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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령 마스터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EarlGrey
작품등록일 :
2021.03.20 09:06
최근연재일 :
2021.04.06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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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3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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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거인 숲의 유령 지능

DUMMY

14. 거인 숲의 유령 지능




나뭇잎이 작은 집의 지붕보다 크다. 나무는 지름이 20미터가 넘고 키는 짐작하기가 어렵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인데 이 별에 이처럼 거대한 나무가 있는 것은 원산지가 다른 별이기 때문이다.

나무 아래에서 은신 중인 지안은 떨어지는 나뭇잎을 피해 뿌리 근처로 움직였다.

집요하게 지안을 공격해왔던 깜비따 전사들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방금 전에 있었던 큰 폭발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지안님, 통신 복구되었습니다. 하지만, 좋지 않습니다.”

지안의 카드 인공지능 포핀스였다.

“뭔가요?”

하고 지안이 물었다.

“행성관리본부가 지안의 존재를 부인했습니다. 저도 더이상 지안님을 애플리칸트라 부르지 못합니다.”

지안은 묵묵히 있다가 중얼거렸다.

“갑작스럽네.”

포핀스가 말했다.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지안은 농담을 들은 것처럼 미소를 슬몃 지었다.

“지안님 구조요청을 한 직후에 저도 존재를 부인당했습니다. 저도 시스템에 존재하지 않는다는군요. 지금은 시스템 접속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경우가 이전에도 있었어요?”

하고 지안이 물었다.

“제가 접근할 수 있는 기록에는 없습니다.”

“동료들도 마찬가지 상태인가요?”

“파악할 수 없습니다.”

지안은 몸을 일으켰다.

포핀스가 물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안, 저는 늘 지안과 함께 할 것입니다.”

“알아봐야죠. 포핀스는 가능한 원인을 알아봐줘요.”

“지안, 조심해야 합니다. 깜비타 족은 전투에 특화된 종족입니다.”

“알아요.”

지안은 묵묵히 생각하다가 포핀스에게 말했다.

“본부에 정보를 알려주는 건 되겠지요? 아직 그들이 시스템에 남아 있다면 이 지역으로 들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알려줘요.”

“권장하지 않습니다. 본부는 신뢰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를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 명령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일단 동료들의 위치를 찾아봐요. 가능한 가까운 곳부터.”

“적이 더 가까이 있습니다.”

하고 포핀스가 말했다.

지안은 포핀스가 화살표로 가리키는 곳으로 걸었다.

“지안. 왜 그쪽으로 가요?”

포핀스가 급하게 물었다.

지안은 대꾸하지 않았다.

이곳에 와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깜비타 족은 아직도 오래된 과학 병기를 사용한다. 섹터 94에 침공했다가 전쟁 후에도 살아남은 잔당들 상당수가 인간들의 문명을 많이 흡수한 데 반하여 이들은 여전히 원시적이다.

공간과 시간을 특정하지 않고 벌어질 대 전쟁에서 과학 무기는 반쪽짜리도 되지 않는다. 그들의 대인 격투술도 뛰어나지만 전 방위적이지는 않다. 그들은 장비 없이는 우주에서 전투를 수행하지 못한다.

“이미 늦었어요. 130미터 밖에 안돼요. 전투준비하세요. 적은 네 명이예요. 지안 혼자 상대하기는 어려워요.”

포핀스가 머릿속에서 소리쳤다.

지안이 속으로 말했다.

“대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인지도 몰라.”

“그....게 무슨 말이지요? 지안?”

인공지능인 포핀스가 놀라서 집중을 흐트리고 물었다.

지안은 나뭇닢으로 가려져 손바닥만하게 보이는 하늘을 보며 속으로 말했다.

“나를 노리고 벌인 일일지도.”

포핀스가 이해하지 못했다.

자이언트 나무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그 밑에 있는 모든 것은 개미처럼 작게 보인다.

네 명이 1조를 이루는 깜비타 전사들은 허둥거리고 있었다.

“애플리칸트다!”

그들 중 한 명이 지안을 발견하고 총을 겨누며 소리쳤다.

팟! 하는 순간에 다른 세 명은 서로 거리를 벌리며 전투대형을 갖추며 지안을 향해 총을 겨눴다.

네 줄기의 광선은 거의 동시에 발사되었다. 눈깜짝할 사이였다.

그러나 지안은 이미 왼손을 내밀어 말하는 중이었다.

“그만(halt)”

광선은 지안의 손 앞 1미터 지점에서 막혔다. 그순간 깜비타 전사들은 서로 위치를 바꾸었는데, 네 명이 세 명이 되었다. 사라진 한 명은 지안의 우측 140도 지역에서 총을 발사했다.

지안의 몸이 앞으로 쭉 빠져나가며 광선을 피했고, 다시 위치를 서로 바꾸며 총을 쏘던 세 명의 깜비타 전사들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네 줄기 광선은 처음 사라졌다가 나타난 한 명이 있던 장소에서 발사되었다.

포핀스가 말했다.

“이들은 7급 전사예요. 근거리 교차 순간이동 전술을 높은 수준으로 구사해요.”

근거리 교차 순간이동은 깜비타의 대표적인 전술 중 하나다.

4인 1조로 실시되는 이 전술 때문에 깜비타는 집단전에서 숱한 전설을 만들었다.

지안은 돌아서서 광선들을 흩어버리며 다시 돌진했다.

깜비타 전사들도 이번에는 위치를 고수하면서 광선을 연사했다.

지안은 펑! 소리와 함께 튕겨 나갔다. 적들이 폭발력 있는 것으로 무기 종류를 바꾼 것이었다.

지안은 20여 미터를 튕겨 날아가고, 광선들은 여전히 쏟아지는 중에 지안의 상공에서 깜비타 전사 하나가 함께 날며 지안을 겨냥했다.

3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서 지안과 깜비타 전사의 눈이 마주쳤다. 지안이 허공에서 몸을 뒤집는 순간에 그가 있던 공간으로 대포알 같은 빛의 탄환이 지나갔다. 지안의 아래쪽에 있던 땅이 증발하면서 열과 연기를 피워올렸다. 땅에는 지름 10미터 넓이의 크레이트가 만들어졌다.

쉬이이잉!

세 명의 깜비타 전사들이 쏜 계란 형태의 소형 유도 광선이 유성처럼 궤도를 그리며 지안을 따라왔다.

지안은 공중에서 십여 번 회전을 한 후에 자이언트 나무를 박차고 솟구쳤다. 그를 따라오던 유성 같은 빛 뭉치들은 나무를 뚫고 들어갔다가 다시 튀어나와 지안를 향했다.

포핀스가 소리쳤다.

“왜 공격을 안 해요!”

지안은 절벽 같아 보이는 나무의 껍질을 따라 솟구치며 가지와 가지, 잎과 잎 속으로 숨었다.

그를 따라오던 빛 뭉치들은 어느 순간에 사라졌다.

깜비타 전사들도 지안을 추적하며 나무 위로 올라왔다. 지안은 나뭇가지를 타고 다른 나무의 잎으로 뛰어서 옮겨갔다.

“위험. 위험합니다. 깜비타 전사들이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애플리칸트로 보이는 사람도 옵니다. 지안! 방법을 찾으세요. 이러면 모든 애플리칸트가 전멸하고 될 것입니다.”

포핀스의 비명같은 소리를 들으며 지안은 머리를 들었다. 그의 몸 근처를 지나간 광선들이 하늘를 해집고 있었다.


나는 심신이 다 지쳐서 쉬는 중에 200미터 정도 떨어진 나무 위로 광선이 솟구치고 그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는 중인 지안을 보았다.

“아이구마나.”

소리가 절로 머리에 울렸지만 정신력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입은 아직 버릇을 반영하지 못했다.

재키가 말했다.

“쫓기고 있군요. 대비하세요. 이제 우리 차례일 것 같아요.”

인공지능 주제에 목소리에 힘이 없다.

“어떻게 본부가 이럴 수가 있는지.....”

재키가 또 본부를 원망했다. 통신이 재개된 후 신나게 본부에 접속했다가 존재를 부인당한 재키는 소위 말하는 정신붕괴 상태에 가까웠다.

“그만해. 그냥 또 황당한 일 하나가 생긴 것 뿐이라 했잖아.”

“한, 한은 어떻게 그리 담담할 수 있어요?”

재키가 물었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너도 부모한테서 돈에 팔려보고 나면 세상에 대단한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전 부모가 없어요.”

“그럼 평생 모를 거고.”

“한, 시스템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대신 근거리 통신은 가능해습니다. 애플리칸트들끼리 통신하는 걸 제한하던 규정도 적용되지 않게 되었군요.”

“잘 됐네.”

하면서 나는 빨리 식당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도 늦기는 했지만 아침 장사 준비를 해야 된다.

순간 나무 꼭대기에 거의 다다른 그 남자가 허공에 배를 깔고 멈추더니 괴성을 지르며 포효했다.

음파가 천지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나는 낙백, 혼이 떨어진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하는 걸 알았다. 정신력으로 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내 몸조차 축 늘어졌다.

그를 쫓아서 올라가며 공격하던 깜비타 전사들은 추풍낙엽처럼 추락했고, 원거리에서 발사된 광선탄들은 그의 몸에 닿기 전에 휘어져 지나갔다.

나는 잠시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입으로 흉내도 낼 수 없는 기괴한 포효가 내 정신줄 마저도 놓게 했던 것이다.

재키가 두려움 가득한 음성으로 말했다.

“한, 저 사람...... 애플리칸트일 수가 없어요. 뭔가 잘못됐어요.”

나는 멍해서 질문도 하지 못했다.

재키가 말했다.

“저 정도 힘은 생도 아니라 사관 아니 영관급 이상도 쉽지 않아요.”

“심사관이 구출하러 온 게 아닐까?”

하고 중얼거렸다.

재키가 부정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시스템에서 부인당하지도 않았겠지요. 저 사람은..... 뭔지 알 수 없어요.”

자이언트 포레스트가 숨을 죽였다. 모든 것이 쥐죽은 듯 고요했다.

숲의 가장 높은 나무 위에는 침울한 얼굴로 절대적인 위엄을 보이는 청년이 허공을 딛고 서있었다.

200 미터 정도 거리가 있음에도 내 눈에는 그의 얼굴이 눈가 주름까지 생생하게 보였다.

특별히 잘 생긴 미남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 때문인지 무작정 의지하고 매달리고 싶은 얼굴이었다.

몸이 마비되지 않은 상태였다면 몸이 그렇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때 머릿속에서 음성이 들렸다.

“나는 포핀스, 연결을 승인한다.”

“포핀스, 나는 재키, 애플리칸트 한가람의 어시(조수)다.”

“애플리칸트라고? 시스템에 승인되어 있어?”

“조금 전에 부인당했다.”

“아. 우리측도 마찬가지야. 재키, 단거리 통신 기능 활성화시키다니 너 대단하구나. 난 시스템 접속이 중단되었던 적이 없어서 단거리통신 기능은 생각도 못했다.”

다른 목소리들이 울렸다.

“나는 캐서린.....”

“나는 아담스.....”

시스템에서 삭제된 애플리칸트들의 인공지능이 재키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모든 소리가 그치고, 재키가 또 두려움에 찬 음성으로 말했다.

“이건...... 잘못됐어. 한. 정말 잘못 됐어요.”

“뭐가?”

하고 힘없이 묻자 재키가 말했다.

“이들은...... 정말 시스템에 존재하지 않았던 모델이예요. 포핀스 3138 모델 같은 건 정말 없어요. 아담스 61, 캐서린 14000 도. 이들은.... 유령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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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영력상자 - 꼬리치기 21.04.03 15 0 8쪽
16 16. 영력상자 - 추적 21.04.03 13 0 8쪽
15 15. 타임 에디팅 21.03.31 13 0 11쪽
» 14. 거인 숲의 유령 지능 21.03.31 14 0 10쪽
13 13. 애플리칸트 집결 21.03.30 19 0 10쪽
12 12. 비행선 탈취 21.03.29 15 0 19쪽
11 11. 순간이동보다 나은 21.03.28 19 0 10쪽
10 10. 첫 통역이 이상하다. 21.03.27 1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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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접시닦는 지구의 미소녀(?) 21.03.26 20 0 9쪽
7 7. 감독관님, 저 돈 좀 주세요. 21.03.25 20 0 14쪽
6 6. 인간들의 별 섹터 94 21.03.24 17 0 8쪽
5 5. 탄성공간의 육체파 미소녀(?) 21.03.24 23 0 9쪽
4 4. 통역사가 되었다. 21.03.23 19 0 5쪽
3 3. 나도 카드 있다. 21.03.22 22 0 8쪽
2 2. 멋진 놈들(?) 21.03.20 26 0 8쪽
1 1. 천공의 환승 공항 21.03.20 4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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