행을 저지르고 다닌다는 놈이 네 녀석이냐?"


참고로 원율이 말하는거다.


현양도 상진이 말하는 줄 알았다.


상진의 입이 멈춰있다는걸 깨닫지 전까지 말이다.


묵묵히 냉철한 말을 내뱉은 로봇으로 기억될 원율이었을 터.


"이게 무슨 일이지."

"내말이."


오글거리는 대사에 이어 이제는 두 자아가 역할극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한명은 악역, 다른 한명은 정의의 사도인듯 싶다.


"이런 자아가 34개나 있다는거지?"


이런 광경을 믿기지 못한 현양은 어질러진 미소로 상진을 쳐다봤다.


"글쎄, 나도 잘은 모르겠어."


상진도 현양의 반응과 비슷했다.


애초에 34개의 자아가 있다는게 말이 안되었다.


많아도 4개, 혹은 5개가 최대였을 것이다.


"그런데 34개라···"


수많은 억측이 머리를 쇄도했다.


번뜩.


머릿 속에 번개가 쳤다.


번개에 지져진 상진은 몸을 움찔거리며 웃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알아냈어."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잘 무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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