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광해. 조선의 역습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완결

오른발왼발
작품등록일 :
2021.04.13 13:41
최근연재일 :
2021.08.31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60,633
추천수 :
2,999
글자수 :
529,131

작성
21.07.22 06:00
조회
1,279
추천
29
글자
12쪽

72화 임꺽정

DUMMY

“이보게 이방. 무엇이 어찌 된 일인가? 자네가 아는 것을 거짓 없이 소상히 말해보게나.”


“그것이 여기 도련님께서 백정 각시놀이를 펼치셨습니다. 그런데, 저기 백정 놈하고 저기 저분께서 저기 백정 년의 편을 들어주셔서, 싸움이 났는데, 여기 젊은 장정들이 이렇게 다쳤습니다.”


이방은 현감이 중년 사내를 반갑게 맞는 것을 보며 태도를 바꾸며 어물쩍하게 보고하였다. 현감은 듣다가 다시 이방에게 물었다.


“자네는 싸우는 장면을 보았는가? 어찌 싸우던가?”


“제가 본 것은 저기 저분은 손으로 싸우셨고, 여기 이놈들은 몽둥이로 싸웠습니다. 하지만, 여기 이렇게 이놈들이 많이 맞았습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요. 저놈은 반상의 법도를 어지럽혔고, 감히 내게 겁박을 하였소이다. 현감은 우리 아버지를 아실 것이오. 부디, 공정한 판결을 하시리라 믿겠소이다.”


이방의 말을 자르며, 망나니 도령이 나서며 말하였다. 하지만, 중년의 사내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듣기만 하였다. 그러자, 현감은 잠시 고민하는 듯 수염을 만지다가 판결을 하기 위해서 일어서며 망나니 도령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폭력을 사주한 저놈을 묵어서 곤장 이십 대를 쳐라. 그리고, 저기 몽둥이를 휘두르며, 폭력을 행한 자들을 당장 하옥시켜라~!”


현감의 말에 모두가 놀랐고, 가장 놀란 것은 망나니 도령이었다. 그는 현감을 향해서 고성을 질렀다.


“그대가 우리 아버지의 얼굴에 먹칠하려고 하는 것인가. 감히, 양반에게 곤장을 때리는 것이 무슨 짓인지 알 것이다. 그러고도 무사할 것이라 여기느냐?”


망나니 도령은 곤장 틀에 묵이면서 계속 소리를 질렀다. 이방은 현감과 망나니 도령을 번갈아 보면서 어찌할 줄을 몰라고 했다. 그러나, 현감의 뜻은 확고했다. 현감은 지휘봉을 앞으로 뻗으며 말하였다.


“무엇을 하느냐? 감히, 나의 명을 어기겠다는 것이냐? 어서 치지 못하겠느냐?”


현감이 다시 명령을 내리자 포졸들은 곤장을 때리기 시작하였다.


“한대요~. 찰싹~! 두 대요~, 찰싹~!”


“아이고~. 억~. 이놈들 감히 반상의 법도를······. 억~.”


“세대요~. 찰싹~! 네 대요~. 찰싹~······! 이십 대요~. 찰싹~!”


스무대를 맞고, 망나니 도령은 완전히 실신한 듯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신음하며 울먹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망나니 도령의 아버지가 달려왔다. 그는 원균의 동생, 원방석이었다.


몇 년 전, 이곳에서 물의를 일으켰다가 정인홍과 논개에게 혼이 나고, 이곳의 현감이 파직당하고 새로운 현감이 왔으니, 그는 일본열도 정벌에 함께 했던, 충무 공신이었다.


“그대가 감히, 내가 누군지 알고 이게 무슨 횡포요. 감히, 고을 현감 따위가 어디서 양반의 자제에게 함부로 손을 댄단 말이오. 내가 지금 당장, 조정에 연통을 넣으면, 자네 정도는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음을 모르는가?”


원방석은 소리치며 자기 아들이 파김치가 되어서 묶여 있는 모습을 보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면서 아들을 감싸 안으며 말하였다.


“오늘의 일은 내가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오. 조정에서 당신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오. 무엇하냐~! 어서 풀어라. 어서~.”


포졸들은 당황하며, 원방석과 현감을 번갈아 가며 보았다. 그러자, 현감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


“풀어주거라. 그리고, 보내주거라. 아들 교육을 제대로 하셔야겠습니다. 대감. 오늘은 이 정도에서 끝내지만,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을 때는 이 정도에서 끝내지 않겠습니다.”


“감히, 감히, 내가 다시 그대를 볼 때는 단단히 각오하는 것이 좋을 것이오. 명심하시오.”


원방석은 엄포를 놓고, 사라지듯 집으로 향하였다. 백정 총각과 그의 누이는 그저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관아로 끌려오면서 죽었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항상, 지금까지 그러했기에 기대 없이 왔는데, 이렇게 속이 후련하게 판결을 내려준 현감이 이상하게 보였다. 그래서, 백정 총각이 현감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찌하여, 저희를 벌하지 않으시고 저렇게 지체 높으신 양반자제분을 혼내주신 것입니까요. 어찌하여 그리하셨는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현감은 그저 미소짓고 있었다. 그러자, 중년의 사내가 백정 총각의 손을 잡으며 말하였다.


“자네는 무엇이 느껴지는가? 세상이 변하는 것이 느껴지는가? 지금 세상은 변하고 있네. 하지만, 아직도 자신을 스스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가 있어서, 변화가 느리게 오는 것일세.”


백정 총각은 갑자기 가슴에서 무언가 솟구쳐 올라왔다. 그래서, 중년의 사내의 두 손을 꼭 잡으며 말하였다.


“정말, 저와 같은 놈이 가슴을 펴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것입니까? 나으리 존함을 알고 싶습니다. 제가 평생을 따르며 보온할 수 있게 해주시옵소서.”


“나의 이름을 알아서 무엇에 쓰려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름일세. 훌륭하신 어르신들의 목숨값으로 죽지 못하고 이렇게 살아있는 죄인일세.”


중년의 사내는 옛 생각이 났는지 눈가가 촉촉하게 젖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두 남매가 매달리듯 애원하며 말하였다.


“제발, 보온하게 해주시옵소서. 제발, 존함을 가르쳐주시옵소서.”


“황박이라고 하네.”


두 남매의 애원에 못 이긴 듯 자신의 이름을 말한 중년의 사내는 잠시, 멍하게 서 있었다. 그렇게 힘없이 서 있는 중년의 사내를 현감이 부축하듯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두 남매는 약을 사서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현감과 황박은 술을 마시면서 지난 회포를 풀며,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황박은 아직도 웅치 고개에서 자신만이 살아남은 것을 마음 아파하며 방황하고 있었다.


“이보게, 자네가 이렇게 방황하면 김제 군수 정담 어르신과 나주 모사 이복남 어르신이 저 하늘에서 편히 쉬 실수가 있겠는가? 이제는 정신 차리고 새로운 일을 하게나.”


“그때, 내가 아니라 어르신이 가셨어야 했는데. 어찌하여, 보잘것없는 나를 살리시고······.”


황박은 말을 잇지 못하고, 목이 메어서 다시 술을 한잔 마셨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말일세. 일본으로 쳐들어가서 일본놈들을 죽이니까 정말, 기뻤는데 말일세. 어르신들의 복수를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는데 말일세.”


황박은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소리 내서 울지는 않았다. 그런 황박을 현감은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저 빈 잔을 채워줄 뿐이었다. 그렇게 밤이 깊어만 갔다.


다음날, 아침 일찍 백정 청년이 찾아왔다. 황박과 현감은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이렇게 이른 아침에 무슨 일이냐? 내게 볼일이 남았더냐?”


황박의 말에 백정 청년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어르신께서 하셨던 말씀을 어제 밤새도록 되새겨보았습니다. 가슴이 뛰어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르신, 어르신의 그 꿈에 제가 함께하면 아니 되겠습니까? 무엇이든 시켜만 주신다면 이놈 목숨을 걸겠습니다.”


옆에서 현감은 저 청년이 황박을 잘 보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청년을 보며 말하였다.


“자네가 황박 형님을 잘 모셔주게나. 그러면 나는 자네의 어머니와 누이를 잘 보살펴주겠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황박 형님을 잘 모셔야 하네.”


현감의 말에 황박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였다.


“누가 저놈을 데리고 간다고 했는가. 나는 그저 정처 없이 떠도는 죄인일세. 그러니, 자네도 그만 돌아가게나.”


“그럴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비루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그런 저에게, 저의 심장에 불을 질러놓으시고 인제 와서 돌아가라 하시는 것입니까? 절대로 그리할 수는 없습니다. 저를 책임지십시오.”


황박은 그냥 나가버렸다. 그러자, 청년은 현감을 향해서, 소리치며 황박을 따라나섰다.


“약속은 지키셔야 합니다. 저희 어머니와 누이를 꼭 잘 보살펴주십시오.”


청년은 황박을 따라서 길을 떠났다. 황박은 처음에는 귀찮은 듯 무시했지만 계속 따라오는 청년을 더 이상 떼어놓을 수가 없어서 그냥 동행하기로 했다.


“네놈은 이름이 뭐냐?”


“임꺽정이라 하옵니다.”


“무술은 배워본 적이 있느냐?”


“없습니다. 하지만, 사냥은 할 줄 압니다. 그리고, 칼은 사람은 죽이지는 못했어도, 소, 돼지는 많이 잡아보았습니다.”


“그래, 꺽정아. 나는 함경북도로 갈 것이다. 그곳에 여진족이 자주 출몰하여 걱정이 많다고 하니 나라도 가서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예, 그러시죠. 저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황박은 꺽정이를 곁눈으로 보며 말하였다.


“무술도 할 줄 모르는 놈이 무슨 도움이 되겠냐? 밥이나 축내겠지.”


“가르쳐 주십시오. 저도 형님이 꿈꾸시는 나라를 위해서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저도 쓸모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황박은 말없이 걸었지만, 꺽정이로 인해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렇게 둘은 함경도에 정문부를 찾아서 길을 떠났다. 하지만, 원방석은 백정에게 당했다는 생각에 이를 갈고 있었다. 그래서, 옛 경상 우수사였던 박홍을 찾아갔다.


“영감. 억울해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이순신에게 형님께서 당한 것도 분한데, 이제는 백정 놈까지 이렇게 우리를 무시하니 말입니다.”


“황박이라 하였는가? 들어보지 못했는데, 누구지?”


원방석은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별로 볼일이 없는 놈이면, 처리하기가 쉽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지요. 그냥, 선무공신에는 올랐지만, 뜨내기일 것입니다. 그렇지요. 형님.”


하지만, 박홍은 그 황박이라는 자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지금의 사건을 잘 이용하여서 무엇을 건질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광해의 민생정치로 인해서 사대부들이 불만이 가득 차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을 폭발시킬 촉매제가 필요했다.


그래서 어쩌면 이 사건을 잘 이용해서 사대부들을 폭발시켜서 광해의 정치가 저지른 참상을 사대부들로 하여금 수면에 떠 오르게 하면,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원방석은 자기 뜻대로 되어가는 것 같아서 숨죽이며 옆에서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이를 공론화해야겠다. 백정이 선무공신과 하나가 되어서 사대부를 폭행하였다. 이는, 어디 보자. 강상죄, 이 나라 종묘사직을 능멸한 죄, 사대부를 기만한 죄. 가져다가 붙이면, 모두가 죄가 되는구나.”


옆에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는 원방석을 향해서 박홍이 말하였다.


“네놈의 자식을 써야겠다. 백정에게 두들겨 맞았고, 현감이 선무공신의 편을 들어서 무고한 사대부에게 곤장을 때렸다. 선무공신의 폐단과 백정의 반란이라. 좋은 그림이 그려지는구나.”


원방석은 옆에서 웃고 있었다. 그저 자신이 받은 모욕을 갚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었다. 원방석은 박홍을 바라보며 간절한 눈빛으로 물었다.


“혹시, 이번 일이 잘 풀리면 저희 형님도 다시, 귀향길에서 돌아오실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만 된다면야 제가 무슨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영감.”


원방석의 적극적인 자세에 박홍은 미소가 지어졌다. 부려먹기 딱 좋은 놈이었다. 그래서, 우선 마음껏 부려먹고 잘되면 계속 밑에 두고 사용하고, 안 되면 버리겠다는 생각으로 원방석에게 말하였다.


“그럼. 당연하지. 너의 형님은 나에게 둘도 없는 아우인데. 이순신 때문에 그렇게 되었지만, 이 원수는 꼭 갚아야지. 아니 그러냐 아우야.”


“으하하. 어허허.”


둘은 신나가 웃었다. 일이 성공이라도 한 것처럼 웃었다. 이렇게 이들은 다시 역적모의를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광해. 조선의 역습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0 100화. 돌아왔다. 감사합니다. +10 21.08.31 737 27 10쪽
99 99화. 만력제의 마지막 항쟁 21.08.30 771 30 12쪽
98 98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21.08.27 874 27 11쪽
97 97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2 21.08.26 820 24 11쪽
96 96화. 광해의 통치방법 21.08.25 861 28 11쪽
95 95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1 21.08.24 921 28 11쪽
94 94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1 21.08.23 950 27 11쪽
93 93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21.08.20 1,075 28 11쪽
92 92화. 명나라 정벌을 위한 준비 +2 21.08.19 994 30 12쪽
91 91화. 거북선의 등장 +1 21.08.18 967 27 12쪽
90 90화. 일본으로 출정 +3 21.08.17 956 26 11쪽
89 89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결단 21.08.16 914 28 11쪽
88 88화. 만력제의 꼼수 +4 21.08.13 970 26 11쪽
87 87화. 누르하치의 명나라 공격 +4 21.08.12 937 29 11쪽
86 86화 원숭한 장군 21.08.11 942 29 11쪽
85 85화. 누르하치의 습격 +1 21.08.10 994 26 11쪽
84 84화. 청을 세운 누르하치 +4 21.08.09 1,032 28 12쪽
83 83화. 구루타이의 역습 21.08.06 1,081 30 12쪽
82 82화. 세자빈과 중전의 회임 21.08.05 1,091 27 12쪽
81 81화. 조선과 여진족의 화해 +3 21.08.04 1,145 28 12쪽
80 80화. 이순신 장군의 산해관 공격 +3 21.08.03 1,190 30 12쪽
79 79화. 구루타이 21.08.02 1,161 24 12쪽
78 78화. 누르하치 21.07.30 1,241 25 12쪽
77 77화. 명나라 황제 만력제 +11 21.07.29 1,234 23 12쪽
76 76화. 명나라 환관 21.07.28 1,178 27 12쪽
75 75화 고리대금 업자들 +1 21.07.27 1,161 31 12쪽
74 74화. 사천현감 정득열 +2 21.07.26 1,226 26 12쪽
73 73화. 인목대비 +6 21.07.23 1,381 27 11쪽
» 72화 임꺽정 21.07.22 1,280 29 12쪽
71 71화. 백정 각시놀이 +4 21.07.21 1,312 2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오른발왼발'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