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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이너 사이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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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스트렌
작품등록일 :
2021.03.17 19:01
최근연재일 :
2021.04.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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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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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DUMMY

한낯 프린트로 인출된 글자였으나 그 능력은 뛰어났다.


이 코드만으로 정부의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


침착하렬고 해도 손에 들린 프린트가 얕게 떨렸다.


"그래··· 이걸로 이제 끝이다."


착찹한 숨이 허공으로 빠져나왔다.


꾸깃하게 접힌 프린트를 옆에 놓고 레브에게 내장되어 있는 키보드를 꺼냈다.


검정색 잉크로 적힌 글씨를 레브가 보여준 모니터에 옮겨적었다.


타이핑할려는 손마저 떨린다.


분노, 슬픔, 희망.


형용하기 힘든 복잡한 심정이 원율의 내면을 마구잡이로 돌아다녔다.


마지막 숫자까지 적어내린 후 모니터에서는 두 가지의 선택지를 눈 앞에 보여줬다.


-Y/N


결정을 내린 원율이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Yes."

"권한이 양도되었습니다."


모니터에서는 온갖 코드들이 위로 지나가며 확인 절차를 거쳐가는게 보였다.


"초기화되었습니다. 새로운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내 새로운 명령은 쿠펜을 향한 모든 공격 취소 다."

"이행하겠습니다."


딱딱한 기계음을 마지막으로 띄우고서 필름이 돌아가는 소리가 이어졌다.


눈 앞에 지나가는 알 수 없는 코드들을 바라보던 원율이 팔꿈치를 걸치며 입을 열었다.


"하나만 더 부탁해도 되겠나?"

"얼마든지."

"쿠펜과 D사 주변의 감시 카메라를 일시 중단시켜."

"이곳을 비롯한 정부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내 말을 안듣겠다는건가?"

"명령을 이행합니다."


몸을 뒤로 빼며 벽에 기댄 채 레브를 바라봤다.


레브는 명령을 입력하고서 아무런 반응도 띄우지 않았다.


먹먹한 분위기를 참지 못한 원율이 마지못해 말문을 열었다.


"그나저나 정부 놈들이 조용하군."

"주변에 생명체 반응이 감지됩니다."

"몇 명으로 추정되지?"

"12명이고 모두 중무장 상태입니다."


코드가 사라진 모니터에서는 한명씩 총을 들고 대기하고 있는 장면이 송출되었다.


그들 가운데에는 호르카가 있었다.


'역시 이렇게 되는건가.'


이 정도는 충분히 예측했다.


정부와 관련된 장소가 에하드이니 주범이 호르카라는 것.


원율에게 있어서는 고마울 따름이었다.


"탈출구는 준비되었나?"

"준비 완료입니다."


낮은 목소리로 반응해준 레브가 한번 점등하자 옆에 있던 벽이 움찔했다.


곧이어 땅을 긁는 소리와 함께 칠흑 밖에 안보이는 통로를 보여줬다.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통로.


그러나.


'얼추 알겠군.'


"잘 있어라."

"무운을 빕니다."

"너야말로."


고개를 끄덕인 원율이 점등하며 반응해주는 레브를 뒤로 하고 통로 안으로 달려나갔다.


뒤에서도 여러 군화 소리가 잇따랐다.



철컥-



짧은 회로음이 나면서 열려있던 문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쿠펜··· 잠은적··· 기다리고 계세요. 곧 갑니다."




***




쿠펜은 조용했다.


모든 사람들은 고개를 숙인 채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애당초 도망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상대는 원거리에서 대규모 지역을 전멸시킬 수 있는 존재.


감히 상대가 될 리가 없다.


그런데,


"뭐, 뭐지?"


하늘에서 폭탄이나 섬광이라도 터져야 정상일텐데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고개를 숙였던 사람들도 차츰 들기 시작했다.


하늘은 한 점없이 말끔했다.


번쩍이며 주변 지역을 싹쓸이할 미사일들도, 우주에서 내리꽂는 레이저 요격도 없었다.


"이게 어떻게 된거예요?"

"우리 산거야?"

"분명 죽을 운명일텐데!"


잠은적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고 웅성거리고 있었다.


잠은적은 고개를 하늘로 치켜올리고 입을 열었다.


"원율, 성공했구나."


믿고 있었다.


원율이라면 해낼 수 있을거라고.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은적이 웃음을 지으며 꺼내들었다.


"네 놈의 정체가 열쇠였나."


분명 모자이크 처리로 되어있을 서류가 열쇠로 변모해 있었다.


열쇠를 바라보던 은적이 황무지로 시선을 옮겼다.


황무지에서는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원율."

"은적 씨."


웃음을 자아낸 은적은 팔을 넓게 펼치며 원율을 환영했다.


품 안으로 달려가고 싶었으나 지금은 시간이 별로 없었다.


은적도 그 사실을 깨달았는지 팔을 접고 진지한 눈빛으로 원율에게 열쇠를 잡고 있던 손을 내밀었다.


"열쇠를 줘."

"여기 있어요."


원율이 주머니에 넣어놨던 열쇠 두 개를 꺼내 은적의 손에 놓았다.


이제 열쇠는 총 세 개.


"이 새끼들은 법적 처리를 받을거다. 그러니 걱정 마."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희미하게 웃음을 짓는 원율을 향해 은적이 어깨를 토닥였다.


지금까지 당한 사람만 해도 약 열 명.


그것에 대한 정보들은 에하드에 들어가 있었다.


기록실 약탈에 대한 임무는 이미 진행 중.


문득 상황이 궁금해진 원율이 어깨에 매달려 있는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아아- 펜리르. 들리나?"

"잘 들립니다요~"

"임무는."

"완수이지요."


펜리르에게 준 임무는 기록실을 약탈 후 쿠펜으로 가져오는 것.


모든게 생각대로 잘 풀리고 있다.


'이제 남은건 그 녀석인가.'


준비를 다짐한 원율이 손에 장갑을 끼는걸 보며 은적이 운을 띄었다.


"처리할텐가."

"당연하죠."

"하. 그래. 너무 감정적으론 하지 마라."

"···."


작게 고갯짓을 한 원율은 빠르게 D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목표는 정 의사.


아니, 정현석.


전략적으로 들키지 않고 죽이는게 목표이다.


바지춤에 걸려있는 망치가 들썩인다.


감정적으로 변하려 하지 않아도 나의 지병이 내 안의 감정을 끌어올렸다.


죽이고픈 마음이 충실해진다.


하루 빨리 망치에 핏자국을 묻히고 싶다.


"하, 하하. 이러면 안되는데."


괜찮다.


이성은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니 현석에게 도달하기 까진 무리가 없을거다.


슬슬 한계에 봉착한다는게 느껴지자 걷던 걸음을 멈추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착한 D사에는.


"없어요."


현석이 없었다.


환자를 구워삶거나 연구 자재로 사용할 녀석이 D사를 떠나 어디론가 사라졌다.


안내데스크에서 의아한 얼굴로 말하는 사람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정현석이 있는 사무실 쪽으로 달렸다.



벌컥-



굳은 문이 열리면서 바닥에 흩어져있는 서류들이 바람에 몸을 맡겨 날라갔다.


"이것들은···"


바닥에 널브러진 서류들 중 하나를 집어들었다.


서류 앞 표지에는,


「이원율.」


이라고 적혀있었다.


얼굴이 일그러진 원율은 서류를 뒤로 넘기기 시작했다.


서류에는 원율의 지병에 대해서 적혀져있었다.


넘겨지는 종이가 많아질수록 원율 또한 얼굴이 구겨져갔다.


자신의 자아가 많아진 것도, 아내를 죽이게 된 것도.


"모두 이 새끼 때문이었군."


서류를 잡고 있는 두 손에 힘이 들어간 원율이 꾸깃하며 바닥에 내던졌다.


참는 단계도 한계가 있다.


정현석은 그 단계를 아득히 뚫어버린지 오래.


단숨에 안내데스크로 내려간 원율이 신분증을 제시했다.


"D사 내면 편집자, 이원율입니다. 감시 카메라 검색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아, 네. 그런데 감시 카메라가 무슨 이유로 중지되었는데 어떻하죠."


멋쩍게 웃는 안내원을 재친 원율이 카운터에 있는 컴퓨터의 전원을 눌렀다.


역시 작동은 하지 않는다.


그때였다.


"원율 씨! 여기 정현석이···!"


무전기에서 흐릿한 목소리가 나오더니 이내 커져갔다.


"에하드 근처에 있어요! 방금 서류들고 튀는걸 봤어요!"

"잡았어야지."

"아니, 지금 허···! 군인한테 쫓기는게 그럴 여유가! 있나요오···!"


헐떡이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괜스레 참견은 걸지 않는게 리르에게도 좋을 듯 보인다.


적당히 알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무전기를 어깨춤에 꽂았다.


'에하드 근처란 말이지.'


안내원에게 인사를 건네고 D사를 빠져나갔다.


상진과 현양이 떠올랐으나 고개를 휘휘 저으며 잊었다.


이 사건과 연관 짓게 하고 싶은 마음을 일 절 없었다.


분명 일이 꼬이고 꼬이겠지.


'그런 것만큼은 질색이야.'


쯧, 하며 혀를 찬 원율이 에하드로 달려갔다.




***




"끄으으. 젠장. 젠장할!! 되는게 하나도 없어!"


투박한 말투를 내뱉은 정현석.


정 의사였던 포근한 말투는 내다버린지 오래였다.


'에하드가 털릴 줄은 몰랐는데 내가 너무 허술했어.'


입술을 잘근 씹은 현석이 서류를 품에 넣고 황무지를 달렸다.


"안녕."

"너, 넌···!"


분주하게 움직이던 다리가 멈췄다.


가로등에서 몸을 돌리며 불빛에 모습을 비춘 원율이 씨익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제야 널 족치는 날이 왔군."


아껴뒀던 알약을 입 안에 넣었다.


알싸한 미각이 머리까지 흘러들어온걸 느끼며 눈을 감은 원율이 입을 열었다.


"도망 칠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아."

"하. 하하! 원율. 너 날 얕보는데 내가 얼마나 빠른지 몰···"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도발할려는 현석을 향해 망치가 날아왔다.



빠각-!



둔탁한 소리가 현석의 몸 내부에서부터 퍼졌다.


"끄아아아아!"


몸 깊숙히 들어가 뼈에 박힌 망치를 억지로 빼냈다.


비명 소리가 하늘에 울려퍼졌다.


원율은 한 손으로 웃음이 담긴 입가를 감추며 망치를 들었다.


이번엔 오른쪽 어깨.


체중을 실어 꽂은 망치가 현석의 어깨 뼈를 안으로 움푹 집어넣었다.


"아아아악! 아파아파아파!!"

"아직이야."


마음같아선 머리를 쳐 죽여버리고 싶지만 가다듬으며 참았다.


이대로 죽인다면 지은 죄에 대한 벌은 약하다.


한 바퀴 망치를 돌리다가 허리를 가격했다.



우득-!



갈비뼈가 으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분명 알약을 먹었음에도 입가에 번진 웃음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묵혀둔 행복을 한꺼번에 만끽하는 기분이었다.


"아니지. 아냐."


이걸로는 만족이 안된다.


더욱 더.


아직 부족한 감정을 채우고자 싶다.


현석의 목덜미를 잡은 원율이 어디론가 질질 끌고 갔다.


"지금쯤이면 재판 중이겠지. 그런데 그건 내 알빠 아니야. 널 고문하는게 나의 목표지."


감빵?


그 까짓거 괜찮다.


눈 앞에 있는 현석을 죽여버릴 수 있다면.


손가락으로 턱을 두드리던 원율이 위로 치켜들며 말했다.


"그래. 그대로 겪게 해주면 되겠네."

"도대체 뭘···"


원율이 가져온 건 드리머였다.


불가능을 현실로 가져올 수 있는 기적적인 도구.


원래는 행복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 도구였다.


고개를 숙이며 호흡을 내뱉고 있는 현석을 향해 드리머를 건들거리며 보여줬다.


"그거 알고 있나. 정현석? 이건 행복만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아."

"무슨 소리야."

"행복으로 만들 수 있다면 절망도 만들 수 있다는 거지."


절망보다 심한 것도 만들 수 있다.


원율은 챙겼던 서류를 하나씩 꺼냈다.


"너가 연구했던 서류들이다. 어떤걸 할건지는 대충 알겠지?"

"아아···안돼. 제발. 읍읍!"


고통에 젖은 목소리를 내뱉은 현석의 입을 손으로 막은 원율이 입에 검지 손가락을 올렸다.


"떠들지 마.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으읍!!"

"천천히 죽어야지."


현석이 발버둥을 쳐봤자 소용없었다.


원율은 눈웃음을 지으며 드리머를 현석에게 씌웠다.




***




"정말 힘들었군."

"그러게요."


재판은 유죄 판결로 호르카를 비롯한 연구원들 모두 징역살이를 하게 되었다.


원율의 손에 걸렸다면 모두 사형 처리가 되었을 것이리라.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신 원율이 바닥에 엉덩이를 붙였다.


"현양 씨, 괜찮습니까?"

"저는 괜찮아요. 원율 씨는요?"

"그럭저럭이요."


고개를 기울이며 긍정을 표하는 원율을 본 현양이 얕게 얼굴에 웃음을 띄었다.


현양도 실험에 피해자였다.


트라우마가 씌여 고생했으나, 거듭된 치료로 인해 다행히도 회복하는 데에 성공했다.


'정말이지 현양의 내면은 강한달까나.'


묵묵히 생각을 띄던 도중에.


"너가 술래다! 현양!"

"상진···! 거기서!"

"야야, 여기는 놀이터가 아니라고."


쿠펜의 마당이 되는 황무지에서 술래잡기를 하며 돌아다니는 상진과 현양.


활기찬 고등학생들을 보는 듯 했다.


지긋히 웃음을 띄면서 보고있던 원율의 어깨에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세상 참 좋아졌다."

"엄청나게 좋은걸요~"

"나도 찬성이다!"

"하하···"


썩소를 보이는 원율을 중심으로 서있는 스프레와 펜리르.


"이 행복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네요."

"내 말이."


원율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은적이 옆에 따라 앉았다.


그렇게 원을 이루며 놀고있는 두 명을 바라보다가.



탁-



"엉?"

"원율 선배도 술래가 되었다고요!"


가만히 있던 원율이 멍때린 얼굴로 상진을 바라봤다.


"모르겠어요 선배? 술래이시라고요! 얼른 잡으셔야할걸요?"


손을 소라 모양으로 하고 힘껏 말하고 있는 상진.


원율은 이마를 쓸어넘기며 웃음을 내뱉으며 일어섰다.


"이놈들아 의뢰 들어왔어. 안오면 나 혼자 간다."

"아, 선배도 참!"

"같이가요!"


등을 돌린 원율은 은근슬쩍 미소를 지어보였다.


앞으로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모르겠으나 잘 풀린다는 것은 장담할 수 있었다.


원율을 비롯한 상진, 현양이 있는 이 곳.


Dream.


오늘도 「이너 사이드 에디터」는 트라우마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움직인다.





끝.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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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나? 스프레!(1) 21.03.31 9 0 11쪽
20 쿠펜(2) 21.03.30 10 0 11쪽
19 쿠펜(1) 21.03.30 9 0 10쪽
18 에하드 21.03.29 10 0 12쪽
17 자아분열증(4) 21.03.28 9 0 11쪽
16 자아분열증(3) 21.03.27 10 0 10쪽
15 자아분열증(2) 21.03.27 13 0 11쪽
14 자아분열증(1) 21.03.27 10 0 11쪽
13 감시관(2) 21.03.27 9 0 11쪽
12 감시관(1) 21.03.27 9 0 14쪽
11 실연(4) 21.03.25 10 0 11쪽
10 실연(3) 21.03.25 14 0 11쪽
9 실연(2) 21.03.25 9 0 11쪽
8 실연(1) 21.03.25 10 0 11쪽
7 정 의사 21.03.25 11 0 11쪽
6 군인(3) 21.03.22 14 0 11쪽
5 군인(2) 21.03.21 16 0 11쪽
4 군인(1) 21.03.20 23 0 12쪽
3 상진과 현양 21.03.19 34 0 11쪽
2 선현양 21.03.18 5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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