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의 도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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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돈
작품등록일 :
2021.04.0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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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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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

DUMMY

“전원발사!!”


“콰쾅!”


또 다시 화승총의 총구가 불을 뿜었고 코앞에서 발사한 총알이 소용돌이에 휘말려 공중에서 발버둥을 치고 있던 놈의 대가리에 정확하게 박혔다.


“꾸웨엑!!”


대가리에 총알이 5발이나 박힌 놈은 괴로운 듯 발버둥을 쳤고 총알이 박힌 곳에서 피가 흘러나와 퍼졌다.


그리고 공격을 마친 나의 분신들은 다시금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200/1200


“소고야! 남은 도력!”


“도력 10입니다. 형님.”


분신도 도력도 없는 이상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다.


이제 마지막 남은 도력을 쏟아부어서 놈의 대가리를 박살 낸다.


나는 놈을 붙잡고 있던 바람을 거꾸로 돌려 놈의 대가리가 바닥을 향하도록 했다.


그리고 놈을 더욱더 위로 끌어 올렸다.


“꿰엑~~~”


몸이 거꾸로 돌아간 놈이 온몸을 버둥거리며 발버둥을 쳤다.


놈의 대가리에서 나온 피가 놈을 감싸고 있는 소용돌이에 가득 차올라 풍술이 만든 소용돌이는 온통 붉은 빛이었다.


그리고 놈이 동굴의 천장까지 올린 후 놈을 단단히 고정하던 바람을 내 손으로 풀었다.


그러자 놈을 붙잡고 있던 바람이 사라지며 놈은 10m도 넘는 높이에서 대가리부터 아래로 떨어졌다.


“쾅!!”


둔탁한 소리를 내며 거대한 멧돼지의 대가리가 바닥에 처박혔고 놈은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대가리가 터져버렸다.



0/1200



“해냈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도력을 짜낸 공격이어서일까 아니면 긴장을 해서일까 내 온몸은 땀으로 흥건했고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이젠 체력도 도력도 바닥이기에 더는 공격 수단이 없었는데 마지막 공격으로 놈의 숨통을 끊어 놓을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Level Up!

레벨이 14로 상승합니다.

힘 23(+4)

민첩 23(+4)

체력 23(+4)

도력 135(+20)

체력이 20상승하여 155가 됩니다.


스킬이 해제 됩니다.>



<축지법

땅을 접어 달립니다.>


“레벨업이다.”


게다가 한번에 레벨이 4나 올랐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중간 보스라고 해도 보스 몬스터이다.


보통은 5~10명이 팀을 이루어 공략하고 그만큼 경험치도 나눠 가지는데 나는 C급의 중간보스를 혼자서 잡고 그 경험치를 독식했으니 경험치가 오르는 속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건 혼자서도 C등급 던전을 클리어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그만큼 빠른 속도로 레벨업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중간보스가 남아있는 클리어던전만 청소해도 레벨업에 아이템 판매 수익에 금방 부자가 될 수 있겠군.”


도력이 바닥나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눈앞의 놀라운 성과와 앞으로의 예상되는 핑크빛 성장이 눈앞에 그려져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형님 아이템 수거하시겠습니까?”


중간 보스이지만 보스 몬스터의 아이템이다!


아까와 같은 일반 몬스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비싼 아이템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럼 한 번 더 돈을 벌어볼까?”


나는 피를 토하고 쓰러져 강한 악취를 내 뿜고 있는 거대한 멧돼지에 다가갔다.


다가갈수록 썩은 내가 진동했지만 비싼 아이템을 숨기고 있는 몸이라고 생각되니 썩은 악취도 달콤한 향기 같았다.


대가리부터 떨어진 멧돼지는 입과 코에서 피를 토한 채 죽어 있었고 기다란 어금니 역시 양쪽 다 부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어금니에서는 녹색의 빛이 새어 나왔다.


그 말은 C급의 고급템이라는 뜻이다.


“역시 중간 보스답게 같은 어금니라도 등급이 높구나.”



[고급 아이템: 거대 멧돼지의 어금니

거대 멧돼지의 거대한 어금니입니다. 크고 날카로워 가공하여 무기 재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 시에는 무기를 연마하여 무기의 공격력을 (5) 상승시킵니다. ]



D급의 어금니라면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템이지만 C급의 거대 어금니는 자주 나오는 매물이 아니었다.


게다가 무기연마를 5배나 더 높게 해 주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나오는 족족 팔리는 인기품목이었다.


“소고야 부탁해”


나는 거대한 엄니를 소고의 봇짐으로 넘긴 후 콧노래를 부르며 거대한 멧돼지의 사체를 뒤졌다.


거대 멧돼지의 대부분이 E급 멧돼지 가죽과 고기 정도의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멧돼지의 크기가 어마한 만큼 E등급 일반 아이템의 수량도 엄청났다.


돈도 안 되고 공간만 차지하는 E등급 아이템은 그냥 두고 가고 싶었지만 JK상사에는 던전 청소 명목으로 들어왔으니 일정 수준의 아이템은 수거해 가야 의심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도 돈이니까.”


나는 잡히는 모든 E등급 일반아이템을 나의 가방에 집어넣었다.


그렇게 E등급 일반 아이템까지 깔끔하게 쓸어담고 나니 시간이 꽤 지나있었다.


“소고야 던전 폐쇄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지?”


“현재 던전 폐쇄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 30분입니다. 형님은 30분 안에는 돌아가셔야 합니다.”


“생각보다 빠듯하네. 던전입구까지 남은 거리는?”


“10Km 정도 됩니다.”


30분에 10km면 전속력으로 달려야 겨우 닫을 수 있을까 말까 한 거리다.


게다가 가파르고 좁은 동굴의 지형을 생각하면 시간 내에 도착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아까 레벨업 하면서 새로 획득한 축지법이 이동속도를 올려주는 스킬 아닌가?”


“일반적으로 걸음을 빠르게 하는 스킬과는 조금 다른 스킬입니다. 일반적인 이동 스킬이 단순히 이동속도를 빠르게 한다면 축지법은 땅을 접어 이동 거리를 줄여주는 술법입니다.”


“똑같이 빨리 움직이는 거 아닌가? 뭐가 다른데?”


“일반적인 이동술은 육체의 능력을 강화하여 속도를 올려주기에 아무리 능숙하게 사용한다고 해도 체력을 소모하게 됩니다. 하지만 축지법은 이동속도를 늘리는 것이 아닌 이동 거리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체력 소모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오. 그거 좋은데. 그럼 돌아가는 길은 축지법으로 돌아가 볼까?”


“네. 축지법은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특별한 주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가고 싶은 곳의 땅을 내 앞으로 접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접는다고”


나는 멀리 보이는 땅을 접어 눈앞에 끌어온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뭐지? 잘 안되는데? 주문 같은 게 있는거 아니야?


나는 고개를 돌려 소고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방금 까지 내 바로 뒤에 있던 소고가 보이지 않았다.


더 멀리 뒤를 돌아보니 소고는 내가 있는 곳에서부터 100m도 넘게 멀어져 있었다.


“언제 저만큼 뒤로 간 거지?”


하지만 그건 소고가 뒤로 멀어진 것이 아니었다.


소고가 있는 곳은 방금 까지 내가 거대 멧돼지의 사체를 뒤지던 그곳이었다.


소고가 뒤로 멀어졌다고 생각할 만큼 의식하지 못한 채 내가 앞으로 나간 것이었다.


“이거 대단한데 지치기는커녕 움직이고 있는 것도 몰랐는데.”


소고는 금세 나의 곁으로 날아오며 말했다.


“저와 같이 간다고 생각하시고 축지법을 사용하시면 저도 같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


나는 다시 저 멀리 보이는 동굴의 끝을 소고와 내가 있는 곳으로 끌어온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역시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소고와 함께 순식간에 동굴을 끝까지 갈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곳이라면 그곳 까지는 땅을 접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접어서 걷는 것을 반복하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 겁니다.”


그 후는 쉬운 일이었다.


축지법을 사용하여 몇 걸음 걷고 나니 금세 던전 입구까지 갈 수 있었다.


10km가 넘는 길이라고 했는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던전의 입구에는 김대리가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앉아 서류작업을 다시 하고 있었다.


“선진인력 작업 마무리 했습니다.“


“던전 나가시기 전에 잠시 검사 있겠습니다. E등급 초과하는 아이템 없으신가요?”


물론 있다.


C등급의 아이템만 해도 벌써 20개도 넘는다.


“네. 대부분이 E등급의 멧돼지 가죽, 고기입니다.”


나는 김대리에게 서류를 내밀며 동시에 배낭 안을 보여줬다.


배낭 안에는 멧돼지 가죽과 고기가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어 악취를 내뿜고 있었다.


김대리는 악취가 나는 배낭을 대충 눈으로 확인하고는 인상을 확 찌푸렸다.


“선진인력 통과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네. 김대리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렇게 던전청소를 위해서 들어간 C급 던전에서 3시간 만에 7레벨업을 이루고 돌아왔다.


도사라는 직업을 가지지 못했다면 무겁고 냄새나는 멧돼지 가죽을 챙기느라 어깨가 빠지게 돌아다니고 10만원 정도만 벌어가는 그저 그런 하루였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값싸고 무거운 일반 아이템이 아닌 고급아이템을 직접 획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몬스터를 사냥하는 처음으로 헌터다운 경험을 한 것이다.


그저 유망직업이니까.


돈 많이 벌 수 있다고 하니까.


그렇게 시작했던 헌터였다.


그래서 헌터 자격증을 따고도 한 번도 제대로 된 일을 하지 못했고 클리어던전 청소를 하면서는 헌터라는 직업에 대한 정체성도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몬스터와 전투를 벌이면서 느꼈던 기분 좋은 흥분감에 헌터라는 직업의 정체성을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소고야. 나 더 강해지고 싶다.”


“이제 시작입니다. 형님. 더 레벨업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 더 강해져서 더 많은 돈을 벌어보자!”


“그럼 아이템 판매는 어디서 하시겠습니까?”


습득한 아이템을 정리하고 있던 나에게 소고가 말했다.


“법적으로 던전에서 획득한 아이템은 정부의 공식 사이트나 정부에서 승인받은 일부 기업의 마켓에서만 판매할 수 있습니다. 형님 같은 경우는 JK상사의 던전에서 획득한 아이템이니 JK옥션에서 판매하는 것이 공식적인 방법입니다.”


“E등급 일반 아이템은 그렇게 해도 되는데, C등급 같은 경우는 적법한 방법으로 획득한 아이템이 아니라서 거기서 판매하면 문제가 된단 말이야.”


“그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공식적인 판매가 가능할 때까지 인벤토리에 넣어두시겠습니까?”


“아니. 오랜만에 얻은 목돈인데 그냥 묵혀둘 수는 없지. 소고야 암시장은 들어봤니?”


“아니요. 접속해 본 적이 없습니다.”


“암시장은 온라인 시장이 아니니까. 말 그대로 실물 시장이지. 거기선 무엇이든 팔 수 있고 무엇이든 살 수 있지.”


“그럼 거기서 아이템을 판매하시겠습니까?”


“그래. 일단 아이템을 매물로 두고 더 큰 것도 한번 찾아보자.”


-----------------------------------


암시장은 오랜만이었다.


예전 헌터자격증을 따기 전 잠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은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아이템을 사고 판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나 같은 던전 청소나 하는 직원이 E급 이상의 아이템을 만질 일은 없으니까.


그래도 예전에 같이 일하던 형이 새롭게 가게를 열어 그곳으로 찾아가 볼 생각이었다.


암시장은 평범한 전자상가처럼 보였다.


각종 전자장비가 가게마다 즐비했고 매장의 이름도 보통의 상가 이름이었다.


단지 다른 점은 일반 전자매장에 어울리지 않는 덩치의 직원들이 매서운 눈빛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는 형이 일하고 있는 매장은 전자상가에서도 상당히 구석에 있었다.


형에게 지도를 받지 않았다면 그리고 지도를 소고가 보지 않았다면 혼자서 찾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굽은 길을 몇 번이나 꺾어서 찾아간 곳은 10평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컴퓨터 부품을 파는 상가였다.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얼마 전까지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미구엘이 있었다.


“오랜만이다. 잘 지내고 있나?”


진한 경상도 사투리에 전형적인 한국인 얼굴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지 않는 스페인 이름

이름이 미구엘인 이유가 멕시코 혼혈이기 때문이라고 본인은 주장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멕시코 마약 카르텔 같은 이름에 걸맞게 암시장의 불법적인 일에 굉장히 수완이 좋아 알바부터 시작한 사업을 금방 키워 지금은 이렇게 사장이 되어 있었다.


“사장 됐다메? 헌터 일은 잘 되나?”


“ E등급 헌터인데요 뭐. 던전 청소나 하고있죠.”


“그래도 내 찾아온 거 보면 뭐 있나 보네?”


역시 눈치가 빠른 형이다.


“C급 아이템 좀 사줄 수 있어요?”


“요즘에 C등급 이상 물건은 대기업에서 싹쓰리 해가서 구하기 힘든데 어디서 구했노?”


“그냥. 주었어요.”


핵심을 찌른 질문에 멋쩍게 웃으며 둘러대니 뭔가 눈치챘다는 듯 미구엘이 씨익 웃으며 속삭였다.


“더 좋은 거 구할 기회 있는데 관심있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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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도사! 21.04.08 22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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