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사신(奇怪邪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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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k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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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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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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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의(怪醫) 곽부창

DUMMY

무영이 정보대의 지부장을 만나고 있을 무렵,


무영에 의하여 제압당해 기절해있던 검룡(劍龍) 남궁휘는 끔찍한 격통을 느끼며 일어났다. 이미 낙양루를 벗어난 듯 그의 주변은 아무도 없고 그저 나무로만 된 간단한 방에 혼자 있을 뿐이었다.


“끄아아아악”


온몸을 타고 돌아다니는 통증에 비명을 참지 못하는 남궁휘,


그는 지금 그가 어디있는지도 무엇을 당했는지도 신경 쓸 여지도 없이 머리부터 시작되어 온몸에 돌아다니는 고통에 아무런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비명을 지르며 온몸을 비트는 그의 몸 주변으로 핏줄이 돋았다. 눈 주변의 핏줄이 터졌는지 그의 시야가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온몸을 일으켜 움직이고 싶은 그였지만 몸이 말을 안 듣는 지 들썩일 뿐이었다.


“저런.... 또 격통이 시작됐나보군.”


그가 한참 비명을 지를 무렵 그의 옆에 수염이 듬성듬성 난 한 중년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남궁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그는 남궁휘의 온몸의 경혈을 손가락을 누르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일각 여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 지르던 남궁휘는 이내 고통이 멎었는지 조용히 다시 잠들었다.


“휴우우 몸을 갉아먹던 사술(邪術)에서 깨어났으니 흥분해서 과도하게 움직이던 몸이 잊었던 고통들이 돌아다닐 수밖에...”


중년인이 남궁휘가 잠드는 것을 보고 조용히 나무로 된 방의 문을 열고나오자 긴 복도가 보였다. 남궁휘는 모르겠지만 그는 벌써 세 번째 남궁휘를 치료했다. 중년인은 이미 남궁휘 뿐만 아니라 그의 동생인 남궁영, 그리고 당오까지 치료하였다.


남궁휘가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간단했다.


적무영의 사술에 걸려 그가 낼 수 있는 이상의 힘을 계속해서 사용하였다는 것. 본래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이었지만 사술에 걸린 그는 그것을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폭주했었다.


그 때문에 양팔의 근육이 상했고 지나치게 내기를 뿜어낸 탓에 혈도 역시 상했다.


다만 그것이 무공을 영영 잃을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하지만 그는 최소한 일 년 정도는 정양해야 본래의 무공을 되찾을 정도로 부상을 입었다.


“거기 누구 있는가?”


문을 열고나온 중년인이 부르자 그의 옆으로 삼혈수(三血獸) 중 한명인 임륭이 내려섰다. 옆에 내려선 임륭을 보면서 아는 체하는 중년인.


“륭이 자네로구만, 그래 목은 좀 괜찮나?”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면서 의사표현을 하는 임륭,


그는 평소의 무표정한 표정과 달리 꽤 상기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임륭을 보며 다행이란 듯이 가볍게 어깨를 한 번 토닥인 중년인은 임륭에게 물었다.


“자네들 대주는 어디 있나?”


“.......ㅈ...ㅣ....그....ㅁ...은.....어....어....요....”


많이 끊어지고 쇠를 긁는 듯 잘 안 들리는 임륭의 말이었지만 중년인은 그런 임륭의 말을 다 알아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임륭에게 말하였다.


“나를 불러놓고 그냥 자기 볼 일 보러 나갔나 보구만. 그럼 호철이는 있나?”


“....ㄴ....ㅔ....”


“륭이 자네 말이 많이 늘었구만 다행이야! 그럼 호철이한테로 안내해주게.”


임륭의 안내를 받으며 중년인은 지하로 내려갔다.


그는 그곳에서 무언가를 봉인을 해놓은 듯 문의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언호철을 만났다. 중년인이 내려오자 언호철 역시 반갑다는 듯 웃으며 그를 반겼다.


“오셨습니까. 곽선배님.”


“잘 지냈나? 대주 뒤치다꺼리 하느라 고생이 많네.”


“이제야 선배님이 한 것의 반 정도 했을 뿐입니다.”


“하하 대주께서 원채 특이하신 분이니 이해하게나.”


중년인은 곽부창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로 적양대가 창설할 때부터 부대의 의원이었던 인물이자 언호철이 부대주가 되기 전까지 부대주 자리를 세 번 정도 차지했던 인물이었다.


이제는 은퇴를 하고 의원생활을 하는 그였지만 가끔 무영이 그를 부르면 나오기도 하는 사람이었다.


“대주께서 오랜만에 사술을 사용하신 모양이야. 본래 이렇게 진하게 흔적을 남기시는 분이 아니거늘.”


“예, 거의 5년 가까이 된 것 같습니다.”


“흠.... 내가 은퇴하고 나서부턴 거의 안 쓰셨다고 봐도 되겠구만, 헌데 나를 부른 이유가 겨우 저 위에 있는 젊은이들을 치료하라고 부른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사실 곽부창은 사사천(四邪天)내에서도 손꼽히는 의원으로 전쟁 중에 그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이가 수백에 달할 정도로 인망 있고 실력 있는 이었다.


순수하게 의술로만 따지면 서문가의 약선(藥仙)을 제외하곤 비견될 만한 실력을 가진 자가 없는 그는 겨우 사술에 당해 근맥을 다친 정도로 부를 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무영이 그를 부른 일들의 대부분은 적양대원들이 크게 다치고 죽을 만한 부상을 입었을 때뿐, 이번처럼 가벼운 일로 부른 적은 없었다.


곽부창의 질문에 얼굴을 굳히고 고개를 끄덕이는 언호철,


그는 무영이 곽부창을 부른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를 부른 이유는 언호철이 막고 서 있는 문 뒤에 있는 존재, 독봉(毒鳳) 당소민 때문이었다.


언호철의 뇌기가 몸 주변의 독을 다 태워버렸다고 해도 그녀는 독인(毒人), 겨우 한 시진 만에 그녀의 몸 주변은 다시 독기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정신이 없는 그녀가 독기를 제어할 수 있을 리는 만무했으며 그 때문에 무영은 그녀를 지하의 깊숙한 방에 넣고선 언호철로 하여금 세어 나오는 독기만을 태우라고 하고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이곳을 보시죠. 선배님.”


“음..?”


섬짓!


의문이 들어 잠시 언호철이 막고서있는 문 앞으로 다가간 곽부창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몸을 튕겼다. 그 정도로 문에서 세어 나오는 독기는 지독했다.


“허허 대주께서 꽤 위험한 것을 맡기셨구만 그래. 위하곤 전혀 다른 것 같은데 상황 설명 좀 해주겠나?”


위에서 그가 살펴보고 온 인물들은 단순히 증상만 봐도 그들이 겪었을 상황을 알 수 있었던 곽부창이었다.


실제로 대주의 사술과 언변에 그렇게 당한 이들이 꽤 많았고 곽부창은 대주에 명에 의해 그런 이들을 치료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의 일은 그가 짐작하기 힘든 종류였다.


그는 꽤 오랫동안 사사천 내에서 일을 했지만 문안에 있는 것처럼 심각한 독기를 뿜어내는 종류는 처음이었다. 그런 그에게 언호철이 일전에 있었던 일들을 설명해주었다.


머리를 벅벅 긁는 곽부창,


독인이라는 것은 그도 들은 적 있는 것이었다. 단 하나의 존재로 동격에 달하는 수백의 무인을 죽일 수 있는 금지된 존재들.


운남이나 남만 중원에서 소외된 아래쪽 오지에 그런 것을 개발하는 이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만, 이런 것은 중원 내부에서 제작하는 이가 있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제야 대주가 그를 부른 것이 이해되었다.


삼천(三天)의 시대에 멸문했지만 한때는 암존(暗尊)이 이끄는 사도련(邪道聯)의 한축이었고 강호제일의 의원들이 있었다는 지의문(知醫門)의 후손이 바로 곽부창이었다.


그의 의술실력은 사사천내에서 손꼽히는 정도, 무공 역시 부대주 자리를 몇 번이고 차지했을 정도로 고강한 것이 그였다.


저런 존재에 대한 대처가 가능한 자는 현재 네 개의 기둥뿐만 아니라 사도의 모든 문파를 통틀어도 기껏해야 다섯이 될까 말까 그 중에서도 저것을 확실하게 분석할만한 이는 곽부창 그가 유일하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흠.... 호철아 문 좀 살짝만 열어 보거라.”


그 말을 들은 언호철이 봉해놨던 문을 살짝 열었다.


그러자 살짝 열린 문의 틈사이로 검은 독기가 세어 나왔다. 이미 아까 전 낮의 폭주보다 더한 듯, 많은 독기가 기화되어 있으며 독봉의 몸 주변으론 나무들이 독기를 못 이기고 녹아내리고 있었다.


“바로 닫아!”


곽부창은 안의 광경을 보자마자 언호철에게 소릴 질렀다. 그러자 재빠르게 문을 닫는 언호철, 그는 권에서 뇌기를 일으켜 나온 독기들을 모두 태워버렸다.


“쯧 어째서 강호가 독인을 경계하는지 알겠구만. 단순히 기화되어 뿜어져 나오는 독기로 나무를 녹인다고? 저 독기의 정수를 맞으면 철갑도 녹을 정도겠어.”


이미 당소민을 상대해본 언호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뇌기를 익힌 그였기에 맞상대가 가능했을 뿐, 그녀의 폭주를 상대한 것이 일반적인 무인이라면 금세 칠공으로 피를 흘리며 쓰러졌을 것이다. 언호철이 그녀를 상대했음을 기억한 곽부창은 언호철에게 말하였다.


“잠깐 호철이, 자네 입고 있는 상의 좀 벗어보게.”


그는 언호철을 보고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그의 상의를 벗어보라고 말하였다. 언호철은 이미 곽부창에게 치료를 많이 받아본 적 있었기 때문에 군말 없이 상의를 탈의했다.


“이런.... 적무영 이 인간이 치료부터 받아야 할 사람을..!”


상의를 탈의한 언호철의 몸은 멍처럼 검은 자국들이 온몸 곳곳에 있었다. 당소민을 상대한 흔적들이었다. 은혼사는 언호철의 특별한 근력을 뿜어내는 근육들을 뚫지 못하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몸속으로 독이 스며들게 하기 엔 충분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 뇌기로 당소민의 독기를 모두 태운 언호철이었지만 독기를 뚫을 때 머금은 잔향마저 확실하게 처리하지는 못하였다.


“이리 와서 이것부터 먹어두게. 어지간한 독들은 다 해독할만한 것이야. 그리고 지금은 버틸 만할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났으면 크게 다칠 뻔했어.”


아직 당소민의 독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그였지만, 언호철의 몸에서 보이는 증상은 그의 외부가 아닌 내부를 갉아먹는 독임을 확신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자네의 피부 속을 완전히 스며들지는 못했구만 다만 조금만 더 깊게 들어갔으면 장기가 상할 뻔 했어.”


곽부창은 언호철의 상처부위들을 살피더니 이내 품속에서 여러 가지 액체가 담긴 작은 병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러고선 그 중 세 가지를 섞고선 그의 손에 한번 털어냈다. 손바닥을 비비며 양손에 액체를 묻힌 그는 곧바로 언호철의 상처부위에 손을 댔다.


치이익


그의 손이 닿자 언호철의 상처부위에서 피거품이 일어났다.


“?! 끄으읍...”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고통에 이를 꽉 깨무는 언호철, 하지만 이내 그의 피부 안쪽에서 깊게 느껴지던 고통들이 옅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독제독(以毒制毒)이랄까, 내가 방금 바른 것은 자네의 피부 속에 있는 독과 상극의 독일세. 자네 피부속의 독은 강호의 살수들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종류. 구하기 쉽고 효과가 좋은 독이지만 그 만큼 해독하기도 쉬운 독이라네.”


이내 언호철의 상처에서 손바닥을 땐 곽부창은 그의 상처부위를 꾹 눌러 죽은피가 나오게 만들었다.


“무인들은 이게 문제야.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보여도 부상은 부상, 위험한 것임을 몰라. 대주껜 내 나중에 한소리 해야겠어.”


그로부터 일각이 안 될 무렵,


언호철의 피부속의 독을 모두 제거한 곽부창은 당소민이 갇혀있는 방의 문으로 가서 품안에서 철로 된 가는 막대를 꺼낸 뒤 아까 세어나온 독기의 잔재들을 긁어내기 시작했다.


그러고선 긁어낸 독기의 잔재에 품속에서 꺼낸 여러 가지 병의 액체를 차례대로 부어보는 곽부창, 그가 네 번째 병을 부을 때 쯤 독과 만난 액체가 마치 끓는 기름에 물이 튀긴 듯 미친 듯이 튀기기 시작했다.


티디디딕 티딕 티디틱


“...... 설마 이 독은....”


곽부창은 의원 생활을 오래한 것을 아니지만 그 경험만큼은 강호의 어느 의원들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독이 보이는 반응은 그가 오로지 지의문의 비서에서만 읽을 수 있었던 희귀하다 못해 그가 살면서 보지 못했을 것이라 여겼던 것이었다.


“호철아, 이 문 잘 막고 있어라. 대주 올 때까지 하나도 세어나가면 안 된다.”


곽부창 천하에 손꼽히는 의원인 그가 느끼기엔 지금의 독봉을 살펴보려면 적무영의 그의 도움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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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외전: 소년 2 21.05.07 1,093 1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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