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부터 시작하는 군주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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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1.03.31 19:03
최근연재일 :
2021.11.0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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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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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그놈은 운도 없군.(일부 수정)

DUMMY

177. 그놈은 운도 없군.


리아의 뛰어난 미모와 나의 강인한 인상을

마법 아티펙트로 평범하게 보정한 뒤

포이든 왕국 성도 거리를 걸었다.


"수아르 제국과는 또 다른 느낌이군."


"정통과 현대의 조화가 아니라..

악습과 겉으로의 발전이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나의 감상에 리아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포이든 왕국.


큰 섬들로 이루어진 포이든 왕국은

바다에 둘러싸인 환경 탓에

자신들 만의 사상과 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


자유와 강제가 공존하는 왕국.


두 개의 상반된 개념이 공존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지만, 포이든 왕국은 가능했다.


포이든 왕국에서 자유가 보장된 것은

`남자`라는 존재였으며,

강제의 대상이 된 존재는 `여자`였다.


남성의 사회 진출은 어떤 분야든 허용되는 반면,

포이든 왕국에서 여성의 역할은

오로지 가정에 충실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포이든 왕국 여성 중에 유일하게

`자유`가 인정되는 존재가 있었고,

그 존재가 왕실의 여성들이었다.


강제가 불만스러워 자신과 가문의 권력을 이용해

자유를 찾은 주제에 같은 여성이면서

왕실의 여성이 아닌 다른 여성은 강제해야 한다고

소리치는 이들이 우습기만 하다.


포이든 왕국이 건국되기 이전부터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출산이었다.


한정된 땅과 한정된 자원 속에서 더 많은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인력이 필요했고,

그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출산을 장려했다.


그 과정에서 힘이 있는 남성들이 우대받았으며,

여성들은 출산의 도구로밖에 취급되지 않았다.


그런 사상과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여성들은 몸을 팔고, 남성들은 그것을 취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왕실은 왕권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귀족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왕실을 견제하는 서로 대립하는 관계 속에서

어찌나 왕실과 귀족들 잘 포장했는지

포이든 왕국의 백성들은 왕실과 귀족들을

사람 위의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그들과 자신들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반쯤은 믿고 있었다.


귀족과 평민 사이에 생겨난

커다란 벽이 만들어낸 것 중에는

`조직화한 범죄`도 있었다.


영주가 영지민을 보호해주지 않으니

스스로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조직이 생겨났고,

조직은 자본금 마련과 확장의 이유로

그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늘어갔다.


조직은 권력이 되었고,

그 권력은 진짜 권력인 귀족과 손을 잡았다.


귀족의 비호 아래 그 조직은 다양한 이름과

다양한 형태로 포이든 왕국 속으로 스며들었다.


"오호! 이봐! 너희들 일테라쇼 제국민이지?"


권력이 범죄를 조장하고, 눈감아주는 왕국이다보니,

제국이라면 감옥에 있어야 할 이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이 같은 말을 나와 리아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허.. 이 새끼 말 짧은 거 보소?

여자 앞이라고 젖 먹던 힘까지 짜보는 거야?

그런 건 너희 나라에서나 통하지 여기서는 아니야."


"그래? 그건 몰랐군..

어떻게 해야 하지?"


"이 새끼 그래도 말을 통하네.

그런데 맨 입으로

너희들이 안전할 수 있는 정보를 넘겨야 해?"


나는 품에서 포이든 왕국의 금화 하나를

남자에게 던졌다.


"캬! 통 큰 거 보소! 좋아!

둘이서 오붓하게 우리 왕국을 즐기고 싶다면

이런 금화는 좀 넉넉하고 가지고 다녀야 할 거야.

포이든 사람이 아니면 딱 표가 나거든?

하루에도 여러 번 나 같은 놈을 만날 거니까."


남자의 시선이

리아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었다.


"정 불안하면 금화 10개 정도면

내가 한 이틀 너희 뒤를 봐줄 수 있고."


"우선 이걸 받고 숙소까지 부탁하지.

숙소에 돈이 있으니 나머지 금액을 내겠네."


남자에게 금화 두 개를 더 건네자

그의 입꼬리가 사정없이 올라갔다.


"숙소에 돈을 뒀다고? 캬..

이봐. 형씨. 여긴 제국이 아니라 포이든이야.

그 돈이 아직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아?

뭐. 상관없나? 어디야?

내가 오늘 기분 좋으니

잃.어.버.린 돈까지 찾아 주지."


리아를 향한 남자의 시선에서 그의 목적에

다른 것이 추가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불러 준 숙소의 이름이 아는 곳인 듯,

앞장서서 걸어가던 남자와

그를 따르던 4명의 남자가

숙소 앞에 도착해 걸음을 멈췄다.


"엥? 여기 분위기가 왜 이래?

야! 여기가 이렇게 장사가 안되던 곳이었어?"


"아닙니다!"


"근데 왜이.."


"폐하. 오셨습니까? 음? 이 거지들은 뭡니까?"


남자의 짜증스러운 외침이

때마침 숙소 밖으로 나온 아담 때문에 막혀 버렸다.


"거지? 아니.. 폐하..?"


아담에게 대충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해 주자,

아담은 기가 찬 듯 짧게 혀를 차며 한숨을 쉬었다.


"헤.. 하필이면 일테라쇼 제국의 황제 폐하께

돈을 뜯으려 했다?"


"돈뿐만이 아닌 것 같던데?"


아담은 자연스럽게 리아를 바라봤고

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황후 폐하는

마법으로 가려질 분이 아니긴하지만..

하필이면 폐하가 옆에 계시는데

하필이면 황후 폐하를 노렸다?

우와.. 이놈들.. 용기만큼은 마스터인데요?"


"황제라.. 황후라니.. 무슨.."


"아담. 여기서 떠들어 봤자 이목만 끌 테니

끌고 들어가."


"네. 폐하."


순간 아담이 표정이 무섭게 변하며

남자의 목을 움켜줬다.


"켁!"


"포이든의 벌레 주제에

감히 일테라쇼 제국의 황후 폐하께

그런 눈빛을 보내다니.

죽여달라 애원해도 죽이지 않겠다."


"히익!"


남자의 몸이 늘어지자 그를 따르던 이들은

도망치려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숙소 창문을 통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카시오스가

뛰어내려 그들의 앞을 막았고,

제압하는 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들을 잠시 심문한 뒤,

살아만 있는 신조르가 있는 방에 가둬 놓고

수아르 황제에게 통신을 넣었다.


- 오! 폐하. 일테라쇼 제국에 조금씩 썩어가던 이를

미리 빼버려 셨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네. 한번 치료한 이가 다시 흔들리니 빼버려야지요.


- 하하하 맞습니다! 통신을 넣으신 이유가..


"포이든 왕국에 관한 것입니다."


- ... 포이든이라.. 말씀해 보시지요.


제국에서 일어난 일과

리아와 카시오스, 아담만 데리고

포이든 왕국까지 온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 허허.. 포이든이 포이든 다운 짓을 했군요.


"도착해서.."


포이든 성도에서의 일을 말하자,


- 하하하 푸하하하

그놈들 진짜 운도 없습니다. 하하하


"수아르 폐하. 웃을 일이 아니었습니다."


- 음..?


"그놈이 속한 조직의 이름은 `야쿠`.

포이든 고대어로 `수호`라는 뜻이랍니다.

폐하도 알고 있듯 포이든 왕국의 이런 조직들은

후원자들이 있는데.. 이 야쿠의 후원자가

자페이 가문의 후계자였습니다."


- 자페이 가문이라면.. 힘을 잃은 왕을 버리고

왕세자에게 붙은 가문 아닙니까?


"맞습니다. 야쿠의 돈이 마지막에 도착하는 곳이

바로 왕실입니다..

그리고.. 야쿠의 주 사업은 `사람`입니다."


- 그 대상이 대륙인들이고요?


"주로 일라인 왕국민들이었다가 이제는

그 대상이 어디인지 확신할 수 없죠."


- 수아르 제국 황제의 이름으로

일테라쇼 제국 황제께 정식으로 요청하겠습니다.

대규모 텔레포트 게이트 사용을 허가해 주십시오.


일테라쇼 제국과 수아르 제국은 군사적 동맹을 맺으며

각국의 성도를 연결하는

대규모 텔레포트 게이트를 설치했다.


일방적인 이동은 당연히 불가능했고,

각국의 황제들의 허가가 필요했다.


수아르 황제가 두 제국을 잇는

게이트 허락을 요구하는 이유는,

일테라쇼 제국의 병영에

또 다른 대규모 게이트가 설치되어있고,

이 게이트를 통해 수많은 병력이

리아가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수아르 폐하. 한 개의 기사단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포이든 왕국의 자멸입니다."


- 후.. 제가 흥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꼭 가야겠습니다.

가서 포이든의 왕과 왕세자에게 한마디하고!

억울하게 끌려간 우리 제국민을

데리고 와야겠습니다.


"바로 리아 황후를 그쪽으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필요 인원과 같이 오시지요.

아! 수아르 제국의 문양이 박힌

가장 큰 마차와 함께 오시면 더 좋고요."


- 곧 뵙겠습니다. 황제.


수아르 황제와 통신을 끊고

리아를 바라보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카시오스와 아담도 텔레포트 아티펙트를 가지고 있지만

그녀를 직접 수아르 제국으로 보낸 이유는

황제에 대한 예우 때문이었다.


"카시오스. 그대는 성도로 가서 칠흑 기사단

1기 단원들을 나의 마차와 함께 데리고 오라."


한 명의 이탈도 없이 칠흑 기사단의 시작부터

함께 한 기사들의 소집에

카시오스와 아담의 눈빛이 강렬해졌다.


"폐하. 지젤 기사는 현재 서부 국경의 기사들을

교육 중이라 오기 힘들 듯합니다."


"그놈은 운도 없군."


리아와 카시오스가 텔레포트로 사라지고

아담과 함께 야쿠 조직원이 알려준

아베르 가문의 후계자가 자주 간다는

술집으로 향했다.


"폐하. 그놈들에게 펼친 마법은

처음 보는 마법이었습니다."


"아이스 체인의 변형이야.

바이올렛의 마법이지."


단순히 손발이나 몸을

체인 모양의 얼음이 구속하는 마법인 아이스 체인은

이미 카온에 의해 시간과 마법사의 명령에 따라

점점 전신을 얼려가는 마법으로

한번 변형되었다.


바이올렛은 여기서 한 번 더 변형해,

도망치려고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얼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마법으로 개량했다.


"일 끝내고 가보면 그놈들이 얼마나 도망치려고

발버둥 쳤는지 알 수 있겠군요."


"여기 군."


한 술집 앞에 멈춰 서자 문지기들이 앞을 막았다.


"표식을 보여 주십시오."


"꽤 예의 바르군."


"..."


중요한 인물들이 모여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문지기는 입을 닫았다.


"표식이라.. 내가 찾아온 목적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너의 목이면 충분한가?"


"표식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명령에 따라 행동하겠습니다."


문지기들의 표정과 태도가 느슨하게 변했다.


"오랜만에 몸 좀 풀겠네."


"우린 행운인가?"


"그런지 다른 조는 윗분들에게 굽신거리기 바쁜데

우리는.. 이런 놈들 덕분에 스트레스를 풀 수 있으니."


"불쌍한 것들아..

여기는 귀족이라고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천한 것이 귀족에 버릇없다고

소리치지 않아서 다행이야.

소리치면 칠수록 더 고통스러웠을 거니까."


우리를 귀족으로 여기면서도

이런 행동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그 어떤 귀족이 와서 행패를 부려도

저들의 뒤에 더 높은 누군가가 있다는 것.


이로써 확실해졌다.


지금 저 술집 안에는

자페이 가문의 후계자는 반드시 있고,

어쩌면 포이든 왕국의 후계자도 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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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고작 델타 왕자의 목숨이 아니다. 21.10.12 695 26 11쪽
178 길을 열겠나이다. 21.10.11 704 29 10쪽
» 그놈은 운도 없군.(일부 수정) 21.10.10 785 27 11쪽
176 죄인이면 꿇어야지. +4 21.10.09 766 29 12쪽
175 마지막 만찬이 될 것이다. 21.10.08 771 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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