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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스트렌
작품등록일 :
2021.03.17 19:01
최근연재일 :
2021.04.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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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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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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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3)

DUMMY

모니터를 통해 송출되는 스프레가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원율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우리 원율이가 희생하는거지요~"


희생이라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의자를 박차며 일어선 상진이 눈을 찡그리며 쳐다봤다.


그럼에도 여유만만한 표정이 보였다.


"죽을 확률과 살 확률이 각각 반이야."

"50퍼센트 확률인가."

"그래, 맞아. 결정은 당신이 해야해."


입을 막고 웃은 스프레가 손을 떼며 한바퀴 돌았다.


믿기지 않은 현양은 얼굴에 식은땀을 흘렸다.



턱-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던 리르가 일어서며 입을 열었다.


"마냥 틀린 말은 아냐. 해결 방법이 있지."

"해결 방법?"


대신 확률이 반반.


말 대신 행동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스프레.


하이라이트를 뺏긴 것에 아쉽다는 듯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대가에 대해서 불편한 심정을 가진 상진은 이를 빠득거리며 으깨다가 얼굴이 기울여졌다.


"어째서 원율 선배를 지목한거죠?"


생각해보니 이상하다.


왜 하필 원율일까.


"그건 원율이 제일 잘 알고 있을건데~"

"그래, 원율씨. 말하지 않아도 뭔지 알고 있죠?"


순간 머리에 돌았던 정보가 일렬로 정리되었다.


정부와 관계가 깊은 장소.


원율이 알고 있는 장소.


두 가지의 조건을 충족하는 곳은 거기 밖에 없다.


"알거 같군."


원율의 한 마디에 스프레는 손뼉을 치며 웃음을 보였다.


반면에 상진과 현양은 여전히 탐탁치 않은 표정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겠지.


'그래도 지금은 말해줄 수 없어.'


기회는 단 한번.


놓치는 순간, 모든게 물거품이 된다.


생각하기 싫은 결말이 떠오르니 저절로 주먹이 쥐어졌다.


지금까지의 피해자.


아니, 미래에 당하게 될 피해자들을 생각해서라도 이걸 방관해서는 안된다.


"가겠다."

"원율 선배!"

"원율 씨!"


결정의 선언은 이미 내려졌다.


걷어내기엔 마음 속에 확신을 뿌리 내린 상태.


뜯어 말린다고 해도 성과는 없을거다.


"결국 이렇게 되네. 약은?"

"한 알만 챙기도록 하지."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쉰 리르가 원율에게 망치를 건넸다.


"아, 이것도 챙겨둬."

"고마워."


원율에게 덤으로 올려진 건 작은 팔찌였다.


손에 들린 팔찌를 바라보던 원율이 물음표를 담아 물어봤다.


"의미 모를 문구는 뭐지?"

"원율 씨를 도와줄 문구라는건 확실하지! 어어? 빨리 가야할거 같은데!"


시간을 바라보며 파랗게 질린 리르가 손으로 등을 떠밀었다.


'뭔가 이상하지만 상관 없겠지.'


지금은 정체를 알아낼 시간따윈 없다.


서둘러 발자국을 남기는 게 최선의 행위일 것이리라.


두 말없이 문을 열어 사무실에서 발을 빼냈다.


뒤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며 논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감으니 한결 낫군.'


잡념을 치우자.


이제부턴 앞의 일에 집중하는거다.


사무실에 이어 D사를 벗어나 길가로 몸이 빠져나왔다.


그대로 길을 걷다보니 황폐하기 그지없는 쿠펜이 눈에 들어왔다.


그럼에도 사람들만큼은 웃음을 품고 교류하고 있다.


마음 한구석이 더욱 불타는 느낌이 든다.


저 곳이 나중에 모든게 사라져 허허벌판으로 남게 된다는건가.


'상상도 하기 싫군.'


이런 배드 엔딩은 질색이다.


숨을 가다듬고 시선을 초기화한 채, 앞으로 나아간다.


계속해서 화학 물질로 더렵혀진 땅에 발자국을 남겼다.


"여긴가."


보기 싫은 풍경을 거치고나서야 비로소 도착했다.


눈 앞엔 사이버 펑크에서나 볼법한 익숙한 간판이 걸려있었다.


에하드.


"여길 또 올 줄이야. 최악이군."


앞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시관이 서있었다.


얼굴에는 여유가 만연하다.


"이야- 원율 씨가 여긴 웬 일이십니까?"

"볼 일이 있어서 왔다."

"볼 일 말이죠···"

"안될 거라도 있나?"

"안타깝네요~ 지금은 공사 중이라서요."


공사 중?


턱을 들어 건너편을 바라보니 몇 대의 크레인과 인부들이 서있었다.


"그렇군. 공사 중이라 못들어간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과연."

"···?"


시관에게로 한걸음씩 다가간다.


다가갈 때마다 미세하게 얼굴이 일그러지는게 보인다.


얼굴을 가만히 냅둔 상태로 손의 위치에 눈동자를 돌렸다.


손을 가져간 곳은,


주머니.


검은색의 무언가를 담고있었다.


'주머니에 권총인가.'


"이익!"


뒷걸음질 치던 시관이 손을 주머니로 넣었다.


탁-!


"크윽?!"


바로 권총을 내뺄려는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보기좋게 떨어지는 권총.


'이번엔 머리.'


마침 손아귀에 딱 들어오는 크기네.


그대로 안면을 붙잡고 바닥에 내리꽂았다.


"커헉!"


시관이 뱉은 짧은 비명이 공중에 퍼져나갔다.


아직도 깨어있네.


포크레인처럼 집어올린 머리를 다시 바닥에 꽂았다.


머리에 흐른 피로 흙이 붉게 적셔졌다.


희미해지는 정신을 붙잡고도 두 입술을 떼었다.


"크으으, 이런 미친놈!"


제정신이 아닌거 같은가.


그렇다면 정답이다.


"애초에 난 제 정신을 유지하고서 온게 아니니까."


물론 약을 복용해도 되겠지만 그건 싫었다.


이 녀석을 위해 약을 쓴다는건 손해였으니.


잠시나마 머릿 속에 맴돌았던 약에 대한 생각을 잠재웠다.


올라갔던 눈동자를 내려보니 입술을 깨물고 있는 시관이 보였다.


"이제 막 재밌을 참이거든."


어디 한번.


"아, 안돼. 제발!"


너희들이 만든 실험체에게 죽어봐라.



콰직-



흙바닥에는 피웅덩이가 이루어졌다.


발길질로 덮어보려하지만 역부족인 듯 보인다.


"음?"


문득 인부들에게로 얼굴이 돌아갔다.


'표정이 가관인걸.'


그러면 죽여버리고 싶잖아.


무릎에 손을 얹고 몸을 일으켰다.


인부들의 몸이 움찔거렸다.


"당신들 인부 아니지?"


확인차로 넌즈시 떡밥을 던졌다.


당연히 돌아오지 않는 대답.


그 대신 얼버무리는 입이 허공에서 아무 말이나 내뱉고 있다.


"인부는 아니란거네."


아무래도 에하드와 한통속이겠지.


소매에 묻은 핏자국을 손으로 문지르며 천천히 걸어갔다.


"으아악!"


어라.


"도망치네."


제 살길을 찾아 도망치는 에하드의 일원들.


한명씩 찾아가 죽이기엔 시간 낭비이다.


적당히 포기하는게 좋겠지.


"내 목표는 죽이는게 아니니까."


목적은 다름아닌 쿠펜의 멸망을 막는것.


그렇기 위해선 레브를 만나야만 한다.


에하드와 레브와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니 해결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다른 자아에 먹힐 뻔 하다니.'


머리를 주먹으로 약하게 치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좋아, 진입해볼까."


간신히 차려든 머리를 고정해두고 강탈한 키카드로 정문을 열었다.


열어보자,


"손들어!"


경비원들이 한줄을 잇고서 원율을 맞이해주었다.


"젠장할."




***




"후···"


원율의 앞에는 반응없는 신체들이 널브려져 있었다.


참혹한 광경을 바라보던 원율이 팔찌를 들어보았다.


"이게 아니었으면 이미 죽었겠군."


반지에 써져있던 문구는 죽음으로써 알 수 있었다.


리턴.


되돌아간다는 뜻.


죽음을 겪게되면 죽기 전으로 돌아가는 원리였다.


이걸 활용한 게 예지몽이었을 터.


"이렇게 사용한 능력이 대단할 따름이군."


분명 잠은적이 제작해줬겠지.


잠은적, 유일하게 원율이 존경했던 사람이었다.


뛰어난 업적 뿐만 아니라 틈없는 성격이 원율의 마음을 울리기엔 충분했을 것이리라.


"그 분이 만들어주셨으니 성능만큼은 믿고 쓸 수 있지."


옛 감상에 잠겨 경외에 가까운 눈빛을 띈 원율이 다시 표정을 바꿨다.


"레브를 찾아야겠네."


다음 타겟은 레브.


에하드의 뇌 이자, 정부의 중추신경 역할이 되어주는 소중한 인공지능이었다.


서로 직면하기 전에 레브의 마음을 돌려낼 방법에 대해서 궁리했다.


"아-!"


머리에 번개가 스쳐지나갔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뀐 원율이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걸음 속도를 높였다.


찾아갈려는 생각에 힘찼던 걸음이 계속되다가 멈춰섰다.


"그건 위험해."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그치만 도전한다.


"나아겐 팔찌인 세이브가 있으니까."


죽게된다면 돌이키면 된다.


쿠펜이 멸망하게 되면 돌이키면 된다.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을 정돈하던 원율이 레브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




보안으로 잠겨져있는 문이 열리며 실험실이 열렸다.


가운데에 있는건,


"넌 레브인가."

"그렇다면?"

"내 부탁 좀 들어줘야겠다."

"싫습니다. 이유를 알려주십시오."


로봇에 걸맞은 말투에 차가운 냉기가 곁들여 뚝 뚝 떨어진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이원율."


조금 전만해도 가식적인 웃음이라도 보여준 레브가 표정을 숨겼다.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마냥.


"스트렌, 당신은 로봇입니까. 인간입니까."

"로봇도 인간도 아니다."


인공지능도 처음보는 대답이라 느꼈을 것이리라.


인간도 아니라니.


자신이 말해도 이해가 안되는지,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럼에도 사실인걸 어떻게 하나?


'개조되었으니 인간은 아니고, 감정이 충만하기엔 개조되었으니 로봇이라고 하기에도 이상해.'


여러모로 임무를 거듭하고 여기에 남아있었으니 정신이 이상한게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보다못한 레브가 높은 톤의 라디오 음성을 냈다.


"원하는게 뭡니까?"

"쿠펜 멸망을 막는것."


흥미로운 듯 레브가 홀로그램을 통해 턱을 어루만지는 모션을 띄었다.


"죄송하지만 저는 그럴 권한이 없습니다."

"아니, 있어. 너는 이미 코드에서 벗어났으니까."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습니다."



척-



원율은 주머니에서 두 개의 열쇠를 꺼냈다.


"이건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

"시치미 떼지 마라. 알고 있을텐데?"


이 모든 사건의 원흉을 조립하기 위한 수단.


그것은 바로 열쇠.


"레브, 너도 알고 있잖아?"

"해당 사항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계속되는 부정에, 홀로그램 앞에다가 열쇠를 들이밀었다.


"비윤리적인 실험을 숨긴 열. 쇠 라고.아직도 모른척 할건가?"


이번에는 반응이 없다.


준비한 다음 말을 꺼내려던 찰나에, 홀로그램이 깨지더니 모습을 감췄다.


"비윤리적, 실험. 인간으로써 거부되는 행위입니다."


그래, 알고 있네.


그러니까,


"너의 힘을 빌려서 복수하고 싶다는거야."

"복수. 말입니까?"

"그래."

"해당 사건에 대해 검색을 시도합니다."


딱딱한 목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약 15건의 비윤리적인 실험이 감지되었습니다."


'많이도 감지되었네.'


레브도 알 것이다.


이 사건들이 얼마나 비윤리적인지에 대해서.


"그러나 복수에 도움을 드려야할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인간으로써 거부되는 행위가 비윤리적인 실험이지?"


일정한 라디오 음으로 답변해주는 레브.


밝은 음인걸로 보아 긍정을 표하는 것으로 들린다.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명령은 들을 필요없다."



삐빅-



레브의 옆에 위치해있던 프린트가 작동했다.


"이건···"


「개발자 코드: EMP2045」


레브의 명령 권한에 대한 코드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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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나? 스프레!(1) 21.03.31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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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쿠펜(1) 21.03.30 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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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자아분열증(3) 21.03.27 10 0 10쪽
15 자아분열증(2) 21.03.27 11 0 11쪽
14 자아분열증(1) 21.03.27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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