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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망겜 생활 [수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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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학도C
작품등록일 :
2021.04.06 10:37
최근연재일 :
2021.06.08 10:30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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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
추천수 :
7
글자수 :
449,834

작성
21.04.1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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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환각 타르트 (4)

DUMMY

.





‘아. 생각하는 거 완전 귀찮아. 생각 같은 귀찮은 건 그냥 없어지면 좋을 텐데.’

“엥···?”


······.

내가 잘못 들었나?


‘아아, 귀찮아. 프리즘 타운 없어져버려. 랩글도 없어져 버려. 걍 저기 밀브랫에서 평생 분홍색 타르트나 먹고 싶다···’


“하하···.”


‘참. 생각해보니 프리즘 타운 없어지면 밀브랫 없어지는 거잖아? 그럼······ 프리즘 타운 빼고 다 망해버려라······.’


“······.”

“어···? 저거··· 랩글이지?”

“그, 그렇겠지?”


랩글은 그저 쭈그리고 앉아 있다가도 아예 전자파 나무 앞이 자신의 집이라도 되는 듯, 편하게 드러누워서 코를 팠다.


저, 저게 뭐시다냐.


“저거 진짜 랩글 맞아? 보통 랩글들은 모여서 여기 공격하고 있잖아.”

“타운에 피해만 안 끼친다면 뭐······ 괜찮을까. 우와. 코 파고 있어. 더러워.”


‘일하면 지는 거라고 생각해. 그렇지 않아? 이 세상 즐길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치? 즐기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야.’


랩글은 그렇게 말하고는 침대에서 뒹굴뒹굴 몸을 굴리는 것처럼 몸을 굴려서 나와 피오가 있는 곳에까지 도착했다.

누운 채로.


“······.”

“도대체 이건 무슨 상황이야······.”


피오는 한 손으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나는 전자파 무늬 나무에서 굴러온 랩글을 세상 한심한 아들을 가진 엄마의 눈으로 째려보았다.


‘하아. 이 세상엔 왜 이렇게 귀찮은 일이 많이 생기는 거야?’

‘어이··· 어이!’


어.

내 인벤토리에 있는 르네까지 말하기 시작했어.


‘내 말 들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렇지? 귀찮은 현실이 싫은 거지? 재밌는 것만 하고 싶지?’

‘듣고 있는 거냐?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안 들리는 거야 아니면 그냥 무시하는 거야?’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자. 귀찮은 공부. 귀찮은 인간관계. 귀찮은 그 녀석.’

‘어이! 지오!’


“으아아아아-! 한 놈만 말하라고! 한 놈만!”


인벤토리에서 발광을 하던 르네와 내 앞에서 모로 누워서 환청 공격으로 공격 아닌 공격을 해오는 가더족 랩글 모두 내가 낸 목소리에 하던 행동을 모두 멈추었다.


“······피오!”

“응? 왜?! 무슨 일 있어?”

“나 화장실 갔다올 거니까 너 먼저 밀브랫에 있어?”


“엑? 갑자기?”


나는 그렇게 피오에게 말을 남기고는 프리즘 타운 상점가의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피오는 아마 지금 내 행동을 이해 못 한 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겠지.


“갑자기 화장실은 왜? 그리고 이 게임에서는 쉬야할 필요도 없다고?”


뭐야?


화장실 갈 필요도 없었냐? 이 게임. 그나저나 그런 정보는 어디 있는 건데?

설마 박사가 준 붉은 책자?


당황스러움이 잔뜩 묻어나 있던 피오의 외침을 들으며 랩글 연구소 뒤쪽으로 몸을 숨기고 르네가 들어있는 바이오 리본 채로 잡았다.


“너······. 나 자꾸 왜 부르는데? 뭔 말이 있는 거야?”

‘너야말로 왜 내 말에 대답을 안 하는 거야? 몆 번이나 불렀잖아? 정말 코인이 진동할 정도로! 나 그거 진동하게 하는데 엄청 힘들었다고!’


르네는 인벤토리 안에서 또 몸을 부르르 떨면서 말했다.


“······어이, 앞에 내 동생 있잖아. 걔가 눈 뜨고 바로 보고 있는데 너하고 얘기를 하겠냐?”

‘그렇다고 해도 그렇지, 응? 듣고 있다는 시늉이라도 하지? 나 내 말 다 무시당하는 것 같았다니까?’

“그래서 여기 넘어온 거야! 하도 네가 내 바이오 리본에서 미쳐 날뛰니까! 응? 이제 말해봐! 네가 왜 그렇게 날뛸 수밖에 없었는지.”


르네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냥 끌렸을 뿐이야······.’

“하아?”

‘그냥 저기 저 랩글하고 나하고 왠지, 끌려서. 저기 있는 랩글을 발견했을 때 갑자기 내 온몸이 제멋대로 떨리는 것 같았거든.’


“그냥 그뿐이야?”

‘응. 그뿐.’

“하! 난 뭔가 더 있을 줄 알았네!”


나는 그 사실에 콧방귀를 치며 랩글 연구소의 뒤, 전자파가 흐르는 가로수를 벗어나 피오가 있을 터인 밀브랫 쪽을 바라보았다.


‘어이? 그뿐이라니? 이건 아마 저 랩글하고 나하고 어떠한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걔하고 같이 있으면, 아마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몰라.’


나는 다시 프리즘 타운의 상점가 길로 들어서서 여기서 그렇게 멀지 않은 밀브랫을 향하여 가기 시작했다.


‘어이?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그래서 뭔데? 걔한테 끌린다고 해서 너에게 좋은 점은? 네가 랩글 안에 빨려 들어가서 기억 다 없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내 말을 듣고 갑자기 르네가 말을 멈추었다.


‘그건··· 그렇지만.’

“불안해하는 건 나도 아는데······ 그러다 더 너만 힘들어져.”


르네는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전까지 계속 나에게 전해져오던 코인의 진동이 멈춘 걸로 보아 내 말을 이해한 것처럼 보였다.

나는 흐트러진 바이오 리본의 하트 장식의 위치를 고친 다음, 피오가 기다리고 있을 터인 밀브랫으로 속히 달려갔다.

밀브랫 부근에 다다르자 가게 앞에 서 있는 피오가 나의 기척을 느끼고 여기로 고개를 돌려서 나를 보았다.


어.

근데 나를 바라보는 피오의 표정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뭔가 두려움에 가득 찬 표정, 마치 어린애가 귀신의 집에서 귀신을 처음 봤을 때의 표정.

그런 피오가 손으로 가리키는 놈을 보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거기서 얼어붙고 말았다.


피오가 가리킨 놈은 제이드였다.

제이드가 두 명의 랩글과 함께 큐앤에이와 큐비츠에게 랩글 코인을 넣으려 하고 있었다.


······!!

나는 급작스럽게 경직된 몸을 억지로 움직여 큐앤에이 씨에게 랩글 코인을 넣으려 하는 제이드를 막으려고 했다.


“······그만둬!”


[[체력 : 15 ▷ 12]]

[[에너지탄의 최대 출력이 두 배로 증가합니다!]]


나는 내 유리 큐브 목걸이의 태엽을 감은 후, 에너지탄을 제이드에게 명중시키려 했다.


그러나 제이드는 그런 나를 보고는 맹수의 이빨 같은 이를 드러내며 웃고는, 손을 들고 말했다.


[너희들, 막아.]


제이드의 명령에 큐비츠와 랩글 두 명이 나를 막아섰다.


헉!


내 에너지탄은 바로 앞에 있는 큐비츠를 향하고 있었고, 나는 서둘러서 에너지탄의 방향을 조절했다.

방향이 바뀐 에너지탄은 긴 빛의 꼬리를 남기며 가더족 랩글이 친 방어막에 튕겨 나갔다.


후우.

일단···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 우리에게 상황은 여전히 불리했다. 큐비츠가 다치는 건 피했지만 여전히 제이드가 인질을 두 명이나 잡고 있었다,


“이거 무슨 일이야. 왜 이 사람들을 인질로 잡고 있어?”

[어? 왔네? 와서 봐! 새로운 랩글을 만들고 있어!!]


······.

이런 미친놈.

제이드는 멍하니 서 있기만 하는 큐앤에이 씨의 주변을 빙빙 돌았다.


[이 싱싱한 풋사과를 봐! 환각 가루를 프리즘타운에 퍼뜨렸었다는 죄책감이 큰 탓인지 절망이 침투하는 속도가 빨랐어.]


“하지 마! 제이드. 큐앤에이 씨에게 무슨 짓을 할 셈이야?”

[이 상태로 절망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그대로 랩글이 되어버리겠지? 그러면 누구도 범접 못 할 최강의 랩글이 탄생할 거야!]



최강의 랩글?

······설마, 큐앤에이 씨가 새디족의 족장이 된다고?


[이 사람은 애초부터 아내와 자기 아들에 대한 슬픔이 일상에 자리 잡고 있었으니까. 그야말로, 절망이 자라기엔 정말 최적의 장소! 이 사람은 절망에 쉽게 빠지는 재능이 있어!]


제이드는 우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를 누르는 그 기세.

기세등등한 목소리.

나와 피오를 저 어두컴컴한 하늘에서 깔아 내리는 듯한 그 목소리.


맘에 안 들어.


“너, 당장 그 더러운 손 떼.”

[안 돼~ 내가 이 시간을 위해서 얼마나 준비했는데. 그걸 방해하게 놔둘 리가 없지.]


제이드는 상어 이빨 안에 숨겨져 있는 검은 혀를 날름거렸다. 검게 칠해진 제이드의 입안에서 피 같은 액체가 끓어올라서는 자꾸 입 밖으로 나오려 했다.

제이드는 슬쩍 삐져나온 그 액체를 손으로 슬쩍 닦았다.


모든 것을 삼켜버릴 것 같은 암흑이 거기에 있었다.


[내가 누구 때문에 몸에 맞지도 않은 착한 척 연기를 했는데? 다 새디를 위함인데. 설마 내가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릴 리가 없지.]


나는 두 손에 만들어진 에너지탄을 단검 형태로 만들어서 큐비츠 옆에 있던 가더족 랩글 두 명을 단칼에 없애버렸다.


“하앗!”


‘···역시 넌 믿을게 안 되는구나.’

‘어휴··· 난 벌써 포기했어. 응. 안녕.’


[[유언 획득 – 18 : 누구도 믿지 마.]]

[[유언 획득 - 19 : 나는 이미 포기했어.]]


[[player.go, 현재까지 누적 랩글 경험치는 11,050입니다]]


나는 노란 유언 종이가 자동으로 바이오 리본에 빨려 들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양손에 새로 만들어낸 흑백의 에너지탄을 서로 뭉쳤다.


새로 태어나는 흑과 백이 섞인 에너지 덩어리의 대검.


나는 앞길을 막아서는 큐비츠를 살짝 팔꿈치로 밀어서 큐앤에이 씨를 붙잡고 있는 제이드를 향해 뛰어올랐다.


“미안. 큐비츠.”


나는 랩글 코인을 막 큐앤에이씨의 허리에 넣으려하는 제이드를 향해 흑백의 대검을 날렸다.


“이야아아얏-!”


흑백의 대검은 제이드를 향해 빠르게 날아가더니 도중에 큰 소리를 내며 네 개의 작은 단검으로 분열했다.

이건 내가 아까 만들어낸 스킬이다.

대검을 이용한 그 스킬을 살짝만 응용한 개정판이다.


제이드는 이제야 날아오는 작은 단검들을 보고는 급히 보호막을 쳤다.

3개의 단검은 그 보호막에 막혀 그 몸을 뚫지는 못했지만, 하나의 단검만은 그걸 막지 못했다.


이윽고 그 하얀 단검이 제이드의 손을 쳐서 제이드가 큐앤에이 씨에게 넣으려고 했던 그 랩글 코인이 땅에 떨어졌다.

제이드는 그걸 보고는 약간 놀라는 시늉을 하다가 다시 나를 봤다.


[오? 꽤 하는데?]


그리고 손에 환각 가루를 만들어내더니 그 가루를 입으로 나에게 불어 보냈다.

나는 흑백의 대검 생성 후 남았던 작은 회오리바람을 제이드에게 날려 보냈다. 순간, 환각 가루는 그 회오리바람과 손을 잡아서 더 멀리 퍼지기 시작하는 거였다.


아차!


“가루 공격이라니. 치사한 거 아냐?”

[미안, 미안. 근데 나 공격할 수단이 이거밖에 없어서. 좀 봐주라.]


제이드가 살짝 얄미운 표정으로 여길 쳐다보았다. 아직 나를 해치려 하던 큐비츠를 자기의 두 팔로 겨우겨우 막고 있던 피오가 나를 보고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왔다.


“형? 괜찮아?”

“괜찮아. 아무런 문제 없어. 계, 계획대로야.”


나는 그런 피오를 향해서 오른쪽 엄지를 들어보았다.

근데 뭐지, 이건?

아까부터 여기 있어서는 안 되는 텔레비전이 밀브랫의 입구에 덩그러니 있는데?


[아, 이 환각 가루는 약간 효과가 센 편이니까? 어떻게 해서든 잘 빠져나와 봐!]

“잠시만······. 그거 무슨 마···!”

“아빠!”



“···피오?”


내가 뒤를 돌아보니 피오가 허공을 향해서 손을 뻗고 있었다.


“아빠? 뭐 하는 거야? 아빠? 아빠! 응? 아빠! 왜 움직이지 않는 거야? 아빠!”

“아빠가 움직이지 않는다니 그건 뭐······.”


“지오.”


그때, 들리는 누군가의 목소리.

내 시야를 뒤덮는 누군가의 얼굴.


“엄······ 마?”


엄마가, 텔레비전에 나오고 있었다.





.


작가의말

 * 붉은 책자의 모노크롬 패밀리 해설


게임 중, 인간의 모든 생체 활동을 안해도 살아갈 수 있다.



 * 현재 플레이어의 랩글 경험치 & 모은 유언


player.go 랩글 경험치 11,050

player.po 랩글 경험치 11,290  


/


3 : 다들 어디 가는 거야

4 : 예전처럼 지낼 수 없는 걸까

5 : 해치고 싶지 않았어

6 :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아. 아무것도

7 : 나도 이제는··

9 : 이렇게 끝내긴 싫어!

17 : 영원은 없어.

18 : 누구도 믿지 마.

19 : 나는 이미 포기했어.

20 : 너만 힘든 건 아냐. 다들 힘들어. 그러니 넌 참아야 돼. 계속

21 : 하지만 여기 있으면, 안전해

22 : 용서받고 싶었어.

25 : 난 여기에 있어.

29 : 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30 :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31 : 너만 슬픈 줄 알아?


기억 랩글 40 : 가족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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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 gopo 형제의 스테이터스&현재까지 모은 유언들 21.05.24 17 0 -
81 전하는 말 21.06.08 2 0 15쪽
80 찰나 21.06.07 3 0 7쪽
79 SOS (2) 21.06.06 6 0 12쪽
78 SOS (1) 21.06.05 6 0 12쪽
77 파장 21.06.04 6 0 7쪽
76 YOUR BEST FRIEND 21.06.03 5 0 11쪽
75 your best friend 21.06.02 5 0 13쪽
74 스크린 속의 그 녀석 21.06.01 6 0 7쪽
73 가능성의 세계 21.05.31 7 0 14쪽
72 나와 함께, 영원히. 21.05.28 9 0 5쪽
71 ETERNAL (2) 21.05.27 10 0 15쪽
70 ETERNAL (1) 21.05.26 19 0 14쪽
69 주사위 게임 (3) 21.05.25 8 0 14쪽
68 주사위 게임 (2) 21.05.24 6 0 13쪽
67 주사위 게임 (1) 21.05.23 11 0 12쪽
66 Endless 21.05.22 9 0 15쪽
65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2) 21.05.21 10 0 13쪽
64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1) 21.05.20 9 0 13쪽
63 윤지오는 죽지 못해 살았다. 21.05.19 8 0 7쪽
62 어차피 게임 스토리...? (5) 21.05.18 12 0 11쪽
61 어차피 게임 스토리...? (4) 21.05.17 12 0 13쪽
60 어차피 게임 스토리...? (3) 21.05.16 13 0 13쪽
59 어차피 게임 스토리...? (2) 21.05.15 11 0 11쪽
58 어차피 게임 스토리...? (1) 21.05.14 14 0 14쪽
57 버그? (2) 21.05.13 13 0 12쪽
56 버그? (1) 21.05.12 17 0 12쪽
55 스케치북 21.05.11 13 0 9쪽
54 유토피아 (2) 21.05.11 13 0 12쪽
53 유토피아 (1) 21.05.10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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