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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회귀자의 미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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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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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0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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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김철수씨

DUMMY

업무시간 도중에 이렇게 여유를 부릴 수 있게 된 것은 오랜만이다.

이전에 사두었던 커피머신.

전까지 에스프레소를 그리 좋아하진 않았지만, 마시다 보니 점점 입에 붙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일을 대충 한다는 것은 아니고, 그만큼 직원들이 일을 잘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예약 없이 손님이 왔을 때,


“제가 할까요?”

혹은

“내가 할까?”


하고 여러 번 물어는 보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오히려 자신들이 손님을 더 맡으려 한다.

일하는 만큼 본인 임금이 늘어나는 것이니까 한 명이라도 더 맡고 싶어 하겠지.

예약 손님이나 직접 내게 스타일링을 요청하는 손님들도 여전히 많기는 하지만, 이전보다는 확실히 내가 하루에 맡는 손님의 수는 줄었다.


“선생님, 예약 손님 오셨어요.”

“그래? 바로 갈게.”


웬만하면 예약 시간을 기억해두고 손님들이 도착하기 전에 미리 나가 있는데 오늘은 너무 여유 부린 모양이다.

마시던 에스프레소를 휴게실에 그대로 두고 일어났다.

카운터 쪽으로 향하자 나를 기다리고 있는 손님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바로 앉으시겠어요?”

“아, 안녕하세요.”


예약하고 오는 손님들은 보통은 이전에도 몇 번 왔던, 단골인 경우가 많다.

단골들은 어지간하면 기억하려 하는 편인데 지금 온 손님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정장을 입은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

행색을 보면 대충 직장인인 것 같은데 이런 낮시간에 오다니, 반차라도 쓰고 온 건가?


“커트 예약하신 것 맞으시죠?”

“네, 맞아요.”


지금 그는 평범하게 기른 내린 머리.

회사원으로 보이니까 조금 깔끔하게 올려주면 괜찮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던 도중, 나는 평소처럼 거울로 자리에 앉은 그를 바라보았다.


- 서영 씨한테 잘 보이게 하고 싶은데···


나는 생각을 금세 바꾸게 되었다.

그런 거면 일반적인 회사원들한테 어울리는 머리는 별로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남자들이 좋게 보는 남자의 헤어스타일과 여자들이 좋게 보는 남자의 헤어스타일은 조금 차이가 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이 남자 상사들이나 영업을 위해 만나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면 원래 생각했던 대로 짧고 올리는 깔끔한 포마드 스타일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지금 떠올리고 있는 것은 회사의 다른 여자 직원이었다.

그렇다면 그것에 맞게 맞춰줘야지.


“저희 헤어샵은 처음이세요?”

“아, 네. 아는 사람들이 여기가 되게 좋다길래 와봤어요.”

“음, 그러세요. 제가 보통은 오시는 분들한테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추천해드리거든요. 혹시 괜찮으시겠어요?”

“그런가요? 네, 뭐 괜찮긴 한데···”


그는 아직은 약간 미심쩍어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역시 중요한 건 자신 있어 하는 말투.


“손님 지금 그냥 내린 머리신데, 가르마 스타일이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

“아··· 가르마요?”


익숙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람의 심리.

하지만 그는 확신에 찬 내 목소리에 약간은 마음이 열린 것 같다.


“네··· 한 번 해주세요.”


먼저 커트부터.

이 손님은 옆쪽 볼륨은 많고, 위와 뒤쪽 볼륨이 부족해 보인다.

우선은 뒷머리부터 시작하기로 하였다.

뒤쪽 볼륨이 살아 보이도록 목 뒤쪽인 네이프 부분은 평평하게.

다음에는 백 포인트 부분에 무게감이 실릴 수 있게 기장을 다듬었다.

그리고 백사이드 부분도 길이를 함께 맞춰 연결되는 쪽이 어색하지 않게 해주었다.

옆머리는 두피가 하얗게 드러나지는 않게 적당히 기장감있게.

헤어라인을 정리해주는 거로 옆 뒷머리는 마무리.

앞머리와 윗머리는 가르마를 하기에 긴 편은 아니기에 커트라인만 다듬어주었다.


“커트는 끝나셨고, 손질하는 법 알려드릴게요.”


고데기로 하는 것이 더 낫겠지만 지금은 가르마 스타일을 하는 것 자체도 어색하게 느끼는 것 같다.

한 번에 손질하는 법을 배우기는 힘들 테니 익숙한 헤어드라이어로 스타일링하는 방법을 설명해주기로 하였다.


“우선 머리를 감고 나서 수건으로 최대한 물기를 많이 털어야 해요. 바로 드라이기는 쓰지 마시고요. 그러면 머리가 온통 붕 뜬 상태가 되시거든요."


설명한 대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최대한 수건으로 털어낸 뒤 말을 이었다.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셨으면 이제 거울을 보시고 가르마를 탈 위치를 정해서 먼저 뒤로 넘겨보세요. 라인이 어느 정도 잡히면 살짝 뒤쪽 대각선 방향으로 몇 번 더 넘겨 보시고요. 그리고 이제 손끝으로 머리를 살짝 건드리면 이런 식으로 머리가 잡힐 거예요.”


아직 드라이하기 전인데도 어느 정도 모양은 잡혔고, 준비되었으니 헤어드라이어를 잡아 들었다.


“드라이하실 때는 센 바람은 절대로 안 쓰시는 게 좋아요. 무조건 약하고 뜨거운 바람. 드라이 할 때는 아까 제가 손으로 잡은 그 방향 그대로 드라이해주시면 돼요.”


아까 머리를 넘겼던 것과 같은 방향을 손으로 만져주며 모양을 잡아주었다.


“옆머리는 뜨지 않게 절대 아래에서 위로 말리지 마시고요. 적당히 잡은 상태에서 약한 바람으로 천천히 말려주시면 돼요.”


옆 뒷머리에 드라이가 끝난 뒤 전체적으로 확인해보자 괜찮게 머리가 잡힌 것 같았다.

앞머리에 모양이 제대로 안 잡히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손으로 잡아 굴곡을 만들어서 열을 줘야 하지만, 다행히 이 손님은 모양이 잘 나오는 모발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스프레이를 해주시면 되는데 보여드리면서 알려드릴게요.”


우선은 부드러운 헤어스프레이를 겉 부분은 전체적으로, 안쪽은 살짝 뿌린 뒤에 다시 한번 가르마 부분을 잡아준다.

자연스럽게 고정만 하려면 여기서 끝내도 되지만 이 손님은 직장인.

헤어스타일이 오래 유지되려면 강한 스프레이로 다시 한번 고정을 해줘야 한다.

모양은 이미 잡아놨으니 고정하는 힘이 강한 스프레이로 다시 레이어링을 해준다.


“설명하면서 해드려서 조금 걸렸는데 집에 가셔서 직접 해보시면 10분 정도밖에 안 걸리실 거에요. 집에서도 해보시고 더 설명 필요하시거나, 고데기로 스타일링하는 방법도 듣고 싶으시면 다음에 오셔서 말씀해주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




직장인 김철수는 방금 스타일링을 받고 나온 머리가 많이 어색하였다.

지나가는 길에도 스마트폰 액정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힐끔힐끔 확인하며 길을 걸었다.


‘괜찮은 것 맞나?’


보통 사람들은 본인의 외모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때문에 김철수가 바뀐 자신의 머리를 보고 느끼는 것은 ‘어울린다’가 아니라 ‘이상하다’였다.

그 이상하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너무 전과는 달라져서 괜찮은 건지를 잘 모르겠다는 의미였다.


‘음··· 친구들이 추천해줘서 가보긴 한 건데.’


그는 역시 익숙하던 평소의 머리나 고수할 걸 하고 잠깐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이미 한 머리를 어떻게 되돌리겠는가.

얼마 남지 않은 반차시간동안 빨리 점심을 사 먹고 회사에 들어가고자 하였다.


“여기요.”

“네~”


평소에는 잘 오지 않던 갈비탕집.

간만의 휴식에 편하게 식사를 하려 하였다.


“주문하시겠어요?”

“갈비탕 곱빼기로 주세요.”

“네, 갈비탕 곱빼기··· 주문···”


주문을 받던 아르바이트생은 말을 하다 말고 멈칫하였다.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그녀는 계산서에 체크하다 말고 힐끔힐끔 김철수를 향해 눈동자를 굴렸다.


“저기요?”

“··· 아! 네. 죄송합니다. 갈비탕 곱빼기 하나 주문받았습니다.”


그녀는 민망한 듯 얼굴을 붉히며 카운터로 향하였다.

뭐야, 기분 나쁘게.

김철수는 괜히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역시 이게 조금 이상해 보이나?



점심식사를 마치고 그는 회사로 향하였다.

발걸음이 무거워지며 점점 기운이 빠져나갔다.


‘아, 가기 싫어···’


모든 회사원이 출근길에 하는 생각이지만 정말로 그럴 수는 없는 법.

김철수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익숙한 회사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탑승했다.

5층.

김철수가 근무하는 장소.

계획했던 대로 시간은 여유롭게 들어왔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으니 그는 외투만 벗어둔 후, 양치 도구를 손에 들고 화장실로 곧장 향하였다.


“흐음···”


그는 양치질하면서도 멍하니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는 스스로 냉정하게 평가하기가 힘든 법.

아직도 그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자신의 모습을 확인해보았다.


“어, 김철수. 왔냐?”

“아 과장님, 식사 다하셨습니까?”

“진작 했지. 야, 너 근데 뭐냐?”


과장이 힐끗 김철수를 올려다보았다.


“예? 뭐가···”

“어이구, 아주 그냥 꽃단장을 하고 오셨구만. 빨리 양치 끝내고 업무나 시작해.”


꽃단장이라니.

단어 선택하는 것도 참.

과장과는 역시 이야기만 하면 피곤하다.



“에휴···”


결국 반차쓰고 쉬다가 머리만 하고 왔지, 오늘도 똑같은 하루일 뿐이다.

김철수는 컴퓨터를 켜두고 잠깐 오늘 해야 할 것들을 확인한 뒤, 커피를 타러 탕비실로 갔다.

커피머신의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도중.


덜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았다.


“어, 서영 씨.”

“아, 대리님···?”


평소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던 최서영 주임과 마주쳤다.

그녀도 역시 자연스레 변한 자신의 머리부터 힐끗 바라보았다.


“하하하··· 잘 쉬다 오셨어요?”

“뭐, 그냥 그랬죠.”


어색한 분위기.

괜히 민망해진 김철수는 먼저 자리에서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아, 그럼 수고.”

“네? 네.”


김철수는 자리로 돌아가 고개를 푹 숙였다.

진짜 방금 바보 같았네.

그는 자책하며 멍하니 업무에나 집중하고자 하였다.

그때, 파티션 위로 방금 탕비실에서 빠져나온 서영이 스쳐 지나가는 모습이 살짝 보였다.

하지만 김철수는 의식하지 않으려 애써 모니터에만 시선을 뚫어지라 고정하였다.


지잉-


그런데 잠시 뒤 책상에 올려둔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리며 화면이 켜졌다.

카톡 알림.

그는 익숙한 프로필 사진과 이름에 흠칫하며 빠르게 스마트폰을 들었다.


[ 최서영 주임 : 대리님 ]

[ 최서영 주임 : 머리 진짜 잘 어울리시네요!! ]

[ 최서영 주임 : 오늘도 화이팅!!! ]


그는 멍하니 메시지를 확인하다가 뒤늦게 답장을 하고는 스마트폰을 책상 위에 털썩 놓았다.

역시 괜찮은 거 맞네!

아까 어떻게 하라고 했더라.

김철수는 뒤늦게 아까 헤어샵에서 알려준 머리 손질법을 떠올리고 있다.




**




“와··· 아까 그분 되게 평범해 보였는데.”


지희가 하는 말에 나는 살짝 웃었다.

정말 흔한 일이기는 하다.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나도 웬만한 직장인들은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못 쓰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당장 친구인 민준이도 잘만 꾸미고 다니다가 직장에 들어간 이후로는 점점 흔한 아저씨처럼 변했으니까.


지금은 민준이도 아직 열심히 신경 쓰고 다니려나?

문득 궁금함에 조만간 연락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 선생님. 잠깐 와보실래요?”


카운터에 있던 찬희의 부름에 나는 천천히 가서 녀석이 가리키는 곳을 확인해보았다.


[ 김철수 : 이번 주 수요일 11시 예약 가능할까요? ]


이틀 전 처음으로 예약 왔던 메시지 바로 아래, 조금 전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해있었다.


[ 김철수 : 안녕하세요. 오늘 커트하고 간 사람입니다. 다음에 갈 때 혹시 스타일링 방법 좀 다시 설명 들을 수 있을지··· ]


두 번 설명하게 하다니 번거롭네.

다시 왔을 때는 좀 더 자세하게 천천히 설명해 줘야겠다.


작가의말

자꾸 늦네요... 내일부터는 진짜 안늦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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