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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광해. 조선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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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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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세자빈 유혜린

DUMMY

선조는 조용히 광해를 불러서 앉히고, 조용히 타이르듯 말했다.


“광해군. 네가 전쟁을 경험하더니 이제는 정말 몰라보게 성장했구나. 하지만 말이다. 용이라는 자리는 외로운 자리란다. 그 무게를 감당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충신과 간신의 조화가 적절하게 있어야, 견고한 입지를 만들 수 있고, 그들을 잘 조율하는 것이 진정한 성군이란다.”


선조는 무게를 잡으며 천장을 한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게 신하들의 의견을 청정하며, 그들에게 명령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행동에 잘잘못을 지적하며 이끄는 것이 진정한 군주의 모습이니라. 알겠느냐?”


광해는 고개를 끄덕이며 선조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정말 사이좋은 부자의 모습이었다. 광해가 선조의 말에 화답했다.


“아바마마의 가르침에 소자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아바마마의 가르침을 명심하겠습니다.”


선조는 웃고 있었지만, 광해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는 이를 갈았다. 그러면서 잠시 휴전을 하자는 의미에 서로가 웃으며 대화를 마쳤다.


광해는 걸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정 내관이 잘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잘하고 있으려나~.”


혼자서 조그마하게 읊조리며 걷다가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광해 앞에 세자빈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광해를 보며 인사를 하며 웃고 있었다. 그런데 광해 안에 있던 태준의 눈에 있는 그녀는 혜린이였다. 태준은 자신도 모르게 이름을 부를 뻔했다.


“저하.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광해는 그녀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태연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혜련이가 어째서 이곳에 와있는 것인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미치도록 사랑했던 여인이 어찌하여 이곳 조선에 와서 이렇게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날 수가 있단 말인가. 태준은 이것이 꿈인가 하여 걸으면서 허벅지를 꼬집어 보았다. 아픈 것이 꿈은 아니었다.


뭐라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서 서로가 쳐다만 보고 있었다.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세자빈이었다.


“저하. 전란을 이끄시느라 얼굴이 많이 상하셨습니다. 어의 영감에게 보약이라도 지어 올리라 명하겠습니다.”


광해는 들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보고 싶었습니다. 흑흑~”


갑자기 광해는 눈물이 흘렀다. 너무나 보고 싶었던 얼굴이 지금 바로 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조선 땅에 와서 정말 힘들었는데 아는 사람 하나도 없었는데······. 어떻게 그대가 이곳에 와있단 말입니까~”


세자빈은 광해의 어깨가 심하게 흔들이고 울먹이며 말을 하자, 갑자기 눈물이 흐르며 그런 광해를 꼭 안아주었다. 그렇게 서로가 껴안고 흐느껴 울고 있었다. 얼마나 울었을까. 광해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껴안고 등을 토닥이며, 광해를 달래주며 눈물을 흘리던 세자빈도 눈물을 닦으며 광해군을 보았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를 이리 반갑게 맡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는 그녀의 두 눈을 보며 어렵게 말을 꺼내었다. 입이 떨어지지 않았고, 잡은 두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말을 하여야만 했다.


“세자빈. 제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내일 다시 가봐야 합니다. 이 싸움이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꼭 이겨서 이 나라 백성들을 더는 아프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자빈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다녀오세요. 그리고 지금처럼 건강하게 돌아오셔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그저 이 자리에 이렇게 앉아서 기다리는 것뿐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혜린이의 두 손을 꼭 잡은 채 말을 이었다.


“당신이 이 자리에 이렇게 기다려 주기에 나는 하나도 무서울 것이 없고, 반드시 승리하여 이 자리로 다시 돌아올 수가 있는 것입니다.”


나는 다시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떠나고 싶지 않았고, 이쯤에서 모두 포기한 체 그냥 운명에 맡기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하지만 다음날 그녀는 나를 웃으며 보내주었다.


“꼭 승리하셔야 합니다. 왜놈들을 모두 내 쫓아야 합니다. 저는 항상 이 자리에 있을 것이니, 언제든 돌아오셔도 됩니다. 단, 마음에 후회가 없을 때 돌아오세요.”


세자빈은 내 옷을 다시 한번 만져주며 말하고 있었다. 나는 세자빈의 두 손을 꼭 잡고서 말했다.


“내가 지금 잡은 이 두손 평생 절대로 놓지 않겠습니다. 이 나라 백성을 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언제나 당신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니 저를 믿고 근심하지 말고,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지금 모습 그대로 다시 볼수 있게 해주시겠다고 약조하십시오.”


세자빈 유혜린은 웃고 있었다. 눈물을 참느라고 볼이 조금 흔들렸고, 꼭 다문 입이 일자로 펴졌다 다시 본래대로 돌아왔다 하면서 다시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지금은 전시 중입니다. 수많은 이들이 이보다 더한 이별을 할 터인데, 저는 호강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부탁드립니다. 꼭 이기시고, 얼른 뒤돌아 가십시오. 소녀 눈물을 보이기 싫어서 참고 있습니다. 이 눈물 보이지 않게 하소서.”


광해는 세자빈을 다시 한번 껴안아 주었다. 그러자 참았던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세자빈의 얼굴을 다시 보지 않고, 광해는 그대로 돌아섰다. 그리고 허준을 찾았다.


광해가 이곳에 오면서 해둔 일이 있었다. 그것은 허준과 그를 보필할 두 명의 의원과 그리고 다섯 명의 의녀들을 준비하라고 명을 내렸다. 약재를 준비하여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광해가 의원을 직접 파견하려는 목적은 얼마 후면, 전라도에 큰 전염병이 돈다. 그래서 잘 훈련된 최정예 수군들과 이순신 장군의 충성스러운 부하 장수인 사천 현감 어영담이 죽는다. 이순신도 병에 걸렸다가 간신히 살아난다. 그래서 조선의 수군은 엄청나게 약해진다. 거기에 밀폐된 공간에서 노를 졌는 격군들의 죽음은 엔진을 잃어버린 군함과 같았다.


광해는 난중일기를 수십 번도 더 읽었다. 그래서 임진왜란의 진행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가장 시급한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었다.


******

어느 몰락한 집안에 한 소년이 길을 나섰다. 배고팠고, 살기 위해서 길을 나섰다. 그는 떡을 훔쳐서 집으로 달려가 동생과 홀어머니에게 가져갔다.


“현아. 어서 먹어라. 어머니 어서 드세요.”


동생은 허겁지겁 떡을 입에 넣었다. 하지만 어머니 권 씨는 현이에게 물을 주며 두 번째 떡을 잡은 손목을 잡으며 정기룡의 얼굴을 보면서 물었다.


“이 떡은 어디서 낳느냐? 그럴 리야 없겠지만 훔친 것이냐? 제발 아니라고 답해주었으면 좋겠지만, 만약 훔친 것이라면 어서 다시 돌려주고 사과하고 오거라.”


“어머니. 제발 드십시오. 제발 드시고 나서 소자의 말을 들어주십시오. 흑흑······.”


정기룡은 울면서 어머니가 떡을 드시기를 권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 권 씨는 완강했다. 그렇게 어머니와의 신경전을 밖에서 한 무관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 무관은 싸릿가지로 만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그 떡은 내가 준 것입니다. 그 아이를 제가 거두기로 약속을 하고 제가 사준 떡입니다. 앞으로 녹봉을 주면서 제가 일을 가르치려 합니다. 부디, 저를 믿으시고 그 아이를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어머니 권 씨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잡았던 현이의 손목을 놓으며 작은 소리로 현이에게 말했다.


“현이야 천천히 먹어야 한다. 급하게 먹으면 아니 먹은 만 못한 법이란다.”


현이를 다독이며 어머니 권 씨는 일어서서 인사를 하였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뉘신지 여쭈어보아도 되겠습니까? 우리 무수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것인지도 함께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무관은 잠시 당황했다. 솔직히 떡을 훔쳐서 달아나는 소년을 잡아서 혼내주려고 따라왔던 것이었다. 그런데 떡을 놓고 어머니와 싸우는 모습에 소년에게 정당성을 주려고 나선 것이었는데, 준비한 거짓말이 더는 없었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정도 대응이야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직무 정도를 소개하고 꼬마 녀석은 그냥 앞으로 심부름이나 시키며, 쓰면 되는 것이었기에 태연스럽게 대답을 하였다. 그런데 정작 놀라고 있는 것은 정기룡이었다. 소년 정기룡은 입이 떡하니 벌어진 채 무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소신은 이곳 진주성의 무관입니다. 밤이 늦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하겠습니다.”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그는 정기룡을 보며 말했다.


“내일 날이 밝는 대로 진주 성문 앞으로 오거라. 그곳에서 김시민을 찾으면 된다.”


무관 김시민은 그렇게 정기룡을 만나게 되었다. 다음날 정기룡은 김시민을 만나서 여러 가지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기들을 관리하고 청소하는 일을 하였다. 김시민은 정기룡이 일을 잘하는 것을 보고 그를 어여삐 여겨 무술을 가르쳤다.


그런데 무술을 배우는 능력이 엄청났다. 김시민의 가르침은 엄격하여 부하 무관들도 제대로 따르지 못했으나 정기룡은 김시민의 명령이라면 목숨을 걸었다. 김시민은 정기룡을 잘 키워서 이 나라의 훌륭한 장수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루는 정기룡에게 무기를 고르게 하였다.


“무수야 네가 원하는 무기를 잡아보아라. 대련할 것이다.”


정기룡은 긴 봉을 잡았다. 그 모습을 본 무관들은 입을 벌리며 말했다.


“이 녀석, 왠지 모르게 위압감이 생기는데, 창술을 제대로 익히면 정말 멋진 장수가 될 수 있겠구나. 어디 한번 보자 장수가 될지 병졸이 될지 말이다.”


정기룡은 창술을 하는 장수를 항상 지켜보았다. 정말 멋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창을 잡은 것이었다.


김시민의 휘하에 무관 최덕량이 목검을 들고 공격을 했다. 정기룡은 잠시 주춤하며 어설프게 피했지만, 대련의 시간이 지날수록 정기룡은 봉을 다루는 실력이 급속도로 좋아졌다.


대련하던 최덕량은 정기룡을 보며 소리치듯 웃으며 말했다.


“이 녀석 물건입니다. 형님. 제대로 가르치면 물건이 될 것 같습니다.”


김시민의 생각도 같았다. 그래서 정기룡에게는 밤에는 책을 읽게 하였고, 낮에는 틈틈이 무술을 익힐 수 있도록 김시민 장군의 부하들 훈련시간에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정기룡은 최덕량을 따라 다니며 창술을 배웠고, 만호에게 말타는 법을 배웠다.


최덕량은 정기룡을 항상 데리고 다니며 동생처럼 대해주었다. 정기룡도 최덕량을 친형처럼 따르며 따라다녔다.


세월이 흘러서 정기룡은 과거시험을 보았고, 열아홉 살 나이로 고성에서 향시로 합격하였고, 1586년 무과에 합격하였다. 선조가 꿈에 정각에서 용한 마리가 잠을 자는 것을 보았다. 다음날 선조는 사람을 시켜서 정각으로 사람을 보내었는데 그곳에 정 무수가 있었다. 그래서 선조가 이름을 하사하였는데, 그 이름이 기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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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80화. 이순신 장군의 산해관 공격 +3 21.08.03 523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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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78화. 누르하치 21.07.30 656 14 12쪽
77 77화. 명나라 황제 만력제 +10 21.07.29 662 16 12쪽
76 76화. 명나라 환관 21.07.28 631 17 12쪽
75 75화 고리대금 업자들 +1 21.07.27 630 21 12쪽
74 74화. 사천현감 정득열 +2 21.07.26 689 17 12쪽
73 73화. 인목대비 +5 21.07.23 825 18 11쪽
72 72화 임꺽정 21.07.22 752 19 12쪽
71 71화. 백정 각시놀이 +4 21.07.21 789 21 12쪽
70 70화. 일본 정복 +2 21.07.20 883 19 12쪽
69 69화.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냥 +1 21.07.19 790 20 12쪽
68 68화. 명나라 환관 21.07.16 850 19 12쪽
67 67화. 명나라의 간섭 21.07.15 853 17 12쪽
66 66화. 왜선의 마지막 항쟁 +4 21.07.14 865 16 12쪽
65 65화.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냥 +1 21.07.13 852 17 12쪽
64 64화.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냥 +1 21.07.12 852 14 12쪽
63 63화. 차차의 아들 히데요리 +4 21.07.09 884 17 12쪽
62 62화. 세키가하라 전투 +4 21.07.08 944 15 12쪽
61 61화. 원균의 비리 장부 +2 21.07.07 1,013 18 12쪽
60 60화. 대동법 21.07.06 895 17 12쪽
59 59화. 세자빈의 회임소식 21.07.05 932 20 12쪽
58 58화. 도자기 장사 +1 21.07.02 1,000 19 11쪽
57 57화. 도요토미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2 21.07.01 977 18 12쪽
56 56화. 정인홍의 등장 21.06.30 931 21 12쪽
55 55화. 유접소를 지켜라 21.06.29 943 19 12쪽
54 54화. 논개 +1 21.06.28 996 19 12쪽
53 53화. 선무공신 +1 21.06.25 1,043 20 12쪽
52 52화. 히젠 나고야성 점령 +2 21.06.24 1,013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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