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사신(奇怪邪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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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k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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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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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2

DUMMY

“낄낄 약골들 같으니 겨우 여섯 동이에 뻗어버리다니!”

“크하하하 맞습니다. 대주. 이래서야 현무대의 이름이 울겠는데요~”


현무대(玄武隊)와 호위대(護衛隊)를 비웃는 적무영과 그에 동조하는 흑웅, 흑웅은 술을 마실 때 만큼은 특히나 무영과 잘 어울리는 인물이었다.


“크흑... 미친 종자들...”


말을 하며 쓰러지는 현무대원, 그의 이름은 신화윤으로 이제 현무대가 된지 1년이 채 안된 신입이었다.


공녀를 호위하러 온 네 명은 모두 현무대의 신입들이었지만 조장격인 신화윤을 포함하여 모두가 열 번이상 호위임무를 성공시킨 정예들이었다.


그들이 공녀를 모시고 낙양루로 오고 난 후 한 시진 정도 뒤,


산발의 괴인과 한 무리의 무인들이 그들이 지키고 있는 낙양루 이층으로 올라왔다. 일단의 무인들에 긴장하는 호위대와 현무대원들이었다.


“자 그럼 다 쓸어먹어 보자구!”


“아이고 대인, 아래층에 자리가 많습니다. 굳이 이층에서 드실 필요는 없으신데...”


“어이 됐고 낙양명물, 오늘 다 조진다. 주문 할 수 있는 거 전부다 여기 애들한테 돌려~ 그리고 술은 죽엽청부터 시작해서 있는거 다 들고 와 부족하면 저잣거리 화주도 양동이 째 들고 오고”


옆에서 말리는 점소이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그냥 무시를 하며 이층으로 올라온 무인들은 일사분란하게 자리를 차지하더니 순식간에 현무대의 봉급으로는 먹기도 힘든 고급 음식들을 주문했다.


말도 안 되는 주문량에 점소이는 미리 들고 온 몇 개의 술잔과 수저를 내려놓곤 재신(財神)이 왔다는 것을 느끼며 급히 주인을 모시러 갔다.


“잉? 저것들은 뭐야? 언제 저기 서있었데?”


“대주 올라올 때부터 서 있었습니다. 대주가 아무 반응 없길래 다들 앉은 거구요.”


“아... 그래? 뭐 있어보여야 눈치를 채지.”


자신들을 보면서 이제야 눈치 챘는지 큰소리로 물어보는 산발의 괴인.


그는 마치 같잖은 무언가라도 본 듯 코웃음을 한번 친 후, 자신의 옆에 앉은 미남에게 뭐라 말을 걸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확연한 무시, 평소에 호위임무를 맡으며 이런 상황에 대한 수많은 교육을 받아온 현무대원들은 참았으나 오대세가 출신의 자부심이 넘치는 호위대에겐 큰 모욕이었는지 순식간에 검을 뽑으며 그들의 앞으로 나섰다.


“이봐 예의를 모르는 놈들이로군. 우리가 누군지 아나?”


이런 말을 하며 나서는 이곳에온 호위무인들 중 대장격인 남궁세가의 뇌중검(雷重劍) 하경.


남궁세가의 일반 무인 중 이름을 날리는 이 중 한 명이었다. 그는 강호 내에서도 알아주는 절정의 고수였다.


이곳에서 후계들을 지키는 이들의 수는 스물다섯, 각 세력별로 네다섯 명씩 데려왔기 때문에 앞에 앉아있는 일단의 무리들보다 다섯은 많았다.


수의 유리함과 오대세가라는 명문에 소속되어있다는 자부심으로 한껏 고양된 오대세가의 호위대는 순식간에 칼을 빼들면 앞으로 나섰다.


“어머 얘들 좀 봐 크크크 무섭다~”


“크하하하 대주 잘 정렬된 게 정예인가 봅니다.”


“대주... 문제 좀 그만 일으키십시오.”


칼을 빼들은 호위대를 보면서 여전히 비웃는 태도를 고수하는 괴인과 옆에서 동조하는 거대한 덩치의 무인, 그리고 미남은 머리가 아픈 듯이 이마를 부여잡고 괴인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호위대가 앞에서 있음에도 무안을 주는 행위,


“이익 네놈들이 진정 경을 쳐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감히 그딴 망발들을 해?”


화가 머리끝가지 났는지 칼을 빼들고 덤벼드는 뇌정검과 호위무인들, 각 세가가 다르니 누군가는 상황을 지켜볼 법도 한데 모두 한마음 한뜻처럼 적에게 덤벼들고 있었다.


“적양대(赤陽隊)! 반다경 준다 그냥 재워둬.”


‘적양대라고?!’


오대세가의 호위대들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순식간에 제압당하는 이들, 전원이 일류이상 그 중 뇌중검을 포함한 세 명은 절정에 달하는 이들이었으나 산발의 괴인이 던진 찻잔에 턱을 맞고 기절해버렸다.


‘엄청난 암기술, 저 괴인이 설마 삼보십살 적무영?’


사사천의 천주 휘하 삼대, 사도무림과 달리 정도에서 악명이 널리 퍼진 적양대 였지만 평소에 임무를 하기 편한 복장을 하고 있기에 그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부대가 아니었다.


그 때문에 적이 누구인지 모른 오대세가의 호위대는 금방 제압되고 말았다.


‘제길 산발로 얼굴을 가린 괴인에 스무 명 정도의 정예무인들, 왜 못 알아봤단 말인가!’


속으로 후회하는 신화윤,


적양대는 그들이 소속된 현무대와 동격의 부대.


현무대의 인원이 백명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일백에 달하는 이들이 전부 모여야 여기 자리 잡고 있는 적양대와 맞붙을 수 있는 것이었다.


“얼른 오시죠. 주인어른 이층에 계십니다.”


“그래 그래 어마어마한 손님이 오셨는데 얼른 만나봐야지.”


호위대들이 제압당한 시간은 반다경은커녕 그 반도 안 될 정도의 시간, 현무대원들이 잠깐 멈칫하는 순간 일사분란하게 호위대의 뒤를 잡은 적양대원들은 가볍게 목을 졸라 기절시켰다.


호위대의 전력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쉽게 그들을 제압시킨 적양대원들, 그들은 점소이가 주인과 함께 올라오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착석하였다.


주위에 널부러진 호위대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마치 존재하지 않는 듯 한쪽으로 치워버린 적양대원들은 네 명의 현무대원들이 자세를 잡고 서 있음에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 듯하였다.


“아이고 이게 뭔 일이래.”


“어이 주인장 신경 쓸 필요 없어 다들 자는 것뿐이야. 그래 주문은 어떻게 됐지?”


오대세가의 무인들이 쓰러져 있는 것이 걱정되는 낙양루의 주인이었지만, 그들을 제압 시킨게 분명한 일단의 무인들에 대한 두려움 탓에 입을 다물었다.


“예...예! 그.. 주문은 다되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신다면 금방 나올겁니다. 혹시 원하신다면 술이라도 먼저....”


“그렇지! 술! 그리고 주인장 아까 먼저 준 술잔은 부숴졌거든? 더 들고 와주길 바래.”


“예 그럼요 금방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일반인이었다면 술잔에 대한 변상부터 할 주인이었으나, 눈앞의 괴인에겐 왠지 모를 두려움이 더욱 나타나 몸을 떨며 그에게서 멀어지려고 하였다.


“아 그리고 주인장, 나중에 한번 만나야겠어.”


“예...예?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그렇게 말을 하며 내려가는 주인, 그리고 주인의 반응이 이상하게 두려움에 가득 찬 듯하자 무영은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그의 의문을 풀어주는 언호철,


“대주, 아까 전부터 사술을 사용하시고 계십니다. 대원들이 기운 끌어올린 것을 보십시오.”


“아! 내 정신 좀 보게. 저 앞에 서있는 것들이 보기 싫어서 일부러 썼는데 그만두는 걸 까먹어 버렸구만.”


제 아무리 자부심이 넘쳐도 호위의 본분을 망각할리 없는 호위대가 격한 반응을 일으키며 덤빈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무영은 이곳에 올라오며 보인 그들을 의도적으로 도발하였다.


삼층에서 느껴지는 젊지만 강한 무인들 특유의 생기와 패기 넘치는 기운들도 그랬지만, 이곳에선 절대 느껴질 수 없을 기운이 위에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다른 무인들도 아닌 오직 그만이 감지할 수 있는 기운은 이십년도 전에 느꼈던 것을 끝으로 더 이상 느낄 일이 없을 것이라 여긴 것 이었다.


“대주, 오랜만에 쓰셨군요.”


“그러게, 마지막 전투 이후 거의 몇 년동안 쓰질 않았으니.”


무영이 사용한 것은 그를 대표하는 사술(邪術) 중 하나 통감폭전(痛感爆展),


즉 아픔과 같이 부정적인 감정을 넓게 증폭시키는 사술로서 전쟁에서 죽은 이 때문에 흥분한 이들을 더욱 가중시켜 수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이끌고 갔던 무영을 대표하는 사술 중 최고봉인 기술이었다.


이것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이들에겐 충분히 이겨낼 만한 사술이었지만 마음 속에 악의(惡意)가 있는 이들에겐 누구보다 훌륭한 기폭제와 같은 사술이었다.


호위대가 급히 덤벼들었지만 현무대는 멀쩡히 자세를 잡고 있는 것이 그 결과,


이미 사도무학을 익힌 적양대에게도 이것은 똑같이 적용되는데 이 때문에 적양대 모두는 기를 끌어올려 이에 대항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오 저것들은 멀쩡히 서있네?”


“아 저들 말입니까? 확실히 침착하긴 한가보군요. 문 앞을 막고 자세를 취한 상태로 부동이라.. 평복을 입고 있긴 하지만 저들은 현무대의 무인들인 것 같습니다.”


“현무대면 멀쩡할 만하네. 걔네한텐 이게 먹히는 걸 잘 본적이 없어요.”


방어에 특화된 현무대의 특유의 무공은 사술을 상대로도 강점을 보였는데, 그 덕분에 적양대는 현무대를 상대할 때마다 꽤 많은 희생을 겪곤 했다.


물론 그에 수배에 달하는 피해를 현무대에게 입혔지만 희생은 희생, 적양대원들로선 현무대는 꽤 껄끄러운 상대였다.


“어이 현무대원들! 얘들도 지켜야하지 않겠냐?”


손가락으로 쓰러진 호위대원들을 가르치는 무영, 그럼에도 현무대원들은 삼층으로 올라가는 통로의 입구를 막고선 서있을 뿐이었다.


“쯧 패기(覇氣) 없기는 이봐 내기를 하는 건 어때? 네들이 이기면 저기 호위대는 물론 위에 있는 것들까지 모두 손 하나 안대고 보내준다.”


신화윤은 적무영의 말을 듣고선 고민했다.


호위대에만 관한 것이었다면 그들이 나설 필요가 없는 적양대와 오대세가의 사람들 둘 간의 문제였지만 지금 위에 있는 분은 그들이 지켜야할 맹주님의 딸, 적들이 그들과 비슷한 수준만 되었어도 나서지 않았을 테지만 적양대 인원이 전부 있는 지금의 상황에선 오히려 역효과만 날 상황이었다.


신화윤은 용기 내서 물어봤다.


“내기를 해서 그대들이 이기면 어떻게 되는 거요?”


“흠.... 글쎄... 그래 그게 좋겠군. 술값으로 하지~”


그들이 이겼을 때의 보상을 생각하지 않은 무영은 그저 떠오르는 데로 말했다.


“내기 내용은 술내기다. 너희 네 명, 우린 두 명 먹을 수 있을 만큼 먹고 너희는 기운을 돌려 취기를 날려도 된다.”


현무대원들에게 유리한 조건,


단 네 명밖에 없는 이 상황에선 위의 오대세가의 후계들이 함께 싸운다 하여도 이들은 전투의 전문가 백인의 현무대 와도 자웅을 겨루는 이들이 소무신(少武神)도 아닌 오대세가의 후계정도에게 당할 리 없었다.


“좋다. 그 내기 받아드리겠다.”


‘믿기 힘들긴 하지만 이것으로 시간을 끈다면 대주께서 대원들과 함께 오실 것이다.’


그렇게 술을 마시기 시작한 그들, 하지만 현무대원들은 몰랐다. 적양대에는 말도 안되는 주량의 괴물들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단 이각(30분 정도)만에 술을 네 동이를 먹는 괴물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미친....”


“어이 술 더 가져와, 아니 다 가져와!!”


“화윤 난 여기까지네... 다음을 부탁해... 컥”


적양대에선 단 한명, 대주인 적무영 만이 나섰다.


그는 입으로 한 병 양손에 한 병씩들고 동이의 술을 퍼더니. 술을 말 그대로 목에다 쏟아 부었다.


단 한 번의 삼킴으로 한 병씩 비우는 그는 현무대원이 한 병을 겨우 해치울 때 거의 아홉 병을 입에 쑤셔놓고 있었다.


마치 주신(酒神)이 강림한 듯 이젠 양손으로 동이를 들고 먹기 시작하였다.


그런 그를 따라잡기 위하여 술을 마신 세 명의 현무대원들은 각 각 다섯 병씩은 먹었으나 그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퍼지고 말았다.


“술 못 먹어 죽은 귀신이 붙었나...”


당혹스러운 광경에 술잔을 들어야한다는 것조차 잊고 넋놓고 그 모습을 보는 신화윤, 그가 아는 한 술을 저런 식으로 먹는 이는 처음이었다. 술고래란 단어조차 부족할 말도 안 되는 모습,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신화윤 역시 다시 잔을 들었다.


‘이겨내 보겠어!’


마음을 다 잡고 술을 들이키는 그였으나 적무영이 여섯동이째를 비울 무렵, 열 병을 연거푸 먹던 신화윤 마저 쓰러지려고 하였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미친이라 외치며 쓰러지는 신화윤, 그런 그를 보면서 웃는 적무영은 이제는 동이를 내려놓고 웃통을 깐 뒤 탁자 위로 올라가 외쳤다.


“하하하!! 얘들아 오늘 술은 현무대가 쏜다! 마음 껏 마셔라!!”


“공짜 술은 거절 할 수 없죠. 대주 여기 술갑니다. 받으시죠.”


적무영의 다음차례를 기다리던 흑웅이 웃으며 그에게 술들을 던졌고, 양손으로 술을 받은 무영은 한병을 더 달라고 외친 뒤 입으로 술병을 잡았다. 그리고 적양대원들 역시 술잔을 들면서 마시기 시작할 무렵 일단의 무리가 삼층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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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경천동지(驚天動地) +1 21.05.10 1,221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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