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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망겜 생활 [수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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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학도C
작품등록일 :
2021.04.06 10:37
최근연재일 :
2021.06.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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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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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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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주사위 게임 (1)

DUMMY

.






“저, 저기 형···.”


마을 회관에 계단을 내려오니, 얼핏 보이는 붉은 눈에 우리는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응.”

“저거 프리즘 타워가 새로 세운 것이라던가, 그런 건 아니지?”

“저렇게 큰 조형물을 왜 굳이 마을 회관 앞에 두겠냐.”

“그렇지?”


나와 피오는 무식하게 큰 그 주사위를 보고는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을 쳐서 삼층으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으아아아아-! 뭐야, 갑자기!”


왜인지 뒤에서 불어오는 검은 연기에 나와 피오는 강제적으로 그 주사위 앞에 내팽개쳐졌다.


[[도망갈 수는 없을 거야. 이건 너희들이 클리어해야 할 게임이니까.]]


언젠가 들은 적이 있는 목소리가 주사위 안에서 흘러나왔다.


“아아야···”

“···무슨 뜻이야?”


[[이 게임을 클리어해야만 ‘모노크롬 패밀리’의 가상세계에서 나갈 수 있다는 말이야. 다시 말해 너희들이 현실에 나가기 위해서는 이 미니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이란 말이야.]]


“그, 그래?”


[[그리고 이 게임이, 어쩌면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을걸?]]


“기, 기적? 무슨 말이야?”


[[예를 들어, 지금은 없는 그 녀석을 이 세계로 다시 불러올 수도 있는 힘 같은 거.]]


아.


“지, 진짜지?”


[[네가 누구를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이 게임을 클리어함으로써 아주 약간의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


나는 그 말을 듣고는 몸을 일으켜 그 주사위의 붉은 눈을 보고는 말했다.

이건··· 찬스라고 생각했다.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생기는 거지?”


[[응. 내가 보장할게.]]


“알았어. 그 게임, 하자.”


[[플레이어는 두 명 한 팀인 걸로 하면 되지?]]


“오케이.”


피오는 마음을 굳힌 나를 보고 걱정되는 듯이 나의 팔을 잡았다.


“할 수밖에 없는 거지?”

“그렇지.”

“그럼 가자··· 나로서는 좀 무섭긴 하지만···.”

“괜찮아. 내가 이렇게 있으니까, 같이 가자.”

“···응!”


나는 후드를 뒤집어쓴 피오의 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어떻게 게임을 진행하면 되는 거지?”


[[간단해. 이 큰 주사위 있지? 이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수만큼 이동해서, 칸마다 지시하는 사항을 완수하면 되는 거야.]]


“우리들이 직접 말이 되어 이동한다는 거야?”


[[그렇지. 각 칸에는 랩글을 쓰러뜨리고 아이템 카드를 얻는 칸도 있고, 액션 카드를 뽑을 수 있는 칸도 있으니까 뭐 칸 이동하는 동안 지루하진 않겠지?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은 간단해. 너희들이 이 밤이 다 가기 전에, 이 주사위 게임 너머에 있는 골에 도착하면 돼.]]


“가, 간단하네! 그냥 주사위 굴려서 그 골이라는 곳에 도착하면 된다는 거잖아?”


[[그래. 너희들에게는 꽤 좋은 조건이지? 랩글을 잡아서 경험치를 올릴 수도 있고, 클리어하면 너희들에게 유리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으니.]]


피오는 그 말을 듣고 약간 긴장이 풀렸는지. 하늘을 뚫고 돌진할 것 같았던 눈썹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내 팔을 잡고 있던 피오의 팔도 떨림을 멈췄다.


(아까부터 생각한 거지만, 지금 피오는 너무 겁을 먹고 있는 게 아닐까? 평소에는 이런 상황에서도 재미있다며 폭주하는 것이 걔 성격인데.)


[[단.]]


“단?”


[[편하게 주사위 던지고, 랩글을 해치우기만 하면 게임이 재미없잖아?]]


그 목소리가 들린 다음,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가 났다. 그러자 우리가 서 있는 쪽의 뒤편에서 무언가 검은 것이 꾸물꾸물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뭐, 뭐야? 이건?”

“·········.”


아.

나는 그 자리에서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잠시만? 형? 형?”

“······왜. 왜 여기에 있는 건데?”

“뒤에 뭐가 있는데?”


뒤에 있던 것은, 환하게 웃고 있는, 너무나도 행복해 보이는 순간의 그림자.

환하게 웃고 있는 우리 엄마와 아빠였다.

그렇게 사이가 나빠지기 전의.


이걸 보고는 피오도 충격을 받았는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그대로 그 풍경을 보고 있었다.


“···야. 너, 이게 무슨 짓이야?”


[[···.]]


“왜, 이분들이 여기 있는 거야? 무슨 생각으로 이분들을 부른 거야?”


[[···이건 그림자야. 실체가 없는 그림자. 껍데기라고. 그렇게 화를 낼 필요가 있을까?]]


“···잘도 우리 엄마와 아빠를.

실체가 없어도! 설령 껍데기일 뿐이라도! 그 사람들은 우리 엄마와 아빠란 말이야!”


[[말했잖아. 이것은 가짜라고. 게임을 위해서 제작된 아바타란 말이야. 너희들과 의사소통도 할 수 없는 아바타라고.]]


“······.”


나는 입을 다물었다.


[[이 아바타들은 너희들이 3턴을 넘기면 그때부터 움직이기 시작할 거야. 너희들이 하는 것처럼,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눈의 숫자만큼 이 아바타들도 움직이지.

아. 이 아바타들에게 잡히면 정말 무서운 일이 일어나니까 조심하고. 알았지?

너희는 극복할 수 있을까?]]


“야! 이게 무슨 게임이야? 남의 트라우마를 후벼 파는 것이 무슨 게임이냐고!

게임은 누군가를 즐거운 기분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게임 아니었어? 플레이어의 마음을 구원해주는 것이 게암의 진짜 목적 아니었냐고?”


피오는 마치 진심으로 분노를 느끼는지 목에 핏대가 두드러졌고, 양 주먹을 꽉 쥐고는, 몸을 떨고 있었다.

주저앉아있던 나는, 그런 피오의 모습을 보며 일어섰다.


“피오.”

“···.”

“게임을 시작하자. 피오.”

“···!! 하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어. 우리 동틀 때까지 이 게임의 골에 도착해야 한다고. 알잖아?”

“그, 그렇긴 하지.”

“우리에겐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 여기에서 이렇게 있으면 안 돼. 여기서 멈춰버리면 우린 아준이도 못 구하고 여기서 죽게 되는 거야.

슬프지만, 우리는 나아가야 해.”


나는 피오에게 웃어 보였다. 지금 내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얼굴. 물론 눈에 생기는 없고, 누가 봐도 고생한 티가 많이 나는 얼굴이겠지만.

그래도 웃어 보였다.


“···형. 강해졌구나.”


이런 나를 보고 피오도 마음을 다 잡았는지 나의 손을 잡았다. “형이 괜찮다면. 나도 괜찮아!” 피오는 저 멀리를 보며 말했다.


“너는 맘에 안 들지만, 그래도 형이 이 게임을 걸어가고 싶다면야.

어이. 게임을 시작해도 돼!”


[[둘 다 각오는 된 거지?]]


“응.”

“형이 괜찮으니 나도 괜찮아.”


그 목소리는 우리들의 목소리를 듣고, 약간 안도한 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좋아. 그럼 시작할게.

플레이어 인식. 게임 필드 생성.

‘주사위 게임’, 개시.]]


그 순간, 갑자기 프리즘타운 전체에 주사위 게임의 스페이스가 생성되고, 그 위에 떠있는 커다란 주사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암전)



“······.”


[[유언 획득 – 14 : 언제까지 버텨야 돼?]]

[[유언 획득 – 24 : 슬퍼. 화가 나.]]

[[유언 획득 – 26 : 죽고 싶어.]]


[[player.go, 현재까지 누적 랩글 경험치는 19,755입니다.]]


“······.”

“형.”

“······.”

“형···.”


“······.”

“형··· 정말 괜찮아?”


눈을 떠보니, 후드를 갈기갈기 찢긴 랩글들이 차례차례 검은 연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열 마리도 넘는 랩글이었다.


솔직히 말하자.

지금 내 멘탈은 절벽에 간당간당하게 매달려 있다.

괜찮지 않다.


빨리 랩글 연구소에 가서 쉬고 싶은데 갑자기 마을 회관 앞에 엄청나게 큰 주사위가 나타나질 않나, 그걸 극복하고 나니 우리 부모님이랑 닮은 아바타가 이 게임에 나오질 않나. 아준이가 없었으면 아마 여길 빠져나가자는 각오도, 다시 일어날 용기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칸은 랩글들이 득실거리는 곳.


“형 수고했어··· 많이 쌓였나 보네. 오늘따라 랩글을 대하는 게 더 가차 없어.”


저 멀리서 나의 싸움을 지켜보던 피오가 나에게 덜덜 떨면서 찾아왔다.


“그 파란색 불꽃이 눈에서 일 정도면, 도대체 얼마만큼 참아왔던 거야···?”


아, 그 정도였어?


“나, 그 정도였어? 눈에서 불꽃이 일 정도로?”

“그뿐만이 아니야. 표정도 말이지, 약간 정신이 나가 있었다고. 물론 평소에도 좀 눈이 죽어있긴 하지만.

내가 뭐 때문에 이렇게 멀찍이 떨어져서 싸움을 지켜봤는데. 응? 조금 있다가는 형이 나도 잡아먹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정말이지, 적군, 아군 상관없이 상처입힐 듯한 표정을 만들어서는. 피오는 그렇게 말하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게걸음으로.

마치 위험물에 손을 대는 어린아이처럼.


아.

정말 그 정도였어?!


나는 조심스럽게 피오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리고 피오의 눈을 보며 웃었다.

이 미소가, 아까까지의 무서운 나를 잊어버릴 수 있도록.


“이제 괜찮아. 괜찮아. 나 정신 차렸으니까.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아··· 응!”


나의 미소를 본 피오의 표정이 점점 누그러들고 있었다.


자, 그럼 게임을 다시 진행해보자.

랩글도 다 처리했으니 이제 2턴째의 주사위를 굴리려는데, 갑자기 내 옆에서 후드를 잡아끌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지오 형!”

“···왜?”


피오가 나를 부르고는 랩글의 검은 연기가 아직도 피어오르는 부분을 손으로 가리켰다,


“저기! 랩글 사라진 부분에 하나 카드가 있는데?”

“카, 카드?”


눈을 들어 랩글이 사라진 부분을 보니 한 장의 카드가 공중을 떠다니는 것을 보았다.

잠시만, 이 카드는···.


“이거,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에 나오는 액션 카드잖아?”

“어? 진짜?”

“맞아. 카드 뒷면이 이랬어. 엄청 촌스러운 무지개색에 별 모양.”

“근데 이게 그 카드인 줄은 어떻게 알아? 엄청 한순간에 보이던데.”

“난 이 카드 뒷면을 계속 쭉 보고 있어서 말이지. 넌 이런 카드 뽑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아. 발동만 되면 아마 게임을 쑥대밭으로 만들뻔했던 그 카드구나!”


나는 피오의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속으로 그 게임에서 펼쳐지던 내 신들린 똥컨을 기억하며 고개를 저었다.

으으. 생각만 해도 몸이 저절로 떨리는데?


[[카드를 획득했구나. 뒤집어서 확인을 해봐. 그럼 내가 그에 따른 설명을 해주지.]]


나는 설레고도 두려운 마음으로 카드를 뒤집었다.

카드를 뒤집자마자 나온 것은 붉은색과 푸른색의 전자파 무늬. 나와 피오는 전자파에서 폭발적으로 나오는 빛 때문에 손으로 눈을 가릴 수밖에 없었다.

손으로 가려도 그 빛이 새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뭐, 뭐야? 이 카드? 빛이 왜 이렇게 쌔?”

“···눈부셔!”


빛이 사그라들고서야 우리는 겨우 눈을 뜰 수 있었다. 눈구멍 안의 어둠이 서서히 점이 되고, 선이 되고 면을 이루어나갔다.

시야가 트이고, 우리는 한참 있고 나서야 눈앞의 홀로그램을 볼 수 있었다.


···변함없이 나와 닮은 녀석의 앳된 얼굴. 변함없이 두 손에 꼭 쥐고 있는 책. 하지만 책은 붉은 책이 아니라, 노란 별 모양이 그려진 노트를 꽉 쥐고 있었다.


“너는···”


눈을 감고 있던 그가, 동그란 눈을 뜨고 이쪽을 바라봤다. 무언가 슬픈 듯한 눈빛. 하지만 그 입은 살짝 미소 짓고 있었다.


[[서포트 캐릭터 : 민테오.

서포트 스킬 : 한 게임 당 한 번만, 뭐든지 막을 수 있는 방어막을 펼칠 수 있다.

그리고 혹시 적에게 잡혀 게임 오버가 되면 10%의 확률로 플레이어를 살릴 수 있다.


설마 이 캐릭터를 뽑을 줄이야.]]


[[반가워. 플레이어 지오. 플레이어 피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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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your best friend 21.06.02 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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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ETERNAL (2) 21.05.27 12 0 15쪽
70 ETERNAL (1) 21.05.26 21 0 14쪽
69 주사위 게임 (3) 21.05.25 9 0 14쪽
68 주사위 게임 (2) 21.05.24 7 0 13쪽
» 주사위 게임 (1) 21.05.23 13 0 12쪽
66 Endless 21.05.22 11 0 15쪽
65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2) 21.05.21 11 0 13쪽
64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1) 21.05.20 10 0 13쪽
63 윤지오는 죽지 못해 살았다. 21.05.19 10 0 7쪽
62 어차피 게임 스토리...? (5) 21.05.18 1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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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어차피 게임 스토리...? (3) 21.05.16 13 0 13쪽
59 어차피 게임 스토리...? (2) 21.05.15 12 0 11쪽
58 어차피 게임 스토리...? (1) 21.05.14 16 0 14쪽
57 버그? (2) 21.05.13 13 0 12쪽
56 버그? (1) 21.05.12 23 0 12쪽
55 스케치북 21.05.11 14 0 9쪽
54 유토피아 (2) 21.05.11 13 0 12쪽
53 유토피아 (1) 21.05.10 1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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