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사신(奇怪邪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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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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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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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9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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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경합 2

DUMMY

패황(覇皇)이 웃음을 짓자 그 모습을 본 남제(南帝)가 패황에게 물어보았다.


“천주께선 무언가 흥미로운 것이라도 발견했나봅니다.”


“그럼, 천방지축(天方地軸)이 알아서 후보들을 도발할 소식을 만들어주지 않았느냐.”


남제는 곧장 패황이 말하는 천방지축이 누구인지 알아들었다. 정확히는 이 천 내에서 천방지축이라는 단어를 붙일 만한 인물이 그 하나 밖에 없긴 했다.


“적양대주 말씀이시군요.”


“그래, 이놈이 대놓고 귀찮았던 모양이야. 아무나 바로 찾아오라고 중앙을 골랐어. 크흐흐”


‘무영이 요놈은 내가 시킨 일을 금방 끝내버리고 싶은가보구만. 하지만 그건 내가 바라는 게 아닌데 어쩌나. 흐’


패황의 말에 경합에 무관심하던 혈검(血劍)이 잠시 흥미를 보이며 말하였다.


적양대주는 그의 제자들을 이끄는 대주, 지난 번 그의 실력을 시험하려다가 도주한 그 때문에 화가 났던 혈검이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언호철과 제자들에게 들어서 무영에 대한 궁금증이 꽤 있는 상태였다.


“후보들의 성향을 조금이라도 알면 중앙은 피할 텐데 대단한 자신감이군요.”


“그러니 이놈이 천방지축이 아니겠나. 요놈을 고른 녀석이 누가 되든 고생 좀 할게다. 크크크”


그 말을 듣고 있는 녹림왕(綠林王)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는 옆에 존경하는 패황이 있음에도 며칠 전 추태를 보인 자식 생각 때문에 표정을 풀질 못하였다.


‘중앙이라... 효원이 이놈이 두 번이나 물 먹은 거 보면 적무영 그놈만은 피해야 돼.... 알릴 방법 없으려나.’


주변에 다른 이들의 눈만 없다면 당장이라도 몰래 소식을 알리고 싶은 녹림왕이었다.


“어째 우리 녹림왕께선 표정이 안 좋으시구려.”


녹림왕의 건너 오른 방향의 끝 쪽, 마치 붉고 넓은 얼굴에 수염이 사납게 나있어 마치 나 백정이오 하는 듯한 사나운 얼굴을 지닌 중년인 한명이 녹림왕을 향하여 웃음을 숨기지 않으며 물었다.


“어이.... 도마(刀魔) 하석수. 나랑 또 싸우고 싶어서 그러냐?”


녹림왕은 도마의 말에 숨겨진 비웃음을 알아차리고, 곧바로 이를 드러내며 도마를 향하여 응수했다.


“흐.... 당장이라도 결판 내줄 수 있다만?”


도마와 녹림왕은 비슷한 성향 때문에 몇 번이고 격돌한 사이었다. 그 때문에 서로간의 감정이 좋지 않았다. 지금의 상황도 그런 모습의 연장선이었다.


그들이 싸움을 함에도 다른 이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었다. 사도의 후기지수일 때부터 둘은 앙숙이자 호적수, 수십 번도 더 봐온 신경전은 궁금하지 조차 않은 것이었다.


“자 그만하시죠. 우리 귀한 아이들이 오고 있지 않습니까.”


한참 서로를 향한 기싸움이 이어질 무렵, 작은 목소리 하나가 그들을 말렸다. 왼쪽 끝 자리에 있는 미약한 존재감이었다.


“아씨! 놀래라. 기척 좀 내시오.. 귀왕(鬼王)”


도마는 자신의 정반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놀라며 소리쳤다. 목소리에 담긴 기척이 희미하기도 했지만 밝게 말을 함에도 그 목소리에 힘이 없는 것이 마치 기력이 달려 죽기 직전의 노인네와 같았기 때문이다.


“너무 하시는 구려.”


귀왕은 도마가 한 말에 울적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또 다시 그의 기척이 희미해졌다.


“쓰읍..... 본의는 아니었소.”


자신도 모르게 과하게 반응했다며 고개를 숙이는 도마, 녹림왕을 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태도였다. 귀왕은 녹림왕과 달리 사사천(四邪天)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동맹, 앙숙인 녹림왕이라면 모를까 남천교(南天敎)와 패왕성(霸王成)에게 반쯤 밀린 처지인 그들은 서로 함께해야 맞았다.


“크크크 머저리 같으니. 금가야 저놈은 원래 저런 놈이다. 신경 쓰지 말거라”


“시끄럽다! 장창호!”


한번 더 고성이 오갔으나, 후보들이 도착했다는 말이 들리자 언제 싸웠냐는 듯 둘은 근엄한 표정을 지었다.


“후보 분들께서 오셨습니다!”


그 모습을 본 귀왕이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입구를 통하여 7명의 후보들이 들어왔다.


남천교의 대공자 광룡(光龍) 영호중


녹림의 후계이자 이름 난 싸움광 광투견(狂鬪犬) 장효원


귀왕의 딸이자 강호에 몇 없는 선법의 고수인 흑선살(黑扇殺) 금가연


도마의 손자이자 지금 이 자리에 모인 후보 중에선 가장 어린 환백도(幻魄刀) 하건형


장강용왕의 제자이자 강호 후기지수에서 이름 높은 수룡(水龍) 위효준


단 한번 무공을 드러냈을 뿐인데 강호에서 봉의 칭호를 얻은 무봉(武鳳) 적소빈


그리고 다른 형용할 말이 필요 없는 소패왕(小霸王) 적위신까지


하나하나가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영걸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이들도 패황의 눈에는 모자란 듯 들어온 후보들을 보는 패황의 표정은 심드렁했다. 잠시 후보들을 보던 패황이 입을 열었다.


“자.... 다들 모였으니 부른 이유를 말해야겠지. 다른 이유는 없다. 네놈들이 상대할 자들이 자리를 모두 골랐다.”


한손으로 턱을 괸 그의 표정이 변했다. 한쪽입고리가 올라가고 사납게 이를 드러낸 그 모습은 주변에 있는 모두를 긴장시켰다.


“단 한 가지만 알려주지. 중앙엔 내가 한 수 가르친 적무영이라는 천방지축이 자릴 잡았다. 누구든 좋다. 녀석을 이긴 자는 당장이라도 소천주로 삼아주마.”


패황에게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었다. 적양대주를 잡으면 곧바로 소천주 자리를 주겠다니!

그 말에 후기지수들은 물론이요. 근엄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던 구사들도 일순간 당황해서 눈을 키웠다.


“아버님 농이 심하십니다!”


패왕성주 적연강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적양대주의 실적과 그의 심계를 생각하면 그에 대한 평가가 높은 것은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후보들도 그와 비슷한 수준을 될 터 그를 상대로 찾아간 이들이 차례대로 덤빈다면 그가 어찌 버틸 것이란 말인가!


만일 적양대주가 소빈이나 위신이가 가기 전에 쓰러지면 어쩌려고 그런 말을 하는지 패왕성주로선 그의 아버지를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농이 아니다. 아무나 녀석을 이겨라! 순서는 관계없다. 누구든 나서라,”


패황의 표정이 바뀌지 않고 계속해서 말이 이어지자, 멈칫거리고 있던 후보들이 하나 둘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는 없었다. 모두가 자신들이 속해있는 세력의 주인인 구사들을 향하여 눈짓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구사들이라고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모두가 멈춰있는 상황에 한 사람이 앞으로 나왔다. 고민이란 것이 없는지 당당하게 앞으로 나선 이를 모두가 쳐다보았다.


“호오. 처음은 너로구나.”


패황이 눈을 빛냈다.


‘예상안의 인물이긴 해도, 위신이 녀석이 먼저 나설 줄 알았는데 의외로군.’


앞으로 나선 이는 패황이 예상한 세 명 중 한 명인 무봉 적소빈이었다. 그녀는 멈춰서있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앞으로 성큼성큼 나와서 말했다.


“예! 저를 증명해보이겠습니다.”


패황은 자신을 증명하겠다는 막내손녀를 보며 눈을 가볍게 뜨면서 미소를 지었다.


“증명이라... 무엇을 증명하겠느냐?”


“패왕의 피를 가장 진하게 이은 것이 저라는 걸 말입니다.”

“크하하하하하 좋아! 맘에 드는군. 하지만 쉽지는 않을 거다. 네가 상대 할 그 뺀질이는 강하다. 어디 전력을 다 해보거라.”


손녀의 당찬 대답에 패황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남은 이들을 향해서도 말했다.


“지금부턴 무작위로 순서를 정해라. 소빈이는 어서 길을 가거라.”


“예, 천주!”


공적인 자리였기에 평소처럼 할아버지가 아닌 천주로 화답한 적소빈, 그녀는 길을 나서며 잠시 자신의 아버지 패왕성주 적연강을 한번 보고 나섰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는 패왕성주의 눈이 복잡하였다.


***


무영은 자신의 앞에 선 여인을 쳐다보며 웃음을 지었다.


“어서 와라! 공적으로 대해줄까, 사적으로 대해줄까.”


적소빈, 무영이 오랫동안 봐온 어린 아이가 그를 이기기 위하여 찾아왔다. 중앙으로 올 것이라 예상하긴 했지만 다른 쪽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녀가 가장 먼저 출발한 듯 싶었다.


“사적이든 공적이든 상관없습니다. 저는 당신을 이기기 위해 왔으니까요.”


“같은 적의 성을 쓰니, 편하게 말하도록 하지. 어디 한 번 네 실력을 선보여 봐라.”


사원의 지붕에서 몸을 일으킨 무영이 손을 풀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그때 무영의 귓가로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감지할 수 도 없는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소리였다.


-이놈아 일 좀 해야겠다-


시작부터 그에게 놈이라는 칭호를 날려준 사람을 생각한 무영이 눈살을 찌푸리며 잠시 멈칫거렸다.


멈칫거린 무영의 귓가로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이 들려왔다. 그리고 자신을 쓰러트리면 소천주 자리를 준다는 말엔 무영의 표정이 완전히 일그러졌다.


‘아니 애들을 전부 나한테 떠넘기면 어떡해?’


-그냥 적당히 애들 전부다 이겨라. 그 다음은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패황은 또 다시 그에게 엉뚱한 일을 시키고 있었다. 적당히 라는 어려운 말을 들은 무영은 이마를 두 번 두드리고 소리쳤다.


“아이 진짜 적당히가 뭐야 적당히가!!!”


커다란 목소리가 산맥을 울리며 퍼져나갔다. 그의 앞에 서있던 적소빈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하지만 무영은 그런 소빈의 표정을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무시에 가까울 정도로 크게 소리를 또 한번 질렀다.


“귀찮다니깐 꼭 다 넘기오. 천주!!!”


한번 씩씩 거린 무영은 자신의 앞에 있는 소빈을 보며 손을 한번 까딱거렸다.


“후으으..... 야 미안한데 들어와라. 일곱이나 상대하려면 바쁠 거 같거든.”


그 말에 기분 나쁠 법도 한데 적소빈은 오히려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무영에게 몸을 날리며 말했다.


“미안할 필요 없어요. 내가 이길 거 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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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구주천가(九州天家) +1 21.09.06 643 13 11쪽
109 파천마제(破天魔帝) 북리강 2 +2 21.09.03 703 12 11쪽
108 파천마제(破天魔帝) 북리강 1 +1 21.09.01 716 15 11쪽
107 마도의 주인 5 +2 21.08.26 782 13 15쪽
106 마도의 주인 4 +2 21.08.23 721 12 19쪽
105 마도의 주인 3 +3 21.08.19 725 14 21쪽
104 마도의 주인 2 +3 21.08.16 749 14 24쪽
103 마도의 주인 1 +1 21.08.13 752 13 26쪽
102 혈교의 위기 3 +1 21.08.11 751 13 13쪽
101 혈교의 위기 2 +1 21.08.10 686 13 11쪽
100 혈교의 위기 +1 21.08.04 786 12 16쪽
99 추적 5 +1 21.08.01 776 11 11쪽
98 추적 4 +1 21.08.01 795 14 15쪽
97 추적 3 +1 21.07.27 833 13 10쪽
96 추적 2 +1 21.07.26 803 13 11쪽
95 추적 +1 21.07.25 908 13 13쪽
94 알아낸 사실들 +1 21.07.21 914 12 10쪽
93 조우 +1 21.07.21 956 11 15쪽
92 서문가에서 있었던 일들 2 +1 21.07.19 954 13 22쪽
91 서문가에서 있었던 일들 +1 21.07.18 972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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