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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스트렌
작품등록일 :
2021.03.17 19:01
최근연재일 :
2021.04.05 14: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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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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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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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2)

DUMMY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갈래으로 몸이 찢겨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진정 나는 내가 맞는건가.


필름 속에 있는 나는 화내다가 웃기도 한다.


자아가 여러개 있는 것처럼.


아주 빠르게 변환하는 모습이 원율에게 괴리감을 남겨주었다.


믿기 힘들었다.


아니, 믿기 싫었다.


보기 증오스러운 모습을 보자니 눈동자가 저절로 회피했다.


그럼에도 필름은 재생된다.


쉴 틈없이 진행되는 필름의 전개에는 계속 변하는 원율의 감정이 드러났다.


저게 원래의 나였나.


지금을 돌아보면 로봇과도 같은 존재가 아닌가.


웃음조차도 사용하지 않는 얼굴.


짓이겨버리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워, 원율 선배···"


화목하게 웃는 나,


딱딱하게 표정짓는 나.


정말이지.


이상한 놈이 따로 없네.


"원율 선배, 괜찮아요?"

"닥쳐."


손등으로 고여있던 눈물을 닦아냈다.


여기서 쓰러져선 안된다.


시선을 다시금 필름으로 고정했다.


시간이 많이 지난 탓에, 벌써 필름의 전개가 중반에 이르러 있었다.


'이번엔 소풍인가.'


가족 분위기를 형성하며 하하호호 웃고 있었다.


참으로 아름다울 따름이다.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화목하네."


이게 정말 나의 과거가 맞는건가.


두 눈으로 보고도 믿겨지지가 않았다.


원율의 기억 속에는 가족 이라는 단어가 없었으니까.


비록 가짜 기억이라고 생각되어도 사라지지 않았으면 했다.


그랬는데,



뚝-



정신이 끊키는 것처럼 화면이 어두워졌다.


"어떻게 된거야?"

"기억 내에서 정전이 일어났나봐요!"

"기억 내 정전? 큭."


올 것이 왔군.


분위기가 역전되었다.


밝은 분위기는 이제 종료된지 오래.


행복이 있다면 갈등이 있다.


당연한 섭리였다.


"그래도 이런 전개는 원치 않았는데."


눈 앞에 보이는건 다름아닌 피투성이 방.


그 위에 서있는건 원율, 혼자였다.


앞에는 쓰러져있는 부인이 있었다.


아직 이름도 제대로 부르지 못했는데,


같이 하고 싶었던 것들 투성인데.


사늘한 주검으로 변했다.


"하, 하하. 내가 ··· 죽인거지?"


역시 믿고 싶지 않다.


거짓된 기억이라고,


조작된 기억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런데 사실이잖아. 이건."


하나도 조작되지 않은 기억.


엄연히 사실을 바탕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바닥에는 피가 묻어있는 칼이 있었다.



달그락-



퍼렇게 선 날을 지닌 칼을 손아귀에 쥐어보았다.


그대로-


"안되요!"


복부에 꽂으려던 손이 투명해졌다.


그 바람에 놓쳐버린 칼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난 죽어 마땅해."

"아녜요. 선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그야 내가 이런 짓을 벌였으니까.


씻지 못할 죄를 뒤집어 썼으니 죽는게 당연했다.


하다못해 죄의 심판을 받아야 정당하다.


"그걸 내가 하는 것 뿐이잖아."


분노는 일그러진 형태로 변해갔다.


"원율 선배는 죄가 없는걸요."


투명한 손으로 억지로라도 칼을 쥐려 허우적거렸다.


닿지 않는걸 알고 있지만,


혹시 닿을지 누가 알겠는가.


"내가 죽였다고!"


분노는 슬픔으로 변모했다.


"어떤 짓이던, 어떤 일이던, 내가 죽인건 달라지지 않잖아!"


봐라.


피에 범벅된 아내 앞에 서있는 저 망할 녀석을.


원율은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심연으로 발을 내딛고 있었다.


그 떄였다.



덥석-



투명한 손을 누가 잡아 들었다.


일그러진 얼굴로 올려다보니 상진이 있었다.


"원율 선배, 제가 다 설명할게요. 이러지 말아요."

"뭐···?"

"지금까지 속여서 죄송해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나오세요."


상진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정립된 생각을 다시 파헤쳤다.


"가족을 왜 기억하지 못하고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알려드릴테니까요."


상진이 먼저 보란듯이 드리머를 벗었다.


잠시 통신이 끊키더니 원율 앞에 다시 모습을 보였다.


"열쇠에요."

"열쇠라니?"

"이게 진실을 보여줄거에요."


열쇠를 들어보이는 상진이 어디론가 삽입했다.


보기좋게 들어간 열쇠는 회전하더니 문이 되어 열렸다.


"이게 어떻게 된···"


눈 앞에 보이는건 다름아닌 정 의사.


"정 의사 아니, 정현석은 원율 선배을 실험체로 사용했어요."

"날?"

"이중 인격이신 원율 선배의 인격을 셀 수 없게 만들고 부정적인 인격만 더욱 강조시켰죠."


원율이 태클을 걸며 묻고 싶었으나 상진은 진지한 모습이 역력했다.


"현양도 실험의 피해자이고요···"


끝말을 흐리는 상진.


원율이 인상을 구기며 말문을 열었다.


"알고 있었으면서 왜 안말한거야."

"그야 말하면 안되니까요!"

"말하면 안된다고?"

"원율 선배가 저한테 와서 하소연하셨어요. 자신이 가족을 죽였다면서요."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


기억의 일부가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발부터 머리까지 서서히 뒤틀리는 느낌이 들었다.


"자살하실려는 지경까지 이르러셨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시선을 원율에게서 회피한채 약통을 꺼내들었다.


낯이 익은 약통이었다.


매일매일 복용하는 약통.


안먹으면 자아분열증이 심해진다는 말에 복용했었던 기억이 있다.


"이게 왜?"

"자아분열증만 있는게 아니예요."


상진이 겉표지같은 설명서를 뜯었다.


그 안에 숨겨진 설명서가 정체를 드러냈다.


부작용은 기억상실.


붉게 쓰여져있는 글씨가 눈동자를 자극했다.


"이게 모두 계획된 일이라고? 나와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서?"


자기도 모르게 상진의 멱살을 잡았다.


"왜 이딴 것에 연루된거야!!"


분노에 사로잡힌 어조로 상진을 깔아뭉겼다


"그야··· 안그러면 원율 선배가 위급해질 것 같으니까요."


멱살을 잡고 부들거리던 손에 힘이 풀렸다.


원율을 위해서,


이 일에 연루되었다고.


어이가 없어지는 바람에 할 말이 궁해졌다.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눈물이 흘러내고 싶었으나 억제된 감정에 의해 거절당했다.


"이 원흉이 모두 정현석이란 말이지?"

"원, 원율 선배?"

"맞아? 아니야?"

"맞긴 합니다. 그런데 그걸 왜···"


무릎에 손을 짚으면서 추진력을 받아 일어섰다.


"아무것도 아냐. 일해야지. 얼른 일어서."


상진이 바라본 원율은,


감정적으로 피폐해진 모습이었다.


"네···"


단지 한 마디.


그것 말고 달리 추가로 말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상진, 마을에 대한 정보 알아내. 최대한 많이."


얼굴을 보이지 않고 할 말만 전해주고서 묵묵히 의자에 앉았다.


마을로 내려갔으니 올라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터.


진실을 뒤늦게 알아낸 원율이 원연의 기억을 꺼냈다.


'어째서 익숙한가 싶었더다니···'


내 아들 이었다는건가.


죄악감이 몸을 쑤셔댄다.


그럼에도 편집실에서의 일은 멈추지 않는다.


적어도 원율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었으니까.


"아픈 기억, 힘든 기억. 내가 다 없애줄게."


보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기억따윈 필요없다.


있어봤자 인생에 도움이 안된다.


'특히 내가 있는 기억따위는···'


없애는게 나을 것이리라.


진정시킬 수 없는 손이 삭제 버튼으로 다가갔다.




***




"저 왔어요!"


수난을 겪으며 편집을 마친 후에야 상진이 도착했다.


"원율 선배! 이것 좀 보세요!"


정신 차릴 새도 없이 달려온 상진의 손에는 사진이 있었다.


「검열됨.」


"이건."


지금껏 골치를 아파왔던 근원 중에 하나였다.


"이게 원연에게도 검출되었단 말이야?"

"네! 게다가 짙은 정보성이 나오고 있어요."


짙은 정보성.


'지금까지의 정보만으로도 벅찬데 아직도 남아있다고?'


머리가 어질거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장난하는거지? 인간이 내포하고 있는 정보는 한정되어있어."

"저도 알죠. 그런데 이건 달라요!"

"잠깐, 줘봐."


상진이 원율에게 검열된 무언가를 손에 들려주었다.


짙다못해 밖으로 검은 연기가 표출되고 있다.


자신을 찾아달라고 어필하는 모습같았다.


"뚫을 수 있을거 같은데."


굳건한 기밀로 둘러싸여진 무언가.


원율의 호기심은 몇 배로 올라갔다.


"내가 코드 짤테니까 여기가 놔."

"아, 네."

"그리고 가지 말아봐."


반회전된 발이 다시 자리를 찾았다.


원율은 확연히 도끼눈을 띄고서 상진을 곁눈질했다.


"속였다고 했잖아. 뭘 속인건지 말해."


얻고자하는 정보는 명확했다.


언제 나타났을지 모를 단검도 원율에게 들렸다.


"약통에 대한 거랑 가족에 대한 거요."


눈 뜨고 봐도 두루뭉술한 답변이라는게 느껴졌다.


"자세히 말해."


한 단계 고조된 말투로 말문을 열었다.


"그, 그니까! 기억 상실이 포함된 약을 만들어 원율 선배에게 줬어요. 가족도 비슷한 사례로요···"



쾅-!!



홀로그램이었을 책상에 검신이 박혔다.


그래도 코드를 써내리는 타이핑 소리는 여전히 들렸다.


"이게 얼마나 지속되었지?"


이젠 더이상 질문의 영역이 아니었다.


"일년 가까이···"


그대로 내리깔아지는 한숨 소리.


숨공기가 바닥에 닿으면서 바스라졌다.


"코드 다 적었다."


명쾌한 엔터음이 들리면서 짜여진 순서대로 코드가 입력되었다.


흔히 보안을 깨는 방식 중에 하나였다.



달칵-



"빙고."


자물쇠가 풀리면서 모자이크로 가려져있던 물건이 드러냈다.


"열쇠?"


형태는 신기했으나 어딜봐도 열쇠인 줄 알았다.


"이 열쇠로 뭘 해야한담."


보안에 가려진 정보를 열기 위해 자물쇠를 사용했는데 또다시 라니.


"사용이 될 장소가 나오지 전까지는 숨겨둘 수 밖에."


주인이 없는 열쇠.


제멋대로 사용하다간 목적성을 잃어버릴 게 분명했다.


"일단 편집에 대한건 끝났으니 복귀한다."

"알겠습죠!"


모처럼 얻은 열쇠인데 잃어버리면 곤란하다.




***




드리머를 벗자 현실로 복귀되었다.


어지러웠던 시선조차 날아갈 소멸하니 오래다.


일어나보니 현양도 마침 눈을 부비적거리며 일어났다.


상진은 간만의 자유로움을 느끼려 기지개를 피고 있다.


그러나 원율은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이번 일이 계기가 되어 원율을 정신차리게 만들 동력원이 되어주었다.


미안하지만 일을 양도하도록 하자.


"현양 씨, 우리 원연이. 집으로 데려다주세요."

"우리 원연이··· 아! 네 알겠어요!"


다행히 곧잘 알아듣고는 착수했다.


마음놓고 의자에 몸을 기대어 눈을 감았다.


"열쇠···"


현실로 돌아와서도 열쇠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존재했다.


'감시관에게서 얻은 열쇠, 원연에게서 얻은 열쇠.'


최종적으로 해금하기 위해선 세 개의 열쇠가 필요하다.


"나머지 열쇠가 필요한데 어디에서 찾을까···"

"쿠펜 어때?"

"엇?!"



드르륵-



"쿠펜에 열쇠가 있지."

"그걸 어떻게 아는거지?"

"멸망할 예정인 쿠펜에 의사가 들어설거다."

"의사라고?"


'아니, 잠깐.'


"그보다 멸망할 예정이라니?"

"음? 말 안했나? 내일 정부로 인해 쿠펜은 멸망해버려."

"그럼 막아야···!"

"푸훕! 막연히 막는다고 되는거 같아?"


고개를 저으면서 코웃음을 쳤다.


"원거리 공격을 감행한 정부를 어떻게 이겨?"


핵폭탄,


고강도 레이저 타격,


융단 폭격.


언제든지 쿠펜을 멸망시킬 수 있는 수단들이었다.


"헤에- 역시 쿠펜 녀석들은 멍청한거네요!"

"무, 무어라!"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스프레가 공중에서 돌다가 말을 이었다.


"방법이 딱 하나 있죠. 원율만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

"그게 뭔데?"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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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나? 스프레!(1) 21.03.31 9 0 11쪽
20 쿠펜(2) 21.03.30 10 0 11쪽
19 쿠펜(1) 21.03.30 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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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자아분열증(4) 21.03.28 9 0 11쪽
16 자아분열증(3) 21.03.27 10 0 10쪽
15 자아분열증(2) 21.03.27 11 0 11쪽
14 자아분열증(1) 21.03.27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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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감시관(1) 21.03.27 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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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실연(3) 21.03.25 1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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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실연(1) 21.03.25 8 0 11쪽
7 정 의사 21.03.25 10 0 11쪽
6 군인(3) 21.03.22 1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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