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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치트키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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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델
작품등록일 :
2021.04.15 16:02
최근연재일 :
2021.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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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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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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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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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인생은 타이밍 (2)

DUMMY

“네, 피디님. 부스 쪽은 소장님이 전담하시고 저는 무대바닥만 확인하면 전부 완벽합니다.”

“리허설까지 30분인데 충분할거고. 오늘은 저녁에 개막식 하고 야간만 하면 끝나고 내일부터는 본격 축제니까 여러번 확인하시고요.”

“넵.”



트집 잡으러 왔다가도 할 말이 없을거다.

내가 이 바닥에서 오래 일한 건 아니지만 뜨내기들이랑은 다르지.

씩 웃어보였는데 내 쪽은 쳐다도 보지 않는다.

분명히 눈 마주쳤는데..



“참. 설치 팀 도시락은 가수 대기실에 있으니까 인원만큼 챙기시고. vip랑 가수들 도착하기 전에 대기실 싹 비워야 하고. 지금 안가면 뺑뺑이 돌릴 수도 있다길래. 대기실부터 갔다와요.”

“알겠....”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휙 돌아가서 가버리는 pd.

저 쪽 박 소장 아저씨는 저 멀리서 땀을 닦으면서 축제를 주관한 높으신 양반들에게 연신 인사를 하고 있다.

그래도 해왔던 대로만 하면 아저씨도 지금처럼 불안정하게 전전하지 않고 1년은 안정적으로 일거리가 생길 수도 있다니까 뭐.. 어려운 일도 아니고.

나도 나쁠 거 없지.



“설치팀 각자 위치에서 할거 합시다! 식사 얼마 안 남았으니까 힘냅시다. 파이팅!”



알바생들이 다 들리게 소리를 쳤다.

우선 대기실에 가서 밥부터 가져오기로 했다. 보통 정신없는 축제 현장에서는 자기 팀 식사를 안 챙겨놓으면 다들 어디로 갔는지 몰라서 한참을 찾아다녀야 하기도 하니까. 가끔은 황당하게도 화장실 옆에 있거나 다 먹은 도시락들 아래에 새 도시락이 깔려 있기도 해서 미리 챙겨놔야 한다.



“리허설까지 30분이라... 음... 밥 찾아서 옮겨 놓고, 무대 바닥만 체크하고, 한번씩 더 점검하면 되겠다. 리허설 보면서 밥 먹으면... 완벽하지.”



오늘의 일정을 중얼거리면서 짱짱하게 설치 된 간이 부스들 사이로 천막에 가려진 대기실로 갔다. 아직 가수들은 도착하지 않아 인기척 하나 없이 조용했다.

오늘따라 기분도 좋고, pd한테 한 소리도 안 듣고, 비도 올 생각이 없으니 날씨도 좋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 자신감 넘치게 천막을 확 제치자마자 들려오는 비명 소리.



“꺄아악!! 뭐에요!”

“아, 까..깜...ㅉ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여자 비명 소리에 일단 눈부터 질끈 감고 고개를 숙인 채로 사과부터 하고 봤다.


‘뭘 했다고 내가.. 웬 여자가 있어?

관광객인가? 아니지. 아직 개막도 안했는데?

주관사 직원인가? 아니야. 여기는 가수 대기실인데.

설마 가수? 아닌데. 옆에 카니발 주차된 거 없었잖아.

누구지? ... 근데 이 여자 옷 갈아 입고 있었나?

어떻게 해야되지. 쳐다봐도 되나? 안 되지. 나가야 되나?’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질문들이 떠올랐지만 명쾌한 해답을 내릴 수는 없었다. 내가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답이었다.

그래. 쳐다보자.

마음 속으로 결론을 내리고 질끈 감았던 눈을 조금 떠 고개를 들고 아래에서부터 천천히 올려보니...


새빨갛고 높은 하이힐에,

간이 대기실의 엉성한 조명을 받아 반짝거리는 스팽글 원피스,

몹시 못마땅한 듯 팔짱을 낀 채로 까딱거리는 손가락,

새빨간 립스틱에 하얀 얼굴.

그래도 옷을 갈아 입던 건 아니라 다행이란 생각부터 들었다.

화려한 파마머리와 색조가 강한 메이크업에

천막을 가득 메우는 짙은 향수 냄새까지..


이사람은 분명...



“아, 가수님. 놀라셨으면 죄송합니다. 저는 무대 담당자입니다. 대기실에 아무도 안 계신 줄 알고..”

“하.. 난 또.. 요란하게 들어오길래 놀랐잖아요.”

“하핫... 그럼 편히 쉬세요.”



가수라는 호칭에, 또 무대 담당자라는 뭉뚱그린 소개에 표정이 한결 누그러지는 걸 보니 무명이거나 신인인 것 같았다.

여자는 내가 차고 있는 ‘무대팀’이라고 적힌 목걸이를 한번 보더니 팔짱을 스르르 풀었다.


가볍게 고개를 까딱하고 인사를 건네고는 뒤에 쌓인 박스들을 열어본다. 이거는 장비, 얘는 생수, 또 커피랑 음료수들. 이건 서류 뭉치. 박스들을 열어보면서 도시락을 찾고 있는데 뒤에서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의자 깨끗한 건 없어요?”

“예?”



여자가 눈짓으로 의자를 가리킨다. 가까이 가서 보니 발자국들이 나 있다. 손으로 털어도 자국이 없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지역 축제고 무명 가수라지만, 이 사람도 나름 연예인으로 온 건데 관리가 영 엉망이긴 했다.



“아, 연출 팀이 바빠서 정리가 안된 것 같아요.”



그렇게 엉거주춤 서 있는데, 문제가 해결이 안되어 불만스러운지 여자가 삐딱하게 짝다리를 짚는다.



“담당자라면서요? 막내 스태프에요?”

“예?”

“담당자면 스탭 부르면 되잖아요.”

“아...”

“여긴 막 아무나 들어와도 되나 보네. 황pd님 어딨어요?”



그 pd가 황pd구나. ... 부르면 안된다. 괜히 귀찮은 일 만들바에야 일 하나 더 하는 게 낫겠다.



“닦을거죠? 나 다리 아픈데.”

“네. 물티슈 찾아서 올게요.”



여자는 잠시 누그러졌었던 태도가 다시 날 서 있었다. 엉겁결에 대답을 하고 간이 대기실에서 물티슈를 한참 찾아봤지만 아무리 뒤져도 없다. 박 소장 아저씨한테 차에 있냐고 여쭤 봐야하나? 할 것도 많은데 골치 아프다.



“물티슈가 밖에 있는 것 같아서요. 5분만 기다려주세요.”



대꾸도 않는 여자. 꼭 누구 같다.

밖으로 나가서 천막 앞에 적힌 대기실 명부를 보니 여자 가수들의 이름은 거의 다 낯익었다. 처음 보는 이름은 딱 하나였다.


[양이화]

신인 표시가 안 되어 있는 걸 보니, 신곡으로 컴백한 무명 가수임이 틀림없었다.



“물티슈가 어디 있을라나...”



천막을 나와 스탭들을 살펴봤다. 카메라팀, 조명팀은 다 분주했고, 연출팀은 pd랑 딱 붙어서 대본을 확인하고 있었다. 대기실 담당은 연출팀인데..

저기 가서 사람 불렀다가 괜히 pd한테 한 소리 들을 바에는 내가 해결하는 게 낫지 싶다.


우리 팀 알바생들은 현장 일도 처음인데 물티슈가 어디 있는지 알 턱이 없었다. 결국 화장실에 가서 휴지에 물이라도 적셔오기로 했다.

물 티슈나 물 휴지나 똑같지 뭐.




* * *



어제부터 잠을 자지 못했고, 하루 종일 몸을 쓰면서 일을 했더니 무척 피곤했다. 무대에서 멀어질수록 어두워졌다. 후미진 곳에 놓여진 이동식 간이 화장실로 향했다.

아직은 개막 전이라 이용객들이 오가기에 좋은 메인 위치로 이동하지 않아서 가로등에 의지해 찾아가야 했다. 지금은 스탭들도 바쁜 타이밍이라 인적도 드물었다.

어째 좀 으스스하다.


[끼이익--]


부실한 철제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삐걱 거리는 소리에 저절로 인상이 구겨졌다.


볼 일을 보고 종잇장처럼 빳빳한 휴지를 한 움큼 뽑아낸 다음 세면대의 수도를 틀자 물이 졸졸 나왔다. 휴지를 뭉쳐 적셨다. 공처럼 둥글게 만들어 손에 쥐고 물기를 한번 더 짰다.


이 정도면 물티슈처럼 닦이겠지. 멀리 있는 가로등 빛에 의지해서 계단을 내려 가는데 갑자기 왼편에서 강한 헤드라이트 불빛이 들어왔다. 본능적으로 그 쪽을 쳐다봤다.바로 손을 올려 얼굴을 가렸지만 눈에 자극이 확 왔다. 일시적으로 시야가 하얗게 차단 되었다.



“야.. 이씨 눈뽕! 누구야!”



순간, 아까 이동식 화장실차에 들어갈 때부터 불안했던 계단이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렸다.



“아악!”



외마디 비명과 함께 종아리가 뜨거워져 온다. 발목이 꺾인건지 피부가 찢어진 건지 통증에 다리에 힘이 풀렸다. 강한 불빛에 눈을 뜰 수가 없다.

빛이 비춰오던 왼편, 누군가가 자동차에서 다급하게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괜찮으세요?”



가까워지는 남자 목소리.



“하..씹.. 불 좀 꺼봐요!!”

“아, 네..!”



짜증 섞인 내 목소리에 남자가 내 쪽으로 오려다 당황한 듯 대답하고는 다시 자동차 쪽으로 멀어진다. 헤드라이트 불이 꺼지고 나서도 한참 눈 앞이 아득했다가 눈을 몇 번 깜빡이고 나니 다시 괜찮아진 듯 했다. 다리를 보니 엉거주춤하게 계단 사이에 껴서 우스꽝스러운 꼴이었다. 손으로 부러진 계단을 제끼고 발부터 빼고 있는데 다시 남자가 잰 걸음으로 다가 왔다.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아니 이거.. 하.. 아까부터 계단이 좀. 쓰읍.. 하..”



아파서 숨을 뱉느라 발음이 흐려졌다. 남자는 나를 가로등이 있는 차 쪽으로 부축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가로등 불빛 아래 남자의 행색이 보였다.

구두부터 온 몸이 명품이었다.

브랜드 로고가 커다랗게 박혀 있는 벨트, 바지, 티셔츠,

잘 몰라도 묵직하니 비싸보이는 시계까지.

차에 손을 짚고 기대어 일어서려 하는데 차체가 낮다.

내 생활 반경에서 보기에는 낯선 슈퍼카다.

이런 차는 한 3억은 되겠지.



“기대어 보세요. 앉아요 그냥. 어후, 병원 가셔야 할 것 같아요.”



슈퍼카 본넷에 앉았다. 이래도 되나? 기스같은 거 걱정 안되나? 자세를 낮추고 내 다리를 살펴보려고 하는 남자.


......부자다. 제대로 부자다.



“하... 아프다. 스읍...”

“같이 병원가요.”



내 다리를 보고는 걱정스럽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면서 위를 올려다보는 남자.

이 정도 되는 차를 내가 만져 본 것도,

이 정도 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눠 본 것도 인생에 있어 처음 겪는 일이었다.

내 또래는 아닌 것 같고, 서른 초반? 아님 중반?



“아니에요. 병원은 무슨.”



엉거주춤하게 일어나려고 하자 남자는 자동차 문을 위로 열었다.

순간적으로 아픈 것도 잊고 차와 남자를 구경했다.

슈퍼카 열리는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 줄이야..

차에서 티셔츠를 꺼내온 남자는 다시 나에게 와 자세를 낮춰 내 다리 쪽을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풀이나 흙 같은 걸 털어내나보다.



“피가 이렇게 많이 나는데요?”



피? 풀 아니고 피?

가로등 불빛에 의존해서 그제서야 다리를 봤더니 피 범벅이 되어있다. 넘어질 때야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직접 피를 눈으로 보고 나니 통증이 더해졌다. 계단이 무너지면서 철근에 찍혀 피부가 찢어진 모양이다.



“제가 정말 죄송해요. 아.. 작동이 서툴러서.. 피만 닦아내고 저랑 병원 가요.”



이 남자가 잘못한 건 딱히 없는 것 같긴 한데...

아니지. 잘못 했지. 누가 무식하게 헤드라이트를 빵빵 켜고 들이대래?

이렇게 비싼 차를 몰면서 기본 매너도 없단 말이야?


남자가 제법 조심스럽게 흘러내린 피만 닦아내고는 있었지만 어둠 속에서 찢어진 피부를 구분해내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환부를 건드리자 절로 악 소리가 나왔다. 손에 힘이 풀리면서 그동안 꼭 쥐고 있었던 젖은 휴지 뭉치를 본넷 위에 올려놓았다.



“타세요. 응급실 가셔야 할 것 같아요.”



슈퍼카라니... 설렌다.

아니야. 그래도 할 일이 많으니까, 뭐하려고 했더라? 밥. 밥 챙겨야되는데.



“아니요. 제가 근무 중이라서요.”

“치료 지금 안 받으시면 흉질 것 같은데요. 여기 축제 관리 사무소에 가셔서 응급 처치라도 같이 해요. 네?”



얼굴도 이만하면 잘생겼고, 목소리도 녹는데 매너까지 갖췄다. 거기다 나이도 별로 안 많아 보이고 피부도 좋은 것 같고.. 내가 여자였으면 이런 사람을 만났을텐데.. 심지어 어마어마한 부자. 한달에 1억은 벌겠지?

이제보니 내 피를 닦아주는 티셔츠에도 명품 로고가 큼직하게 박혀있다. 이런거야 부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이 와중에 저 티셔츠까지 걱정하는 내 모습이라니..

세상이 뒤지게 불공평하다.



“됐어요.”



어차피 이 사람 때문에 다친 것도 아닌데. 못 걸을 정도는 더더욱 아니고. 자격지심인지, 순간 욱하는 마음에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다리를 절면서 걸어가는데 남자가 쫓아온다.



“그럼 선생님 전화번호 알려주세요.”



뺑소니라고 신고라도 당할 까봐 이러나? 설마 몸에 밴 매너인가? 이런게 가정 교육이라는 건가.. 응급실 가면 병원비가 10만원은 넘을 텐데, 돈 굳으면 좋은거 아냐?

하긴 부자한테 10만원이 의미나 있을까.



“사실 아까부터 저 계단 원ㄹ....”

“보상하겠습니다. 바쁘신 것 같은데 명함 드릴게요. 병원 가 보시고 꼭 다시 연락 주세요.”



솔직 하려고 했는데 보상이라는 단어에 말이 쏙 들어갔다.

명함을 내 후줄근한 바지 주머니 속에 집어 넣고는 살짝 인사를 하고 가는 남자.

명함을 아직 꺼내 보진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머니 지퍼를 올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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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치트키 튜토리얼 (3) +1 21.04.24 55 4 14쪽
7 치트키 튜토리얼 (2) +1 21.04.23 58 4 13쪽
6 치트키 튜토리얼 (1) +1 21.04.20 79 3 13쪽
5 인생은 타이밍 (5) +1 21.04.19 74 4 13쪽
4 인생은 타이밍 (4) +1 21.04.18 62 3 14쪽
3 인생은 타이밍 (3) +1 21.04.17 74 4 15쪽
» 인생은 타이밍 (2) +1 21.04.16 92 3 13쪽
1 인생은 타이밍 (1) +1 21.04.15 159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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