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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망겜 생활 [수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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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학도C
작품등록일 :
2021.04.06 10:37
최근연재일 :
2021.06.08 10:30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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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49,834

작성
21.06.0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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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SOS (1)

DUMMY

.




“······.”




[일어나.]




“············.”





[일어나라고.]





“··················.”




[눈을 떠라. player.go.]




“······아.”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어떤 목소리.


처음에는 선명하지 않던 그 목소리도, 의식이 점차 돌아오며 그 정체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넌···.


[이제 정신이 드냐?]



···나?


아니, 넌···



[너무 늦은 거 아냐? 너는 그래도 더 빨리 일어날 줄 알았는데.]


······.


새디.



[······그래도 뭐, 다행이네.]



“....여기에 네가 왠일이야.”



[난 이 게임에 있는 동안 계속 너에게 잠들어 있어서 말이지. 게임에 네가 있는 한 이 슬픔은 계속 너에게 달라붙어 있을 거야.]


“너랑?”


[그래.]



살짝 짜증이 났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를 심연에 몰아붙인 녀석과 이 게임이 끝날 때까지 함께 있어야 한다니.


······.

뭐 그래도 어쩔 수 없다니까, 나는 한숨을 내쉬며 나의 모습을 파랑으로 덮은 새디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파랑의 나···. 새디는, 그런 나를 보고는 약간 쓴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무언가를 말했다.



[그것보다 너, 이제부터 뭘 해야 할 지는 알고있지?]


“······.”


“그야 알고 있지.”

“이 공간을 파괴하고 테오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TEO를 무찌르는 것.

그리고.”


[그리고?]


“내 동생 피오와 다시 만나는 것.”


파랑의 새디는 그런 나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잘 할 수 있지?]


“당연하지.”


[실패는 더 이상 없어? 알았지?]


“물론이지.”



나는 나와 마주 보고 있는 나를 보면서 눈에 힘을 주었다.


그래. 여기까지 와서.


실패하지 않아.

돌아보지 않아.


이제는 정했으니까.

반드시 내가 있을 곳으로 돌아가서 피오와 같이 테오를 구할 것이다.


반드시.


[아. 그리고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해?]


돌아온 질문은 뭔가 말할 수 없는 냄새를 풍기는 질문이었다.


“······글쎄.”


한참을 생각하다가, 그래도 확신을 가지고, 눈을 부릅떴다.


“넌 좀 짜증이 나기도 하기만··· 이제 와서 나에게 너를 부정할 수도 없잖아.”

“···난 너를 삼킨 상태로, 빛나는 세계로 나아갈 거야.”




눈앞의 녀석은 이런 나의 말을 듣고는 잠깐 멈칫하더니 나를 똑바로 보고는 살짝 미소지었다.


[그래.]

[그럼 같이 가자. 파랑의 랩글인 이 내가 기꺼이 내가 너의 힘이 되지.]

[자.]


파랑의 랩글은 나에게 손을 뻗었다. 떨리는 손으로 그 손에 내 손을 겹치니 그 랩글은 나의 하얀색에 삼켜졌다.


“······!”


[시간이야.]


“······! ···혀···.”


[마침 너를 부르는 목소리도 도착한 모양이네.]

[이 세계를 빠져나가자.]


“그래.”


다시 일어나는 파란색 불꽃.

나는 순백색의 에너지탄에 내 눈에서 불타고 있는 불꽃을 둘러서, 허공에 박아넣었다.


닿을 수 없다고 생각한 허공의 감촉이 나에게는 느껴졌다.



아.


허공의 저 너머에서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아주 오랜만에 듣는 그 목소리가.


“드디어··· 다시 만났네, 형!”



보고 싶었어. 내 동생.


허공을 부수고 앞에 나가면 내 앞에 있는 것은, 내 동생.

모습은 제이드인 그대로지만 두 눈을 파란색으로 물들고, 그 검은 코트는 벗어버린 채로 나의 손을 잡고 있어.


아.

역시 너는 하나도 변한 게 없구나.


동그란 그 눈이 나의 눈동자를 담자마자 작은 눈물을 눈에 고여둔 채로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



“형···!”

“···피오.”


나는 빛을 품고 있는 동생의 눈동자를 보고는, 그대로 동생의 품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이를 악다물고, 동생을 바라보고는 말했다.



“준비됐지?”

“당연하지!”


나는 꼭 붙잡은 동생의 손을 놓지 않은 채로, 앞에 있는 TEO를 바라보았다.


지금 TEO는 혼자가 아니라 프리즘 타운의 주민까지 흡수를 했다.


그 때문인지, 테오의 주변에는 제이드 전자파의 빨강, 파랑뿐만이 아니라 프리즘타운의 주민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색깔도 빛나고 있었다.


[최종보스 : TEO]

[TEO가 여러분과 놀고 싶어합니다.]


테오는 후드의 소매를 하얀 드릴로 바꾼 다음, 땅을 내리치며 나와 피오에게 돌진해왔다.


‘저기, 나를 왜 떠나는 거야?’

‘저기 왜 나를 버린 거야?’


‘너희들이 이사가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너희들은 나를 버리고, 그 가증스러운 어머니와 아버지를 선택한 거야!!’

‘너희들은 현실만을 보고, 나와 같이 있겠다는 멋진 선택지를 찢어발겨 버렸어!!!’


드릴로 땅을 내려칠 때마다 부서지는 하얀 도화지.

찢겨가는 순백의 마음.


‘너희들은 나를 선택하지 않았어!!’

‘너희들은 그렇게나 소중했던 친구를 이렇게,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어버렸어!!!’


‘나는 이렇게나! 아직도! 너희들을 마음속 깊이 사랑하고 있는데!!’



테오의 마음속 깊이 감쳐두었던 소리. 언제나 외치고 싶었을 소리.


테오가 그 입을 벌릴 때마다 입에서는 총천연색의 피가 흘러나와서 순백의 스케치북이 물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색깔은 섞이고 섞여, 이윽고 검은색이 되어서 스케치북에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흰색을 다 없애버렸다.


“······.”


나는 듣고 있었다.

지금 나의 한쪽 눈에는 파란색의 불꽃, 슬픔의 족장 랩글이었던 새디의 영혼이 깃들어있다.


···그렇기에 나는 들린다.


아마 내 동생도 지금은 제이드의 몸속에 들어가 있으니까, 그 녀석의 소리가 아주 잘 들릴 것이다.


[어이. 잘 들리지? 지금의 너라면 들을 수 있지?]


새디가 말한다.


“당연하지. 이런 마음의 소리를···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친구라는 이름을 쓸 수는 없지.”


“형···.”


옆에서 TEO의 드릴을 피해서 방어막을 치고 있던 피오가 나를 보고 있었다.


끊임없이 그 볼에 눈물을 흘려보내며.


“너도··· 알고 있지? 어떻게 해야할지.”


그래도 피오는 웃어보였다.


“···응. 각오는 되어있어.”


이것은 친구의 SOS다.

그러니 우리가 어떻게 하지 않으면.


TEO는 지금도, 입을 벌린 채로 우리를 향해 검고도 하얀 색연필을 발사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그 색연필을 차례차례 피해 나갔다.


‘하하하하! 받아라, 받아라! 이건 못 피하겠지? 지오피오!!’


“우웃! 이 색연필들 도대체 몇자루 있는 거야?”


하지만.


TEO의 입에서, 나오는 색연필의 개수가 점점 많아져서 혼자서 막아봐도 다 막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색연필을 미처 회피하지 못하고 맞은 부분은, 그 즉시 색깔을 잊어버리고 점차 검은색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들려오는 자기 내면의 소리.


‘넌 죄인이야.’

‘넌 테오를 기억조차 못 했잖아.’

‘너는 벌을 받을 거야. 아니구나? 너희들은 이미 벌을 받았지?’


“....”


[뭐, 다 알고 있는 일이잖아? 안 그래?]



“그렇지. 이제 와서 그런 이야기라니, 정말로 맥이 다 빠진다고.”


나는 일부러 환한 웃음을 지은 다음에, 나와 같이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피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피오는 찡그린 표정을 하고는 이쪽을 보기 시작했다. 피오의 배 부분과 다리 부분은 이미 검은 색연필로 인해 검게 칠해져 있었다.


“피오? 괜찮?”

“...나야 괜찮. 형도 괜찮?”

“그래. 괜찮. 이딴 걸로 쓰러질 수야 없지.”




“지금부터 난 저기 무수히 발사되는 검은 색연필이 있는 곳으로 돌진할 거다.”

“······!”

“나랑 같이 갈 수 있겠어?”


“물론!”


피오는 검은 색연필을 피하는 와중에도 나를 보고는 환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그런 피오의 웃음을 보고, 비밀 작전을 세우는 아이처럼 덩달아 웃으며 말했다.


“나는 지금부터, 다다다 대왕이야.”

“······아.”

“너는 지금부터, 누군지 알고 있지?”

“나는 그럼······ 안드로메다 나이트?”


······


“그게 아니잖아! 지금 너는 안드로메다 나이트가 아니라, 달의 커브잖아?”


지금, 이제 와서 장난을 칠 때냐고!

나는 검은 모자도 벗고, 검은 코트도 벗어 던진 피오의 머리에 꿀밤을 넣는 시늉을 했다!


“그냥 농담 한 번 좀 한 것 가지고···”


우리는 계속해서 날아오는 검은 가시공과, 에너지파를 피하면서, 서로 얘기를 나누었다.

마치, 누군가의 집에 모여서 게임 로딩 시간을 기다리며 했던 잡담을 나누는 것처럼.


“그럼, Are you ready?”

“오케.”



*


‘Are you ready?’


“좋아. 오늘도 나이트로서 본때를 보여 주겠어!”

“.....그리 난이도가 높지 않으면 좋으려만.”

“형. 괜찮아. 이건 어차피 1챕터. 다다다 대왕이잖아? 어차피 다다다 대왕은 똥컨인 형 빼고는 1초 컷이라고?”


“......하아. 그렇게 놀려먹기냐.”


‘Go!’


*



“Go!”


예전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셋이서 미소를 지었던, 그때의 게임 스크린이, 영원처럼 눈 앞에 펼쳐진다.


“새디, 지금은 마음껏 날뛰어도 돼.”

[바라던 바다.]


나는 다다다 대왕을 조작해서 그 스킬들을 박아 넣을 때의 장면을 머릿속에서 재생했다.


양손과 양발에 모이는 하얀 에너지탄.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파란 불꽃.

파란 불꽃은 그렇게 하얀 에너지탄 사이를 원으로 이어주며, 동시에 나를 공중으로 띄워주었다.


그리고, 그 위에 올라타는 달의 커브.


샤이닝 프라이드 휠.

나는 마음속으로 이 스킬의 스킬명을 외쳤다.


그리고 내 위에 올라탄 달의 커브는, 하얀 빛의 검을 두 손에 쥐고.


그 검으로 하나의 하얀 구체를 만들었다,


“형, 가자!”


달의 커브의 그 말에 따라 나는 검은 색연필과 가시공 세례를 받으며, 테오에게 성큼, 성큼. 다가가기 시작했다.


검기로 만들어진 하나의 구체.

그리고 한 번, 화면이 하얀색으로 번쩍인 다음 하얀 구체가 몇백 개의 별로 나뉘면서 만들어내는 진풍경.


테오가 좋아했던, 안드로메다 나이트의 필살기.


“필살기! 샤이닝 메탈 슬래쉬!”


우리는 아직도 입에서 여러 색깔의 피를 토해내고 있는 테오의 앞까지 바로 돌진했다.


‘너는 위선자야!’

‘너는 결국 친구를 지키지 못했어.’

‘모른 척한 것 뿐이잖아? 결국 아무 일도 안하고 넌, 도망치기만 했어!’


검은색의 소리가 따가웠다.

......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이 일격만큼은 테오에게 넣어야겠다.


“눈을 떠라! 안드로메다 나이트!”

“눈을 떠라. 안드로메다 나이트!”


TEO의 겉면을 뚫은 우리는, 바로 그 안에서 울고 있는 민테오를 향해 돌진했다.



아직도 그 녀석은.

누구도 찾지 못하는 어둠 속에서.

자기와 함께 삼켜진 유언집을 들고.

얼굴을 무릎에 묻은 상태로.


울고 있었다.


지오피오 형제는, 자신들의 오랜 친구였던 민테오에게 다가가 같이 손을 잡고 이렇게 말한다.


“찾았다. 민테오.”







.


작가의말

BGM

별의 커비 스타 얼라이즈 - 조곡:별을 정복하는 여행자 최종악장: 반짝이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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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S (1) 21.06.05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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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your best friend 21.06.02 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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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가능성의 세계 21.05.31 10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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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어차피 게임 스토리...? (2) 21.05.15 12 0 11쪽
58 어차피 게임 스토리...? (1) 21.05.14 17 0 14쪽
57 버그? (2) 21.05.13 13 0 12쪽
56 버그? (1) 21.05.12 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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