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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철학 전쟁: The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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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타마
작품등록일 :
2021.03.2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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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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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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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한국 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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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Episode. 한국 야사


다시 태양에게로 돌아와서, 용혁은 일 만 여의 더미들을 상대로 다시 십 만 여의 군사를 소환하였다.


“전군, 전장을 접수하라!”


용혁은 자신이 소환한 군대를 호령했다. 태양은 자신을 뒤에 남겨 두고 저 역시 더미들을 향해 돌진하는 용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170중반대의 키이지만 이제 보니 모델 같은 비율을 한 남학생,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날카로운 눈매를 하고서는 노상 웃어보이던 남학생, 항상 자신에게 패대기쳐지면서도 늘 똑같이 웃으며 다가오던 친구의 모습, 그러나 예의 허술한 모습과 달리 전장에 달려드는 지금.


태양은 용혁이 달리 보이는 것만 같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도대체 뭐가 있지? 난 어째서 아무것도...”


“권태양 학생!”


그때 멀리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것이 느껴졌다. 강민의 아버지, 프로페서 조였다.


“아저씨!”


“태양 학생, 다친 덴 없어요?”


“네, 저는... 그치만 경호원 아저씨가...”


“경호원이라면... 태양 학생을 데리러 갔던?”


“네... 고작 몇 시간이지만 몇 번이고 저를 지켜주셨는데...”


“이런, 젠장! 니체!”


태양의 말에 조는 분노를 참지 못한 듯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욕을 내뱉었다.


“내 하나뿐인 친구였습니다, 그는.”


“아저씨...”


“교장선생님에 이어 내 친구까지...”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아저씨!”


“자세한 건 그를 따라가면서 얘기해 주겠습니다. 우선 니체를 찾아야 해요.”


“그치만 용혁이가...”


“나는 두고 가! 가서, 니체를 찾아!”


태양이 머뭇거릴 때 용혁이 태양에게 말했다. 태양은 잠시 놀라 용혁을 바라보다가 이내 결심을 굳힌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가요, 아저씨!”


“니체는 북한산으로 향했을 겁니다. 들키지 않고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그 길뿐이죠.”


태양과 조는 그 길로 달려 나갔다. 니체가 만든 더미들은 여전히 많은 수가 남아 있었다. 그들 하나 하나는 용혁이 만들어낸 군사들 보다 훨씬 강했다.


문제는, 더미 하나에 열 댓 기씩 달려드는 군사의 수였다. 용혁의 군사들은 더미들에게 무참히 찢기면서도 더미들에게 달려들었다.


적어도 지금 이곳의 전장은 용혁만으로도 충분해 보였다.


‘그치만... 니체를 만나서 뭘 어떻게 하지..? 내가 그를 이길 수 있을까?’


파팟!


그때 아기 판다가 튀어 나와 대나무로 태양의 머리를 가격했다.


“아야... 팡빵아!”


“할 수 있다, 너는. 네가 가진 사상은 충분히 니체를 넘어설 수 있어.”


말랑말랑하고 동그란 판다가 자뭇 진지한 얼굴로 태양에게 위로를 건네자, 태양은 달리는 와중에도 피식 웃음이 났다.


“고마워, 팡빵아. 하지만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지?”


“태양 학생, 지금 누구와...?”


조는 느닷없이 혼잣말을 하는 태양에게 물었다.


“아저씨는 팡빵이가 안 보이세요?”


“내 모습은 일반인들에겐 보이지 않는다. 불필요한 난리를 막기 위해서지.”


“아...”


“그건 혹시... 태양 학생의 요정입니까?”


“요정이 아냐!”


자신의 모습은 물론이고 음성 역시 조에게 들리지 않을 게 분명하지만, 아기 판다는 조를 향해 역정을 냈다.


“요정이요?”


“원서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사상을 세운 대사상가들에게는 요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요정이 아니라고!”


아기 판다는 요정이라는 말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는지 조에게 달려들어 그의 머리에 대나무를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하지만 조는 그런 아기 판다의 맴매질(?)을 느끼지 못하는지 여전히 평온한 표정이었다.


“잘 됐군요. 요정이 있다면 니체를 찾기 조금은 더 수월할 겁니다. 니체가 들고 간 관에는, 태양 학생과 같은 대사상가가 잠들어 있으니까요.”


“저 말고 또 다른 대사상가...?”


“네, 반 만 년 역사상 최초의 대사상가이자, 태양학생 이전까지는 유일한 대사상가였죠.”


“팡빵아, 넌 뭐 아는 거 있어?”


“이런 변방의 이야기까지 기억할 만큼 이 몸은 한가하지 않다! 다만 너와 비슷한 기운이 이 방향에서 느껴지는 건 맞지.”


“팡빵이가 이 방향에서 저와 비슷한 기운이 느껴진대요!”


“잘 됐습니다! 속도를 좀 더 높이죠!”


퍼퍽,


그러나 그 순간 그들은 바닥에서부터 솟아 오른 빛의 울타리에 부딪혀 튕겨 나갔다. 엉덩방아를 찧은 그들은 그 울타리를 보고 망연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빛의 울타리...”


“또, 니체. 이만한 힘을 오늘 하루에 도대체 몇 번이나...”


그들은 니체가 자신들에게 마치 따라올 테면 따라와 보라는 말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정말로 그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니체를 쫓아가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제길... 이렇게 허무하게... 지금이라도 그를...”


“그라니요?”


“태양 학생은 혹시 우리나라가 어떻게 불과 육 십 년 사이에 이토록 성장했는지 알고 계십니까?”


조의 뜬금없는 질문에 태양은 조금 당황했다. 한국사는 태양이 유독 약한 과목이었기 때문이다.


“잘은 모르지만... 미국의 원조 경제와 군부의 산업화 때문...아닌가요?”


태양은 자신 없다는 듯 조에게 말했다.


“물론 그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일이 있었죠. 당시 한국은 최빈국이었습니다만, 이승만 박사가 발견한 겁니다, 그를.”


“그요?”


“일제가 철수한 후, 이승만 박사는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신분상으로는 조선의 왕족이었기에 다양한 왕족의 물건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보 중에는 하필, 대철학자의 원서가 있었죠.”


“대철학자의 원서요? 그렇지만 그 당시 한국은 ‘철학’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기 아닌가요?”


“맞습니다. 당시 철학이라는 용어는 통용되지 않았고 외려 궁리학 등의 명칭으로 불렸죠. 의외의 지식이 있군요, 태양학생은.”


“철학개론서를 보다가 우연히 본 적이 있어요.”


“그렇군요. 이래서 어린 나이에 대사상가가 되었나 봅니다. 다시 얘기로 돌아 와서, 이승만 박사는 본능적으로 그 책이 평범한 책이 아니란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그 책을 직접 사용하려고 했죠. 영어에 통달한 그의 재능으로 미루어 볼 때, 그가 그 책을 읽는 건 무리가 아니었을 겁니다.”


“그럼 이승만 대통령이 그 원서를 취하신 건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원서라는 게, 단순히 소지하고 있다고 원서의 힘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죠? 용혁이는 되게 쉽게 원서를 다루던데...”


“원서의 저자에 따라 다릅니다만은, 기본적으로 원서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원서는 자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을 위대한 사상으로 만들어줄 주창자를 기다리고 있죠.”


“위대한 사상! 팡빵이도 위대한 사상을 말한 적 있어요!”


“아마 제게도 위대한 사상이라는 말이 들리는 것으로 보아, 그것은 태양 학생의 요정이 돌려서 말한 표현인가 봅니다. 그렇지만 우리도 통칭 위대한 사상이라고 부르죠.”


“뭘 위대한 사상이라고 부른다는 거죠?”


“모든 철학의 정점. 인류 진보의 역사를 결정하는 헤게모니. 우리는 그걸 위대한 사상이라고 부릅니다.”


“철학의 정점....”


“이승만 박사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이 원서의 주인이 될 사람을 찾아 헤맸습니다. 당시 저명한 학자였던 신채호 선생님부터 해서 다양한 인사들을 만났죠. 하지만 그 책의 언어를 번역해도 그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럼 ‘그’라는 사람이 그 원서의 선택을 받았나 보군요!”


“네. 고작해야 7살의 나이로 원서를 이해하고 그 선택을 받은 사람이죠. 그리고 이승만 박사는 그가 원서의 선택을 받자 미국에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어째서 미국에?”


“‘그’의 힘은 당시 한국보다는 미국에게 더 필요했으니까요.”


“그 당시 미국에게 필요한 거라면....혹시...”


“네, 자본주의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의 원서였습니다. 유길준이 <서유견문>을 쓰기 위해 세계를 유랑할 때 단순히 번역을 위해 유럽에서 가져 온 책이었죠.”


“맙소사!”


“당시 세계는 백 년 전쟁의 막바지였습니다. 1900년부터 50년 간 백 년 전쟁은 끊나지 않았지요. 미국은 전체적으로 소련보다 더욱 강력한 국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맑스와 레닌의 원서를 가진 소련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쟁이 고착화 되었죠.”


“그럼 그 냉전을 끝낸 게...”


“단순히 냉전을 끝낸 것뿐만이 아닙니다. ‘그’가 충분히 성장했을 때는 단신으로 소련으로 찾아 가 맑스와 레닌의 원서를 가진 자들을 박살냈습니다. 결국, 그 사건 이후 소련은 해체될 수밖에 없었죠.”


조의 입에서 뜻밖의 비사를 들은 태양은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너무도 다른 이야기였다.


“그럼 ‘그’ 분이 한국으로 오셔서 우리가 이렇게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가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어요. 외려 한국을 몹시 증오하고 있죠. 그래서 미국은 그를 데리고 있는 조건으로 한국에 무제한적으로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그게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원조경제죠. 이 소식을 알게 된 소수의 학자들은 그의 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돌아 와 한국 경제를 일으켰으니, 그의 도움이 아주 없었다고 할 수는 없죠.”


“그럼 여지껏 돌아오지 않은 그가 이번엔 와줄까요?”


“이번엔 올 겁니다.”


“어째서죠?”


“니체가 가져 간 그 관이 없으면, ‘그’는 신이 될 수 없으니까요.”


“그게 무슨 말인지... 아까 그 관은 우리나라 첫 번째 대사상가의 관이라면서요?”


“사실 엄밀히 말하면 첫 번째 대사상가의 유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그저 국가적 보물일 뿐이죠. 하지만 그 유해가 쥐고 있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 관에 잠든 분은 이도, 세종대왕이며 그가 쥐고 있는 것은, <훈민정음>이니까요.”


‘!!!’


“어떤 대사상가도 자신의 언어에 통달하지 못하고는 신이 될 수 없습니다. 결국 언어를 뛰어 넘어야만 하죠. 그래서 그는 반드시 옵니다.”


“그럼 니체는 대체 왜 그 관을 가지고 간 거죠? 그는 독일어를 쓰잖아요.”


“현재 이번 천 년 전쟁의 우승자로 가장 유력한 것은 분명히 그니까요. 그를 자기가 준비한 곳으로 부르는 거죠.”

그 말을 끝으로 조와 태양은 더는 아무 말이 없었다. 태양에게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고 조는 이 빛의 울타리를 넘어설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들이 긴 침묵과 무기력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용혁도 어느새 그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 왔다.


“그쪽은 잘 끝난 거야?”


“응, 그런 대로 정리 돼서 뒷일은 KCI에 맡겨 두었어.”


“정말 수고 했습니다, 용혁 학생.”


“별 말씀을요, 학장님.”


“KCI? 학장님?”


“이런, 그러고 보니 태양 학생에게는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현 KCI를 이끄는 회장님의 수족으로서 KCI 내의 양자역학 부분의 학장을 맡고 있는 조우연입니다.”


“아, 저도 다시 인사 드려요. 아드님과 같은 반의 권태양이에요.”


“그래요, 반가워요. 아 참, 용혁 학생도 다시 인사해야겠지?”


“그런가요? 반갑다. 나는 이용혁, 현재 이이 선생님의 원서를 보유한 ‘번역자’야.”


“번역자?”


“설명 안 해주셨어요, 학장님?”


“이래저래 일이 많아서 아직 우리 KCI에 대해서 말해주질 못했어.”


“그럼 제가 말해주죠 뭐. 대철학전쟁은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참여할 수 있어.”


“그건 알아. 대사상가와 원서를 가진 자들이지?”


계속 모르는 것만 가득했던 태양이 자신이 아는 정보가 나오자 불쑥 끼어들었다.


“잘 아네.”


용혁이 씨익 하고 웃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좀 전의 전장이 결코 만만하진 않았는지 옷 곳곳이 찢어지고 소매마다 피로 얼룩져 있었다.


“너, 많이 다친 거야?”


“너한테 하도 맞아대서 이 정돈 별 거 아니더라.”


“그건 미안했어... 하지 말라는데 네가 자꾸 뒤에서 달려 드니까...”


“뭐, 난 괜찮아. 하던 말 마저 하면 대사상가는 따로 레벨을 구분하지는 않고 있어. 일반적으로 대사상가들은 자신의 사상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해도나 활용도가 단순히 원서를 가진 자들에 비할 바가 아니거든.”


“그럼 사상을 더 잘 알고 있을수록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거야?”


“비슷하기는 한데, 조금은 달라.”


“뭐가 이렇게 복잡해...”


“그럼 말해둘게. 이제부터 네가 마주하는 이 복잡한 곳이 바로, 학계야.”


“학...계?”


“그래요, 태양 학생. 학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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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pisode. 묘한 관계(1) 21.04.02 8 0 11쪽
13 Episode. 아들 21.04.01 11 0 12쪽
12 Episode. 뜻 밖의 적. 21.03.30 14 0 7쪽
11 Episode. 수색 21.03.30 13 0 10쪽
10 Episode. 비밀. 21.03.29 11 0 9쪽
9 Episode. 반 년 후. 21.03.27 13 0 14쪽
8 Episode. 학계. 21.03.26 12 0 17쪽
» Episode. 한국 야사 21.03.25 14 0 13쪽
6 Episode. 운명 21.03.25 10 0 9쪽
5 Episode.2 신살(神殺)의 시간 21.03.25 11 0 10쪽
4 Episode. 천 번째 대사상가(完) 21.03.25 12 0 13쪽
3 Episode. 천 번째 대사상가(2) 21.03.25 11 0 13쪽
2 Episode. 천 번째 대사상가(1) 21.03.25 21 0 13쪽
1 Episode. 이상기후 21.03.25 62 0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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