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조선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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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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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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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화. 명나라 황제 만력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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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렇게 온 것은 황제의 뜻을 전하기 위함이오.”


명나라 사신은 황제의 칙서가 담긴 두루마리를 펼치고는 고개를 들며 건방진 자세로 읽어내려갔다.


“조선은 듣거라. 짐은 그대들에게 명하노라. 이번에 저 오랑캐들을 섬멸할까 하노라. 조선은 군대를 파병하여 짐의 뜻을 받들라.”


선조는 고개를 끄덕이며, 받들겠다고 말하려 하였다. 그런데, 광해가 먼저 말을 꺼내었다.


“그리할 수 없습니다. 조선은 아직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제 막 전쟁의 그늘에서 벋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전쟁을 하라니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광해가 확고히 반대의 의사를 표출하자 선조와 그를 따르는 대소신료들은 당황해하며, 나섰다.


“세자저하. 황제 폐하의 말씀이십니다. 어찌, 이리 가볍게 대답을 하신단 말입니까? 말씀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저하께서는 진정 지금 황제 폐하께서 내리시는 명이 무엇인지 모르신단 말입니까? 아비의 명이 있으면, 자식 된 도리로서 무조건 따라야 하옵니다. 설령, 목숨을 던질지라도 말입니다.”


“그렇사옵니다. 하물며, 죽으라는 것도 아니고 조금 힘만을 보태라고 하는 황제 폐하의 명을 어찌 어길 수가 있단 말입니까? 저하께서는 어서 대명 제국의 사신들께 사죄를 드리고, 말씀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박홍, 김응남에 이어서 윤두수가 말하였다. 미리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이 이어졌다. 이어서, 선조가 말을 덧붙였다.


“경들의 말이 옳다. 세자는 어서 사죄하라. 대명 제국의 사신들은 황제 폐하의 명을 받들고 오신 귀하신 분들이다. 그런데, 어찌 이리 무뢰한 대답을 할 수가 있단 말이냐. 그리고, 자식 된 도리라면 당연히 출병하여야 한다. 이는 하늘의 순리이니라.”


“뭐가 하늘의 순리란 말입니까? 뭐라, 죽을지언정 출병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 했느냐? 이 나라 조정은 이 나라 조선 백성들의 아비요. 저 명이 아니라, 우리가 이 나라 조선의 백성들을 지키고 이끌어야 한단 말이오.”


광해는 윤두수와 그의 무리를 노려보며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그대들은 그리 명나라 황제가 좋단 말인가? 조선을 통째 들어다 바칠 만큼 말이오.”


“저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소신들은······.”


“시끄럽소이다. 명나라 사신들은 들으시오. 앞으로 조선은 자주국이며 출병과 같은 문제에 있어서는 보다 예우를 다해서 협상에 임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당분간은 출병의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히는 바이오.”


광해의 발언에 명나라 사신들은 다시 한번 노여워하고 있었다. 광해는 앞으로 위아래의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말하고 있었으니, 이는 어쩌면 도발처럼 들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조선의 힘이 강해졌음을 말하는 것임을 사신들도 알았기에 경거망동은 하지 않은 채 계속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명나라 사신 하나가 마치, 제갈공명의 비단 주머니처럼 다시 말을 이었다.


“조선의 뜻은 잘 알겠소이다. 그렇다면, 조선에서는 이번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우리가 전쟁에 사용할 무기와 물자를 대시오.”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당연히, 우리 조선에서 전쟁에 필요한 무기와 물자를 지원해야지요.”


정철이 나서며 찬성을 하자, 류성룡이 나서며 반대하였다.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괴변을 내놓으신단 말입니까? 어찌, 그 큰 명나라가 우리처럼 작은 조선에 무기를 내놓으라 하신단 말입니까?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북방의 오랑캐를 치겠다는 것도 우리의 뜻이 아닌 그대들의 뜻입니다. 그런데, 어찌 전쟁 무기를 내놓으라 하신단 말입니까? 이는 불가합니다.”


류성룡에 이어서 이원익까지 나서며 반대의 뜻을 확고히 하자 명나라 사신들은 화가 나서 주먹을 쥐고는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다가 평온을 되찾은 사신 하나가 일어서며 말하였다.


“조선의 뜻은 잘 알았소이다. 황제 폐하께 그리 전하겠소이다. 그러니, 그대들은 준비하시는 것이 좋을 것이오. 더 할 말이 없는 듯하니 우리는 이만 물러가야겠소이다. 에헴~!”


명나라 사신들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내색하며 편전을 나왔다. 함부로 대들었다가는 예전처럼 수모를 당할 수가 있었기에 사신들은 그냥 조용히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선조와 그의 무리는 세상이 끝이라도 난 듯이 망연자실하였다.


“이를 어찌할꼬~.”


선조의 탄식과 함께 대전회의는 끝이 났으며, 모두가 편전을 나와서 흩어졌다. 하지만, 윤두수와 그의 무리는 명나라 사신들을 찾아갔다.


“노여움을 푸시옵소서. 그래도 전하께서는······.”


“시끄럽소이다. 어제 말한 것이랑 너무 다르지 않소. 조선이 이리 나온다면 우리 명은 그대들에게 참교육을 시킬 것이오. 그리 아시고 준비들 하시오.”


명나라 사신들은 엄포를 놓고 조선을 떠났다. 조선을 떠난 사신들은 자신들의 황제에게 고하였고, 이에 명나라 황제 만력제는 화를 내며 말하였다.


“당장, 저 여진족을 치고, 조선을 치거라.”


“황제 폐하. 고정하시옵소서. 지금, 우리가 여진족을 친다면, 그렇지 않아도 지금 우리의 재정이 좋지 않은데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 되옵니다.”


“그렇다면, 경들은 지금 짐이 이렇게 모욕을 받고도 참으라고만 하는 것이오. 정녕 그대들 먼저 죽고 싶은 것인가? 말해보아라, 어느 놈을 먼저 죽여주랴?”


만력제의 엄포에 신하 하나가 나서며 말했다. 이는 평소에도 간교한 꾀를 잘 내며 이간질이 특기였던 자로서 만력제의 비위를 잘 맞추는 자였다.


“황제 폐하. 소신에게 방안이 있사옵니다. 그러니, 노여움을 거두시옵소서.”


만력제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그 신하를 보며 말하였다.


“그래, 짐에게는 그대가 있었지. 어서 말해보라. 어서.”


“여진족과 꼭 싸워야 하는 것은 아니옵니다. 그들로 하여금, 조선을 치게 하시옵소서. 여유치 않으면, 우리가 함께 조선을 정복하는 것이옵니다. 그러고 나서 여진족과 조선을 함께 취하심이 어떻겠사옵니까?”


“그대는 무슨 말을 하시는 것이오. 조선은 우리를 상국으로 섬기는 나라요. 그런데 어찌 그들을 치겠다는 것이오.”


“힘이 강해지면 고개를 드는 법입니다. 어느 정도 밟아놓아야 다시 고개를 숙이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힘이 없을 때 꼬리를 흔들며 재롱을 떨지만, 이제는 보시다시피, 황제 폐하의 명도 거역하였소. 이는 한번 밟아줄 때가 되었음이오.”


신하들이 열띠게 싸우고 있자, 만력제가 나서며 마무리를 지었다.


“옳다. 조선은 지금, 섬나라 오랑캐를 정벌하고 나서, 완전히 기고만장하여 이제는 감히 우리 명을 업신여겼다. 이는 하늘에 반기를 드는 반역이다. 그대는 여진족과 싸우던지, 동맹을 맺든지 하여, 조선의 왕을 잡아 와라.”


만력제는 예전 같지 않은 조선을 보며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었으니 조선이 일본을 정복하고 나서, 엄청나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기에 빼앗고 싶은 마음이 가장 앞섰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문제로 접근하여서 조선과 전쟁의 구실을 만들었다.


한편, 그렇게 명나라 사신들을 보낸, 조선에세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으니, 비변사에 대신들이 모두 모여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명이 가만히 있지 아니 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작정하고 온 것 같았소이다. 이들이 무엇을 노리는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간단합니다. 지금 명은 우리가 부유해지자 두 가지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인 듯합니다. 하나는 우리에게 더 많은 사은사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들어오는 것을 바치란 것이겠지요.”


류성룡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하였다. 그러면서 두 번째가 궁금하다는 듯이 모두가 류성룡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류성룡은 다시 말을 이었다.


“두 번째는 우리 조선의 힘이 강해졌다는 것입니다. 일본을 물리친 우리 조선의 무기가 탐이 난 것입니다. 혹여나, 우리 조선의 힘이 명을 향하기 전에 우리 조선을 밟아놓으려는 것이겠지요.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전쟁일지도 모르겠소이다.”


류성룡의 말에 정탁이 나서며 말하였다.


“그렇다면, 함경도 관찰사 정문부 장군에게 이를 알려야겠소이다. 그리고, 팔도의 관찰사들에게, 이를 알려서 대비하여야겠소이다.”


하지만, 명을 따르는 신하들은 반대하며, 명나라와의 전쟁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윤두수가 앞에 서서 대변하고 있었다.


“이니 됩니다. 명은 아비와 같은 상국입니다. 그런데 어찌, 대항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우리는 끝까지 명과의 신의를 저버려서는 아니 될 것이외다. 설령, 우리의 상국인 명에 의해서 이 나라가 말발굽에 짓밟힌다고 하여도 말입니다.”


윤두수의 말에 류성룡은 화를 내며 답하였다.


“닥치시오. 그대는 무엇이 두려운 것이오. 아니면, 무엇을 더 얻으려는 것이오. 이제 조선은 예전의 조선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리고, 명이 아비의 나라라 하였소이까? 그들이 언제 아비 노릇을 하였소. 아비가 자식의 입에 있는 음식을 탐낸단 말이오.”


“이는 우리가 먼저 효를 무시하고 명에 사대하지 않아서······.”


“무슨 사대를 얼마나 더하란 것이오. 지금까지 우리가 넉넉하여 명에 가져다 바친 것이오. 우리가 약해서, 그 양아치 같은 자들에게 바친 것이 아니오. 그대는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어서 그들의 배를 그만큼 부르게 했으면 되었지, 또 무엇을 가져다 바치겠다는 말이오.”


“무슨 말을 그리하시오. 감히, 사대의 예를 무시하고 명의 미움을 사서 우리가 무사하리라 생각하시는 것이오.”


“우리가 힘이 없어서 그들에게 굴욕적인 삶을 살았소이다. 이를 사대의 예라, 상극이니 받든다는 허용으로 잘 감싸서 이제까지 왔소이다. 우리 조선이 힘이 있음에도 계속 그들의 횡포를 맞서지 아니하고, 그들에게 계속 끌려간다면 우리의 후손들이 그 수치를 당할 것이오.”


“아니오. 아니외다. 아무리 그대들이 억지를 부린다고 하여도, 우리 조선은 사대의 예로 세워진 나라입니다. 그런데, 어찌 명과의 신의를 저버린다고 하십니까? 이는 목숨과도 바꿀 수가 없는 것입니다.”


윤두수는 확고한 자신의 의지를 보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감히, 하늘을 우러러 삿대질을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대들은 알아야 할 것이오. 우리의 하늘은 명이라는 것을 그대들은 알아야 할 것이외다.”


윤두수가 엄포를 놓으며 나가자, 그를 따르는 무리가 따라서 나갔다. 비변사를 나온 윤두수는 한숨을 쉬며, 하늘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하였다.


“어쩌다, 사대의 나라 조선이 이리되었는가? 우리의 상국인 명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 이 나라 조선의 앞날이 정말 걱정이로구나. 흠~.”


하지만, 광해의 걱정은 다른 곳에 있었다. 명을 정벌하여도 명을 제대로 다스릴 수가 있겠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혹여나, 시간이 지나서 명에 우리가 흡수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보아도 불교도 그랬고, 유교도 그랬다. 조선의 불교나 유교가 아닌, 불교의 조선, 유교의 조선이 되었으니, 광해는 이를 걱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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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화. 돌아왔다. 감사합니다. +12 21.08.31 1,766 36 10쪽
99 99화. 만력제의 마지막 항쟁 +1 21.08.30 1,513 36 12쪽
98 98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1 21.08.27 1,473 33 11쪽
97 97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3 21.08.26 1,412 30 11쪽
96 96화. 광해의 통치방법 +1 21.08.25 1,459 33 11쪽
95 95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2 21.08.24 1,514 33 11쪽
94 94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2 21.08.23 1,553 32 11쪽
93 93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1 21.08.20 1,690 34 11쪽
92 92화. 명나라 정벌을 위한 준비 +3 21.08.19 1,589 36 12쪽
91 91화. 거북선의 등장 +2 21.08.18 1,558 33 12쪽
90 90화. 일본으로 출정 +4 21.08.17 1,534 32 11쪽
89 89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결단 +1 21.08.16 1,463 35 11쪽
88 88화. 만력제의 꼼수 +5 21.08.13 1,530 31 11쪽
87 87화. 누르하치의 명나라 공격 +5 21.08.12 1,500 36 11쪽
86 86화 원숭한 장군 +1 21.08.11 1,527 35 11쪽
85 85화. 누르하치의 습격 +2 21.08.10 1,568 31 11쪽
84 84화. 청을 세운 누르하치 +5 21.08.09 1,601 35 12쪽
83 83화. 구루타이의 역습 +1 21.08.06 1,653 36 12쪽
82 82화. 세자빈과 중전의 회임 +1 21.08.05 1,679 33 12쪽
81 81화. 조선과 여진족의 화해 +4 21.08.04 1,733 34 12쪽
80 80화. 이순신 장군의 산해관 공격 +4 21.08.03 1,771 37 12쪽
79 79화. 구루타이 +1 21.08.02 1,713 30 12쪽
78 78화. 누르하치 +1 21.07.30 1,826 30 12쪽
» 77화. 명나라 황제 만력제 +12 21.07.29 1,800 29 12쪽
76 76화. 명나라 환관 +1 21.07.28 1,728 34 12쪽
75 75화 고리대금 업자들 +2 21.07.27 1,708 37 12쪽
74 74화. 사천현감 정득열 +3 21.07.26 1,781 32 12쪽
73 73화. 인목대비 +7 21.07.23 1,961 33 11쪽
72 72화 임꺽정 +1 21.07.22 1,858 35 12쪽
71 71화. 백정 각시놀이 +5 21.07.21 1,876 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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