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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망겜 생활 [수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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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학도C
작품등록일 :
2021.04.06 10:37
최근연재일 :
2021.06.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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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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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환각 타르트 (3)

DUMMY

.






“잠시만, 새디 족의 족장은 따로 있는 거 아니었어요?”

“맞아. 맞아.”


나와 피오는 박사의 그 발언을 이해하지 못한 채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새디 족의 족장은 원래 형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네. 어떤 특정한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서는 천천히 그 마음을 좀먹는다고 하지.]

“그런 랩글도 있어요?”

[수하랩글이 가지고 있는 환청 능력 알지? 그 능력이 제일 높은 것이 새디 족의 족장이네.

가장 공격성과 폭력성을 가지고 있는 새디 족이지만, 족장만큼은 그 반대로, 정신 공격에 특화되어있다고 할 수 있지.]


“······그건 조금 무섭네요.”




[자, 여기서 질문! 랩글의 족장들은 절망에 빠진 타운 사람에게 왜 랩글 코인을 넣는 걸까?”


“더 많은 랩글을 만들려고 한 거 아닐까요? 좀 더 많은 동료를 만드려고요.”

[그럼 그 랩글 코인에는 뭐가 들어있기에 랩글로 변하는 걸까?]

“···그건, 글쎄요, 거기엔 더 많은 절망이 들어있는 게 아니었어요?”


피오도 약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서는 입을 삐쭉거렸다.


[랩글 코인은 엄밀히 말해서는 랩글을 만들어내는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

정말로?


[사실 그 코인은 마음의 열쇠 같은 작용을 한다네. 그 코인에 절망만이 들어있다면 우리가 왜 그걸 바이오 리본의 업그레이드 요소로 사용하진 않았겠지. 안 그런가?]

“아···.”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에 자물쇠를 잠그고 산다네. 이 자물쇠는 그 자체로도 사람을 지키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람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하지. 랩글 코인은 그런 사람의 마음을 열어 어둠 속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네.]


메리는 눈썹을 찌푸린 채로 박사의 말을 듣다가 점점 입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럼 그 노란 가루를 뿌리고 랩글 코인을 넣으려는게 다 그 새디 족의 족장을 찾아내기 위한 것?]

[그렇네. 그렇게 해서 빨리 마지막 족장을 만나고 싶은 거겠지.]

“근데 그렇게까지 해서 왜 세 족장을 모으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건 나도 모르겠구나. 뭔가 우리가 모르는 꿍꿍이가 있지 않을까?]


꿍꿍이, 없을 것 같은데.

걔들 하는 거 보면 정신 나간 일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물론 그 피아 족의 족장이라던 유령은 뭔가 따로 생각하는 게 있던 것 같지만 그게 뭔 상관이야.

똑같이 프리즘 타운 애들을 괴롭힌 건 마찬가지잖아.


[하여튼, 수고했네. 오늘 아침부터 랩글 처리하랴, 타르트 회수하랴 수고했네. 푹 쉬게. 이 블루베리 타르트는 나중에 내가 처리하도록 하지.]


“네.” “네!”


박사는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듯한 우리들의 불쌍한 머리를 매만지고는 책상으로 가서 뭔가 중얼거리며 컴퓨터에서 서류를 작성했다.


우리는 박사에게 타르트를 전해주고 난 뒤, 침대에 누워 한숨을 쉬었다.

오늘은 진짜 바쁜 날이었지.

···정말 아침부터 그 사단이었으니까.


뭐, 블루베리 타르트로 생긴 피해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다. 이걸로 큐앤에이 씨의 이미지도 별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고.


나는 나무 향기 풍기는 허공에 큐앤에이와 큐비츠가 밀브랫에서 서로 도우며 일하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단란한 가족.

딱, 둘밖에 없지만 그렇기에 서로를 더 소중히 여기는 가족.

그 완성된 풍경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고 있을 때 갑자기 내 오른팔을 흔들며 피오가 말했다.


“형.”

“왜?”

“박사님 엄청 멋지지 않아?”

“어디가?”


“뭔가 뭐든지 다 아실 것 같은 느낌이! 내가 이 게임에 대한 궁금한 걸 빠짐없이 물어봐도 다 대답해 주실 것 같단 말이지?”


“뭐. 그렇긴 하지.”

“나 다음에 크면 박사님처럼 다양한 지식을 깨우친 그런 사람이 될 거야. 나중에 누군가가 게임에 관해서 물어보면 빠짐없이 대답해 주는 척척박사 같은 사람!”

“어? 그래···.”


피오는 그 생각만 해도 정말 기분이 좋은지 양 볼을 약간 불그스름하게 하고는 마치 이스트를 넣은 밀가루가 부풀어 오르듯 두둥실 떠오른 가슴을 두 손으로 누르고 있었다.


···하긴 저렇게 멋지게 설명하는 박사는 멋있긴 하지.


평소에는 말투는 약간 옛날 사람 같으면서도, 그 목소리는 앳된 어린아이의 그것인 박사가 설명만 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리니.

게임 NPC이긴 하지만


# # # # #


프리즘 타운에서의 검은 밤. 타르트로 인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은 채로, 랩글 연구소 식구들은 평화로운 밤을 지낼 수 있었다.

오늘은 피오도 에너지탄의 기술 연마를 하지 않는지, 코를 골며 잠에 떨어졌고 나도 이제는 자려고 이불을 덮었다.


그때, 내 후드의 바이오 리본에서 느껴지는 진동.

그리고 머릿속에 울리는 소리.


‘어이.’


이 목소리는?


“으, 응···?”

‘어이!’

“누구?”

‘니 주머니 속!’


나는 순간 후드 주머니를 뒤졌다. 뭔가가 걸려서 그것을 잡아보니, 그것은 빨간색 테두리가 그려진 랩글 코인이었다.

나는 그 랩글 코인에 그려진 시뻘건 눈에 놀라가지고는 코인을 잡고 있던 손을 놓쳐버렸다.

떼구루루 구르는 코인은 소파 앞에 있던 티 테이블의 다리에 부딪혔다.


뭐야? 나 잘 때 침대 옆에 놔두지 않았어?


‘저기 나 좀 주워줄래? 왜 지금 나를 떨어뜨리고 난리야.’


이거이거.

완전히 자기 마음대로 나를 부려먹으시는구먼.


나는 조금은 석연찮은 표정을 하고는 옆에 누워있는 피오를 지나 소파 앞, 티 테이블에 떨어진 코인을 주웠다.


“역시 그때 목소리는 너였냐? 물어보겠는데, 넌 누구야? 왜 말을 할 수 있는 거야? 왜 랩글이 아닌 코인 형태인 거야?”

‘···한 번에 한 개씩 말해줄래? 나도 내가 왜 이 상태인지 하나도 모르겠거든??’


랩글 코인은 약간 화났는지 내 머릿속을 울리며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이번에는 그 코인이 나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건 ’르네‘라는 내 이름과 어떤 상반신만 둥둥 떠다니는 녀석이 내 친구··· 였던 녀석을 랩글로 만든 것이다. 혹시 더 아는 것 있으면 나에게 가르쳐줘봐!’


어, 르네···?


“네가 르네라고?”


르네.

랩글이 된 단짝을 되돌리려고 발버둥 치다가 랩글이 되어버린 녀석.


···나올리라 상상도 못했던 녀석을 상상도 하지 못했던 형태로 만나게 되니 참, 어안이 벙벙했다.

아니 그에 대한 서브 퀘스트가 있긴 하지만 설마 이런 코인 형태로 얘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단 말이다.


‘응? 너 혹시 나를 아냐? 내가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생활했는지 알아?’


그러고 보니, 너 기억이···


“너 생전의 기억이···”

‘나, 이렇게 코인이 되기 전 기억이 전혀 없어. 근데 너 그렇게 반응하는 거 보니 나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는 거 같은데.’


한밤중에 피오와 박사, 메리가 깨지 않도록, 나는 마치 귀에 실바람을 불어넣듯이 소곤소곤 말하기 시작했다.


“르네 스위프트. 넌 랩글이 되려던 케일리를 구하려다가 랩글이 돼야 했었어.”

‘케일리··· 내··· 친구였던 녀석 이름이 케일리라는 거지? 근데 왜 이런 작고 동그란 형태가 되었을까?’

“그야 나도 모르지. 네가 아는 거 아냐?”

‘알았으면 이렇게 너에게 물어보기야 하겠어?

그래도 케일리라는 이름 지금 들으니까 왠지 걔랑 맞짱 뜨고 싶어지는 기분이다. 듣기만 해도 뭔가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걸?’

“······그래. 딱 그런 분위기였어. 네 생전의 르네와 케일 리가.”



그 하얀 미로에서 보았던 케일리와 르네의 기 싸움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응. 그 두 사람 여러모로 대단했지.


‘너, 혹시 내가 이런 모습이 된 다음에 그 케일리라는 애가 어떻게 됐는지 아냐?’


아.

······.


“몰라, 난. 랩글이 된 케일리는 그 이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거든?”


나는 무심코 거짓말을 해버렸다.


지금 내 앞엔 내가 죽인 랩글의 단짝이 심각한 눈을 하고는 나를 쳐다보고 있다.

···이건 나라도 도저히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래?’


르네는 뭔가 아쉬운 듯이 말소리를 끌어내리며 말했다.


‘그래. 그렇군. 그렇구나······.’


아.

생각났다.


나는 바이오 리본의 하트 장식을 눌러서 랩글 3, 케일리가 남긴 날개달 린 펜을 꺼내 보여주었다. 혹시, 이게 있으면 기억을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꺼낸 것이었다.


“이거 뭔지 기억나?”

‘그게 뭔데?’


“케일리가 떠나기 전 나에게 남겨주고 간 펜인데 혹시 이걸 보면 조금 기억이 나려나 해서.”


르네는 그걸 보고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겨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니. 아무런 기억도 안 나. 진짜.’

“그래?”

‘······.’


“그렇게 풀 죽어 있지 마. 괜찮아. 기억이라는 건 쉽게 되돌릴 수 있는 게 아니야. 응?”


르네는 코인에 그려진 매서운 빨간 눈의 눈매를 부드럽게 하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겠지?’

“그래.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보자.”


나는 왼손바닥에 올려져 있던 르네를 양 손바닥으로 꾹 움켜쥐며 말했다.


“일단은 네 기억이 다 돌아올 때까지 여기 있자. 기억이 돌아오면··· 나중에 그때 네가 결정해. 여기 있을 건지, 아니면 다른 데에 있을 건지.

알았지?”


‘어이, 그렇게 꽉 쥐지 마라. 엄청 뜨겁다고. 하지 마······ 하지 마! 무슨 핫팩도 아니고.’


르네를 움켜쥔 손안에서 핸드폰 매너모드와 같은 진동이 느껴졌다.


“아, 간지러워. 아하핳하핳하핳··· 간지럽다고.”


“나쁜 랩글 녀석 감히 메리와 박사를···!”


‘어.’

“아.”


‘······쉿.’

“···네가 조용히 해.”


“···음냐······zZ 멈춰! 큐앤에이 씨를 그렇게 하지 마! 저 자식이··· 가시공 맛 좀 보고 싶나봐~?!?”


‘······헉! 쟤 깨어있는 거 아니지?’

“············자자. 우리도. 얘 깨겠다.”


“···zZ 샤이닝 프라이드 후이이일~~~~!”


그때는 피오의 너무나도 우렁찬 그 잠꼬대에 나와 르네는 놀라서 그 비좁은 침대 아래에 같이 숨죽이며 밤을 재웠었지.

그렇게 우리는 아침을 맞이하고 나는 아침부터 피오와 함께 큐앤에이와 큐비츠의 상태를 살피러 밀브랫으로 향했다.


와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도 전혀 기력이 쇠하지 않는다니.

역시 이 가상현실 시스템은 대애단해.


별로 들을 수 없는 형의 콧노래에 피오가 “오늘은 꽤 기분이 좋나보네?”라고 물어봤다. 나는 그 물음에 피오에게 살짝 웃어 보였다.


“아. 여기 있는 게임 속 내 몸은 별로 자지 않아도 에너지가 넘치는걸!”


“응? 잠시만. 어제 형 밤새웠어? 혹시 나 몰래 특훈한 거야?”

“···아, 그, 그렇지!”


나는 일부러 내 오른팔을 붕붕 돌렸다.


“역시 이 게임은 편리하다니까? 현실적으로 피로도 같은 그런 개념이 설정되어 있지 않으니까 이런 튼튼한 몸으로도 살아볼 수 있고!”

“그렇긴 해. 응. 그건 확실히 좋아.”


피오는 내 옆에서 아침 식사의 이야기와 예전에 했었던 게임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나는 계속 옛날의 게임 이야기를 하는 피오의 옆을 거닐면서 귀를 기울였다.


그때 바이오 리본에서 진동이 울렸다.


‘어이. 어이!’

“······.”

‘어이···! 어이!’


나는 그 상태에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옆에 떡하니 피오가 있는데 갑자기 그 붉은 테두리의 코인을 꺼내놓고 이야기를 하면 날 이상한 눈으로 볼 게 뻔했으니까.


‘어이! 저기 전자파 나무 앞에 어떤 랩글이 있는데?’


뭐?

나는 역시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피오를 불러 전자파 나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피오. 저기··· 무슨 랩글이 있는 것 같은데?”

“뭐? 노이즈 현상이야?”


나는 피오의 어깨를 가볍게 친 다음에 일단 가보자고 부추겼다.

우리는 두 손에 에너지탄을 장착하고는, 상쾌한 하늘색 건물을 지나 있는 전자파 무늬 가로수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보이는 건.


‘아 귀찮아···.’


가로수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랩글답지 않게 멍하니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는 가더족 랩글이 보였다.


‘아. 생각하는 거 완전 귀찮아. 생각 같은 귀찮은 건 그냥 없어지면 좋을 텐데.’

“엥···?”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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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전하는 말 21.06.08 2 0 15쪽
80 찰나 21.06.07 3 0 7쪽
79 SOS (2) 21.06.06 6 0 12쪽
78 SOS (1) 21.06.05 6 0 12쪽
77 파장 21.06.04 6 0 7쪽
76 YOUR BEST FRIEND 21.06.03 5 0 11쪽
75 your best friend 21.06.02 5 0 13쪽
74 스크린 속의 그 녀석 21.06.01 5 0 7쪽
73 가능성의 세계 21.05.31 7 0 14쪽
72 나와 함께, 영원히. 21.05.28 8 0 5쪽
71 ETERNAL (2) 21.05.27 10 0 15쪽
70 ETERNAL (1) 21.05.26 19 0 14쪽
69 주사위 게임 (3) 21.05.25 7 0 14쪽
68 주사위 게임 (2) 21.05.24 6 0 13쪽
67 주사위 게임 (1) 21.05.23 11 0 12쪽
66 Endless 21.05.22 9 0 15쪽
65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2) 21.05.21 9 0 13쪽
64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1) 21.05.20 9 0 13쪽
63 윤지오는 죽지 못해 살았다. 21.05.19 8 0 7쪽
62 어차피 게임 스토리...? (5) 21.05.18 12 0 11쪽
61 어차피 게임 스토리...? (4) 21.05.17 12 0 13쪽
60 어차피 게임 스토리...? (3) 21.05.16 12 0 13쪽
59 어차피 게임 스토리...? (2) 21.05.15 11 0 11쪽
58 어차피 게임 스토리...? (1) 21.05.14 14 0 14쪽
57 버그? (2) 21.05.13 13 0 12쪽
56 버그? (1) 21.05.12 15 0 12쪽
55 스케치북 21.05.11 13 0 9쪽
54 유토피아 (2) 21.05.11 12 0 12쪽
53 유토피아 (1) 21.05.10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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