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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치트키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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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델
작품등록일 :
2021.04.15 16:02
최근연재일 :
2021.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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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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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치트키 튜토리얼 (1)

DUMMY

6층에 올라서서 숨을 크게 내뱉었다.


“후···”


옥상 문을 열었다. 낡은 화분 밑에 두고 다니는 방 열쇠를 찾아야 하는데, 오늘따라 유독 힘들다. 평상에서 조금만 누워 있어야겠다.


옥상의 평상 위에 누웠다.

별이 많다.

하늘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반짝이는 별이 떠 있다.

나 같은 사람은 존재만으로도 그들의 삶을 더 빛나게 해준다. 마치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밤하늘 같다. 칠흑 같은 어둠이 있기 때문에 별이 더 빛....



‘기한’

‘기한’

‘기한’



“아, 진짜 뭐야!”



‘기한’

‘기한’



하늘을 보는데 우유 팩의 유통 ‘기한’이라는 글자가 사라지질 않았다. 선명한 것도, 희미한 것도 아니고 그 윤곽이 사진처럼 시야에 남아 있다. 겹쳐 보인다.


어지럽다. 허기져서 그런가?

손에 든 우유를 까서 꼴깍꼴깍 마셨다.


액체로만 배를 채우니까 좀 허전했다.

눈을 감았다. 이대로 잠들···



‘기한’

‘기한’

‘기한’

‘기한’



수가 없다. 뭔데 이게?

눈앞에 벌레가 떠다니는 것처럼, ‘기한’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오늘 종일 눈이 너무 피곤했나 보다.



“재한 학생?”



잠깐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눈을 뜨니 이마에 ‘기한’이라는 글자를 쓰고 있는 집 주인아저씨가 보인다.

.... 그럴 리가 없지.

여전히 ‘기한’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기서 잠들면 안 되지, 허허허”

“아, 너무 피곤해서요. 잠깐..”



5층에 사는 집주인 아저씨는 옥상에 빨래를 걷으러 오셨다. 웃으면서 말을 걸어오지만, 그 웃음이 영 진짜 웃음 같지가 않아서 정이 안 가는 아저씨였다.



“낮에는 없더라구. 허허허, 많이 바쁜가 봐?”

“네네, 오늘 알바 갔다 와서요.”

“월세는 안 잊었지? 내일까진데. 이번에는 늦지 말고 내야지. 지난 달 거도 체납되고, 2달 치인 데. 이제 늦으면 안 돼.”

“아, 네. 죄송합니다. 꼭 보낼게요.”

“우리가 지난달에는 그냥 말없이 넘어갔는데, 원칙적으로 우리는 한번 경고를 이미 줬고, 늦으면 방 빼야 해.”



빨래를 다 걷고는 다가오는 집 주인아저씨. 한번 붙잡으면 1시간이 순식간에 삭제되도록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는 분이다. 아저씨의 이마에 ‘기한’이라는 글자가 겹쳐 보였다.



“꼭 보내겠습니다. 두 달 월세 ‘기한’ 맞춰서요..”



갑자기 시야가 깨끗해지면서 아저씨 얼굴과 겹쳐 보이던 ‘기한’이라는 글자가 사라졌다.



“어유, 학생도 힘든 거 알지만, 우리가 약속이란 걸 한 거니까~ 내 말 알지? 허허허, 걱정 안 해도 되겠다. 들어가 봐요.”



의외였다. 지난달과 똑같이 얘기했는데, 원래 같았으면 붙잡고 2시간이 넘게 평상에서 잔소리를 들었어야 했다. 근데 오늘은 웬일로 먼저 들어가라는 말씀을 하신다고?

설마 설마 했는데, 집 주인아저씨는 쿨하게 5층으로 내려가셨다.



“예에.. 들어가세요..”



얼떨떨하게 대답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4평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방, 침대 바로 옆 1평도 안 될 화장실, 1평도 안 될 부엌, 1평도 안 될 옷장과 서랍장. 답답한 공간이었다.

손에 쥐고 있는 우유 팩의 ‘유통기한’ 글자를 다시 한번 봤다. 그리고는 머리맡 쓰레기통에 넣었다. ‘기한’이라는 글자는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이제 더 보이지 않았다.




* * *




장재한은 노트를 닫았다.



“3월 모의고사 첨삭은 오늘이 끝! 적당히 좀 틀려라.”

“쌤! 저 작년보다 훨씬 잘했는데영.”

“그럼 수능 한 번 더 칠래? 내년에는 더 잘하게?”

“끔찍한 소리 하지마세여~ 안 그래도 애들 캠퍼스 자랑해서 디따 짜증 나는데.”



임하민은 입을 비죽거리면서 볼멘소리를 했다. 장재한은 의자에 기대어 기지개를 켰다.



“제대로 준비해서 내년엔 하민이 너도 캠퍼스 생활해야지. 1년만 참아. 10분만 쉬었다 하자. 나 화장실 좀.”



임하민은 장재한을 따라 복도로 나왔다. 장재한에게 과외를 받는 재수생 임하민은, 80평이 넘는 큰 집에 살고 있었다. 하민은 화장실로 가는 장재한을 불러 부엌 쪽을 가리켰다.



“쌤! 간식 먹을래여? 엄마가 냉장고에 넣어 놨댔는뎅.”

“넌 밥 진짜 많이 먹는구나. 수업 길게 할 때는 간식을 두 끼씩 먹는 거 같아. 치킨도 먹고.”

“저요? 어··· 한 네 번? 다섯 번? 저 어릴 때부터 원래 많이 먹었어요. 그리고 쌤! 원래 공부하는 사람들은, 열량 소모가 어마어마하다구요.”

“암요. 그렇겠지. 그래서 4개나 틀렸지?”



실눈을 뜨고 아무 말도 못 하는 임하민을 보면서 장재한은 낄낄 웃으며 화장실로 갔다.

임하민은 장재한이 화장실로 가는 걸 보고 부엌으로 황급히 갔다. 냉장고와 부엌 수납장을 열었다.

냉장고에는 각종 과일, 프리미엄 우유

냉동실에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만두, 핫도그, 치킨

식탁 위에는 빵, 과자가 가득했다.

임하민은 어떤 걸 내어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임하민은 장재한의 형편이 영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대부분 부모님이 안 계실 때가 많았기 때문에, 수업하러 올 때마다 편한 복장이었다.

편하다기보다는 행색이 남루하다고 해야 하나?

까맣게 닳은 운동화 끈을 밖으로 내어놓기 민망해 안으로 밀어 넣은 모습이나,

헤져서 모양을 잃은 가죽 가방이나,

같은 바지를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입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확신한 것은 지난번 축제 때였다.

가족여행 중에 축제에서 스태프 옷을 입은 장재한을 마주쳤을 때, 그는 반갑다는 인사보다도 먼저 하민이의 부모님께 알려지는 것을 걱정했었다.

임하민은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어른들의 세계는 복잡하네요?' 하고서는 모르는 척 했지만, 장재한이 어떤 부분을 걱정하는지 충분히 알만한 나이였다.



그러고 보면 과외를 할 때마다 꼬르륵 소리를 내곤 했다.

그 소리를 감추려 물을 많이 먹는 것 같았다.

임하민은 부모님에게 공부를 하니 배가 많이 고프다고 김밥, 장어 초밥, 주먹밥, 빵 따위의 음식을 많이 준비해달라고 했다. 맞벌이로 바쁜 하민이의 부모님은 돌봐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에 물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빵이 낫겠지? 준비한 티가 덜 나니까. 장어 초밥은 너무 티날 것 같고.”



* * *


장재한은 수돗물을 틀었다. 배에서 신호가 와서 급한 용변을 봤다.



“끙.... 어제 먹은 것도 없는데 뭐지?”



주르륵 설사가 나왔다. 그렇게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용변을 보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10분은 훌쩍 지난 것 같다. 복도 끝 거실에서 임하민이 오묘한 미소를 띠고 있다.



“쌤. 똥 쌌죠?”

“아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하는 장재한을 보고 비죽비죽 웃음이 튀어나오는 임하민.



“ㅎ흐흥... 그래요? 아닌 거로~?”



임하민의 말투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똥 쌌으니까 바로 채울까요? 빵 먹을래용?”

“그런 거 안 했어.”

“네에~ 그래요. 흫흐흥.. 우리 사이에 뭐~ 나는 뭐 다 이해한다? 두 번째 비밀로 할까요?”



임하민은 눈앞에 빵을 흔들어댄다.



“...닥쳐 좀.”

“어, 욕한다. 선생님이 뭐 이래? 엄마한테 이른다? ㅎ흐흐흐 농담, 농담~”



좋아 죽는 임하민과 어이가 없는 장재한. 그렇게 과외를 마쳤다.



“쌤, 빵 집에 가져가요. 이거 되게 맛 없어요. 나 먹기 싫은뎅.”

“맛 없다고 주냐?”

“이거 나이 든 사람들이 먹으면 좋아할 듯?”



운동화를 신고 있는 장재한의 가방 지퍼를 열어 익숙하게 빵 여러 개를 밀어 넣는 임하민. 지퍼를 닫고 뿌듯하게 미소지었다.

그러다 장재한의 다리를 보고 자세를 쑥 낮추는 임하민. 놀란 눈치였다.



“다리 다쳤네? 쌤 어제도 그거 했어요? 축제 꾸미기?”

“숙제 다음 시간까지 해놔. 알았지?”



대꾸도 안 해주는 장재한.



“치. 안녕히 가세여~”




* * *




종점에 도착한 마을버스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내렸다. 장재한도 그들 틈에 섞여 있다. 부둣가로 향하는 길, 근처 주택에서 주민 할아버지가 나와 팔짱을 끼고는 종점에서 내린 승객들을 아니꼽게 쳐다봤다. 손에는 두꺼운 종이 박스로 엉성하게 만든 표지판이 쥐어져 있었다.


[쓰레기 무단 투기하지 마세요. cctv 있-슴]


축제가 열리면서 한두 명이 버린 쓰레기가 쌓여 집이 쓰레기장으로 인식되어 피해를 본 모양이었다. 주민 할아버지는 표지판을 잘 보이는 곳에 세워두고는 혀를 끌끌 차며 다시 주택으로 들어갔다.


축제를 오가는 사람은 많았다. 혼잡한 인파 속에 박 소장 아저씨를 찾으려는데 다시 배에서 신호가 왔다.



[꾸르륵-]



배탈이었다. 어제 먹은 우유 탓인가. 식은땀이 흘렀다. 급하게 화장실로 향했다. 볼일을 보니 겨우 살 것 같다.



* * *



“어서 온나. 재한이. 어제 니 많이 깨짔제?

“소장님만 하겠어요, 제가 깨져 봤자죠. 소장님은 어떻게 되셨어요? 2주 뒤에 일 맡기로 한 거 취소됐어요?”



장재한이 질문하는 말투에는 미안함이 묻어 있었다. 자신의 실수만 없었다면 2주 뒤는 물론이고 어쩌면 다음 달 스케줄까지 풀로 차서 일감 걱정을 안 해도 됐을지도 모른다.



“일단은 그쪽에서도 급하게 필요하니깐 2주까지는 같이 하기로 했다. 문제는 그 이후인데, 하.... 내도 모르겠다. 아직 정해진 게 없어가.”

“이화씨쪽에 병문안이라도 갈 생각은 없대요?”

“내 말도 못끄냈지. 되긋나? 죄지은 사람이 우째 이래라저래라 하긋노. 주최 측에 피해오게 하지 말라고 딱 선긋드라이가. 니는 이화씨랑 잘 되긋나? 그쪽에서 화 좀 풀릴 거 같드나?”

“잘 모르겠어요.”



박 소장은 아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장재한은 박 소장이 위안삼을 만한 말을 하고 싶었다.



“근데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닌데...”



순간 박 소장이 반색하며 장재한의 손을 덥석 잡았다.



“방법 있나!? 그라믄 걱정 없겠다!”

“아..저, 그게..”

“안 그래도 문 탐정 출소도 얼마 안 남아가, 니도 또 문 탐정이랑 계속 연락도 해야 할 거 아이가? 재한아..”



잊고 있었다. 문 탐정 아저씨.

내가 이렇게도 열심히 살면서, 월세도 밀리고, 밥도 굶으면서도 이런 삶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



“고생 마이 했는갑다. 니 얼굴이 어제랑 다르게 반쪽이 다 되삤네. 하이고~”



[꾸르륵-]

다시 신호가 온다.

얼굴 반쪽 된 이유는 확실히 마음 고생 보다는 몸 고생 쪽인 것 같은데.



“맞다, 니 이화씨 가방 찾으러 왔제? 오늘 부품 때문에 차에 사람이 많이 오가니까는, 혹시 몰라가 연출팀에다 맡기 놨다. 거 가가지고 찾아 온나.”

“가서 양이화씨 가방이라고 얘기하면 되죠?”

“하모. 니 올 끼라고 말해놨다. 비싼 가방인데 얼른 갖고 병원 가봐래이.”




박 소장 아저씨를 뒤로하고, 행사장 중앙으로 가니 연출팀이 사용하는 무대 뒤 간이 부스가 살짝 보였다. 배에서는 위태롭게 신호가 울리고 있다. 화장실부터 갔다가 갈까? 아니야. 가방만 금방 챙기고 나오자.

내가 세운 무대에서는 바쁘게 오늘의 저녁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요란하게 돌아가는 무대 조명 아래 스크린에는 대게 캐릭터 그림이 보인다. 그리고 그 대게 등딱지에....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뭐야?


버스에서 내려 봤었던 장면이 필름처럼 재생된다.

혀를 끌끌 차는 주민할아버지,

그 할아버지가 놔뒀던 표지판,

[쓰레기 무단 투기 하지 마세요. cctv 있-슴] 이라고 쓰여진 그 글씨 그대로.

삐뚤빼뚤하게 적힌 ‘하지 마세요’가 보인다.


시선을 옮겨도 마찬가지였다.


지나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하지 마세요’

노을빛이 퍼지는 하늘에도 ‘하지 마세요’

눈을 부비고 난 내 손바닥에도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


발걸음이 닿는 곳 마다 글자가 겹쳐 보였다. 연출팀 부스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박 소장님 보조하는 친구 맞죠?”



스탭이 말을 건다. 옆에는 연출팀 스탭들이 삼삼오오 모여 밥을 먹고 있었다.



“아, 네. 양이화씨..”



밥을 먹고 있던 스탭이 무심하게 말했다.



“방금 가져갔어요. 그 미X년.”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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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나의 영화가 시작된다 (2) 21.04.29 30 2 13쪽
9 나의 영화가 시작된다 (1) +1 21.04.26 40 4 13쪽
8 치트키 튜토리얼 (3) +1 21.04.24 55 4 14쪽
7 치트키 튜토리얼 (2) +1 21.04.23 59 4 13쪽
» 치트키 튜토리얼 (1) +1 21.04.20 80 3 13쪽
5 인생은 타이밍 (5) +1 21.04.19 75 4 13쪽
4 인생은 타이밍 (4) +1 21.04.18 62 3 14쪽
3 인생은 타이밍 (3) +1 21.04.17 75 4 15쪽
2 인생은 타이밍 (2) +1 21.04.16 92 3 13쪽
1 인생은 타이밍 (1) +1 21.04.15 16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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