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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치트키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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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델
작품등록일 :
2021.04.15 16:02
최근연재일 :
2021.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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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0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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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허상과 실상

DUMMY

조창영은 전화를 끊고도 한참동안 핸드폰을 쳐다봤다.



“아쉬워.”



작게 중얼 거렸다. 조창영은 병실 한켠에 놓인 소파에 쪼그려 잠이 들었다.

어제부터 계속 잠에 빠져 있다가 늦잠에서 깬 양이화가 뒤척 거렸다.



“밤에 오빠 통화했지. 잠결에 들은 거 같애. 누구?”

“그 사람.”



양이화는 장재한이라는 말에 벌떡 몸을 일으켰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입가에 웃음기를 머금었다.



“뭐래?”

“일자리 물어봤는데, 별 일 없나봐. 안 한 대.”

“그래? 안 짤렸나 부네.”



양이화는 아쉬운 듯 입을 삐죽거렸다.



“몇 번 잡았는데 관심 없나봐.”

“으응. 안 짤렸으면 잘된거지...... 아니. 생각 해보니까 그건 또 그거대로 빡치네?”

“뭐가?”



양이화는 기분이 나빴다.

왜 아무런 조치도 안 취해?

짤라야지!


장재한에게 호의를 베풀면서 자기 사람으로 들이고 싶었는데, 정작 이루어진 게 하나도 없다니. 슬슬 화가 오르기 시작했다.



“나 사고 나고 지금껏 보상 문제 하나도 얘기 없었지, 근데 사고 친 놈 짜르지도 않는다고?”

“짤리는 거 걱정한 거 아니었어?”

“아... 뭐어.. 걱정은 되는데. 그래도!”




하루에도 수십번씩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양이화의 변덕을 잘 아는 조창영이었기에, 선수를 치기로 했다.



“무대 업체 전화 번호는 받아둔 거 있었는데 어제 오늘 경황이 없어서 아직 통화를 못했어. 통화 한번 해볼게.”

“그리고 축제 책임자 나와서 사과하라고도 해야지, 오빠!”

“어. 그것도 얘기 해봐야지.”



축제 책임자의 사과? 조창영은 처음부터 이루어 질 수 없는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그간 조창영은 현장 사람들이 무명 가수 양이화를 취급하는 방식을 가까이서 봐왔다. 대게는 이런 경우, 사고를 냈던 당사자를 제외하고 축제의 책임자가 방문까지 하지는 않는다. 연출팀 스태프 정도 따라오면 몰라도. 오히려 무명 가수가 PD나 축제의 고위 관계자를 오라가라 소환했다라는 소식이 알려지면 찍히는 쪽은 양이화가 될 수도 있었다.


조창영을 만나게 된 이후, 몇 달 내내 어딜 가던 양이화는 갑의 입장이었다. 때문에 갑의 맛에 취해 양이화는 종종 이런 실수를 하곤 했다. 모두가 숙여왔으니, 너도 그래야 한다 라는 착각.

양이화가 누구에게나 갑일 수 없고,

모든 일이 그녀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돌아가는 건 아닌데...


조창영은 양이화가 오후 진료를 받는 동안 휴게실에 나와 박 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양이화 소속사 대표입니다.”

“예예, 전화 기다리고 있었심더. 박 소장이라 불러주이소.”

“저희 측에서 원하는 보상 조건은 장재한씨 통해서 들으셨죠?”

“예예... 두가지 원하신다 들었심더. 일단 병원비는 축제 측에서 책임지고예, 위약금 같은 거는 저희가 한번 알아보고 있는데 ... 저희도 작은 회사여가지고예. 쪼매 힘듭미더. 대표님.”



무명 가수로 무대를 뛰어봤자 들어오는 페이는, 행사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30. 많을 때는 최대 50에서 60 정도. 스케줄이 꽉 차 있었다 하더라도 유류비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남는 순수 비용은 월 몇 백 정도였다. 그나마도 홍보비로 쓰여진 돈을 빼면 더 적었다. 양이화에게 쓰라고 챙겨주는 용돈에 비하면 별 것 아닌 액수였다. 양이화는 돈 보다는 자존심이 더 중요했다. 내가 내 일을 해서, 가수로서 버는 돈이 어느 정도 된다 라는, 열등감을 회복할 수 있는 허울좋은 명분.

양이화에게도, 조창영에게도 애초에 위약금 따위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박 소장쪽이나 장재한이 받아들이는 부담감에 비해서, 중요도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위약금이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안 물어내셔도 된다는 사실은, ‘을’의 부담감을 덜게 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동시에 ‘갑을’간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회사 사정은 장재한씨 통해서 들었어요.”

“그라고 관계자 사과는예. 지가 한번 말해보겠심더..”



양이화가 관계자의 사과를 요구했다는 일은 오히려 널리 퍼지지 않는 게 나았다. 조창영은 우선 ‘갑’의 위치에서, ‘호의’를 베풀고 ‘용서’하는 포지션을 잡기로 했다.



“아직 말 안하셨군요. 하··· 박 소장님. 힘드시죠?”



박 소장은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며칠 내내 밤을 새면서 혼자서 감내해야 하는 것들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아입미더. 조대표님. 저희 아 때문에 다들 이래 고생하시는데, 죄송하지예. 빨리빨리 말해가, 처리 하겠심더. 관계자님한테도 얼른 가가꼬 말해야지예.”

“관계자 사과 그건 없던 걸로 하죠. 아직 이야기 안하셨다니까. 축제 판 돌아가는 거 뻔한데, 괜히 그거 언급 꺼냈다가 박 소장님 더 곤란해지실 것 같아서요.”

“엇, 진짭니꺼? 이화씨는예? 괜찮다 그랍니까?”

“제가 잘 말해볼게요. 소장님 입장도 있으니까.”

“하이고, 고맙심미더. 참말로 고맙십미더.”



이거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복작거리는 축제 현장 소리가 난잡한 수화기 너머에서는 한숨 돌린 박소장의 푸념이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



“재한이도예, 원래 그런 아가 아인데 우짜다가 정신이 팔리가꼬, 인자 황PD님 있는 축제에는 발도 못 붙인다 아입니꺼. 지가예, 혼자 이거저거 한다꼬 어찌나 마음 졸였는지 모릅미더. 그래도 조대표님 덕분에 하나는 덜었네예. 위약금은 지가 회사 돌아가가, 경리랑 얘기도 해보고 정리해가지고 다시 연락 드리겠심더.”



장재한이 발도 못 붙인다고?



“그럼 장재한씨는 이제 축제 현장에서 못봐요?”

“그렇지예. 금마가 어제 또 사고를 쳐가, 복잡심미더. 뭐에 홀린 거처럼 사고를 막 쳐삐가지고, 골치 아픕미더. 황PD님이 책임질 사람이 있어야한다고 하셔가 짤랐심더. 그래도 마 한두 달 뒤에 잠잠해지믄 다시 챙기야 되지 않겠슴미꺼, 지 새낀데예. 한 두달 뒤에는 부른다 했으니까는, 금마도 쉬다가 오든가 해야지요.”



호오-

조창영의 한 쪽 눈썹이 올라갔다.


몇 달 뒤에는 돌아갈 곳이 있었구나.

그래서 거절한 거였나?

그럼.

돌아갈 곳이 없어지면 어떻게 하려나?



“참. 저희 위약금이 천단위는 될 건데 아시죠? 천 만원은 당연히 넘을거고.”



눈치 없이 수다를 떨어대던 박 소장이 ‘천 만원’이라는 소리에 말을 멈췄다.



“하... 하모예. 천 만원은 되겠지예.”



박 소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저희는 좀 실망인데요. 소장님.”

“예? 뭐가예?”

“그래도 이화 다리 다친 게 장재한 씨 때문인데, 한 두달만 보여주기 식으로 짜르고 또 복귀한다는게요.”



현장에 있는 박 소장은 입방정 떤 자신을 책망하며 한쪽 손으로 입을 때렸다.

조창영도 사람이 좋아보여서 그렇지 결국은 양이화쪽 사람인데, 방심하고 얘기를 술술 털어놓다보니 깊게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하하.. 긍까, 지 말은예. 아무래도 그만한 부사수가 없고 하니까는, 제가 그런 얘기를 해삤심더. 근데 조대표님 입장에서는 소속사 가수가 다쳤는데 제가 이래 말하니까, 좀 서운하고 실망스럽고 그러실 수 있지예. 제가 주디가 방정이었심더. 조대표님..”

“사고 친 사람이 한두 달 뒤에는 또 현장에서 설치 일을 한다는 게. 이화한테는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잖아요.”

“그 아가 쪼매 사정이 어렵심더. 저희도 일을 너무 잘해가 계속 쓸라하는 것도 있지만, 스물 몇 살밖에 안되는 아가 열심히 살아볼라 하는데 일자리를 또 끊기가..”

“장재한씨한테 화풀이 하려는 게 아니에요. 이화씨는 앞으로 무대에 계속 서야하는 친구인데, 트라우마 생기면 안되니까요.”

“하... 그것도 맞지예.”



조창영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기로 했다.



“그 분야에서는 이화 다리 완전 나을때까지는 쉬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제 생각에 동의하시면, 위약금은 없던 걸로 하죠.”

“위약금이예?”

“네. 우리야 돈 보다는, 가수의 미래가 더 중요한 사람들이니까. 어떠세요? 관계자 사과도 안 받고, 위약금도 안 받고. 대신 장재한씨는 1년동안 축제 설치 사무소에는 못 돌아가는 걸로.”



* * *



휴게실에서 조창영과 박소장의 대화가 한창 이어질 동안, 양이화는 진료를 마치고 생각에 빠졌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어제 저녁에 있었던 일이 흐뭇하고 좋았다.


장재한. 어떤 사람이지?

생각해보니까 지가 뭔데 거절을 해?

오빠한테 말해서 장재한을 짜르게 압력 주라고 할까?

어제 일 때문에 내가 태도가 변하면 너무 속이 뻔히 보이지 않을까?

장재한을 압박해서 스스로 일을 관두게 할까?

일단 장재한이 일자리를 잃고, 더 많~이 힘들어지면,

그 때 내가 구세주처럼 다가가서 손 내미는 게 더 낫겠다.



“아무래도 그 쪽이 그림이 더 예쁘긴 하지.”



양이화는 혼잣말을 하며 씨익 웃었다.

오랜만에 가지고 싶은 게 생겼다.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래서 내 품이 얼마나 따뜻한 지 알려주는 걸로 가야겠다.

오빠랑 일하는 게 싫어?

그럼 나랑 일하면 되지.



“안한다 그러면? 하게 만들면 되징~”



양이화는 신나서 노래를 흥얼거렸다. 핸드폰을 들어 조창영에게서 전해받은 장재한의 연락처를 찾기 시작했다.



“이 순진한 친구를 뭐라고 꼬셔야 잘 꼬셨다고 소문이 날까? 흐응~ 좋아!”




* * *



[매도 주문이 체결 되었습니다.]

[매도 주문이 체결 되었습니다.]

[매,매,매,매도 주문이 체결 되었습니다.]



“종가 때 말아 올릴 줄 알았지롱. 쭉쭉 빨아먹어라, 개미들아~”



킬킬 거리면서 며칠 내내 모은 물량을 쏟아내는 오현우였다. 시계는 3시를 가리켰다. 오현우는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장재한을 보고 지갑을 챙겼다. 산책도 할 겸, 간단하게 먹을 만한 점심을 사오기로 했다.



“피곤에 쩌들었네. 불쌍한 자식.”



고요한 오현우의 집. 도어락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하늘은 눈이 시리게 파랬다. 창문을 통해 맑은 바람이 불어오고, 선잠에 든 장재한은 깰 기미를 안보였다.


[띠리링- 띠리링- 띠리링-]



“여보세요.”



목이 잠겨 눈을 감은 채로 전화를 받은 장재한.



“자는 거에요?”



여자 목소리에 기분 좋게 눈을 떴다. 상담원인가. 모르는 번호. 근데 어디선가 들어본 ...



“나 양이환데.”



양이화라는 이름에 눈이 번쩍 뜨였다.



“으아. 네..네.”

“잤어요?”

“네? 아뇨.. 네.”

“뭐야.”



짜증 섞인 말투에 당황해 목이 메이는 걸 해결부터 하려고 손에 잡히는 대로 액체를 벌컥벌컥 마셨다.

이거.. 어제 먹다 남긴 맥주였다.

아으. 속 뒤집어질 것 같다.



“크으.. 으.. 네. 무슨 일이세요?”

“병원에 좀 와요.”

“지금요? 네.”

“오기 싫어요?”

“아뇨. 지금 갑니다.”

“나중에 봐요.”



양이화의 목소리에 장재한은 화장실로 직행했다. 5분 만에 샤워를 마쳤다.

도어락을 누르고 돌아온 오현우는 황당한 듯 장재한을 쳐다봤다.



“방금 전까지 쓰러져서 자더니 언제깼냐? 얼굴은 또 왜이래? 벌개져서는.”

“옷 좀.”

“아무거나 꺼내서 입어. 어디가냐?”


장재한은 오현우 방 붙박이장을 열어 아무 옷이나 대충 꺼내 입었다.



“호출. 병원 오래.”

“그 여자?”

“어...”



얼굴에 시름이 가득한 장재한을 보며 오현우는 웃고 있었다.



“병원 간 김에 다리 치료받고 와. 너도 치료는 계속 해야지.”

“시간 없어..”




* * *



“418호 면회 왔는데요.”

“저희 일반 병실 보호자 제외하고는 면회시간 여섯 시부터에요. 잠시 대기해주세요.”

“아...네.”



시간을 보니 아직 다섯 시도 안 되어 있었다. 병원은 그나마 시내에 있어 오래 걸리지 않았다. 1층 로비 앞에 앉아 있는데 양이화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젠 멀리 있어도 웃음소리만으로 그녀를 구분해 낼 수 있었다. 꺄르륵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양이화의 휠체어를 밀고 걸어오는 조창영이 보였다.


숨을까?!


작가의말


가독성이 안 좋아서 분량을 12 / 13편으로 나누고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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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치트키 튜토리얼 (2) +1 21.04.23 58 4 13쪽
6 치트키 튜토리얼 (1) +1 21.04.20 79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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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생은 타이밍 (4) +1 21.04.18 62 3 14쪽
3 인생은 타이밍 (3) +1 21.04.17 74 4 15쪽
2 인생은 타이밍 (2) +1 21.04.16 9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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