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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망겜 생활 [수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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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학도C
작품등록일 :
2021.04.06 10:37
최근연재일 :
2021.06.08 10: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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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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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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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어차피 게임 스토리...? (5)

DUMMY

.






“피오!”


피오는 멀리 있지 않았다. 그저 연구소 옆에 있는 전자파 나무가 많이 자라있는 그곳에서 울고 있을 뿐이었다.

어라. 아직도 울고 있어? 지금쯤이면 뚝 그칠 줄 알았는데.


피오는 아직도 눈물을 훌쩍이다가, 데리러 온 나를 보고는 입꼬리를 올려보았다. 코부분이나 귀 바깥쪽 부분은 아직 붉은 듯해 보였다.

아, 뭐 그것도 검은 후드에 가려져서 좀 안보일랑 말랑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한다는 말.


“보고 싶었어. 지오··· 형.”



네?

······뭐?


저기, 피오 씨?

우리 안 본 지 얼마 됐다고 그려. 응? 뭐 화수별로 치면 꽤 시간 많이 지났긴 하다만. 그건 컷신 때문에 분량이 좀 많아져 버린 거고.

실제 시간으로는 응? 우리 헤어진 지 8분도 안 됐거든?


“너 무슨 말 하는 거야? 우리 본 지가 얼마 됐다고 그러······.”


피오는 그 말을 하자마자 나에게 뛰어 들어와서는 그저 내 품 안에 얼굴을 묻고 울기만 했다.


“저, 저기 피, 피오 씨? 윤피오 씨? 갑자기 이게 무슨 시츄레이션이야.”


너 원래 이런 거 잘 안 하잖아. 나는 당황을 하면서도 피오에게 내 몸이 걸리지 않게 손을 올려주었다.


“으아아아아아아- 지오호 보고 싶었어··· 정말 보고 싶었어.”

“······저기.”

“나, 형 없는 동안 암흑 속에 갇힌 것 같았어! 또 무슨 붉은 전자파? 푸른 전자파? 그런 게 막 떠다니는 게··· 나 어쨌든 무서웠어!

나 좀 안아줘.”

“······도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네가 벌벌 떠는 거야···.”


나는 피오를 위해 들고 있던 팔을 피오의 등에 갖다 대었다. 피오의 등에 손을 대자, 피오가 울면서 만들어 내는 몸의 진동이 나에게도 느껴졌다.


“나 일단 마음 추스르고 바로 가려고 했다! 진짜 정말이야. 근데 있잖아. 이거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드라.”

“그랬어?”


나는 피오의 말을 들으며 피오의 등을 두드렸다. 어이구 그래. 착하지, 착하지. 그래쪄요? 그래쪄요?

약간 장난기가 묻어나는 말을 덧붙이며.


“그, 그래서 말이야! 나 여기서 계속 남모르게 울고 있었는데? 가, 갑자기 머릿속에 붉은 전자파랑 푸른 전자파? 그런 무늬가 뜨는 거야.

나 그때 엄청 무서웠어. 눈을 떠도 사라지지 않고, 걸어봐도, 뛰어봐도 사라지지도 않고.

이 게임에 무슨 버그가 있나? 호, 혹시 나 이제 집에 못돌아가게 되는 건가 싶었어!”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갑자기 울음이 계속 나오고, 또 그 울음이 그치지도 않고, 종국에는 빨간 전자파와 파란 전자파까지 나와서 자신을 괴롭히니.

무서울 수밖에 없지 않나.


나는 피오의 사정을 다 듣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어렸을 때 피오와 테오에게 했던 것처럼 동생의 머리에 손을 얹은 다음, 마구마구 흔들었다.


“지금은 괜찮지? 내가 왔으니까.”


피오는 그 말을 들은 즉시로 반달눈이 되도록 웃더니, 나를 바라보며 크게 고개를 흔들었다.


“응!”


이런, 엄청나게 쭈글쭈글한 얼굴이군.


피오는 쉬지 않고 나오는 눈물을 닦고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형 빨리 연구소 돌아가자. 나 배고파졌어. 빨리 연구소에서 초코 타르트를 먹고 싶단 말이야.


“어이, 일단 그 주룩주룩 흐르는 눈물 좀 어떻게 안 되냐? 그리고, 우리가 언제 스테이크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또 배가 고파지냐?”


나는 피오의 말에 태클을 걸며 연구소에 들어갔다. 너의 위장은 도대체 어떻게 되어있는 거냐.


아무리 단시간 동안 많이 울었다고 쳐도 그렇지, 어떻게 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가 팔 분 남짓한 시간 동안 소화가 되니? 응?

나는 목구멍에 차오르는 질문을 다시 마음속에 넣어두고는 피오를 따라 걸음을 재촉했다.



뭐, 혼자 있을 때 느꼈던 공포감에서 해방되며 그 느낌과 피로감이 배고픔으로 바뀐 거겠지, 라며 내 나름대로 피오의 상태에 대한 고찰을 머릿속에서 펼쳐 보였다.






# # # # #




아,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 이 장면을 보기 바란다.

사실 나···.


“저기, 메리. 뭐 물어볼 게 있어.”

“? 응? 뭐?”


피오를 데리고 오기 전에 나는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어서 메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했더랬다.


“그 있잖아. 내가 테오에 대한 기억이 돌아온 그 후부터 계속 맘에 걸리는 게 있는데.”

“응.”

“테오의 부모님은 어떤 연구원이셨는지 혹시 알아? 네가 테오 곁에 제일 오래 있었으니까, 알 수 있을 것도 같아서···”


옆에서 듣고 있던 드니팬도 그거는 조금 궁금하다는 듯이 나를 보다가 다시 메리를 보았다.


“아! 나도 궁금하긴 하다. 테오 형, 내가 미국으로 갈 때까지도 그건 끝까지 안 말해줬긴 하지.”


뭐. 안 알려준 건, 알려주면 우리가 위험에 빠질까 봐 안 말해준 거 아닐까라고 생각해서 끝까지 물어보진 않았지만.

사실 내가 이사하기 전에 대판 싸운 이유에도 그게 들어가 있긴 하지. 그 형은 예전부터 우리에게 아무것도 안 말해줬단 말이지. 조금 화가 났었어! 그렇게 말하면서 드니팬이 멋쩍게 뒤통수를 긁적였다.

메리는 그런 우리를 보고는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잠깐 멈췄다가, 혼자 생각을 하다가 우리에게 얘기하기 시작했다.


“으음··· 나도 예전엔 그런 게 완전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서, 평소에도 불만이 있긴 했어.

그래서 드니팬, 네가 가고 나서 그게 너무 궁금해서 걔 몰래 슬쩍, 걔 집에 잠입한 적이 있어.”


“테오 형 집에 몰래?”


이번엔 드니팬과 내가 눈을 번쩍 뜬 채로 메리를 바라보았다,


“그래. 테오 몰래. 그리고 테오의 부모님이 잠든 사이에. 미리 사전에 테오에게 부모님이 언제 주무시는지 질문은 먼저 해놨지.”

“어떻게?”

“그냥···. 요새 부모님 연구 엄청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지금은 괜찮으신지 물어봤지. 연구를 많이 하셔서 쓰러지신 적도 예전에 있으셨으니까.”


“아. 그 얘기?”


잠시만.


“무슨 일 있었어?”

“아. 예전에 테오 형 부모님이 연구하시다가 쓰러지신 적이 있는데, 그때 우리도 병문안에 갔었어.”


드니팬은 그때를 생각하고는 몸서리를 쳤다.


하얀 병실, 하얀 시계, 하얀 문, 병원의 이름이 프린팅된 하얀 이불. 하얗게 질린, 척 보기에도 아파보이는 테오의 부모님 안색.

그리고 자기 부모님 병상에서 울지도 못하고 떨고 있는 테오.


“아. 미치겠다. 또 생각나네.

....형은 그때의 테오 형 얼굴을 안 봐서 다행이야.”


완전 눈에 쌍 블랙홀이 생겼었다니까?

드니팬은 그런 테오의 얼굴을 생각하고는 자기도 모르게 욕지거리가 나왔다.

도대체 어떤 얼굴이었기에?


“암튼, 내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테오 집에 가서는 부모님 방에 잠입해서, 여기저기 둘러봤지.”


“그, 그건 좀 내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은데. 괜찮아?” 드니팬이 약간 겁먹은 목소리를 하고는 메리를 힐끔힐끔 바라봤다.


“나는 전혀 나쁘지 않아! 나쁜 건 도움을 구하지 않았던 걔지. 평소에도 뭐든지 끌어안기만 하고! 자기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은 채로 가면을 쓰고 있다니, 열 받지 않아?

···걔가 나서서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이렇게 수를 써서라도 나는, 그를 떠받치고 싶었던 것 뿐야.”

드니팬은 그런 메리를 보고는 공감되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래도 나쁜 건 나쁜 거지만.

근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지.


“테오 부모님 방에 갔는데··· 걔 부모님은 없고 부모님이 주무시는 침대 위에 웬 요상한 검은 포탈이 있더라?”


“···뭐?”


그 말을 듣고는 머릿속에 물음표를 한 백 개는 띄운 것 같다.


“잠만. 설마 찐 게임에서 나오는 포탈? 풀다이브 게임도 아니잖아? 현실에서 그 포탈이 나왔다는 거?”

“응. 맞아. 나도 신기하긴 한데, 그것보다 무서운 마음이 더 커서, 그냥 그 포탈을 잠깐 보기만 했어.”


드니팬과 나는 동네 형의 게임 경험담을 듣는 애들처럼 메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포탈 사이로 세로로 세워진 두 개의 철판이 마주 보고 있는데, 그 사이에 무슨 빨갛고 파랗고 노란 전자파가 나오는 거야.

그리고, 그 밑엔 Z-AID라고 적힌 받침대가······.”


··················.

제, 제이드?

아준이를 죽인 녀석의 이름이 왜 거기에.



“잠시만, 그, 그거 여기 나오는 족장 랩글의 이름이잖아?”

“그래. 그 미쳐 돌아버린 가더족 랩글. 그 녀석의 이름이 떡하니 적혀있었다고.”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메리에게 물음을 던졌다.


“혹시 있잖아, 너 혹시 그 포탈 너머로 넘어간 적이 혹시 있어?”

“지오 형? 혹시 축제야. 지금. 혹시 ‘혹시’에 맛들린 거 아냐?”


아니다. 나 지금 진지하다. 마, 말이 그렇게 나왔을 뿐이지.


“음. 나 그 포탈 타본 적은 없어. 아까도 말했잖아. 진짜 너무 무서웠다고. 시간이 더 있었다면 나도 한 번 더 도전해보긴 했겠지. 하지만······ 그러기 전에 병이 도져버려서···.”


아.

드니팬과 나는 뒤이어 이어진 메리의 씁쓸한 웃음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아 괘, 괜찮아. 그런 게 아니었어도 무서워서 아마 들어가지도 못했을 거야. 난 다른 건 별로 안 무서운데, 그, 그런 건 좀 무서워서.

사실 그걸 알았다고 해서, 테오를 더 힘들게 할 것 같아서.”

“으···응. 나 같아도 아마 못 갔을 거야.”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땀을 뻘뻘 흘리는 드니팬을 놔두고 나는 입안에서 제이드라는 단어를 곱씹었다.


제이드.

사실 그 단어를 테오 관련한 이야기를 하다가 들을 줄이야. 몰랐는데, 진짜.


이걸로 확실해졌다.

‘민테오’가 이 게임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영향을 미쳤다는 것.



테오의 집에서 얼핏 보인 제이드.

이 게임에 NPC로 있는 테오의 친구들.

정성스럽게 도트 그래픽으로 그려놓은 테오와의 추억 컷신.


솔직히 드니팬과 메리가 자기 이야기를 할 땐 그냥 나에게 말만 해도 되잖아? 어차피 의미는 전달이 되니까.

그런데, 왜 게임과 관계없는 ‘민테오’의 얘기를 하는데 엄청나게 자세한 도트 그래픽이 나오냐고. 이건 누가 따로 만들어 놓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잖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왜 우리는 여기에 있는 걸까?


왜 나와 피오만 여기에서 플레이어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피오의 친구가 피오의 게임만을 하는 것도 아니고, 베타테스터를 모집한다면 아마 적어도 피오 말고, 피오 친구 말고도 두세 명, 아니 여러 명 더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여기가 MORPG 같은 요소가 있어서 그렇다고 해도, 다른 요소가 너무 맘에 걸려서 의심하게 된다.


진짜 누구 때문일까.



어이.

이봐.

누구 때문일 거라고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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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1) 21.05.20 1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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