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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스트렌
작품등록일 :
2021.03.17 19:01
최근연재일 :
2021.04.05 14:5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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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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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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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1)

DUMMY

무전기 너머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상진 뿐만이 아니다.


잇따라 자동차의 경적음도 간간히 배경음악을 이루었다.


상진만 있는건 아닌 것으로 느껴졌다.


반사적이다시피 몸이 움직였다.


문고리를 열어 통과하고 정문을 향해 돌진했다.


"윽!"


옆에서 문을 열고 나온 사람과 부딪힐 뻔했다.


다행히 회피.


정면을 빠져나오면서 그대로 나아간다.


어림짐작으로 예상된 장소가 있었다.


마침 사람들도 원율이 향한 곳으로 시선을 고정되있다.


정지된 차들로 가득한 도로가에서 누군가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상진이 터덜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원율 선배! 이분이요."


상진이 어깨를 흘리며 원율에게 토스했다.


"이분은···?"

"자살할려고 하신 분이에요. 자세한 얘기는 들어가서 해요."


자살.


심장에 쐐기가 박히는 듯 싶었다.


입술을 잘근 씹으며 어꺠를 통해 건네받았다.


A등급, 자살로 생을 포기할려는 사람이 받는 등급이었다.


기진맥진하며 곧 쓰러질 것 같은 상진의 모습은 이미 어떤 상황이 벌여진지 대략적으로 알려주었다.


"수고많았어."

"하하, 마땅한 일인걸요."


찰나의 순간에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사람을 설득한게 참 용할 따름이다.


어깨를 여러번 두둘겨주고는 사무실로 데려갔다.


'골치 아프게 되겠네.'




***




"상태가 어떤거 같아요?"

"심각해. 심장 박동수도 정상적이지 않아."


주머니에서 나온 지갑을 보니 어느정도 신원을 알 수 있었다.


원연, 신분증에 적혀져있는 유일한 정보였다.


물론 정확한 사연은 아직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마른 입술에 침을 바르다가 원연에게 고개를 돌렸다.


풀이 죽은 듯이 어깨를 떨구고 있다.


'이렇게보니 정말 시체같잖아.'


도대체 어떤 역경을 거쳐야지 저렇게 되는거지.


'상상하기도 싫군.'


손으로 머리를 치면서 생각을 거뒀다.


역겨운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갈 즈음에 상진을 바라봤다.


"현양은 지금 임무에 참가할 수 없어. 우선 너랑 나랑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상진은 침을 꼴깍 삼켰다.


A급, 자살, 소년.


키워드가 떠오르더니 저절로 어깨가 떨렸다.


"자살에 대한 사람은 그렇게 많이 찾아오지 않죠?"

"그래, 찾아오긴 커녕, 연락도 없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연락 오기 전에 이 세계 사람이 아니게 되어버리니.'


그렇다고 한 명씩 찾아 나설 수도 없을 노릇이다.


"준비하도록 해. 조만간 진입한다."


몸을 일으킨 원율이 먼저 드리머를 손에 걸쳤다.


원연도 예외는 아니었다.


손에 들린 드리머와 원연을 번갈아 쳐다봤다.


과연,


'과연 자살이라는 키워드를 드리머만으로 없앨 수 있을까.'


아니라고 해도 어쩔 방도가 있겠는가.


다짐한 듯 드리머가 머리에 놓여진다.


"좋은 결과가 나길."

"저도요."


서로에게 행운의 말을 건네주며,


카운터가 세어진다.


3.


2.


1.



파아앗-!



"도착했군."

"성공적으로 왔네요."


발이 바닥에 닿는 즉시, 감정이 몸에 스며들었다.


우울.


머리가 어질거릴 정도의 우울.


상진에게 시선을 옮겨보니 안색이 창백했다.


"이거 받아."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원율이 카드칩을 던져주었다.


"이, 이건."


자각 기만 장치.


지금의 상황에선 최적의 아이템이었다.


건네받은 카드칩을 손으로 으깨어 사용했다.


빨랐던 심장 박동이 점차 안정을 이루기 시작했다.


"원율 선배 감···!"


카드칩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려 했는데,


"치잇."


상태가 이상하다.


벽을 짚은 원율이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제가 카드칩 사가지고 왔어야했는데!"

"아냐, 괜찮아. 어차피 더이상의 재고는 없어."

"그래도···!"

"참을 수 있다고."


한쪽 눈을 부릅 뜨며 바라보자 말리던 상진이 입을 닫았다.


기만 장치가 없는게 오류였으나 참을 만하다.


감각이 없다시피한 손을 쥐었다 폈다.


아찔한 감각에, 없어졌던 감각이 다시금 돌아왔다.


"정신력은 정상이군."


현실과 가상은 인지할 수 있다.


그것만으로 이미 임무 수행의 유무는 정해졌다.


"필름부터 조사한다. 따라와."


걱정스러운 표정이 상진에게 새겨져있으나 원율은 상관치 않았다.


내색해보여도 성과가 없다는걸 깨달았는지, 상진은 한숨을 내쉬곤 원율을 따라 발을 내딛었다.


"필름."


단어가 허공에 떠오르면서 작고 허름한 필름이 소환되었다.


"평범했던 필름과 견주기가 불쌍할 정도네."


허름하기 짝이 없는 필름.


힘을 조금만 주니 뜯겨지는 소리가 났다.


"이걸로 기억을 볼 수 있는거에요?"

"없어도 있게 만들어야지."


눈동자에 결의가 흘러들어왔다.


필름에게로 손을 뻗었다.


'불안정한 필름에 들어갔다가 큰일 날수도 있지만."


지금은 상관할게 아니다.


자살을 계획한 원연은 더욱 깊은 고통을 느꼈을 터.


이 정도로 쓰러지면 그것대로 낭패일 거다.


'제발 살아서 돌아올 수 있기를.'


손가락 끝마디에 맺혀있는 손톱이 필름에 닿는다.


허락치 않은 감정을 파고들어가는 기분이 느껴진다.



파지직-



필름에서 나온 스파크가 공간을 찢으며 사방으로 퍼진다.


"크으윽!"


'기억에 대한 저항력이 상상 이상이야.'


그럼에도 계속 찔러넣는다.


아무리 저항을 하며 거부해도 지금은 시간 싸움이니까.


"보여주기 싫다는건 알지만···!"


팔뚝까지 진입했다.


스파크로 팔를 태우는 고통이 뿌리 새겨졌다.


번쩍이는 불똥이 얼굴까지 튀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숨기면서 혼자 앓지 말라고···!"


원율은 멈출 수 없었다.


왜인지 감정에 공감이 일었으니까.


잃지 않고 싶었다.


기세가 역전되는가 싶으면 몸을 기울려 필름으로 무게중심을 쏠렸다.


몸의 절반까지 담군 원율이 희미한 미소를 담았다.


'조금만 참아라, 얘야."


그 결과,


"서, 성공. 성공했다."


거의 몸을 구겨넣다시피했다.


빠져나오고나서야 몸을 훑어보니 성한 곳이 없었다.


이리저리 스트레칭을 하고 상진을 향해 말했다.


"상진, 넌 내가 말한대로 지원해줘."

"맡겨만 주십쇼!"


A등급이니 그만큼 세밀하게 다뤄야만한다.


그런 공간에 두명 이상이 들어오게 된다면 참담한 광경이 펼쳐질거다.


나름대로 생각한 전략이었다.


필름 진입에 성공했으니 이젠 조사.


"어릴 적 기억부터 진입한다."


기억을 되돌려 과거로 안착했다.


"최대 8살까지 시간 설정했습니다!"

"잘했어."


고갯짓으로 싸인을 보내고 눈을 깜빡였다.


눈꺼풀이 올라감과 동시에 송출되었던 화면이 바뀌었다.


부패한 피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수라장이 되어있는 집 풍경.


몇 몇 장소에 머물러있는 핏자국들.


바닥에 떨어져있는 앞치마.


처참하다는 말이 부족할 모습이었다.


거부감이 들어야 정상인데.


'익숙하군.'


이 장면을 포착한 원율이 처음 든 생각이었다.


정상인이라면 정신이 나가 미친 짓을 하게될텐데 말이다.


'이상하리만치 익숙해.'


마치 어디선가 본 기억인 것처럼.


의심은 갔으나 플러스 요소인건 다르지 않았다.


마음에 둬봤자 좋을건 없다.


소매를 걷고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먼저 들어갈 곳은 아이방.


"역시나."


들어갔을 땐 아무도 없었으나 문 뒤를 확인해보니 원연이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인채로 안들킬려고 작정한 모습이었다.


'도대체 뭐 때문에 숨어있는거지.'


어느 정도는 예상이 갔다.


하지만 아니길 바랬다.


먹먹한 마음을 품은채, 다음 장소도 확인할려는 찰나였다.


그 순간, 장소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재생되기 위한 준비가 되고 있어."


영상을 역재생하는 것처럼 점차 화면이 뒤틀려갔다.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다가 어느 지점에서 멈췄다.


아차 하기도 전에 문 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덜컥-



문이 열리며 등장한 것은,


"이런 젠장 맞을거!"


술병을 던지며 욕설을 내뱉은 남자였다.


"인생이 꼬여도 완전 꼬였다니까, 되는게 없어. 하여튼!"


불만을 토로하면서 술 한병을 바닥으로 내려꽂았다.


그때 였다.


부엌에서 거실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사람이 있었다.


'부인인가?'


대충봐도 알 수 있었다.


"그만해요! 또 술 마셨어요?!"


손가락질하면서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이 부인이라는 것만큼은 말이다.


"아이 씨, 알까보냐! 술 더 내놔!"

"술은 이제 없다니까요!"


그럼에도 남편의 술주정은 더더욱 술내음을 풍겼다.


행동의 수위는 말할 것도 없다.


술병을 잡는 손의 위치가 달라졌다.


결코 마시기 위한 위치는 아니었다.


"아."


그렇게 부인에게로 날아갈려던 손은,


'멈췄어?'


궤적을 그리다가 공중에서 지웠다.


"으윽? 내가 무슨···"


손에 들린 술병을 떨어트리면서 얼굴을 짚었다.


가누기 힘든 몸은 힘없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원율 씨! 괜찮으세요?!"


그래도 부인이 받춰주면서 간신히 상처는 없었다.


'다행이···잠깐."


한숨을 쉬면서 넘어갈려는데, 뭔가 이상했다.


'원율이라고?'


부인의 입에서 나온 말을 곱씹어 머리에 되뇌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남긴 원율이 필름을 정지하고 쏜살같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호기심보다 두려움이 앞섰다.


임무를 해결하기 위함보다는 진실을 쫓기 위함이었다.


집구석을 빠짐없이 돌아다니며 장소는 가리지 않고 뒤졌다.


"내가,"


가족 사진이 손에 들렸다.


"가족이,"


떨고 있는 손으로 사진에 닿아 쓸러내렸다.


"있었다고?"


머리에서는 이해를 정립하기 바빴다.


"사, 상진. 이게 어떻게 된건지 알아···?"


떨고있는 목청을 차마 진정시키지 못한채 상진에게 질문을 던졌다.


"···"


아무 말도 돌아오지 않았다.


"상진? 말 좀 해봐."

"제가 장난친거랍니다! 아하하하! 이게 정말이거라고 생각하···"



쾅-!



"진심이야?"


주먹으로 내려치자 옆에 있던 책상이 으스러졌다.


필름에 있는걸 건들면 안된다는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뇌필터가 막아줄리가 없다.


"말해봐. 진심이냐고."


원율의 눈빛엔 분노가 서려있었다.


"아, 아뇨···"


상진에게서는 부정이 나왔다.


안타깝게도 예상했던 말이었다.


예상을 깼으면 좋았을텐데.


"왜 숨겼어."

"원율 선배가 알면 안되었으니까요."

"넌 알고 있었단 거야?"

"네."


손이 저절로 들렸다.


펼쳐진 손의 모양이 주먹으로 바뀌어졌다.


아무거라도 괜찮다.


뭐라도 부숴서 이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다.


위로 향한 손을 내려와 원율의 눈 아래를 짚었다.


"재생."


입에서 단어가 퍼지면서 필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내가 주범이었으니까.'


혐오감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라왔다.


고통을 느끼기엔 장면은 기달려주지 않았다.


"원율 씨! 이래선 안된다니깐요!"


부인이 원율에게 잔소리를 하고 있었다.


"얼굴 좀 피라니까!"

"하하, 미안한데. 이건 좀 너무하잖아."

"원연아, 어떻다고 생각해?"

"얼굴 피는게 좋앙"

"윽, 너까지."


웃고 싶어도 웃지 못했다.


감정 자체가 원율을 막았으니까.


원율은 필름의 기억을 보다가 고개를 내렸다.


펴진 두 손을 지그시 바라봤다.


마치 고장난 TV채널처럼 불안정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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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실연(1) 21.03.25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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