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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철학 전쟁: The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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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타마
작품등록일 :
2021.03.2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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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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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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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2 신살(神殺)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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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Episode.2 신살(神殺)의 시간


으레 들었던 목소리가 들리자 태양을 향해 짓쳐들어오던 그들의 검이 한 순간 입자가 되어 흩어졌다.


“아...아니!”


일순 그들이 당황하는 것이 보였다.


태양은 그들이 허둥거리는 사이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너....너....네가 왜 여기서 나와?”


유명 프로그램의 유행어가 태양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튀어 나왔다.


그만큼 목소리의 주인은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와, 다짜고자 주먹부터 들이댈 줄 알았는데, 갑자기 처다 보니까 좀 쑥스러운걸?”


목소리의 주인은 생긋 웃으며 말했다.


“이용혁, 네가 왜 여기서 나오냐고!”


용혁은 오늘 아침 뒤에서 태양을 부르며 다가 왔다가, 태양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날린 백스핀 엘보우에 외계어를 뱉어냈던 소년의 이름이다.


“왜? 나는 여기 있으면 안 돼?”


“여긴 위험해! 일반인이 올 곳이...”


“내가 일반인처럼 보여?”


태양이 뭐라고 말하던 차에 뱉은 용혁의 말에 태양은 할 말이 궁색해졌다.


방금 용혁이 보였던 능력을 보았을 때, 용혁 역시 일반인이라고 보기엔 어려웠다. 어쩌면 용혁 역시 대사상가일지도 몰랐다.


“너도, 대사상가야?”


“에이~내가 뭐라고 대사상가 씩이나 되겠어. 나는 조상님이 쓴 책의 원서를 가지고 있을 뿐이야.”


“조상님?”


“응, 조상님.”


“그게 누군데?”


“여어, 둘이 친군가봐?”


한참 담소를 나눌 즈음, 불쑥 누군가 태양과 용혁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니체!”


그때 아기 판다가 또 다시 소리쳤다.


“여전히 반갑게 맞아주는구나. 이거, 내 친구들 하나뿐인 칼을 부숴버리면 어떻게 해.”


“니체, 잠깐 기다려. 넌 뭘 원하는 거지? 아까 가져 간 관 같은 건 또 뭐야?”


니체에게 달려들려는 판다를 끌어 고 태양이 다급히 니체에게 물었다.


“우리 많이 친해졌나봐? 그런 것도 말해줘야 해? 그리고 관 같은 게 아니라, 관이야.”


“관이라고?”


“오늘은 여기까지! 내 친구들은 데리고 갈게. 그럼 다음에 또 보자고!”


“기다려!”


니체가 좀 전에 태양을 덮치던 사내들을 데리고 사라지려는 차에, 용혁이 끼어들었다.


“선조의 관을 두고 가라, 니체.”


태양과 얘기를 나눌 때의 가벼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용혁은 낮게 으르렁 거리며 말했다.


“이거 무서운걸. 내가 그랬듯이, 너도 필요하면 되찾아가 봐.”


그러나 니체는 눈썹 하나 끄떡이지 않고 말했다. 그리곤 돌연 박수를 한 번 치더니, 금세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쫓아가야 해!”


용혁이 다급하게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바닥에서 흙이 올라오더니 점점 형체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흙더미들은 점점 그 수가 늘어나더니 어느새 일대를 가득 메울 정도로 거대해지기 시작했다.


“젠장...”


경호원은 더 이상 저항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나버린 더미들의 수를 보고 욕짓거리를 뱉어냈다.


그러던 와중에도 더미는 점점 늘어났다. 얼추 세어 보여도 벌써 만 여기는 가깝게 될 더미들이 이제 완전히 형체를 갖추고 태양 일행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 조상님이 누구냐고 물었지?”


“어어...”


“알아 맞혀 봐.”


용혁은 그 말을 끝으로 다시 더미들을 바라보았다. 무턱대고 아무런 힌트도 없이 조상님을 알아맞히라는 용혁의 말에 태양은 그저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


“이 상황에서 그게 뭔 개소리야! 뭐 이순신이라도 돼?”


“이순신 장군님? 아쉽지만 틀렸어. 하지만 비슷한 시기긴 하지.”


용혁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자, 너라면 분명 알 수 있을 거야.”


“뭐라도 말을 해주고...”


<십 만의 군을 완비하십시오.>


그 순간 용혁의 입에서 전혀 다른 듯한 음성이 들려 왔다. 기품 있는 학자가 왕에게 간언하는 듯한 목소리. 반 만 년 대한민국의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 불리는 자가 했다는 말이 들려 왔다.


“율곡 이이 선생님, 내 직계 조상님이시다.”

***


한 편, 30분 전 청와대 깊숙한 곳 어느 방 안에는 교장선생님과 강민의 아버지, 프로페서 조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를 불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회장님?”


“프로페서 조, 교장선생님이라고 부르라니까요.”


“죄송합니다, 교장선생님.”


“괜찮아요. 조의 그런 마음을 나는 좋아한답니다. 그나저나,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는 아직 일러요.”


“니체가 쳐들어 왔습니다. 이보다 더한 상황이 어디 있죠?”


“글쎄요, 관을 뺏기는 게 있겠죠?”


“회장님!”


“교장선생님이래두요. 하여튼 아직은 안 돼요. 나라를 믿고 기다려 봐야겠죠.”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교장선생님이 계셔야 나라도 있을 것 아닙니까!”


“늘 저를 과대평가 해주시는군요, 조. 하지만 내가 없어도 한국은 건재해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만하죠. 그래도 조가 걱정할 것 같아서, 좀 전에 우리 학생들을 불러 뒀어요.”


“그 말씀은...”


“KCI 사상연합군들이 올 거에요. 조금만 참아 주세요, 프로페서 조.”


“알겠습니다, 그들이 올 때까지 제가 목숨을 걸고 교장선생님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어머, 고마워라. 그래도 목숨은 아껴 두세요. 나와 달리 아이가 있잖아요, 조는.”


“그건...”


쾅,


그러나 그들의 대화는 의문의 폭발소리에 더 이어지지 못했다.


“이거 처음 뵙겠습니다, 니체라고 합니다.”


니체는 예의 바른 소년처럼 교장선생님과 프로페서 조에게 인사를 올렸다.


“여긴 뭐 하러 왔지?”


조가 니체에게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나 니체는 여전히 소년 같으면서, 하지만 회한이 가득한 목소리를 하고 있었다.


“아시면서 입 아프게 왜 물으실까. 난 싸우러 온 게 아닙니다. 그냥 가져갈 게 있어요.”


“관을 드릴 순 없어요, 니체. 우리도 나름대로 절박해서 말이죠.”


그때 교장선생님이 상냥하게 니체에게 말했다. 중성적인 목소리에서는 묘한 모성애와 아버지의 근엄함이 담겨 있었다.


“우연히 천 번째 대사상가가 한국에 나왔다고 해서, 너무 유세 부리시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가 아니에요, 니체 군. 천 번째가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이 관을 평생 지켜야 한답니다.”


“그거 유감스러운 일이네요. 그럼 강제로라도 가지고 가겠습니다. 그건 괜찮죠?”


“괜찮을 리가...”


니체의 뻔뻔한 대꾸에 조가 기가 막힌 나머지 대화에 끼어들었지만 조는 한 순간에 무형의 손에 움켜쥐어진 듯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어른들 이야기에는 끼는 게 아니야, 꼬마야.”


“그쯤 해둬요, 니체 군. 조는 죄가 없답니다.”


교장선생님의 말과 동시에 허공에 매달려 있던 조가 땅으로 내려 왔다.


“자, 그럼 잠시 일어나 주세요. 침대 밑에 통로가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그... 그걸 어떻게...?”


“놀랄 것도 없어요, 조. 그는 계보학을 하는 사람입니다. 기본적으로 역사적인 연구는 그에게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죠. 사료를 어디서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어라? 당신이 나를 어떻게 아는 거죠? 지금은 천 년 전쟁 시기. 나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방법은 내 원서를 가지는 것뿐인데...”


“물론. 그렇겠지요. 다만 모두가 기억을 잃는 것은 아니죠.”


“설마...”


“회장님!”


“너무 그러지 마요, 조. 내가 인간이 아니란 것쯤은 니체 군도 이미 알고 있으니까.”


“이상하다 했어. 속이 울렁거리는 게, 내가 죽여 버리고 싶은 것들과 너무 닮아 있었거든.”


좀 전까지 다소 건방진 소년 정도의 수준의 말투를 구사하던 니체가, 돌연 어조를 바꿨다.


“말씀이 지나치군요, 니체 군. 자, 그럼 저도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처지란 것은 알겠지요?”


“그래, 입장은 알겠어. 하지만 나도 여기까지 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거든. 또 오고 싶진 않아서 말이야.”


“그럼 피차, 더 말로할 것도 없겠군요.”


“나야 바라던 바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교장선생님이 전투를 암시하듯 말하자, 니체는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주요 사상, 짜라투스트라를 입에 담았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교장선생님의 입에서도 무언가 시 같은 말이 흘러 나왔다.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이육사 선생님의 시...”


조가 나지막히 말했다.


“감히!”


허나 더 이상 힘을 발현하지 않고 잠자코 교장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던 니체는, 돌연 노호성을 뿜어냈다.


<짜라투스트라>


중성의 따뜻한 목소리가 좁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뭐 하는 짓이야!”


“초인은 당신만 바란 게 아니에요. 우리도 그토록 간절히 바랐었죠.”


“이...이게 무슨...”


“염원 구현. 그게 제 힘이에요. 대철학전쟁에서 대사상가나 원서를 가진 사람들이 사상 에너지를 쓴다면, 저 같은 존재들은 저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을 쓰죠.”


“회장님! 더 이상 힘을 쓰시면...”


“괜찮아요, 조. 어른의 일이 있는 법이에요.”


“그래도...”


“그럼, 관을 그냥 내어 줄까요?”


“그...그건...”


“조는 가서 KCI를 불러 오세요. 조금 더 빨리 와줬으면 하는군요.”


“회장님을 두고 갈 수는 없습니다!”


“교장선생님이래두요. 난 괜찮아요. 내가 누군지 알잖아요?”


그 말에 조는 끄응, 하는 소리를 내더니 서둘러 방을 빠져 나갔다.


그때 니체가 충격을 다 털어낸 후 교장선생님에게 다가왔다.


“당신, 신이었구나. 어쩐지. 너무 죽여 버리고 싶더라니.”


“그래도 제가 더 연장자 아닌가요? 동양에서는 어른에 대한 공경이 중요하답니다.”


“그건 같은 사람일 때 얘기겠지. 오히려 잘됐어. 나라의 주신이 아직도 살아 있는 국가가 있다니, 이 나라도 참 이래저래 당한 게 많은가 보네?”


“슬픈 일이지만 평화로운 국가는 아니었죠, 항상.”


“그래그래, 신을 죽이는 건 또 제법 오랜만이군.”


“악취미네요, 니체 군.”


“취미라기보다는, 사상이지. 자, 그럼 시작해볼까? 신살(新殺)의 시간이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신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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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pisode. 묘한 관계(1) 21.04.02 8 0 11쪽
13 Episode. 아들 21.04.01 11 0 12쪽
12 Episode. 뜻 밖의 적. 21.03.30 14 0 7쪽
11 Episode. 수색 21.03.30 14 0 10쪽
10 Episode. 비밀. 21.03.29 11 0 9쪽
9 Episode. 반 년 후. 21.03.27 13 0 14쪽
8 Episode. 학계. 21.03.26 12 0 17쪽
7 Episode. 한국 야사 21.03.25 14 0 13쪽
6 Episode. 운명 21.03.25 10 0 9쪽
» Episode.2 신살(神殺)의 시간 21.03.25 12 0 10쪽
4 Episode. 천 번째 대사상가(完) 21.03.25 12 0 13쪽
3 Episode. 천 번째 대사상가(2) 21.03.25 11 0 13쪽
2 Episode. 천 번째 대사상가(1) 21.03.25 21 0 13쪽
1 Episode. 이상기후 21.03.25 62 0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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