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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치트키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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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델
작품등록일 :
2021.04.15 16:02
최근연재일 :
2021.05.13 06:00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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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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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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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치트키 튜토리얼 (2)

DUMMY

어디에선가 터져나온 거친 욕설에 앉아있던 스태프들은 저마다 불평을 한 마디씩 거들기 시작했다.



“공주님 납셨어.”

“팀장님, 양이화씨 원래는 안 그랬다면서요?”

“돈 많은 남자 스폰 물더니 눈깔 돈 거지. 어제도 슈퍼 카 타고 와서는, 건방진 표정 봤어? 말투부터가 싸가지 없잖아!”



한쪽에서는 또 다른 스태프가 목소리 톤을 높여 양이화의 흉내를 내며 조롱했다.



“팀장님! 내 가방 내놔요! 흥!”

“푸하하학-! 그건 너무 하잖아요. 그렇게 새침했다고?”

“완전 똑같은 데 뭘?”



팀장은 뜬 소문을 어디서 들은 것처럼 지어내기 시작했다.



“지 까짓 게 무슨 대단한 가수라도 된다고. 이번에 신곡도 내로라 하는 탑급한테 갔던 곡인데, 녹음까지 끝내놓고 작곡가가 갑자기 곡 안주겠다고 했대. 양이화 스폰서가 돈을 미친듯이 처발라서 뺏겼다고 소속사에서 노발대발이더라니까?”


“모르죠. 뜰려면 뭔 짓을 못해? 다른 로비라도 했을 지?”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거?”

“무섭다, 무서워.”



팀장은 누가 봐도 막 지어낸 듯한 소리를 버벅거렸다. 스탭들은 진짜 믿는 건지, 믿고 싶은 건 지 팀장 쪽으로 모여 들었다. 팀장은 흥이 올라 루머를 더 퍼트리기 시작했다.

안 봐도 뻔했다. 양이화가 분을 못 참고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간 게 분명했다. 양이화가 무슨 루머에 시달리건 그건 나에게는 알 바가 아니었다. 그저 내 할 일이나 해결하는 게 우선이었다.



“가방 직접 가져가신 거 맞죠?”



스탭들은 내 물음에 그게 중요하냐는 표정을 지었다.



“가져가다 뿐이게요? 말을 얼마나 그렇게 얄밉게 하던지.”



팀장 옆에 앉은 스태프가 장비가 놓여진 의자를 당겨와 짐을 치우고 손으로 한번 털어내더니 나를 올려다 보았다.



“앉아요. 어제는 어땠어요? 병원 따라갔다면서요.”

“어머, 진짜? 장재한씨가 이분이셔? 앉아 봐요.”

“병원 따라간 스탭이 이 분이었어? 와~ 심하게 시달렸겠다.”



[꾸르륵-]

진짜,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의자에 앉으면 터질 것 같았다.



“저는 ···하하하, 이제 가볼게요. ”



화장실부터 가야했다.



“뭐가 그렇게 바빠요? 어제 얘기 좀 해주고 가요.”

“그 여자랑 친분이라도 있나?”

“그러게. 왜 한마디도 말을 안해? 그 미친 여자가 패악질 부리는 꼴을 가장 가까이서 봤을 텐데?”

“저 친구 양이화한테 꼰지르러 가는 거 아니야? 하하하-”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나만 보고 있는데, 그 앞에서 실수 할 수는 없었다. 당장이라도 다리를 꼬아 틀어막기라도 해야 할 판인데. 거기다 나 오늘 흰 바지라고.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사고 이후로 눈에 문제라도 생긴 건지.

아까부터 눈이 또 말썽이었다. 컨디션이 안 좋으니 더 신경쓰였다.



“···아, 그게 아니라요.”



연출팀에서 꽤 비중 있는 일을 하고 있는 한 스탭이 일어났다.

얼굴에 ‘하지 마세요’라는 글자를 쓰고 있다. 물론 진짜로 그럴 리는 없고, 아까 봤던 ‘하지 마세요’라는 글자가 어제 밤에 본 ‘기한’이란 글자처럼 울렁거린다.



“재한씨라고 했나? 왜 그래? 불편한 표정이다? 우리가 못할 말이라도 했어?”

“아니, 진짜, ‘하지 마세요.’ ···아흐.”



머릿속을, 아니 눈 앞을 가득 메운 글자를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하늘이 노래졌다. ‘하지 마세요’를 입에 담는 순간, 글자가 깜빡 거린다. 어떻게만 하면 곧 사라질 것 같다.


배가 아프다. 간헐적으로.

다행히 고비는 넘긴 것 같다.

지금 빨리 마무리 짓고 화장실로 달려가면 큰 문제 없을 것 같다.

주위를 둘러보니 연출팀 스탭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고 있다. 분위기가 싸해졌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나가는 게 낫겠다. 화장실로 달려가면 바로 시원해질 것 같다.



“뭘 하지 말라는거야, 재한씨?”



변수 발생.

여자 스탭이 내 팔뚝을 잡는다.

제 딴엔 분위기를 풀어보겠다는 건지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을 건다.



“하하, 분위기 이상하게.. 왜 그래~ 재한씨, 자기가 제일 시달렸을텐데. 우린 다 자기 걱정해서 그러지.”

“아니, 알겠는데요. 제가 지금..”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이 단어를 얘기하면 마치 이 상황이 종결 될 것이라도 되는 냥 눈 앞에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제발 말 하라는 듯 정신없이 번쩍거린다. 눈 앞은 번쩍거리고, 배는 또 꾸르륵 거리고, 내 팔을 잡고 있는 여자 스탭의 손아귀 힘은 또 장난 아니다.

배는 배대로, 머리는 머리대로, 눈은 눈대로 아파서 정신이 없다.


당장이라도 방귀..

아니. 더 한 것도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시간이 없다.



“하..씨. ‘하지마세요!’ 맞잖아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한 사람 매도하는 게 잘 하는 거에요?”



질러버렸다. 여자 스탭의 손도 뿌리쳤다.


[부륵-]

방귀 소리가 작게 터졌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동시에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돈 많은 스폰서 물었다는 말 책임 질 수 있어요? 제가 어제 봤는데요, 양이화씨랑 그 형님이랑 사귀는 사이에요. 그리고 뭐요? 작곡가를 돈으로 꼬셔요? 어제 라이브 못 들어봤습니까? 10년을 넘게 이 바닥에 굴렀는데 좋은 곡 하나 받으면 안됩니까? 어느 작곡가가 자기 노래가 안 될 가수한테 가기를 바란답니까?!”



아무도 방귀 소리는 듣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연출팀에서 해야 될 일을 다 안 했으니까 양이화씨가 그렇게 화내는 거 아닙니까? 뒤에서 가수 뒷담화나 하고! 대기실 의자 하나도 제대로 된 게 없고! 적어도 자기 할 일들은 하고 욕을 해야죠. 다들 저보다도 나이 많으신 분들 같은데, 어른 맞습니까?”



확실히, 아무도 방귀 소리는 듣지 못했다. 아무래도 더 큰 문제가 생긴 것 같긴 하다만...

홀린 듯 쏟아내니 스탭들은 고요해졌다.

시야에 보이던 ‘하지 마세요’도 없어졌다.



[꾸르륵-]



내 소매를 잡았던 여자 스탭은 놀란 토끼 눈을 하고 나를 쳐다봤다.


“아, 암튼, 흠. ··· 저는 볼 일이 있어서. 갈게요.”



샜나? 안 샜겠지? 빨리 가서 확인해야겠다.

엉거주춤 천막을 걷고 나왔다. 어제 본 슈퍼카가 있었다. 그리고 조수석에 타려다 문을 열고 내 쪽을 바라보는 양이화와, 양이화를 안고 서 있는 조창영도 있었다.

촉촉한 눈망울, 아련한 눈빛, 왜 저래. 징그럽게?



[꾸륵-]



조창영이고 나발이고 중요한 게 아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화장실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 * *


새벽부터 잠에서 깬 양이화는, 날이 밝아올 때까지 분을 참지 못했다. 감정 기복이 심해 울기도, 화를 내기도, 또 가만히 생각해보기도 했다.



“백 번을 생각해도, 이건 아니지.”



축제 개막식이 끝나고 새벽에라도 안부 전화 한 통이 올 거라 생각했는데, 누구도 양이화의 안부를 물어오지 않았다. 어제 잠들 때 까지만 해도 괜찮던 기분이 팍 상했다. 아침 진료를 도는 간호사에게 간단한 소독을 받으며, 발이 고구마 색으로 검붉게 부풀어 오른 것을 보고는 뭔가를 결심한 듯 화장품을 꺼냈다.



“당하고만은 못 살지. 내가 누군데.”



양이화는 홀로 남겨진 병실에서 몸을 일으켰다. 화장품을 치덕치덕 발라댔다. 한쪽 발에는 큰 감각이 없었지만, 나머지 발로 중심을 잡아 깨금발로 걸을 수는 있었다.



“양이화 환자 분, 외출하세요?”

“답답해서 요 앞에 바람 쐬고 올게요. 괜찮죠?”



양이화는 로비 앞에 줄 지어 선 택시를 잡았다. 값비싼 가방을 현장에 두고 온 것도 신경 쓰였지만, 연출 팀의 푸대접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할 요량이었다.



“어디로 모실까요?”

“주소 불러드릴게요.”



* * *



늦은 밤, 조창영은 급한 일 처리를 하기 위해 지방에 내려갔다가 해가 떠서야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병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화야? 얘가 어딜 갔지.”

“보호자 분이시죠? 방금 바람 쐬러 간다고 하셨는데요.”



순진하게 대답하는 간호사의 말에 조창영은 엘레베이터로 뛰어갔다. 양이화의 불 같은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조창영은 양이화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야?”

“오빵! 벌써 왔어? 나 가방 가지러.”

“... 같이 가지 그랬어. 내가 데려다 줄 수 있었는데.”

“거짓말. 오빠 있었으면 나 출발도 못했을 거 같은데?”

“택시 탔지? 나도 출발 할게. 거기서 만나.”




* * *




조창영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상황이 끝나 있었다. 한 바탕 하고 난 뒤, 손에 명품 백을 쥔 채로 천막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부스 안에서는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녀의 성격 상 들어가 엎어버렸을 테지만, 스탭들이 하는 얘기는 단순 뒷담화 정도가 아니었다. 조창영과 스폰 관계라는 둥 혹할만한 뜬 소문들이 생성되고 있었다.


조창영과의 연애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스폰서 관계로 비추어 지는 것, 그게 양이화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약점이었다.

가난에 허덕이던 양이화를 예전부터 알아왔던 사람들은, 갑자기 명품을 휘감고 다니는 모습을 곱게 보지 않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루머를 쏟아내었다. 누구도 그들을 ‘예쁘게 사랑하는 커플’로 믿어주지 않았다.



“갈까?”



한껏 자존심이 상했을 양이화는 조창영의 말에도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었다.

조창영은 차 문을 열었다.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끄는 슈퍼카에 양이화를 조심스럽게 에스코트했다. 양이화는 조금씩 발걸음을 옮겼다.


그 때였다.



< 하..씨. ‘하지마세요!’ 맞잖아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한 사람 매도하는 게 잘 하는 거에요? >



양이화는 뒤를 돌아봤다. 부스 안에서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들어 본 듯한 ... 어제 그 애?



< 돈 많은 스폰서 물었다는 말 책임 질 수 있어요? 제가 어제 봤는데요, 양이화씨랑 그 형님이랑 사귀는 사이에요. 그리고 뭐요? 작곡가를 돈으로 꼬셔요? 어제 라이브 못 들어봤습니까? 10년을 넘게 이 바닥에 굴렀는데 좋은 곡 하나 받으면 안됩니까? 어느 작곡가가 자기 노래가 안 될 가수한테 가기를 바란답니까?!>



쏟아지는 말에 양이화는 눈물을 훔쳤다. 조창영과 눈이 마주치자 애처럼 입을 비죽거렸다. 조창영은 양이화를 껴안아 달랬다.


부스에서 나온 건 장재한이었다.


벌겋게 상기된 표정,

무척 화가 나 숨을 몰아쉬는 가슴,

예상치 못하게 우리를 만나 당황 한 듯 어정쩡하게 인사만 하고 사라지는 뒷 모습 ···



“저기요.”



이미 장재한은 사라지고 없었다.

조창영은 운전을 하면서 양이화를 쳐다봤다. 양이화도 조창영을 쳐다봤다.



“왜?”

“너답지 않게 조용하길래.”

“뭘 좀 생각하느라고.”



양이화가 갑자기 배시시 웃었다.



“오빠.”

“응?”

“아까 그 애 말인데, 나쁜 사람은 아닌가 봐.”

“그래 보이더라.”

“근데 저래도 괜찮나? 쟤는 계속 저기서 일해야 할 텐데.”

“짤리겠지, 뭐.”



양이화는 병원으로 가는 길 내내 장재한을 신경 쓰고 있었다.



“나 걔한테 미안한 거 있다? 사실 어제 오빠 오기 전에 엄청 퍼부었거든. 나를 저렇게 생각하고 있을 줄 몰랐어.”



조창영은 양이화의 입에서 나올만한 말을 알고 있었다.



“쟤 일 그만두게 되면 어떡해? 오빠가 일 시켜주면 안 돼?”



조창영의 입꼬리가 살짝 미동했다.



“글쎄다.”

“왜 오빠?”

“어제는 저 사람 때문에 기분 나빴다며.”



양이화는 볼에 바람을 넣고 애교를 부린다.



“저렇게 좋은 사람인 줄 어제는 몰랐지! 오빠. 오빠가 좋게 생각해보면 안 돼? 저 사람 나 때문에 일 그만두면 오빠가 일 시켜주는 거 안 돼?”

“니가 계속 그러면 어쩔 수 없지. 생각은 해 보자.”

“정말? 진짜지, 오빠?”



기뻐하는 양이화를 곁눈질로 보며, 조창영이 미소 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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