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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망겜 생활 [수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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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학도C
작품등록일 :
2021.04.06 10:37
최근연재일 :
2021.06.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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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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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7
글자수 :
449,834

작성
21.06.0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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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찰나

DUMMY

눈을 뜬다.


눈에 새기는 새로운 교실.

새로운 교훈(하루를 열심히 살자라니··· 너무 진부하잖아···)

여전히 왼쪽에 존재하는 대형 TV.


어라.

내가 왜 여기에.


아.

나, 그 게임에 갇혔었지.

······우리가 게임에 있을 동안에 시간 엄청나게 빨리 지나갔구나.



나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밖에는 학교 건너편에 있는 가게들의 틈 사이로 해가 지고 있었다. 나 이렇게 해가 질 때까지 학교에 남아있었던 것인가.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지는 해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앞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황혼이 자아내는 황홀한 환상에서, 누군가 눈앞에 있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현실로 끌어내려진 것 같았다.


몸에 가해지는, 무거운 중력.

하지만 부담이 되지 않고 오히려 나의 힘을 키워주는 중력.



옆을 돌아보면 변함없이 나를 보고 웃어주는 파란 안경.




“···안녕.”


보고 싶었어.


“우리 또 옆자리네. 고3이 되어서도 이렇게 제일 뒷자리 짝지라니··· 정말 우리 사이에 무언가 있는게 아닐까?”





···그래. 너의 그 웃는 모습이 보고 싶었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


파란 안경이 흔들린다.



나는 주저 없이, 팔을 벌리고 내 앞에 있는 아준이를 있는 힘껏 껴안았다.


“어··· 저··· 지오?”

“······.”

“······지오?”

“···그냥 이렇게 있게 해줘.”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아준이를 끌어안고서, 그대로 있었다.

아준이의 존재를 느끼고.

아준이의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



아.

영원 같은 몇 분이 나에게 찾아왔다.


그리고 그러기를 몇 분.


우리가 있는 교실 뒷문이 또 벌컥 열렸다.



“형-! 아준 누나!”



그 목소리에 나도, 아준이도 숨을 멈췄다.


아.


아아.


“내가 왔어. 형, 누나! 아무렇지도 않지? 살아있지?”


나와 아준이는 동시에 의자를 빠져나가서, 피오를 향하여 손을 뻗었다.

피오도, 우리를 향해서 손을 뻗고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아. 우리, 정말 살아있구나···.”

“아준 누나! 미안, 미안, 미안! 정말··· 나는 누나가 사라지는 줄 알고···.”


“···피오, 너도 잘 돌아왔어.”

“···흑···.”


그 말을 듣고 피오는 더 이상 참지 못했는지, 아준이와 내가 보는 가운데 펑펑 울어버렸다.


“그, 그래도··· 훌쩍! 정말······ 돌아와서 다행이야···. 정말···! 진짜 이렇게 살아돌아와서 다행이야.”





교차되는 파노라마.


처음 왔을 때 마을을 소개해주던 것, 피오라고 생각한 누군가가 랩글에게 잡힌 것, 미로에 갇힌 것. 제이드가 아준이를 죽였던 것.

거기서 생겨난 여러 가지 이야기들. 슬픈 은하수.


게임 NPC들. 큐앤에이, 큐비츠. 벤저민.

드니팬과 메리.


테오.


결국은 나와 피오, 아준이는 학교 교실에 셋이서 부둥켜 그 게임에서 일어난 모든 것을 생각하며, 잃어버린 것들과, 얻은 것들, 돌아온 것들과 돌아오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며 울었다.





(?)




새하얀 공간에 내가 있다.

새하얀 공간에 너도 있다.



피오도, 아준이도, ‘모노크롬 패밀리’의 게임 NPC도, 랩글도 존재하지 않는 그저 하얀 세상.



그것은 마치 어떤 게임에나 있는 캐릭터 생성 창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아니면 어떤 특수한 방법을 사용해야만 갈 수 있는 숨겨진 방이라던가.

암튼 그런 느낌이었다.




나는 너와 마주보고 있는 상태.

그리고 나는 무슨 이유에선지 손에 작은 나이프를 들고 있는 상태.



그 상태에서 너는 말한다.



“GO(지오).”



나는 입을 다물고,



“내가 너에게 그 나이프를 준 이유는 알고 있겠지?”



너는 계속해서 말한다.



나는 그저 어이가 없어서, 내 앞에서 무슨 당치도 않는 말을 하는 친구를 본다.



“······너 친구에게 이런 부탁 해도 되냐?”

“안 될게 뭐 있어? 이런 거 부탁할 친구 달리 없거든?”

“···드니팬이라던가, 메리라던가.”

“그 녀석들에게 넌 부탁하겠냐? 응? 메리는 모르겠지만··· 드니팬은··· 분명히 무너져 내릴 거라고.



피오는······

피오는 안 돼. 절대로.”



피오 이야기를 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부들부들 떠는 너를 바라보았다.



“너, 나라고 안 무너져 내릴 것 같냐?”

“···사실 너에게도 이런 건 시키고 싶지 않았지만, 왜인지 스스로 데이터를 지우는 게 안되는 것 같아서.”


“······.”




“그때 TEO가 소멸하면서 내가 관리자가 되었을 터인데, 이상하게 내가 나를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어버렸어.”

“이상한 일이지. 다른 작업은 다 잘되는데.”


나는 입을 다물고, 너를 계속 노려보았다.

너는 데이터의 말소를 부탁하는 녀석의 얼굴답지 않게 내 앞에서 계속 싱글벙글이다.



“너··· 왜, 하필 나에게 부탁하는 거야···. 진짜 왜. 왜.”

“이 구멍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었으니까.”


너는 그렇게 말하며 윗옷을 살짝 들춰내어 너의 배를 나에게 보여준다.


보이는 것은 구멍.

언제 생겼는지 모르는 큰 구멍.

구멍 안에서 검고 푸른 액체가 하염없이 흐르고 있다.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그 풍경.


“GO. 너, 왜 너에게 새디가 깃들었는지 알아?”

“그건 있잖아. 네가 나와 닮았기 때문이야.”


“······.”


“지금 이렇게 보면 외모도 꽤 달았지 않아? 물론 너와 피오, 드니팬과 메리를 떠나보낸 나는 너를 닮지 않고, 꽤 날렵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는 입을 다문 채로 너의 말을 들었다.


“어렸을 때의 우리는 꽤 닮아있었고, 서로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에 정면으로 부딪쳐버린 것도··· 닮아있어.”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너의 주변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고, 이윽고 그 빛은 나와 너를 덮어버렸다.

영원같은 순간.



“······그러니까.”



빛이 걷히고 내가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너의 하얀 티셔츠. 가운데에 별이 그려져 있고 분홍색으로 GAME이라 적혀있는.

실로 테오스러운 티셔츠다.



“네가 이 일의 적임자라는 거야.”



순간 되살아나는 기억.

고2의 교실.

심장을 찔렀던, 그때의 생생한 감촉.



“···왜, 다들 나에게만 이런 걸 부탁하는 거야······”



나는 울먹이면서 테오를 보았다.

테오는 그런 나를 보면서 여전히 옅은 미소를 지은 채, 나를 바라봤다.



“왜 도망치려 하는 거야. 왜, 왜. 벌을 받지 않는 거야.”

“···이건 도망이 아냐. 난 원래부터 죽어있었으니까. 이건 도망이 아냐. 이건 심판이야. GO.”


“그래도 난, 난······.”

“자, 떨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나는 그대로 있을 거니까.”



테오의 그 말에 내 몸은 마치 아준이를 죽였던 그 때처럼,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심판의 시간이야. player.go.”


그리고 그 순간.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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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 gopo 형제의 스테이터스&현재까지 모은 유언들 21.05.24 25 0 -
81 전하는 말 21.06.08 5 0 15쪽
» 찰나 21.06.07 5 0 7쪽
79 SOS (2) 21.06.06 8 0 12쪽
78 SOS (1) 21.06.05 8 0 12쪽
77 파장 21.06.04 10 0 7쪽
76 YOUR BEST FRIEND 21.06.03 7 0 11쪽
75 your best friend 21.06.02 7 0 13쪽
74 스크린 속의 그 녀석 21.06.01 9 0 7쪽
73 가능성의 세계 21.05.31 10 0 14쪽
72 나와 함께, 영원히. 21.05.28 10 0 5쪽
71 ETERNAL (2) 21.05.27 12 0 15쪽
70 ETERNAL (1) 21.05.26 21 0 14쪽
69 주사위 게임 (3) 21.05.25 9 0 14쪽
68 주사위 게임 (2) 21.05.24 7 0 13쪽
67 주사위 게임 (1) 21.05.23 13 0 12쪽
66 Endless 21.05.22 11 0 15쪽
65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2) 21.05.21 12 0 13쪽
64 슈퍼 셰이킹 울트라 디럭스 봄버 (1) 21.05.20 10 0 13쪽
63 윤지오는 죽지 못해 살았다. 21.05.19 10 0 7쪽
62 어차피 게임 스토리...? (5) 21.05.18 15 0 11쪽
61 어차피 게임 스토리...? (4) 21.05.17 14 0 13쪽
60 어차피 게임 스토리...? (3) 21.05.16 13 0 13쪽
59 어차피 게임 스토리...? (2) 21.05.15 12 0 11쪽
58 어차피 게임 스토리...? (1) 21.05.14 16 0 14쪽
57 버그? (2) 21.05.13 13 0 12쪽
56 버그? (1) 21.05.12 23 0 12쪽
55 스케치북 21.05.11 14 0 9쪽
54 유토피아 (2) 21.05.11 13 0 12쪽
53 유토피아 (1) 21.05.10 1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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