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치트키 활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틴델
작품등록일 :
2021.04.15 16:02
최근연재일 :
2021.05.13 06: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851
추천수 :
40
글자수 :
90,524

작성
21.04.29 22:00
조회
31
추천
2
글자
13쪽

나의 영화가 시작된다 (2)

DUMMY

“이렇게 구매하시면 5300만원입니다. 결제 도와드릴까요?”

“그렇게 주세요.”



양이화의 확신은 현실이 되었다.

조창영은 여자 친구에게 자신이 누려온 것들을 아낌없이 공유했다.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와서 만드는 고급 오마카세도,

남들은 큰 맘 먹고 손을 떨면서 살 명품도,

평범한 양이화의 동네에서는 1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슈퍼카도.

양이화에게는 일상이 되어갔다.



“오빠앙~ 진짜 고마워. 나~ 완전 감동이야.”

“그렇게 좋아? 하하, 좋아하니까 나도 좋다.”

“나 우리 오빠한테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거야!”



애교가 넘치는 양이화는 조창영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드러냈다.

서로에게 깊게 빠져 드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업무에 지친 조창영은 많이 외로웠고, 그 외로움을 달래기에 양이화의 존재는 모자람 없이 사랑스러웠다. 조창영은 그녀가 하는 따뜻한 애정 표현이 좋았다. 무심한 성격 때문에 돌보기 힘들었던 사소한 것들까지 양이화는 제 일처럼 챙겼다.


때때로 손톱과 발톱을 관리하는 것들도,

잘 하지 않는 피부 관리를 받으러 다니는 것도,

조창영의 피부 톤에 어울릴 만한 색감의 넥타이를 고르는 것도.


서른이 훌쩍 넘도록 명품 매장에는 발걸음도 해 본 적 없었던 헌옷가게 아가씨는, 이제 자신을 전담하는 직원과 수 백, 수 천 짜리 상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언니. 클래식 라인은요? 전에 말했던 퍼플에 금장. 우리 애기 언제 들어온대?”

“퍼플 금장은 요즘에 고객님들이 많이들 찾으셔서 저희들도 정확한 시기는 알 수가 없어요.”




전담 직원은 양이화보다도 더 속상한 표정을 하며 비위를 맞추고 있었다. 양이화는 입을 내밀고 한숨을 쉬었다. 그 속상함을 마음 깊이 공감하는 듯 양이화의 전담 직원은 덧붙였다.




“여배우들이 영화제 출국할 때마다 하도 많이 공항패션이라고 노출이 많이 되니까 붐이 일어서요. 저희도 본사 측에 거의 매일 문의하는데요. 재고가 하나도 없대요.”

“나 정도로 사도 안 되는 거야? 여기서만 1억은 썼는데도?”




양이화의 말을 듣고 있던 조창영이 거들었다.




“에이~ 명품 매장에서 1억이 돈이냐. 직원 누나가 보기엔 코 흘리개야~”




직원은 난감한 듯 배시시 웃었다. 그리곤 직감했다. 눈 앞에 있는 이 여자가 그리 부잣집 아가씨는 아니겠구나, 남자 하나 잘 물어 하룻밤에 공주님 된 케이스구나. 하고 생각했다.




“꼭 그런 이유는 아니구요. 저희가 모~든 고객님들께 동등하게 상품을 구매하실 수 있게끔 준비해놓고 있어서요. 저희는 그래도 오픈 하고 10분만에 완판 되는 경우인데, 강남에는 재고 많이 들어와도 오픈 하자마자 오픈 2분 안에 완판된다고 하더라구요.”




명품을 휘감고 다닌 지 몇 달 되지 않았지만, 양이화는 갖고 싶은 건 꼭 품에 안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레스토랑에 가서도 셰프가 만드는 한정 메뉴가 있으면, 어떻게든 먹어야 했다. 꼭 배가 고파서 찾는 게 아니었다. 그 물건이 가진 기본적인 가치를 넘어서, 무형의 ‘특별한’ 서비스를 받고 싶은 거였다.


나를 위한.

오직 나만을 위한.

이렇게 특별한 나만 쟁취할 수 있는 서비스.



그녀가 주구장창 이야기하는 클래식 라인 금장 퍼플 컬러 가방도 마찬가지였다.


그 가방이 가진 스토리,

디자이너의 감각,

장인정신이 깃든 마감처리,

품질의 탁월함과 같은 가치들...

보다는 ‘이렇게 핫한 가방을 쥐면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 볼것이다’라는 마음이 가장 우선했다.


양이화 같은 사람들에게는 ‘한정, 특별판, 재고없음, 마감임박, 우리나라에 딱 3개!’와 같은 뻔한 마케팅이 통했다. 며칠 내내 그 가방을 찾으러 백화점에 출퇴근 할 정도였으니.




“오빠. 우리 다음 주에 또 올까?”

“그래도 되고. 나 일 좀.”




조창영은 휴대폰을 붙들고 매장 밖으로 나갔다.

양이화는 담당 직원의 귀에 피가 날 만큼 그 가방의 수급에 대해 재차 물었다.


여배우들이 들 정도의 가방.

나도 이런 가방이 어울리는 대단한 사람이다.

난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사서 배 채우던, 그래서 밀가루가 소화가 덜 되어서, 트림이 올라오면 라면 국물 향이 물씬 풍기던 예전의 양이화가 아니야.




“언니. 내가 찜한 거 사려면 다음 주에 또 와야되나?”

“아무래도 다음 주에 한번 더 오시면 좋기야 한데, 저희도 확답은 드릴 수가 없어요. 저희도 출근을 해봐야 들어왔는지 알 수 있어서요. 고객님.”

“언니가 나한테 전화주면 안되고요?”

“제가 전화를 드려도 아침부터 기다리시는 고객님들이 많으셔서요. 막 뛰어오셔서 오픈하자마자 동나버리니까 전화를 드려도 의미가 없구요. 완전 물량 풀리려면 내년 봄은 되어야 풀릴 것 같아요.”

“하... 누가 다 사는거야? 디따 짜증난다.”




양이화를 담당하는 직원 한진희는 내심 양이화가 다음 주에 또 오기를 바랐다.

이 허영 많은 고객님을 잘 구슬려서 단골로 만들어내면 자기 이름으로 계속 실적이 쌓일테니까.

마치 양이화가 처음 조창영을 만났을 때와 같은 마음이었다.




“남자친구 분 오실 때까지, 저희 신상 쥬얼리 라인 한번 보여 드릴게요. 고객님 피부가 너무 뽀야시고~ 하얀 피부셔서 골드도 어울리시고, 짜잔~ 로즈골드도 이렇게 대보면? 허어~ 너무 이쁘죠?”




갖가지 쥬얼리를 손에 대 보던 양이화가 부산한 소리가 들리는 직원 너머의 문을 쳐다봤다.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문에는 ‘프라이빗 룸 VVVIP Private room’ 이라고 적힌 금장이 박혀 있었다. 문이 열리고, 직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프라이빗 룸 안의 상류층 고객이 많은 상품을 결제한 것 같았다.




“언니. 나는 쪼기 들어 가려면 얼마 남았나?”

“저희가 VIP 등급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고객님께서는 저희 브랜드에 등록하시고 2주 만에 굉장히 많이 구매를 해주셔서, 저희 브랜드에서도 각별하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아직은 등급이 책정이 안 되셨는데, 자세한 건 정보를 조회해봐야 말씀드릴 수 있지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추세로 방문 해주시면 올해 안에는 VVVIP 랭크로 책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매장 오시면 룸으로 직행하실 수 있으세요, 고객님.”

“흐응... 그래요? 우린 타사 명품 많이 갔었거든. 바로 옆에 알죠? 거기가 가방이 이뻐서. 근데 여기 바로 올걸 그랬나 싶기도 하구.”

“저희가 이번에 새로운 디자이너분도 모시고 와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출시하는 신상 라인이 많아졌어요. 저희 브랜드도 고객님 스타일이랑 정말 잘 어울리거든요. 고객님께서는 나이대가 굉장히 어리신데 클래식 라인 찾으시는 걸 보니까 역시 제가 본 대로 안목도 좋으시네요. 역시, 기품이 있으신 분이라서 그런가요? 호호호~”




기품?

양이화가 태어나서 처음 들은 단어였다.

옷 가게 일을 하면서 입에 발린 소리야 수도 없이 했기 때문에, 이 화려한 미사여구가 백 프로 진심일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양이화는 마음 한 켠에 우스운 마음이 있었다. 고작 몇 달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변한 게 하나도 없는데 행색 하나로 사람들은 평가를 한다. 말이 없으면 진중하다고 칭찬하고, 평소처럼 이야기하면 성공한 사람들 특유의 허세가 없다고 좋아한다.

하품을 하면 피곤하시냐며 걱정해오고, 쌩쌩하면 역시 체력과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존경을 받는다. 누구도 내게 적대적이지 않다.

많은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인 친절과 사랑을 받는 것은 낯설고 기분 좋은 일이었다.


소음 하나 새어나오는 법이 없는 프라이빗 룸.

저 두꺼운 벽 너머의 V-V-VIP는 이런 삶에 익숙한 사람이리라.




“쥬얼리 얘 이쁘다. 근데 나 언니가 추천하는거 사면 언니도 도움 좀 되나?”

“모든 제품까지는 아니지만, 저도 응대하면서 판매량이 늘면 실적 면에서 아무래도 좋죠.”

“그럼 이것도 줘요. 나 볼때마다 친절한데 언니도 도움 되면 좋지.”

“허우, 감사해요.”

“대신 나 빽 들어올때마다 연락 꼭 주기다.”

“그럼요! 당연히 드리죠. 허우응~ 정리 싹 해서 보내 드릴게요. 요 제품에 있나봐요. 구매하시는 고객님들은 다 미모가 빼어나시고. 호호홍~”




양이화의 담당 직원은 연신 앓는 소리를 내며 그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아부했다.

뻔히 알고 있었지만, 거짓말이라도 듣기에 달콤했다.


직원은 양이화가 작은 소리로 무심하게 한 마디를 뱉을 때마다 대충 대답하는 법이 없었다. 담당 직원의 몸짓, 표정, 목소리 톤까지 모든 신경이 양이화에게로 쏠려 있었다.

프라이빗 룸에서 나온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품 포장 완료되었습니다. 쇼핑하시는 동안 트렁크에 옮겨 놓겠습니다.”




프라이빗 룸 앞에 직원들이 나란히 서서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 인사를 받으며 또각 또각, 인형처럼 머리를 올려 묶은 여자가 나왔다.

연예인인가? 금수저?


직원을 총괄하는 매니저까지 나와서 매장을 함께 나갔다. 못 보던 직원들도 붙어 있는 걸보니 단 한명만을 전담하는 퍼스널 쇼퍼인 듯 했다.


주목을 받기만 하다가, 찰나의 순간 다른 누군가에게 시선을 빼앗긴 게 양이화는 못내 분했다.

올해 안에 꼭 나도 저기, 프라이빗 룸에 들어가야지.




“고객님, 더 필요하신 거 있으십니까?”

“자주 봐요. 진희씨.”




양이화는 전담 직원 한진희를 보며 미소 지었다. 통화를 마치고 돌아온 조창영은 양이화의 쇼핑백을 양손 가득 들었다. 매장 밖으로 나가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내내, 손에 명품 쇼핑백을 잔뜩 든 조창영과 양이화를 쳐다보는 시선을 넘치게 받았다.

비록 프라이빗 룸에서 쇼핑하진 못했어도, 퍼스널 쇼퍼가 따라와 쇼핑백을 들어주지 않았어도. 양이화는 행복했다. 사람들의 부러움 어린 시선, 우리 커플을 연예인 내지는 셀럽으로 보는 눈빛. 저 사람들은 무슨 복이 있어서 저렇게 주렁주렁 명품 쇼핑백을 들고 다니나? 하는 궁금증 어린 속닥거림. 그거면 족했다.




“오빠. 나 잠깐 화장실 갔다 올게.”

“응. 그거 이리줘. 차에 갖다 놓게.”




조창영이 양이화의 손에 든 쇼핑백을 들어주려 하자 양이화는 손사레를 쳤다.




“아니야. 오빠. 내가 들고 금방 갔다 올게용.”




명품관이 있는 큰 백화점 여자 화장실에는 깨끗하고 넓직한 파우더룸이 있었다. 양이화는 어릴 때부터, 이곳에 앉아있는 걸 좋아했다. 거울 테두리를 따라 화려한 조명이 반사되는 자리에 앉아있으면, 꼭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이 유명한 브랜드의 로고가 박힌 종이 쇼핑백을 손에 든 것만으로도,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또각 또각]


양이화가 파우더룸에 앉아 화장품을 치덕치덕 발라대는 순간, 거울에 반사되어 지나가는 인형같은 여자.


‘어디서 봤더라?

아까! 프라이빗 룸! VVIP!!’


일을 보고 온 여자가 손을 씻고 양이화의 옆에 앉았다. 여자는 가방에서 립스틱을 꺼내 입술에 바르며 화장을 고쳤다. 양이화는 꿀리지 않겠다는 듯 허리를 더 꼿꼿이 세웠다.


‘가방.. 클래식 라인이네? 퍼플? 이 여잔 어디서 이걸 산거야?

돈이 있어도 못 구하는 건데.’


양이화의 눈이 빛났다. 궁금증을 참을 수가 없었다. 어디서 파는 지만 알면, 당장 달려가서 살 수 있는데.




“저, 안녕하세요?”




어색하게 말을 건네는 양이화와 VVIP 여자의 눈이 마주쳤다.




“네? 네에.. 안녕하세요ㅇ....”

“아까 쇼핑하면서 봤었는데. 너무 이쁘셔서요.”




인형 같이 생긴 VVVIP 여자가 칭찬에 볼이 발그레해져서는 웃는다.

목소리도 사근사근한 게 성격도 좋아 보인다. 나이도 어려 보인다. 기껏해야 20대 중반? 가까이서 보니 연예인은 아닌 것 같고. 금수저?




“어디 매장에서 사신 거에요? 클래식 퍼플이요.”

“이거요? 여기서요.”

“언제요?”

“금방이요!”




?

금방 샀다고?




“프라이빗 룸에서요?”

“네에. 이게 인기가 많나 봐요.”

“... 아하하. 요새 품절이래요.”

“저도 살 마음 없었는데 하도 직원들이 저한테 딱이라고 꼭 사셔야 된다고 해서요. 어쩌다보니까 질러버렸어요. 헤-”




아무런 악의 없이 해맑게 웃는 VVVIP를 따라 억지미소를 지었다. 양이화의 입가가 떨렸다.


작가의말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치트키 활용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치트키 보는 능력을 갖게 된 거라고? 21.05.13 12 1 14쪽
14 치킨 복사하는 방법 알려줄까? 21.05.06 18 1 14쪽
13 허상과 실상 (2) 21.05.04 23 1 13쪽
12 허상과 실상 21.05.02 28 1 12쪽
11 나의 영화가 시작된다 (3) 21.04.30 30 1 14쪽
» 나의 영화가 시작된다 (2) 21.04.29 32 2 13쪽
9 나의 영화가 시작된다 (1) +1 21.04.26 41 4 13쪽
8 치트키 튜토리얼 (3) +1 21.04.24 56 4 14쪽
7 치트키 튜토리얼 (2) +1 21.04.23 61 4 13쪽
6 치트키 튜토리얼 (1) +1 21.04.20 83 3 13쪽
5 인생은 타이밍 (5) +1 21.04.19 76 4 13쪽
4 인생은 타이밍 (4) +1 21.04.18 63 3 14쪽
3 인생은 타이밍 (3) +1 21.04.17 75 4 15쪽
2 인생은 타이밍 (2) +1 21.04.16 93 3 13쪽
1 인생은 타이밍 (1) +1 21.04.15 161 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틴델'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