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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망겜 생활 [수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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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도C
작품등록일 :
2021.04.06 10:37
최근연재일 :
2021.06.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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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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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게임 스토리 2 (1)

DUMMY

.






워프.

순식간에 무대는 바뀌어 밤의 프리즘 타운.


낮의 상쾌한 얼굴을 벗어던진 타운은 오색 찬란하다.

마치 눈두덩이에 펄을 잔뜩 뿌리고 한껏 멋을 부린 재즈 여가수 같이.


케일리도 사생대회 때 입었던 후드 원피스가 아닌 몸의 실루엣을 살짝 드러내는 프릴 미니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솔직히 좀 예뻤다.

응. 꽤나.


[어때? 좀 신경을 써봤어. 오늘은 여기 프리즘타운의 별축제니까!]

[좋네! 응··· 아주··· 아아주··· 깨물어 주고 싶게에~]


나답지 않게··· 좀 능글 맞게 텍스트가 출력되고, 그 말을 듣고 케일리가 몸을 베베 꼬면서 내 어깨를 쳤다.


대사 참 오글거리네.


아무튼 오늘은, 프리즘 타운의 별축제날이다.

그 축제가 뭔지는 모르지만 이 날이 프리즘 타운 사람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날인 듯했다.


[어머, 고마워. 로버트도 멋져. 그 세미 정장, 내 드레스랑 일부러 색깔 맞춘 거야? 고마워. 너 체크 잘 어울리네!]


응?


내가 여태까지 입고 있는 건 후드가 아니었나?

설마 싶어서 나는 내 몸 곳곳을 훑어보았다.


아.

내 눈에 보이는 것은 두터운 후드가 아니라, 빳빳하게 풀 먹인 검정 체크 세미 정장이었다.

뭐지, 이 미로. 저번엔 내 입과 손을 빼앗아 버리더니 이젠 내 후드까지 빼앗아 버리냐.


[고마워. 그렇게 생각해주니 좋네.]


둘은 서로 다가가서는 손을 잡았다.


둘은 조금 볼이 빨개진 상태로, 하얀 등이 둥둥 떠다니는 상점가를 지나 별축제 본 행사가 열리는 광장의 둥근 무대로 향했다.


광장에 다다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케일리의 자칭 라이벌 르네.

타르트 파는 큐앤에이 씨.

그 옆에 큐비츠의 손을 꼭 잡고 있는 벤저민.

색색의 사람들이 말쑥하게 차려 입고서는 두세 명씩 무리를 지어있었다.


케일리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심술맞은 표정을 하고.

둥근 무대의 끝자락에 있는 르네의 곁에 슬금슬금 기어가서 어깨를 붙잡았다.


턱!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르네는 그 반동으로 이상한 소리를 냈다.


[아라깽깽깽깽!!]


···이야.

텍스트 확 깬다.


르네는 갑자기 다가온 우리들을 보면서, 정말로 귀찮은 듯한 표정을 지었고, 옆에 있던 애는 우리들을 보며 쿡쿡 웃어댔다.



[어이, 너 무슨 큐앤에이씨의 방귀맛 타르트를 먹었을 때의 소리를 내고 있냐?]


[아이, 씨. 깜짝이야··· 또 너희들이냐? 커플이면 커플답게, 저기 카페 테라스에 앉아서 오붓하게 보낼 것이지. 왜 왔냐?]


[너는 키스할 상대 없지? 볼을 부빌 상대도 없지? 그래서 자랑하려 왔다.]

[어이.]

[하하. 오늘은 별이 유난히 많이 보이는 별 헤는 밤, 프리즘 타운 별축제의 날!

이 축제의 밤하늘을 배경으로, 연인끼리 키스를 하거나 친구끼리 볼을 부비면, 그 인연이 영원할 거라는 전설의 별축제인데!]


케일리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르네를 비웃으며 말했다.

이를 바라보는 르네의 표정은 참 뭐 씹은 것처럼 굳게 변해갔다.


[어이. 드레스 입고 그런 표정 좀 짓지 말지?

너 완전 볼품 없거든? 나 깎아 내리느라 그런 건 별 신경도 안 쓰나보네.]


[프리즘 타운 사생대회 3등에 빛나는 르네 스위프트 씨는 이런 별 헤는 밤 하늘을 뒤로 하고 입술을 훔치거나 볼을 부빌 인연이 곁에 아무도 없네여~ 아이구~ 불쌍해랴~ 아무도 없어~]

[아니거든?]


어.

르네의 이마에 빡침이라는 단어가 보이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옆구리가 시려서 겨울도 아닌데 꽁꽁 얼어버리시겠어?]

[아니거든? 아니거든? 너는 왜 보지도 않고 결정짓는 건데. 뭐, 내가 평생 외톨이일줄 알아?! 아주.]


꼬박꼬박 케일리의 말을 정정해주는 르네를 보고는 케일리는 보기만 해도 얄미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런 케일리의 미소를 보고 르네는 코웃음 친다.

르네를 놀리는 지금이야말로 가장 생기 넘치는 케일리의 눈을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로버트(나)는 생각했다.


[나 볼을 부빌 상대는 있어.]

[누구?]


[일단, 너.

뭐 네가 해줄 리는 모르겠지만.]


[안~ 해~ 줄~ 건~ 데?]

[에효. 그럴 줄 알았다.]


르네는 자그마한 미소를 짓고는 옆에 있는 애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약간 웨이브 진 트윈테일이 귀여운 애였다.


[네가 안 해준다면 얘 랑만 하지 뭐.]

[···뭐야, 뭐야? 얘가 누구야?]


[안녕하세요! 오늘 여기 새로 이사 온 에이미 블랙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오늘 여기로 이사 와서 나랑 카페에서 만났는데, 꽤 괜찮은 애더라고.]


르네는 에이미를 바라보면서 웃었다. 에이미, 얘가 내 부하 케일리, 그 옆에 애가 내 부하 남자친구 로버트.

에이미는 그 자리에서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두 분 다 르네 언니를 잘 부탁드립니다.]

[야. 누가 네 부하래? 응? 네가 내 부하겠지.]

[아주 밝은 애네? 어디서 왔어?]


[어브 타운이요!]


[와. 거기 완전 시설 좋은 학교가 들어선다는 얘기가 있던데. 근데 왜 여기에?]

[저희 아빠가 공무원인데, 여기 마을 회관에 근무하시게 되셔서요. 그래서 왔어요.]

[아. 그래서 여기에 왔구나.]


[네!] [그렇게 됐단다.]


르네는 말했다. 그리고 손으로 우리들을 밀쳐냈다.


[자, 자. 용건은 끝냈지? 조금 있으면 별축제 밤이 시작되니까 빨리 운치 좋은 곳으로 사라져. 너희들도 끈끈한 인연 만들러 가봐야지.]

[······.]

[말 안 해도 갈 거거든? 너네들이나 끈끈한 우정 만드쇼! 나중에 혹시 나랑 볼 비비고 싶으면 오든지 말든지!]


르네, 케일리에게 그 대답을 듣고 하는 말.


[안~ 갈~ 건~ 데~?]

[···저 녀석이!?]


···결국엔 똑같잖아. 둘 다.



. . . . . . .




우리들은 카운터에서 두 개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둘이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프리즘타운의 밤은 별이 그렇게 많지 않아도, 별이 그렇게 밝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로버트! 조금 있으면 시작이야! 기대된다. 그치?]

[······그러네?]


[로버트는 어떻게 할 거야? 로버트는 인기쟁이니까 서로 볼 비빌 상대도 많지? 그치? ]


[······응. 맞아. 많아.]


[헤에~? 많아서 좋겠네? 물론! 키스하는 상대는 나뿐이지만!]


[············응.]


[······로버트? 뭔가 오늘 멍하지 않아?]


아까부터 의자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로버트(나)를 케일리는 빤히 쳐다보며, 걱정되는 듯 말했다.


[로버트?]

[···아, 응?]

[무언가 요즘 고민하는 거 있어?]


로버트(나)가 케일리를 보고는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그만 뒀다.


[없는데? 하하. 지금 조금 배가 고파져서.]

[그런 얼굴이 아닌데······.]

[아니야. 진짜. 너무 배고파서 그래··· 오늘 축제가 너무 기대돼서, 점심을 굶었거든.]

[어머 진짜? ]


케일리는 로버트(나)에게 추궁하듯 턱을 괴고는 싱긋, 웃어보였다.


[정말 오늘 키스할 수 있는 거지?]

[······응.]


로버트(나)는 무엇인가 약간 자신 없는 목소리였다.

로버트의 목소리는 내가 듣기에도, 무언가를 잔뜩 감추고 있는 듯한 예감이 들었다.


그 사생대회가 끝나고 나서 무언가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겼나.


[나, 키스는 처음인데···]

[······.]

[떨려.]

[···괜찮아.]



[······로버트.]


[너는, 딱, 두 눈만 딱··· 감고 있으면 돼. 날 믿어봐.]



로버트(나)가 약간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케일리는 그런 로버트(나)의 손을 한동안 잡고 있었다. 그들의 테이블에 있던 진동벨이 울리는 순간까지.


케일리가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가지고 테이블에 돌아올 때, 약간 환희에 찬 듯한 장로의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별축제 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여러분, 잠시 후면 이 프리즘타운에서 최고로 별이 많이 보이는 시간, 프리즘타운 별축제의 하이라이트! ‘별 헤는 밤’이 찾아옵니다.

이 밤하늘 밑에서 나누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키스, 그리고 친구와의 볼부비기는 사슬과도 같이 두 사람을 묶는다고도 하죠?

여러분 모두, 사랑하는 연인 그리고 소중한 친구의 인연을 더욱 더 굳건히 다지는 ‘별 헤는 밤’이 되길 원합니다.]


[오오오오오~ 어두워진다, 어두워진다!]



[······응.]


케일리는 그 자리에서 발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무언가 기대되는 듯이 로버트(나)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지만 로버트는 그런 그녀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그저 자기 앞에 놓인 커피 잔을 계속 뚫어져라 쳐다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어디 숨어 있다가 튀어 나왔는지 모를 날개 달린 붓이, 커피 잔에 담긴 커피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어.

뭐지? 갑자기.


갑작스럽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아빠가 다니던 회사의 어브타운 지부에서 급하게 인사 명령이 났어.

그래서 아쉽지만 2주 후에 프리즘타운에서 어브타운으로 이사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둬.


커피에 물결을 만들며 떠오른 글자들은, 로버트(나)의 눈에서 지워지지 않고 번져갔다.


[아! 로버트. 봐봐! 이렇게 별이 많아! 응?]


두 눈에 수많은 별을 담은 케일리는 프리즘 타운의 밤하늘을 가리킨 채로 로버트(나)의 어깨를 흔들었다.



눈을 들어 보니 거기엔 수많은 별의 바다.

무도회장.


또각또각. 힘 있는, 그러나 약간 긴장이 서린 발걸음으로 별은 자기의 댄스 파트너를 찾아서 계단을 올라갔다.

밤의 계단 사이로 별가루가 뿌려지고, 그 별들의 머리 위로 은하수가 왕관을 얹어주면 저기에 보이는 나의 파트너.


아, 저기에 그대가 있군요. 저 커튼 뒤로 정장을 멋들어지게 입은 그대가 하얀 손수건을 흔들고 있군요.


흔들흔들. 살랑살랑.

여전히 그대는 멋지네요.


근데 왜 슬퍼하시나요?

오늘은 기쁜 날이잖아요.


[로-버-트! 우리 키스 안 해?]


케일리는 로버트(나)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 밀며 말했다. 그의 눈에 그녀의 얼굴이 비췄다.

한껏 달아오른 얼굴과, 별빛을 받아 더 빛나는 그녀의 입술.


‘안됐지만 케일리하고는 헤어져야 될 것 같은데. 지금 가는 어브 타운은, 프리즘 타운에서 꽤 먼 곳에 있으니까, 아마 보기가 힘들 거야.’


[······.]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왜 이렇게 빤히 쳐다보는데.]


‘괜찮아. 거기서 또 다른 사랑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로버트. 그렇게 울지 마. 울지 마···. 엄마가 미안하구나. 우리 사랑하는 로버트.


다 알아. 그 마음, 다 알아···’


어디선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성이 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로버트의, 기억인 듯 했다.


[로버트?]


한순간 시큰해지는 눈밑의 감각.


[잠시만? 로버트? 왜 울어? 응? 갑자기 몸이 안 좋아?]


아.

내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로버트(나)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로버트(나)는 눈에 맺힌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 테이블에 얹어져 있던 케일리의 손을 잡았다.


[뭐야. 로버트~ 오늘 좋은 날이잖아. 응? 왜 울어? 울지 마. 응? 뚝!]


케일리의 손을 잡은 로버트(나)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마치 그 손을 놓고 싶지 않은 듯이, 좀 더 세게, 세게, 붙잡고 있었다.

사실은 안고 싶었겠지. 지금 당장이라도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싶었겠지.


어브 타운으로 이사 가지 않고 케일리와 영원히 살고 싶었겠지.


[케일리, 미안··· 미안··· 케일리.]

[로버트.]

[응···?]

[혹시, 네가 힘들면 내가 먼저 키스할까?]


그 순간, 선택지 두 개가 반투명한 상자에 담겨 내 눈 앞에 들이밀어졌다.


···마치 내가 이 둘의 운명을 결정하라는 듯이.


[수락한다] [거절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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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전하는 말 21.06.08 2 0 15쪽
80 찰나 21.06.07 3 0 7쪽
79 SOS (2) 21.06.06 6 0 12쪽
78 SOS (1) 21.06.05 6 0 12쪽
77 파장 21.06.04 6 0 7쪽
76 YOUR BEST FRIEND 21.06.03 5 0 11쪽
75 your best friend 21.06.02 5 0 13쪽
74 스크린 속의 그 녀석 21.06.01 5 0 7쪽
73 가능성의 세계 21.05.31 7 0 14쪽
72 나와 함께, 영원히. 21.05.28 8 0 5쪽
71 ETERNAL (2) 21.05.27 10 0 15쪽
70 ETERNAL (1) 21.05.26 19 0 14쪽
69 주사위 게임 (3) 21.05.25 7 0 14쪽
68 주사위 게임 (2) 21.05.24 6 0 13쪽
67 주사위 게임 (1) 21.05.23 11 0 12쪽
66 Endless 21.05.22 9 0 15쪽
65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2) 21.05.21 9 0 13쪽
64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1) 21.05.20 9 0 13쪽
63 윤지오는 죽지 못해 살았다. 21.05.19 8 0 7쪽
62 어차피 게임 스토리...? (5) 21.05.18 12 0 11쪽
61 어차피 게임 스토리...? (4) 21.05.17 12 0 13쪽
60 어차피 게임 스토리...? (3) 21.05.16 12 0 13쪽
59 어차피 게임 스토리...? (2) 21.05.15 11 0 11쪽
58 어차피 게임 스토리...? (1) 21.05.14 14 0 14쪽
57 버그? (2) 21.05.13 13 0 12쪽
56 버그? (1) 21.05.12 15 0 12쪽
55 스케치북 21.05.11 13 0 9쪽
54 유토피아 (2) 21.05.11 12 0 12쪽
53 유토피아 (1) 21.05.10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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