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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스트렌
작품등록일 :
2021.03.17 19:01
최근연재일 :
2021.04.05 14: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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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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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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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의 딸(2)

DUMMY

거기까진 이해가 닿았다.


계속되었다면 좋았을텐데 한 단어가 추가되면서 이해가 무너졌다.


내 딸?


이게 갑자기 뭔 소리인가.


필름을 다시 재생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진정 내 딸이라고 들린게 맞는건가?


D 사는 치밀하게 숨겨진 정부 기관이다.


그렇기에 가족, 그 누구에게도 알려줘선 안되었다.


"그런데 딸이라니?"


머릿 속에는 혼란이 가득 메웠다.


아까부터 재생 버튼을 눌러도 같은 장면만 반복될 뿐, 별다른 진보는 보이지도 않았다.


계속 도전해도 똑같은 결론이겠지.


또다시 돌려지는 필름 룰렛.


스냅으로 장면들이 넘겨지다가 원율이 한 곳을 콕 집었다.


이번에도 원율을 놀라게 만드는데에 조건을 충족시켰다.


하얀 배경이 어울리는 공간.


각종 미래 기계들.



바로 에하드였다.



사무실은 그렇다쳐도 에하드는 원율의 머리에선 도저히 납득되지 않았다.


에하드를 진입하기 전에 대놓고 기말 기관이라고 써져있지 않은가.


경선에게 빙의하지 않는데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여기 길을 열어놨으니까 한번 보는게 어때?"


손짓을 하며 흐릿하게 생겨난 길을 가리키는 스프레.


나름 도움을 준 사건이 있었기에 믿음을 건네받았다.


스프레가 걸어나간 곳의 끝에는 이번에도 역시,


"기록실이군."


어째 자물쇠부터 문의 모양까지 단 한개도 다른게 없다.


동질성이 짙어지는걸 넘어 이질감이 느껴졌다.


"기록실이 왜 있는건지 알려줄 수 있나?"

"하나는 확실히 할 수 있어. 정 의사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


정 의사.


기록실.


스프레는 둘이 긴밀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물론 거기에 전혀 정보가 없는 원율은 알 길이 없다.


현실에서 마주했던 기록실에 대한 궁금증이 남아있었다.



달그락-



쓸모짝없는 자물쇠를 손바닥 위에 들렸다.


찬찬히 훑어보다가 스프레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건 깰 수 있겠네."


자물쇠를 파괴할 수 있다는 원율.


코웃음을 친 스프레는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을 껐다.


어차피 단단한 보안 체계를 이루고 있는 자물쇠였기에 뚫릴 가능성은 전무했다.


스프레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타캉-!



거짓말같이 잠금 부위가 작살났다.


멀쩡했던 자물쇠가 말이다.


"이게 뭐야?!"


손을 쫙 벌리며 뒷걸음친 스프레가 자물쇠와 원율을 번갈아봤다.


열쇠를 사용한건 아닐지라도 열린건 열린거다.


스프레는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박수를 쳤다.


아마 지금까지 겪은 경험 중에서 제일 새로운 것일거다.


"그런데 어떻게 부신거에요? 방법이 있어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물어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유를 내놓았다.


"해킹 전공이었으니까."


원래 직업은 화이트해커.


모종의 이유로 드림 컴퍼니에 입사하게 되었다.


전에 배우며 키운 해킹 실력이 드림 컴퍼니에서도 빛을 발하며 실력을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덕분에 정 의사라는 짜증나는 인물 관계가 형성되었지만.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니 자동적으로 머리가 거부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신경질스럽게 머리를 흔들며 생각을 떨쳐냈다.


이제 눈 앞에 보이는건 발가벗은 기록실.


꽁꽁 숨겨져있는 정보를 들춰볼 생각에 어린 감정이 솟아올랐다.


"지금 당장 확인하시죠!"

"그래."


어찌보면 현양에게 있어서 조심스러운 기억이 저장된 공간이다.


호기심을 잠시 낮추고 냉철한 감정을 곤두세우기로 했다.


그렇게 내민 오른쪽 발.


이어서 왼쪽 발도 들어섰다.


마치 금기의 서재를 탐색하는 기분이 들었다.


기록실은 도서관을 본뜬 모양이었다.


수많은 철제 서재가 늘비되어있다.


"이게 다 비밀인가."

"우후후, 그동안 많이 숨기고 있었네요."


보물을 찾는 사람의 입장으로 변한 스프레는 게걸스럽게 서재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원율도 조용히 몸을 움직였다.



우우웅-



미세한 진동이 동반되며 불빛이 점등했다.


불빛이라고 하기엔 넓찍해보였다.


"이게 뭐지?"


어떠한 문서.


검열됨. 으로 된 제목이 찢어발겨진 문서였다.


침을 꼴깍 삼키며 문서를 열었다.



***



[2034년 5월 21일]


두 번째 실험군이 와주었다.


이번에 실험할 것은 혐오 주입이였다.


먼저 드리머를 통해 지속적으로 혐오스러운 장면을 주입했다.


정상적인 인간이 혐오스럽게 뒤틀리거나 행위하는게 대표적이었다.


시선을 회피하거나 구역질을 해도 지속했다.



[2034년 6월 21일.]


여전히 실험은 계속되었다.


실험을 시작한지 한달이 지날 무렵, 인간에 대한 혐오가 완벽하게 자리잡았다.


이젠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 부위를 보는 것만으로 헛구역질을 하거나 시선을 회피했다.



[2034년 8월 21일]


기억 소거를 지속해도 자리 잡은 혐오는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강도를 높이겠다.



[2034년 10월 24일.]


경이롭다. 정말이지 신기할 정도이다.


내가 오늘 본 아이의 모습은 정말 웃겼다.


눈을 가리고 있었다.


가릴만한 소재를 주지 않았는데 말이다.


자기 스스로 옷을 뜯어 눈가리개를 마련했나보다.


이렇게보니 안쓰러울 지경이다.


이 아이가 불쌍하다.


[2035년 1월 22일.]


이번엔 직접 아이를 찾아갔다.


강제로 기억을 모두 소거시켰다.


이러면 혐오에 대한 기억조차 없어질 것이다.


그런데 가족들이 기억하지 못할텐데.


아. 그래.


내가 가족이 되어주면 되는거다.


기존의 가족은? 정부에서 알아서 처리해줄 것이다.


경선···이라는 이름을 먼저 손봐줄 필요가 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서 이름이 떠올랐다.


선현양. 이제부터 선현양으로써 살아갈 것이다.


나에게도 딸이 생겼다.


행복하다.



***



타악-


순간적으로 멀찍이 던져버렸다.


바닥에 닿으면서 소리가 공명했다.


어금니를 짓누른 원율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아이쿠, 괜찮으련지 모르겠네."


바닥을 발로 건들여보는 스프레.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이대로 나가면 현양은 멘탈이 박살나버릴거에요."


다리가 풀리면서 제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제기랄!"


화를 못이겨 철제 서재를 주먹으로 쳤다.


꿈쩍도 하지않은 서재에는 주먹에 서린 분노가 동심원을 그리며 퍼졌다.


무의식적으로 나타난 분노가 생각을 담당하는 뇌까지 침투했다.


"찾아낸다면 죽여버릴거다."


죽여버린다.


결코 허울좋은 말이 아니었다.


인상을 회복되지 못할 정도로 구겨졌다.


이마를 손으로 짚은 원율이 나머지 문서를 구경하고 있던 스프레에게 손짓했다.


"여기에 있는 모든 문서를 컴퓨터로 추출해놔."

"아~ 내가 해줘야하나?"


스프레는 건성거리며 대답하다가 굳어있는 원율을 발견했다.


"해, 해야지~ 아이 재밌어라. 아하하~"


눈물을 머금은 스프레는 원율의 눈치를 살피면서 문서를 컴퓨터 파일로 보냈다.


그러는 사이에 원율도 작업을 시작했다.


감정선을 정리하고 기억을 다듬었다.


가족들은 마땅한 이유로 헤어졌다는 설정을 만들어냈다.


편집하면서 키보드를 누르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가족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은 모조리 불타사라졌다.


추억을 하나씩 없애니 마음에도 송곳이 찔리는 기분이 동반했다.


화면을 오가던 손짓이 멈추자 남아있는 것이라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기억 뿐이었다.


펴져있던 손을 꽉 지며 주먹을 이뤘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 피가 나오는 줄도 모른 채로,




***




드리머를 벗은 후에도 죄책감은 여전했다.


컴퓨터 화면은 기록실을 들어간 이후로 지금까지 아무런 장면도 송출하고 있지않다.


사늘한 분위기를 읽은 상진도 맞춰가기 위해 입을 다물었다.


비밀 문서를 담은 USB를 쳐다보는 원율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몇 시간 뒤에 현양이 깨어날거야. 상진, 너가 잘 챙겨. 알겠지?"

"맡겨만 주십쇼!"


각도있게 충성 자세를 한 상진을 뒤로 하고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음? 어디 가나?"


타이밍 안좋게 정 의사에게서 태클이 걸려왔다.


"밖에 바람 쐬러 갑니다."


흘러보면서 바로 빠져나온다.


"그럼 같이 가지."


거머리처럼 달라붙은 정 의사.


"싫다면요."


거머리를 떼어내는 손부림을 시도했다.


"같은 직종의 사람끼리 왜 그러나? 하하!"

"같은 직종···"


손을 펴보았다.


같은 직종이라.


"지금은 저 혼자 있고 싶습니다. 양해 부탁드리죠."

"지금 뭐라고 했나?"

"혼자 있고 싶다 했습니다. 따라오지 마세요."


눈을 번뜩이며 뒤돌았다.


이 정도면 대놓고 경고를 내보인 격이다.


정 의사도 사뭇 다른 원율에 뻗은 손을 거둔다.


정 의사와 눈을 떼어낸 후에 걷기를 반복하고,


덜컹-


옥상 문을 열어재꼈다.


몸으로 산뜻한 바람이 덮쳐온다.


그럼에도 뚫고 나아가 난간에 걸쳤다.


복잡한 기분이 마음 속에서 일렁였다.


손에 들린 담배 한 개피.


"후···"


입가에 가져가 부서져가는 멘탈을 잡아본다.


떨어져 흩날리는 담뱃재를 보다가,


"괜찮으세요?"


문에서 들린 음성에 고개가 돌려졌다.


"여기서 뭐하시는거에요?"


걱정스런 표정으로 원율을 바라보고 있는 여인은,


"스프레."


고개가 옆으로 기울였다.


"아냐, 아무것도."

"예에? 뭔가 있죠! 있는거 같은데 말이에요-"

"없다고."


게슴츠레 뜬 눈이 원율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렇게 쳐다보면 부담되는데.


"기록실을 본게 찝찝한가?"

"···!"


정곡을 찔린 원율이 담배를 떨어뜨렸다.


아까워라.


"내 알빠 아니다."


무심하게 손을 탁탁 털고 빈 손이 턱 아래에 놓여졌다.


"기록실엔 항상 좋은게 있는건 아니예요."

"나도 그까짓 것쯤은 알고 있다."

"헤에- 그러면 옥상에 올라와 있으신 이유가 뭐죠?"

"알아야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군."


원율이 뒤로 눈을 흘겨보자 스프레가 문을 다급히 막았다.


"말하지 않으시면 안비킵니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철저하게 방어 태세를 유지했다.


그치만,


"으아앗! 바, 반칙이라구요. 뚫고 가신다니요!"


그런건 뚫고가면 그만이다.


"난 괜찮으니까 걱정마라."


코웃음을 날리며 계단을 내려간다.


"같이 가요오!"

"알아서 와."


어정쩡하게 서있던 스프레가 허겁지겁 따라 내려갔다.




***




"에셋이 부족하다고?"

"그렇습죠!"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상진을 재치고 의자에 앉았다.


컴퓨터에는 에셋이 없다는 표시가 번쩍거렸다.


하긴, 부족할 때가 되긴 했다.


지금까지 많은 의뢰가 들어왔으니까.


"야, 상진."

"옙?"

"너가 좀 고생해줘라."


그에게 놓여지는 돈 한다발.


"갔다오겠습니다요!"


역시 돈이 최고다.


밝은 미소를 띈 상진이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후배 엄청 갈구시네요."


상진을 안타깝게 쳐다보며 고개를 젓는 스프레.


탐탁잖은 스프레에게 책상을 손가락으로 치며 눈치를 주었다.


"이 녀석 신상 알아낼 수 있겠나?"


컴퓨터의 파일 안에 나열되어있는 문서를 가리켰다.


돌아오는 반응은 대답 대신 안타까움을 보이는 표정이었다.


결국 안되는건가.


온갖 파일들로 눈을 뗄려는 찰나였다.


그 순간, 무전기에서 파열음이 나면서 찢어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워, 원율 선배! 빨리 와주세요! 빨리···!"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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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실연(1) 21.03.25 9 0 11쪽
7 정 의사 21.03.25 1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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