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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망겜 생활 [수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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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학도C
작품등록일 :
2021.04.06 10:37
최근연재일 :
2021.06.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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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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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0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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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전조 (3)

DUMMY

.







“형··· 헤어지기 싫어! 떨어지기 싫어!

······나 여기가 좋아! 여기에서 계속 살면 안 돼?”

“어쩔 수 없잖아. 엄마, 아빠가 결정한 거니까···.


“이사, 이사 가는 곳에는 To형이 없잖아? 같이 게임 못하잖아? 응?”

“그건 그래. 하지만 나중에 만날 수도 있잖아? 응? 그렇게 울지 마. 피오. 웃으면서 안녕해야지? 그래야 To형도 안심하고 보내줄 수 있지.

To형은 웃는 얼굴의 너를 보는 걸 제일 좋아했잖아?”


억지로 만드는 미소. 동그란 눈에서 나오는 닭똥 같은 눈물.

어색한 미소였지만 그것은 확실히 미소였다.


“미안해. 나도 가고 싶지는 않은데, 어쩔 수 없네.”


괜찮아, 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나는 그렇게 못했다.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미소 같지도 않은 미소만 보여주는 것.


“이사 일은 언제야?”

“내일······. 갑자기 아빠가 다른 곳에서 일하게 되어서, 미리 말하지 못한 건 미안해.”


나는 몰려오는 슬픔을 가까스로 참고 있는 듯한 그에게 말했다.


“그럼, 지금 뭐 좀 먹고 가. 이렇게 금방 갈 건 아니잖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달의 커브도 같이 하자! 누가 누가 많이 활약하나 대결해서 꼴찌가 딱밤 맞기!”


나는 거실 구석에 있는 커브 게임 패키지를 하나 들고 와서 그들에게 말했다.

달의 커브 7 트어나 마지막 장.

달의 커브 최고의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게임이었다.


형제는 서로를 바라보며 씩 웃고는 나를 보며 말했다.


“하자! 하자! 내 다다다 대왕의 실력을 보여주지! 이번엔 너희들에게 지지 않을 거다. 스킬도 왕창 쓸 거다.”

“이번에도 형은 꼴찌야! 형은 게임은 좋아하지만 테크닉이라든지, 반응이 느리잖아? 형은 내 커브의 적수가 안 돼! To형이라면 모를까.”

“야, 너희들은 내 상대가 안 돼. 응? 여태까지의 전적이 그걸 말해주잖아? 너희들이 나에게 이긴 적이 어디 있냐?


“그, 그래도 저번 내기에선 내가 To형 이긴 거 기억 안 나?”

“야이, 그건 대놓고 네가 나를 위험에 빠뜨렸잖아? 덕분에 내 안드로메다 나이트가 얼마나 많이 죽었는지 알아?”

“그래. 너, 그때는 내가 봐도 조금 이상했어. 1위 한 번 꺾어보겠다고 별짓을 다 하던데?”


자기 형과 동네 아는 형에게 집중 포격을 당한 동생은 당황으로 얼굴이 벌게졌다.


“······형도 그때같이 했으면서! 그리고 그렇게 별짓은 안 했거든? 그때는 형도 1등 잡기에 혈안이 되어있었으면서! 너무하잖아.”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우리를 지나쳐서 신발을 신기 시작했다. 매일 보는 하얀 신발에 우아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후드레인저 핑크가 그려져 있었다.

그 후드에 감춰져 있는 붉은 눈이 우리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어, 어디가?”

“편의점! 어차피 To형 편의점 갈 거잖아? 그치? 둘 다 신발 신고 나와. 이거 To형이 쏘는 거지? 아싸!”

“···오, 오우······.”


···쟤 조금 화났나. 목소리가 평소보다 떨리고 있는데?

나는 자기 동생의 그런 모습을 보고 실실 쪼개는 형 어깨를 툭툭 치며 재촉했다.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과자와 음료수를 사서 내 돈으로 계산했다.

우리 엄마 아빠가 요새 일로 바빠서 그렇지, 용돈은 13살 치고는 많이 주시기 때문에 나는 봉지 한가득 채운 과자의 값을 충당할 수 있었다.


티테이블에 가득 채운 과자들.

얼음 가득한 컵에 채운 탄산 음료

우리는 거실에서 게임을 켜고 달의 커브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다다다 대왕은 보통 초보자로도 빠지기 어려운 곳에 빠지고 있고, 우리의 주인공 커브는 그런 다다다를 끌어 올리려 전전긍긍하고 있다.

내가 조종하고 있는 안드로메다 나이트는 모아야 하는 달의 파편과 하트를 차근차근 모으며 스테이지를 진전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스테이지 끝에 도달하게 되면 아직 스테이지 반을 지나가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낄낄대거나 짓궂은 훈수를 두곤 했다.


커브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지금까지 나왔던 모든 스토리라인의 핵심 단어는 ‘우정’.


커브는 자기가 사는 루바루 랜드를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각 작품에서 커브는 항상 눈앞에 있는 친구를 구하고 싶어서 모험을 떠났었다.


어떨 때는 자기와 쏙 빼닮은 커브 종족의 어린아이.

어떨 때는 윗집으로 이사를 해온 수상쩍은 회사원.

어떨 때는 자신과 함께 칼과 망치를 수백 번 겨눠왔던 다다다 대왕.


루바루 랜드가 구원받는 것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커브에게는 루바루 랜드를 구원하려는 큰 포부도, 책임감도 처음부터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커브는 눈앞에 있는 것에 충실했던 거다.


커브의 마지막 장인 7편, 트라이 어게인 나우는 그런 커브의 스토리를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우리는 그 스토리를 풀기 위해, 다리를 건너고, 적을 쓰러뜨리고, 수수께끼를 풀고, 중간 보스를 넘어서 마지막 보스까지 깼다.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커브의 마지막을 보았다.


“······우와. 우리가 이걸 4시간 만에 깨다니.”


걸린 시간은 4시간 32분.

어린아이 세 명이 함께 이렇게 빨리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한 것은 아마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지금 우리의 상황을 보면 이게 보통일 수도 있다.

왜냐면, 우리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까.

더는.


우리는 커브의 마지막 클리어 특전 아트를 보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울었다.


커브와 다다다 대왕과 안드로메다 나이트.

지금까지 모험을 같이 했던 수많은 동료.

달빛 찬란한 루바루 랜드.


그중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세이버.


······행복해 보였다.


“이걸로, 정말 끝이네. 커브도.”

“보스전 마지막, 감동적이었지. 마지막 세이버도 끌어안고 다시 어둠으로 돌아가는 모습. 커브가 스스로 그 어둠에 들어갈 줄은 몰랐어.”


“···나 그대로 커브 안 나오는 줄 알았어···.”

“나도······.”


사실, 그때는 나도 다다다 대왕처럼 큰소리를 내서 울 뻔했다.

다다다 대왕과 안드로메다 나이트가 가지고 있던 리틀 문 롯드가 빛나기 전까지는 엄청나게 침울한 기분이었다.


그다음 어둠에서 다시 태어난 세이버와 커브가 탈출해왔을 땐 정말로 눈물이 찔끔 나왔다.


“······이걸로 커브는 끝나는 거야?”


자기 동생이 물기 젖은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보고는 형은 약간 떨리는 어깨를 잡아주며 말했다.


“아니야. 메인 스토리는 끝나지만 아마 다른 시점에서 쓴 게임이 나오지 않을까?”

“그렇겠지? 나오겠지? 이미 스핀오프 작 제작이 발표되었으니까.”


나도 그 애에게 말해줬다.


“맞아. 그거 기다리면 되지!”

“그, 그렇겠지? 커브는 끝이 나지 않는 거겠지? 언제나처럼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 주겠지? 친구들하고 같이 사과도 따 먹고 낚시도 하겠지? 이야기는 끝이 아니겠지? 맞지? 맞지?”


그 애가 말했다.

······.


“게임은 끝이 나도 커브의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아.

그 애는 루바루 랜드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어. 알겠지? 그러니까, 혹시 생각이 날 땐 커브와 그 친구들이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 봐.

그리고 그들을 잊지 말아줬으면 해. 네가 커브와 친구들을 잊어버리지 않는 한 그들은 살아 움직일 거야. 알겠지?"


“응! 나 안 잊어버릴 거야! 절대로. 절대로!"


나는 그제야 마음에서 우러나온 그 아이의 미소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날, 우리는 결국 꼴찌에게 해줄 딱밤 따위는 잊어버리고 신나게 놀았다.

형제는 돌아갈 때 하얀 스케치북을 남기고 울면서 돌아갔지. 꼭 만나자고. 어디 있더라도 우리를 잊어버리지 말라고.


나는 그날, 처음으로 슬픔을 배웠다.




*




‘안녕?’

‘······.’


‘여보세요- 들립니까. 정신 안 나갔어?’


스케치북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앉은 채로 멍하니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을 때.

그 녀석이 찾아왔다.

그 녀석이 이곳에 찾아와서는 멋대로 내 손에 올라타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검은 본체. 빨간 테두리.

코인 앞면에 눈이 박힌 모습.

생전 처음 보는 코인이었다.


뭐야? 이 게임에 이런 코인도 있었어?


‘어이. 말 좀 해봐? 응? 이상한 랩글! 정신 차려? 응?’


맨정신입니다만.


······.

나는 내 손에 올라탄 녀석을 보고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어딘가 이상한 건 너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이건 내 생각인데 지금 네가 제일 수상쩍다고.

이 게임에서 겉으로 봤을 때 제일 이질적인 건 너야!


‘아, 아니, 진정하자. 심호흡도 하고. 후우- 후우.’

‘그렇게 많이 놀랐어?’

‘···앞에 눈 모양이 그려진 코인이··· 갑자기 손에 올라타서는 처음 보는 랩글에게 말을 건다 생각해봐. 당황하겠나, 안 당황하겠나.’

‘그건 그렇기도 하네.’


‘그건 그렇고, 이상한 코인. 여긴 왜 왔어? 여긴 적의 본거지라고?’


‘도저히 너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가 없어서.’


에.

이 코인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조금 놀란 소리로 지금 내 손바닥 안에 있는 녀석에게 눈을 맞추며 말했다.


‘시간이 없으니 본론부터 말할게.’

‘이야기가 너무 빨라···.’



‘···시간이 없으니까.’

‘그래서 말할 게 뭐야? 빨리 말해줘.’

‘그래. 말한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너, 혹시 현실에서 왔나?’

‘······.’


‘혹시 네가 그렇다면, 그리고 지금 네 껍데기에 들어있는 게 랩글이 아니라면, 넌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너 여기서 못 나가게 될지도 몰라.’


코인은 대담하게 나를 향해서 말했다.


‘그,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누구에게 들었어?’

‘너··· 혹시, 지오라는 녀석을 아냐?’


지오.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그 코인을 보고 놀란 듯이 바라봤다.


‘지오? 너, 지오를 알아?’

‘···나 지오랑 같이 연구소에 있으니까.’


아.

그래서.


‘그렇구나. 근데, 그, 지오가 왜?’

‘지오가 너에 대해서 뭔가 떠올리곤 걱정하고 있더라.’


‘그래? 지오가 날.’



그, 그렇구나.

지오가, 날 걱정한다라···


······.

···걱정할 필요는 없는데··· 진짜 그럴 필요는 없는데···


‘근데, 너 그걸 알려주려고 여기에 온 거야?’


‘그것도 있고, 나도 너 걱정 되기도 해서. 처음에 말했잖아. 나 너 내버려두면 안될 것 같다고.’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왠지 모르겠는데, 네가 자꾸 눈에 밟혀.’


‘뭐? 자, 잠만 어째서?’

‘······기억을 잃은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알 수 있겠어? 난 지금은 내 직감대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야, 너하고는 꽤 닮았다고 생각해서 말이지.

아는 애의 기억에 따르면, 나도 제일 친한 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고 한다.’

‘진짜?’

‘그렇다고 하던데. 나, 지금 기억 잃은 상태니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거야?


‘······.’

‘나도 기억을 잃어서 모르지만, 아는 애에게 들은 게 있어서, 뭐 지금 전한들 그 친구에게는 닿지는 않을 거야. 내 주인이 말하길 그 애는 죽었으니까.’


‘죽었다고?’

‘그래. 그렇다고 한다면 이미 나에겐 기회조차 없다는 말이 된다.’


‘······.’

‘그러니, 넌 놓치지 마라···. 내가 전하고 싶은 건···’


그때, 어디선가 노란 가루가 나의 주위와 그 코인의 주위를 감싸기 시작했다.


‘네. 스톱- 감동되는 이야기는 거기까지.’


‘누, 누구야? 왜 가, 갑자기 끼어드는 거야?’


그러자, 노란 사람은 말하기 시작했다.


‘에이, 알고 있었으면서. 그래서 그렇게 본론만 말한 거잖아, 르네.’

‘그, 그 목소리는!’


노란 사람은 섬뜩하게 웃기 시작했고, 나는 풍겨오는 노란 가루의 향기에 서서히 눈이 감겨오는 것을 느꼈다.

아, 나, 나는······.


‘자, 이제 일하러 갈 시간이야. 우리 모두 역할에 충실 하자고?’


그 말소리와 함께 나는 저기 어둠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어이? 어이? 랩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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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SOS (1) 21.06.05 6 0 12쪽
77 파장 21.06.04 6 0 7쪽
76 YOUR BEST FRIEND 21.06.03 5 0 11쪽
75 your best friend 21.06.02 5 0 13쪽
74 스크린 속의 그 녀석 21.06.01 6 0 7쪽
73 가능성의 세계 21.05.31 7 0 14쪽
72 나와 함께, 영원히. 21.05.28 9 0 5쪽
71 ETERNAL (2) 21.05.27 10 0 15쪽
70 ETERNAL (1) 21.05.26 19 0 14쪽
69 주사위 게임 (3) 21.05.25 8 0 14쪽
68 주사위 게임 (2) 21.05.24 6 0 13쪽
67 주사위 게임 (1) 21.05.23 11 0 12쪽
66 Endless 21.05.22 9 0 15쪽
65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2) 21.05.21 10 0 13쪽
64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1) 21.05.20 9 0 13쪽
63 윤지오는 죽지 못해 살았다. 21.05.19 8 0 7쪽
62 어차피 게임 스토리...? (5) 21.05.18 12 0 11쪽
61 어차피 게임 스토리...? (4) 21.05.17 12 0 13쪽
60 어차피 게임 스토리...? (3) 21.05.16 13 0 13쪽
59 어차피 게임 스토리...? (2) 21.05.15 11 0 11쪽
58 어차피 게임 스토리...? (1) 21.05.14 14 0 14쪽
57 버그? (2) 21.05.13 13 0 12쪽
56 버그? (1) 21.05.12 17 0 12쪽
55 스케치북 21.05.11 13 0 9쪽
54 유토피아 (2) 21.05.11 13 0 12쪽
53 유토피아 (1) 21.05.10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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