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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령 마스터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EarlGrey
작품등록일 :
2021.03.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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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6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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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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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순간이동보다 나은

DUMMY

11. 순간이동보다 나은



검술 창조의 원리는 얇은 책이다.

전체 페이지는 딱 80 페이지로 책값과 같았다.

나는 그 책에 있는 640개의 그림을 차근차근 읽었다. 그림이 말하는 것을 완전히 이해 수 있었는데, 어릴 때 그림책이나 그림 많은 동화책을 읽을 때처럼 선명했다.

손에 검을 쥐면 그대로 막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림들은 모두 행동을 지시하는 것이었고, 이유나 목적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나는 그림 위에 있는 글에 그런 설명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직 그 글들을 읽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그래. 이래서 다들 영어 못하더라도 바디랭귀지로 통할 수 있는 거야. 그림으로 설명하기 더 쉬우니까 저자도 그림을 그려 넣었겠지.

메뉴판과 영수증으로 익힌 글은 역시 짧아. 그래도 그림책을 사왔으니 오히려 잘한 거지. 한 페이지에 있는 글자가 안 많잖아. 다 처음 글 배울 때는 그림책으로 배우는 거야.

나는 손바닥에 검이 쥐어있는 상상을 하면서 킥킥 웃었다.

글을 잘 못읽는 것 정도는 나에게 좌절감을 주기에 너무 약하다. 원래는 하나도 몰랐는 걸.

메뉴판에 있는 글자들도 40개 음소를 다 담고 있다.

나는 책의 첫 페이지부터 메뉴판으로 배운 글자의 소리를 따라서 읽었다. 단어는 아는 게 더물다. 소리가 아는 말과 비슷하게 나는 건 혹시 그 말인가 짐작하면서 그냥 읽었다.

일단 읽어놓고 나중에 말이 좀 더 늘고 난 다음에 다시 읽으면 된다.

아! 사전 살걸.

아니다. 한 페이지에 만 원인데, 3천 페이지 두께의 사전을 사려면 가져온 달러를 다 환전해도 모자란다.

그래도 욕심은 좀 나는데. 통역사가 사전 하나 없는 것도 좀 아닌 것 같고.

“재키, 혹시 나한테 허락된 전자 사전 같은 거 없어?”


-없습니다. 뒤에 지구에서 섹터 94용 전자사전이 출판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됐다. 아마 그 사전 출판자가 내가 될지도 모르는데, 먼데 소릴랑 마라. 난 잘 모를 때 쓰는 방법이 있다.

그냥 다 외우는 거다.

엄마 따라 절에 가 본 적 있는데, 스님들은 불경을 막 외우더라. 눈치를 보니까 뜻을 알고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엄마는 모금함에 두터운 봉투를 넣고 왔다.

내가 이 책 외운 걸로 사기치거나 모금하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의외로 암기는 공부할 때 많은 것을 가져다 준다.

첫째로 잡념을 제거해서 머리가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내 머리는 작업장처럼 늘 여러가지로 가득 차있는데, 한가지 암기를 시작하면 작업장이 깨끗하게 정리되어서 다른 작업을 하기에 수월하다.

수학 공부를 시작할 때면 그 파트에 사용되는 공식들과 전개방법을 다시 암송해보는데, 그러면 수학문제 푸는 속도가 빠르게 늘어난다.

난 수학 정석도 눈으로 풀다가 선생님한테 혼이 난 적 있다. 하지만 시험시간에 감독으로 들어왔던 선생님은 내가 눈으로 시험문제를 풀어가는 걸 옆에서 본 후에 꾸지람하지 않았다.

영어도 마찬가지였다.

한 과의 단어와 표현, 거기에 나오는 문법을 먼저 달달 암기하고 그 과를 읽으면 그냥 장난이다. 나중에 시험칠 때 오분 정도면 답 다 찾는다.

검술 창조의 원리도 내가 달달 외우고 나면, 후에 나를 검술 창조의 도사로 만들어 줄게 뻔하다.

우리 아빠 말처럼, 욕심 안부리면 세상사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공부도.

그러니까 이제 그만 자자.


일주일이 지났을 때, 날마다 늘어난 내 언어구사 능력은 주인 아줌마를 놀라게 했다.

“너 정말 빠르게 배우는구나. 발음이 얼핏 들으면 완벽한 거 같다.”

“칭찬 더해주세요. 그러면 더 빨리 늘 거 같아요.”

하고 뻔뻔스럽게 말하자 아줌마는

“좋아. 시급을 더 올려주지.”

했다.

역시, 능력이 있는 만큼, 꼭 관련된 능력이 아니더라도 처우는 개선할 수 있는 거야.

나는 주방과 홀을 넘나들며 열심히 일했고 팁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여차하면 이렇게 몇 년 모아서 나도 가게 열어 남부럽지 않게 살 수도 있겠다.

야채를 다듬는데 도사가 되고나자 고기를 다듬는 것도 하게 되었는데, 이건 진짜 손맛이 있다.

시뻘건 살점을 성둥성둥 잘라내고, 뼈를 탁탁 토막치는 건 낚시하는 손맛보다 낫다. 검술 창조의 원리를 본 이후로 나는 야채와 고기를 쓰는 데 카드를 쓰지 않는다.

진짜 부억칼을 쓰면서 배운 바를 실천하는 중이다.

칼자루는 내 손바닥에 착 붙어있다. 금방은 손을 펴도 떨어지지 않는다.

"재미난 기술 익혔네.”

요리사 아저씨가 보고 칭찬했다. 그러나 요리사 아저씨는 더 재미난 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다. 내 기술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겨우 80만 원짜리 책 보고 배운 거니까.

여기 사람들은 생활이나 직업에 필요한 특별한 기술들을 안 가진 사람이 없다. 지구에서 어지간하면 포토샵하는 것처럼 생활 마법을 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내 기술을 더 준비해야 할 때다.

일주일 동안 반복해서 읽은 검술 창조의 원리는 내 머릿속에 고스란히 암기되어 있다. 책을 중고로 팔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았지만 나는 내 첫번째 책인 검술 창조의 원리는 그대로 보관하기로 했다.

달러를 환전한 돈을 가지고 서점으로 가서, 이번에는 매우 꼼꼼하게 살펴 이동기술에 대한 책을 샀다.

제목은 '순간이동보다 나은' 이었다.

이 책도 얇아서 134 페이지다. 134만 원을 지불하고 가져와서 읽었다.

역시 이 책도 반은 그림이다.

특징은 이번에는 발바닥에 많이 그려져 있는 파트 1과 발목이 함께 그러진 파트 2, 무릎까지 그려진 파트 3, 허벅지까지 그려진 파트 4, 골반을 포함한 파트 5, 요추가 있는 파트 6, 그렇게 계속해서 머리까지 있는 파트 9까지 있다.

음..... 그런데 마법책 같은 것도 괜찮을텐데 난 왜 자꾸 이렇게 몸쓰는 책만 사게 되는 걸까? 부담도 없고 일단 재미가 있다. 내 적성은 이쪽인가?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그림이 적어서 글자에도 바로 눈이 갔는데, 이 책 황당하다. 머리로 내력을 기르고 박치기 하는 방법이라니.

난 원래 시간을 많이 지체해서 집결지에 빨리가기 위한 기술을 익히려 이동기술 관련 책, 즉 경신법 같은 것을 찾았던 것인데, 이 책은 궁극적으로 박치기 기술을 가르치는 책이다.

박치기는 박치기인데, 발다닥으로 치는 박치기부터 머리 박치기까지 있는 거다.

파트1으로 돌아가서 글을 자세히 읽어보니까, 발바닥을 통해서 내력을 기르는 법을 먼저 설명해놓고 쓰는 법에 대한 설명이 있고, 파트 2에는 발목으로 내력을 기르는 법이, 각 파트마다 해당 부위를 통해서 내력을 기르는 법이 함께 적혀 있다.

이걸 잘 활용하면 빨리 달리는 경신법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뭐가 순간이동보다 낫다는 거야?

자세히 보다가 알았다.

이건 순간이동으로 피신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눈에 띄기만 하면 벼락처럼 상대방한테 날아가 몸으로 박살내는 거다. 인간 포탄 같은 거.

몸에서 피가 막 끓어올랐다. 난 이제 '플래쉬맨'이 되는 건가? 막 음속 돌파하면서.

정말 난 이쪽이 적성에 맞다.

밤중인데도 밖으로 나와서 책대로 걷다가 달렸다. 밤바람이 상쾌하다. 입으로 노래라도 부르고 싶은데 그것까지는 숨이차서 못하겠다.

발바닥에서 차가운 대리석을 밟은 것처럼 상쾌한 느낌이 몸으로 올라와 명치 뒷부분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후 그 자리에서 이슬같은 것이 맺혀 배꼽 아래쪽으로 흘러갔다. 개미 눈물만큼 작은 이슬 방울이었지만 선명한 느낌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 말하는 내력이 분명했다. 신이 나서 목이 타도록 달렸다.

시키는 대로 발바닥을 사용할 뿐인데도 달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달리면서 계산했다.

이 별은 지구와 모든 면에서 유사하다. 그러니까 한 바퀴 돌면 대략 2만 킬로미터일 거다.

거북이면 지구 1주에 76년이 걸릴 거고, 시속 100킬로 자동차가 막힘없이 쉬지 않고 달리면 2백 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는 거리다.

별은 구체니까 가장 먼거리도 1만 킬로미터, 집결지는 무조건 직선 거리로 1만킬로미터 이내에 있다. 내가 시속 20킬로미터 속도로 달린다면 500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다. 먹고 자는 건? 그만큼 더 빨리 뛰어야지.

거길 갈 수 있는 다른 수단들이 있을 거라는 건 물론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 뭐. 가야 하는 건 나고 선택할 사람도 나다. 2달 가까이 식당에서 일하면서 말도 배웠는데, 뛰어 한 달도 안 걸리는 거리라면 일단 시작은 하고 봐야잖아.

가다가 다른 방법이 나오면 더 좋고.

“재키, 혹시 벌써 1단계 미션 성공한 팀이 있어?”


-아직 없습니다. 1단계 미션은 쉽지 않습니다.


그건 누가 하느냐에 달린 거고.

한데, 갑자기 내 앞에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시X,놀라라.”

깜짝 놀라서 멈추는데 어느새 검은 차림에 얼굴도 가린 사람들이 나를 에워쌌다.

신나게 달리다보니 도심을 벗어난 강변이었는데, 가로등 불빛은 있어도 인가나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 시꺼먼 놈들 넷 외에는.

미소녀가 밤중에 혼자 달리면 반드시 사건을 불러오고 만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다. 젠장. 미소녀 된지 얼마 안된 초보라서 한 실수다.

“멈춰다. 이 구역은 접근 금지한다. 돌아가면 아무 하나 없다.”

내 앞에서 시꺼먼 망또를 걸치고 얼굴도 가린 놈이 말했다. 그런데 나 보다 말을 더 못한다.

“젠장.... 잔당이네.”

하고 나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 놈들의 몸짓이 말하는 것도 이 별의 원주민들이 몸으로 말하는 것과 조금 다르다.

잔당이라는 소리에 시꺼먼 놈들이 흠칫했다.

내 앞에 있던 놈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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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대충 쓰는 이야기입니다. 21.03.20 23 0 -
18 17. 지적인 전사 21.04.06 8 0 8쪽
17 16. 영력상자 - 꼬리치기 21.04.03 14 0 8쪽
16 16. 영력상자 - 추적 21.04.03 12 0 8쪽
15 15. 타임 에디팅 21.03.31 12 0 11쪽
14 14. 거인 숲의 유령 지능 21.03.31 11 0 10쪽
13 13. 애플리칸트 집결 21.03.30 16 0 10쪽
12 12. 비행선 탈취 21.03.29 14 0 19쪽
» 11. 순간이동보다 나은 21.03.28 18 0 10쪽
10 10. 첫 통역이 이상하다. 21.03.27 13 0 10쪽
9 9. 비급 '검술의 창조 원리'를 사버렸다. 21.03.27 15 0 9쪽
8 8. 접시닦는 지구의 미소녀(?) 21.03.26 19 0 9쪽
7 7. 감독관님, 저 돈 좀 주세요. 21.03.25 16 0 14쪽
6 6. 인간들의 별 섹터 94 21.03.24 14 0 8쪽
5 5. 탄성공간의 육체파 미소녀(?) 21.03.24 21 0 9쪽
4 4. 통역사가 되었다. 21.03.23 18 0 5쪽
3 3. 나도 카드 있다. 21.03.22 21 0 8쪽
2 2. 멋진 놈들(?) 21.03.20 24 0 8쪽
1 1. 천공의 환승 공항 21.03.20 4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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