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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망겜 생활 [수정판]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연재 주기
학도C
작품등록일 :
2021.04.06 10:37
최근연재일 :
2021.06.08 10:30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1,819
추천수 :
7
글자수 :
449,834

작성
21.04.06 10:51
조회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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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어게인 스케치북.

DUMMY

.




(?)





새하얀 공간에 내가 있다.

새하얀 공간에 너도 있다.


나는 너와 마주보고 있는 상태.

그리고 나는 무슨 이유에선지 손에 작은 나이프를 들고 있는 상태.



그 상태에서 너는 말한다.


“지오.”

“내가 너에게 그 나이프를 준 이유는 알고 있겠지?”


나는 입을 다물고,

너는 계속해서 말한다.


“······너 친구에게 이런 부탁 해도 되냐?”

“안 될게 뭐 있어? 이런 거 부탁할 친구 달리 없거든?”


“···드니팬이라던가, 메리라던가.”



“그 녀석들에게 넌 부탁하겠냐? 응? 메리는 모르겠지만··· 드니팬은··· 분명히 무너져 내릴 거라고.”




“너, 나라고 안 무너져 내릴 것 같냐?”



“······.”


나는 입을 다물고, 너를 계속 노려보았다.

너는 데이터의 말소를 부탁하는 녀석의 얼굴답지 않게 내 앞에서 계속 싱글벙글이다.



“너··· 왜, 하필 나에게 부탁하는 거야···. 진짜 왜. 왜.”


“그건 있잖아. 네가 나와 닮았기 때문이야.”

“이 구멍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었으니까.”


“······.”


“···네가 이 일의 적임자라는 거야. 지오.”






“왜 도망치려 하는 거야. 왜, 왜. 벌을 받지 않는 거야.”


“···이건 도망이 아냐. 이건 심판이야. GO.”


“그래도 난, 난···.”

“자, 떨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나는 그대로 있을 거니까. 나는··· 도망치지 않을 거니까.”


“심판의 시간이야. [player.go]”


그리고 그 순간.

나는.




.





지금 나는 새하얀 눈밭 위에 서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보이는 뒤틀린 나무.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현기증이 날것 같은 보라색 하늘.


하늘을 날아다니는 까마귀는 나에게 눈길을 주고는 짜증이 밀려온다는듯 썩소를 짓고 멀리 날아갔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난 그저 동생 방 컴퓨터에 깔려있던 게임을 실행시켰을 뿐이다.

동생이 베타테스터가 되었다면서 아주 그냥 집안을 뛰놀다싶이 했었지.



근데 이게 웬걸.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은 새하얀 도화지와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였다.


설마 나, 게임 속으로 빨려 들어온건가?


믿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뛰어난 가상현실 게임이라고 해서, 이렇게 위화감 일절 없는 게임을 만들 수 있나?


······.

아니. 없다. 지금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그게 불가능하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가상현실 게임이라도 이렇게 눈을 밟는 감촉도, 코 안으로 확 들어오는 눈 특유의 맑은 물 냄새도 재현해 낼 수는 없다.


근데 이건 뭘까.

눈밭을 걷는 이 느낌.

곁에 있는 나뭇가지를 부셔뜨렸을 때에 느꼈던 꺼끌꺼끌한 그 감촉.


이거 완전 현실과 똑같은 느낌인데?

마치 내 몸 전체가 현실에서 또 다른 세계로 전이된 것만 같은 느낌

.

동생이 우리집 전체를 흔들어 놓으며 기뻐한 이유가 있었다.


아.

이건, 물건이다.

가상세계 안에 '실체'를 녹여 만든 엄청나게 리얼한 게임.

머릿속에서는 아직도 물음표를 남발하고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어떠한 희열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런 게임을 내가 살아있을 때 하게 되다니!

감격이었다.


···하지만 그 감격도 잠시 갑자기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돋보기로 태양빛을 모아 내 머리에 불을 지피는 것 같은 느낌.


아.

눈에 펼쳐진 기이한 광경에 홀려 몬스터가 있을 경우를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두 손바닥으로 볼을 한 번 때리고 나서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일단 빨리 마을에 가서 몸을 숨기자.


나는 이정표를 보고, 삐뚤빼뚤한 글씨로 쓰인 프리즘타운(아마 마을이겠지?)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늘이 파란색으로 씻겨가고 마을 입구의 간판이 드디어 보였다. 아, 드디어 마을이구나.

아치형 간판에 하얀 글씨로 프리즘타운이 너무나도 정겨웠다.


뭐지?

처음 보는 마을인 것은 틀림없는데.

어디선가 풍겨오는 그리운 감촉은 대체 어디서.


아아, 지금 몬스터에게 쫒기고 있잖아! 일단 살고 봐야지! 나 게임 초반부터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서 마을로 리스폰 되는 것은 싫다고!


한 발짝을 떼어 마을로 들어가려는 순간. 도장 찍힌 검은 그림자가 여러 개.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

그들은 검은 후드로 몸을 감싼 사람들이었다. 피부는 거무죽죽하고, 눈빛은 예리했다. 단단한 이빨을 통해 흘러나온 파동은 어째서인지 어린 아이의 그것과 닮아있었다.

그들의 섬뜩한 미소를 두눈으로 본 순간, 부르르, 어깨가 저절로 떨렸다. 닭살이 돋았다.


그들이 온다. 나를 쳐다보고 섬뜩한 입을 벌린다. 나는 뒷걸음질 치며 손을 내저었다.

순간 쿵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엉덩이에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몸이 균형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은 것 같았다. 다시 일어서려 해보았지만 오른쪽 발에 눈과는 다른 감촉이 느껴졌다.

휴대폰 매너모드 마냥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고,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내 앞에 검은 후드로 몸을 감싼 사람들 중 하나가 내 오른쪽 발을 잡고 있었다.


수년간 게임을 해온 나는 알 수 있었다.

지금 내 발을 가장 먼저 잡은 이녀석이 대장이다.

발을 통해서 전해지는 그 섬뜩함이 다른 녀석들보다 더 선명하게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괴물들의 대장격인 그를 따라 다른 괴물들도 나를 붙잡았다. 기분 나쁜 고무의 촉감. 오른발이 통째로 사라진 느낌이었다.

그들과 눈이 마주쳤다. 피 같이 붉은 눈. 끔찍했다. 그들의 붉은 눈에서 전해져 오는 감정도 느껴졌다.


외로워. 살려줘. 무서워.


머릿속은 노이즈로 가득 차고, 지옥의 낫이 침을 흘리며 나를 향해 입을 벌렸다. 발버둥 쳐보았으나 나는 끝끝내 그에게 붙잡힌 채 등을 갉아 먹힐 상황까지 몰렸다.



뭐야. 안 되나. 이렇게 빨리 괴물에게 먹혀 죽긴 싫었는데.


발버둥 치다 순간 모든 것이 허망해졌다. 헛웃음이 나왔다. 결국 이렇게 갈 거면서 발버둥은 왜 친 거야. 발버둥은.


나는 다 내팽개치고,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등 먹힐 때 꽤 아프지는 않을까?

마지막 떠오른 생각은 이것뿐이었다.




‘파-앙!’

응? 아니, 살 찢기는 소리가 무슨 테니스 공 튀기는 소리 같냐? 폼 안 나네.


‘쿠에에----에엑’


[얘야 괜찮니?]


달려오는 두 세 사람의 발자국. 내 허리를 잡고 있던 그의 가슴엔 바람구멍이 나있었다.


나는 재빨리 그에게서 발을 뺐다. 그는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어둠으로 사라졌고, 대장을 잃은 괴물들은 도망쳤다. 나는 하얀 연구복을 휘날리며 달려오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세찬 바람에 볼을 세게 맞은 듯, 머리카락이 쥘부채처럼 펼쳐진 남자와 자기 얼굴의 반은 선글라스에 파묻힌 여자. 그리고 그 사람들의 옆을 지키고 있는 작은 소년.

검정 후드에 하얗고 가느다란 끈. 뒤에서 휘날리는 하얀 리본.

익숙한 목소리.


"형!"

"어?"


나는 놀랐다.

여기에서 설마 만나리라 생각지 못했던 녀석이 내 눈 앞에 있기 때문이었다.

너, 뭐야? 네가 거기서 왜 나와? 너 오늘도 친구 집에서 공부하던 거 아니었어? 맨날 그랬잖아. 네가 왜 거기서 나오는 거야.

나는 피오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약간씩 얼굴 골격이 변형되었긴 했어도 내가 아는 동생 그대로였다.


"형이 왜 여기에 있어?"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넌 왜 여기에 있냐?"

[오오. 둘이 형제였군, 보기에는 전혀 안 닮았는데.]


[박사님! 이거 받으세요. 아까 랩글이 흘리고 갔어요.]


알이 큰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아까 그 시꺼먼 놈에게서 떨어진 노란 종이를 남자에게 건넸다.


[흐음, 그건 아까 랩글이 흘리고 간 유언인가? 나중에 연구실에 가서 읽어보지. 우선 빨리 이 애 몸 좀 녹여주자고.]


[피오 군 형이랬지? 이름이 뭐야?]


"···지오입니다."



그 순간, 박사라 불린 사람 옆에 선 여자의 선글라스가 빛났다.


['지오(player.go)'? 너도 피오만큼이나 이름이 독특하네?]



어.


···저기 있는 player.go는 뭐야.

게임 플레이어의 식별 고유번호라도 되는 건가.


나는 적잖히 당황했지만, 진정하고 그 선글라스 여자에게 말했다

"그런 소리 많이 들었어요.."

"어쨌든 가자. 형. 춥겠다."


피오가 웃으며 내 손을 잡고는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동생은 달릴 때 맞는 바람이 얼마나 추운지 모르는 듯하다.

경치는 순식간에 하얀 눈밭에서 색색의 무지개로.

입구를 둘러싼 낮은 벽 사이사이엔 희귀한 돌들이 박혀있었고, 마을 사람들의 옷은 가지각색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어떤 한 연구소.

다른 건물들은 죄다 총천연색인데 이 건물만 새하얀 색이였다.


피오는 날 데려다주곤 다른 약속이 먼저 잡혀있다며 가버렸다. 피오와 같이 왔던 두 사람은 피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박사라 불린 사람은 연구소에 도착하자마자 아까부터 오들오들 떨던 나를 연구소 안쪽으로 밀어놓고는 푹신한 소파에 앉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아, 이제 살겠다.

소파 옆에는 둥근 탁자가 있었고 그 위엔 아까 봤던 노란 종이가 수북했다.


[‘나 여기 있어.’라. 성향은 새디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기가 왕성한 랩글이 마을 바로 앞까지 찾아온 걸로 보아, 머지않아 이 마을이 저들에게 습격당할지도 모르겠군요.]

[자네 말이 맞아. 요새 이 프리즘타운에 노이즈 현상이 많은 것도 꽤 맘에 걸리는군. 어쩌면 이미 여기에 또 다시 랩글이 침투해 들어왔을 수도 있겠어.]

[상위 개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네요. 우리도 무언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되겠어요.]


선글라스 여자가 따뜻한 우유를 마시며 듣는 그들의 이야기는 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정말 알 수가 없었다.


아까부터 뭔데. 새디라든지, 랩글이라든지, 노이즈라든지.


"아. 저.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몸은 좀 풀리나? 지오군.]

"네. 좀 풀렸어요."

[아아. 다행이군. 하마터면 자네가 잡아먹히는 줄 알고 식겁했다네.]


"죄송한데 두 분 다 누구세요? 여긴 또 어디고요."

박사라 불린 사람은 내 말을 듣고는 겸연쩍게 웃었다.


[아. 소개가 늦었네. 나는 이 ‘랩글 연구소’의 소장 드니팬 박사일세. 그냥 박사라고 불러주게나. 그리고 이쪽은 내 조수. 메리라고 한다네.]


[안녕? 메리라고 해. 난 주로 박사님이 조사하신 자료를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어.]


메리는 선글라스를 고쳐 쓰며 말했다. 아까는 보지 못했던 선글라스의 L과 R이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네. 잘 부탁해요."


박사와 메리가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나는 얼떨결에 서로 악수를 하며 그들을 향해 물었다.


"그, 저를 덮쳤던 사람? 그 사람은 누구에요?"


[아 그 괴물은 랩글이라고 한단다.]


"랩글이요?"


[그래. 랩글. 어, 간단히 말하자면, 게임 몬스터라고 해야되나]


?!?!?

몬스터?


몬스터??

이 박사가 지금 뭐라고 말을 하는 거야?


얘는 여기가 게임 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거야?


"몬···스터··· 몬스터라고요?"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신입작가 학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당.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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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SOS (1) 21.06.05 6 0 12쪽
77 파장 21.06.04 6 0 7쪽
76 YOUR BEST FRIEND 21.06.03 5 0 11쪽
75 your best friend 21.06.02 5 0 13쪽
74 스크린 속의 그 녀석 21.06.01 5 0 7쪽
73 가능성의 세계 21.05.31 7 0 14쪽
72 나와 함께, 영원히. 21.05.28 8 0 5쪽
71 ETERNAL (2) 21.05.27 10 0 15쪽
70 ETERNAL (1) 21.05.26 19 0 14쪽
69 주사위 게임 (3) 21.05.25 7 0 14쪽
68 주사위 게임 (2) 21.05.24 6 0 13쪽
67 주사위 게임 (1) 21.05.23 11 0 12쪽
66 Endless 21.05.22 9 0 15쪽
65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2) 21.05.21 9 0 13쪽
64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1) 21.05.20 9 0 13쪽
63 윤지오는 죽지 못해 살았다. 21.05.19 8 0 7쪽
62 어차피 게임 스토리...? (5) 21.05.18 12 0 11쪽
61 어차피 게임 스토리...? (4) 21.05.17 12 0 13쪽
60 어차피 게임 스토리...? (3) 21.05.16 12 0 13쪽
59 어차피 게임 스토리...? (2) 21.05.15 11 0 11쪽
58 어차피 게임 스토리...? (1) 21.05.14 14 0 14쪽
57 버그? (2) 21.05.13 13 0 12쪽
56 버그? (1) 21.05.12 15 0 12쪽
55 스케치북 21.05.11 13 0 9쪽
54 유토피아 (2) 21.05.11 12 0 12쪽
53 유토피아 (1) 21.05.10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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