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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리운
작품등록일 :
2021.04.1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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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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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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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각자의 결전(4)

DUMMY

#

구미호와 수영은 서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챙! 챙! 챙!


수영의 검술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바위처럼 단단하고 묵직한 반면에 구미호의 검술은 매섭게 내려치는 낙뢰 같았다.


수영이 공격을 하면 구미호는 방어가 아닌 철저하게 공격으로 쳐냈다.


채애앵!


심지어 힘까지 강해 수영의 몸이 쳐내어진 방향으로 휘청거릴 정도였다.


“윽....”


황급히 몸을 회전시켜 뒤로 물러나 다시 자세를 잡았다.


“어딜!”


구미호는 한 손으로 검을 쥐고 번쩍 들어 올려 수영을 향해 내리쳤다.


챙!


수영은 검을 양손으로 단단히 고정하고 잡아 구미호의 공격을 가까스로 막았다.


콰지직!


방사형으로 지면이 파였다.


“무슨 이런...”


검술 실력에서 밀린다기보다는 피지컬 때문에 몰아 세워지는 기분이었다.


검을 맞댄 채 구미호는 입술을 혀로 핥았다.


“너희들처럼 힘들게 수련을 하지 않아도 난 타고난 것이 있어 한 번 보고 다른 이의 움직임을 간파할 수 있다.”

“왜 그걸 말하는 거지?”


“타고난 재능이 너희와 다르기 때문에 승리를 확신하고 말해주는 거다.”


“훗.”


수영이 콧방귀를 뀌었다.


“왜 웃는 거지?”


평소의 수영과는 달리 상대를 무시하며 조롱하는 말을 했다.


“그렇게 대단한 축생도의 수문장님께서 왜 천상도의 수문장님이신 예환님에게 쪽도 못 쓰고 당했는가 싶어서.”


“이 미천한 것이!”


구미호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난 사람처럼 얼굴을 붉히며 검을 양손으로 쥐고 수영을 더 세게 압박했다.


콰직!


지면에 금이 갔고, 수영은 염정을 소환했다.


봉을 양손으로 쥐고 뒷발과 앞발을 교차하듯 서서 상체를 회전시켰다. 함께 봉을 옆으로 눕혀 구미호의 힘을 흘렸다.


“?!”


구미호는 자신의 힘에 이끌리듯 양손으로 쥔 검을 지면에 내리쳤다.


“힘만 믿고 깝치지 마라!”


수영은 구미호의 등 뒤로 다가가 발을 번쩍 들어 올려 체중을 실어 내리찍었다.


퍽!


황급히 꼬리를 이용해 막았지만 꼬리에서 소름 돋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드드득!


꼬리뼈가 부러지자 구미호는 거칠게 검을 휘둘러 수영을 뒤로 내쫓았다.


“꺄아아악!”


그 후에 고통을 호소했다.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구미호를 보고 수영은 염정을 걷어내고, 다시 구미호와의 거리를 좁혔다.


“죽어!”


검으로 벨 수 있는 거리인데도 주먹을 말아 쥐어 영을 실어 구미호의 턱을 가격했다.


퍽!


기세를 몰아 발로도 옆구리를 가격했다.


퍽!


고통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린 구미호는 멀쩡한 여덟 꼬리를 이용해 수영을 공격했다.


촤아악!


수영은 문곡을 소환해 막았다.


쾅! 콰직!


본래의 힘을 되찾아서 잠시 기쁨에 취해 있어서 그럴까, 전에 같으면 막지 않고 피했을 공격을 정면으로 막았다.


푸른빛으로 소환한 방패를 꿰뚫고 여덟 꼬리 중 다섯 개가 수영의 몸을 스치고 공격했다.


다행히 녹존을 입고 있어 치명상은 피했다.


“....”


입술을 깨물고 나오려는 신음을 애써 참으며 구미호를 노려보았다.


“감히...”


구미호는 한 손에는 검을 쥐고 다른 손에는 커다란 철 부채를 들어 올려 엄청난 살기와 영을 발산했다.


꼬리에 감싸인 수영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내게 상처를 내?!”


구미호가 들고 있는 철 부채를 펼치지도 않은 채 수영을 향해 휘둘렀다.


그녀는 꼬리에 사지가 결박당하듯 서 있었기에 무방비하게 서서 어떻게 피할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뭘 그렇게 혼자 고민하고 있지?”


검에서 천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맞네...”


수영은 양발에 체중을 싣듯 영을 폭발시켜 나무로 이루어진 지면을 박살 내 아래층으로 내려가 구미호의 꼬리와 공격에서 벗어났다.


자욱한 먼지가 피어올랐고, 수영은 먼지 속을 뚫고 밖으로 나와 다시 구미호의 앞에 섰다.


검을 고쳐 잡고 구미호를 적대시하고 서서 입을 열었다.


“한 가지만 물어보자.”


“뭐지?”


“예환님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지?”


“그걸 왜 나한테 묻는 거지?”


“서에서 네가 던진 바위. 그건 예환님의 힘으로 만들어진 돌이었어. 그걸 어디서 가져왔는지 말해.”


“싫다면?”


“말로 해서는 안 될 거 같네.”


“죽이기라도 할 생각이냐?”


“주위를 봐.”


구미호는 아무렇지 않게 주위를 살펴보았다. 거의 폐허로 변한 성 위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데?”


“그래. 바로 그거다. 너에게는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러니 항복해. 항복하면 너의 아들 세이메이를 봐서라도 살려줄 테니.”


“세이메이...”


이름을 말하자 때마침 아래에서 세이메이와 애환과 은류와 백록이 위로 올라왔다.


“수영아!”

애환이 애타게 수영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에게 달려가려 했다.


“오지 마!”


그녀는 구미호를 대치하고 서 있었기에 돌아보고 싶은 충동을 꾹 참고 그들에게 말했다.


“구미호는 내가 죽여. 그러니 너희는 끼어들지 마.”


“하지만 너...”


“괜찮아. 이길 수 있어.”


“혹시 천랑은 아니지?”


“설명은 나중에 해줄게.”


구미호는 애환들과 함께 올라온 세이메이를 바라보고 처음으로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


“윽....”


수영에게 당한 상처를 부여잡고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세이메이.... 내 아들.... 이 어미를 제발 도와다오....”


“....”


세이메이는 무표정하게 구미호를 바라보았다.


구미호는 애걸하듯 손을 뻗어 입을 열었다.


“제발 이 어미를 저 천상도의 사자들에게서 구해다오, 세이메이!”


잠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인 구미호를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이내 입을 뗐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어머니.... 전 당신을 죽이기 위해 날 믿고 따라주는 부하 50만을 희생하면서까지 이곳으로 왔습니다.”


“세이메이....”


구미호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그리고 과거 친우였던 이들의 시체를 밟고 드디어 여기까지 올라왔습니다.”


세이메이는 주먹을 세게 말아 쥐었다.


매정하게 말하고는 있지만 패도의 길을 선택한 그의 입장에서는 구미호의 목이 출발하기 위한 첫 티켓이었기 때문이다.


“세이메이..... 그럼 하는 수 없구나....”


구미호는 고개를 축 늘어뜨렸다.


“널 조종해서 저들을 죽이는 수밖에!”


“누가 순순히 조종당해 줄.... 윽?!”


세이메이는 복부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무릎을 꿇고 고통을 호소했다.


“크아아악!”


이곳에 있는 모두가 고통을 호소하는 세이메이를 바라보고 당황을 금치 못했다.


은류가 물었다.


“왜 그래?!”

대답은 구미호가 대신해 주었다.


“내 힘 중에 상대의 간을 먹으면 그자를 내 수족처럼 조종할 수 있는 힘이 있지. 난 사랑스러운 내 아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주었기에 1000천 동안이나 이 힘을 쓰지 않고 남겨두었다.”


백록을 제외한 모두가 서에서의 결전 때 조종당했었던 봉황을 떠올렸다.


누가 그를 조종했는지 들었고, 그조차도 간을 빼앗겨 조종당했다면 세이메이도 조종당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구미호는 아픈 척하고 있던 것이 연기였다며 아무렇지 않게 몸을 일으켜 세워 마수를 드러내듯 사악하게 표정을 물들였다.


“네놈!”


수영이 구미호에게 달려가 검을 휘둘렀다.


챙!


검으로 그녀의 공격을 막았다.


“언제부터 세이메이를 조종할 생각을 했던 거지?!”


“처음부터 조종할 생각은 없었다. 말했다시피 난 아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는 좋은 어미이다.”


“당신이 그러고도 어미라고 불릴 자격이 있나?!”


“어미에게 칼을 들이민 아들 잘못이 가장 크지 않을까?”


“미쳤군. 너는 단단히 미쳤어!”


세이메이와 가장 가까이 있는 은류는 시간의 구슬을 만들어 간이 있는 곳으로 가져다 댔다.


“조금만 참아. 내가 구미호의 힘을 소멸시켜줄게.”


수영의 공격을 막고 서 있는 채로 은류가 하는 모습을 보고 조소를 터뜨렸다.


“소용없다. 1000년 전부터 그 아이의 간은 내 것이었다. 즉, 1000년 이상의 시간을 되돌려야 한다는 뜻이지.”


모두가 구미호의 잔혹함에 혀를 내둘렀다.


“설령 돌린다고 해도 그 아이가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구미호의 말이 맞았다.


1000년이란 긴 시간을 되돌리기란 무리였고, 설령 돌린다고 해도 세이메이의 영체가 견뎌줄지 어떨지도 의문이었다.


세이메이의 두 눈이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크윽...., 하아, 하아....”


필사적으로 구미호의 힘을 거부하고 있지만 이대로는 자신이 조종당하는 것은 불 보듯 뻔했기에 극단의 선택을 내리기로 했다.


“은류....”


“조금만 참아. 내가 어떻게든 해줄게!”


“아니...”


세이메이는 은류의 손을 잡고 힘겹게 말했다.


“내가 조종당하는 즉시 날 죽여라....”


“?!”


은류는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


“부탁한다.”


세이메이는 자신에게서 떨어지라는 신호를 보내듯 은류를 날려버렸다.


이윽고 그의 두 눈이 완전히 검게 물들었다.


“.....”


히죽.


그 모습을 보고 구미호는 흡족한 미소를 짓고, 견제하고 서 있는 수영을 밀어냈다.


수영은 애환의 옆까지 밀려났다.


구미호는 세이메이에게 손짓했다.


“이리 오려무나, 내 아들 세이메이~.”


“네, 어머니.”


세이메이는 꼭두각시처럼 구미호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저벅, 저벅, 저벅.


“멈춰!”


벽까지 날아간 은류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입을 열었다.


“패도의 길을 걷겠다는 놈이 조종이나 당하고 한심하다!”


“풋, 알게 뭐야?”

완벽하게 정신까지 지배당하고 있는지 세이메이는 방금과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했다.


구미호는 이런 그를 부드럽게 끌어안으며 주문을 읊듯 귓가에 속삭였다.


“이 어미가 물려준 진짜 모습으로 돌아와야지, 세이메이?”


“네, 어머니.”


세이메이는 망설이지 않고 인간의 모습에서 축생도의 사자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


변신하는 과정은 그리 화려하지도 강력한 힘도 발산하지 않았디.


그러나 모습이 바뀜과 동시에 내부에서부터 느껴지는 엄청난 힘이 구미호와 필적할만한 힘이자 모두가 화들짝 놀랐다.


세이메이는 다친 어미를 치유해 주었다.


“자!”


묵주를 구미호의 목에 걸어주고 지키듯 서서 혀로 입술을 핥았다.


“오~, 세이메이. 이 어미를 치료해 주고, 지켜주기까지 해주게?”


“네, 어머니. 내가 천상도의 사자들을 죽여 목을 받치겠습니다.”


조종당하는 세이메이를 보고 애환이 은류에게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할까?”


수세에 몰린 사람처럼 말하지 않고 뒤통수까지 긁적이며 여유를 부리며 물었다.


은류는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적 아군을 구분하는 애환이라면 세이메이를 구해줄지도 몰라!


그는 애환의 힘에 모든 것을 걸어보기로 했다.


이곳에서 세이메이를 죽이고, 구미호까지 죽인다?


따지고 보면 본래의 목적은 달성하는 것이었지만 그것보다 더 이익을 보기 위해 최대한 세이메이를 살리는 것이 좋았다.


“반쯤 죽여 놔.”


“역시 가차 없어.”


애환은 금강을 뽑아 들었다. 힘에 반응을 보이듯 공기 중에 염화가 타올랐다.


백록도 나서려 하자 은류가 그를 막았다.


“야, 넌 나랑 같이 있자!”


“뭐, 왜?”

표정을 보니 엄청 싫은 표정이었다.


그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혀를 차며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쯧, 알았다.”


“수영!”


은류는 그녀를 불러 시간의 구슬을 던졌다.


“치료하고, 넌 구미호를 상대해.”


“알았어.”


구미호는 수영이 나서려 하자 잠시 고민을 하듯 눈동자를 굴렸다가 손가락을 딱 튕겼다.


“천상도의 수문장의 아들과 축생도의 수문장의 아들들의 대결을 보자꾸나~.”


갑자기 검투사들의 대결을 방불케 하는 말을 내뱉고 여우구슬의 힘으로 모습을 감췄다.


“재미있게 보마, 내 아들 세이메이야.”


“네, 어머니.”


수영은 묘안으로 축소된 푸른 눈으로 구미호를 찾았지만 그새 어디로 갔는지 찾지 못했다.


애환이 세이메이를 공격했다.


“염화 방천극!”


세이메이는 단숨에 육망성을 그려 애환의 공격을 막았다.


챙! 화르르륵!


금속성이 들려옴과 동시에 염화가 결계를 집어삼켰다.


“역시 우귀와는 다르군.”


세이메이는 몸을 뒤로 날려 염화가 자신을 덮치기 전에 몸을 피함과 동시에 자신의 십이지신 모두를 무기의 형태로 소환해 몸에 둘렀다.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묵주와 구슬과 봉과 외투, 그리고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그의 모습만큼이나 강한 힘이 느껴졌다.


금강이 잔뜩 경계하는 눈초리로 애환의 옆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


“위험하겠는데요?”


“그러게... 구미호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엄청난 힘인데.”


애환은 염화를 크게 불살라 검에 집중시켰다.


열기를 못 이기고 칼날이 붉게 달아올랐고,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정도로 애환의 주위에 열기가 상당했다.


붉게 달구어진 검을 잡고 있는데도 애환은 아무렇지 않았다. 자신의 힘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지켜보고 있는 은류는 전력을 다하는 세이메이와는 달리 애환은 염화 대검이나 염화 방천극으로 공격만 하자 싸울 마음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뭐 하는 거야? 제대로 싸워?!”


애환은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옆에 서 있는 백록이 허탈한 웃음소리를 내며 중얼거리듯 입을 열었다.


“정말 대단한 놈이야.”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지?”


“큰 힘을 큰 힘으로 대응하라는 법은 없다. 애환 저놈은 절묘하게 대처했다.”


“?”


은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를 제외하고 수영도 올바른 선택이라며 잠시 구미호를 찾는 것을 그만두고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애환...’


애환은 한 보 만에 세이메이와의 거리를 좁혔다.


“염화 검!”


염화가 발산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엄청난 파괴력도 있어 보이지 않았다. 단지 칼날에 열기만 발산될 뿐이었다.


세이메이는 콧방귀를 뀌며 육방성이 그려진 결계를 쳐 그의 공격을 막았다.


촤아악!


“?!”

모두의 눈이 커졌다.


단지 한번 휘둘렀을 뿐인데, 세이메이의 결계를 두부 썰듯 베었고 구슬을 들고 있는 팔을 절단했다.


세이메이는 팔이 잘린 고통을 꾹 누르고 황급히 애환과의 거리를 벌리려 했다.


“안 놓친다!”


뒷발에 힘을 실어 박차고 앞으로 나아가 세이메이와의 거리를 유지했다.


촤악!


애환의 공격을 들고 있는 봉으로 막았다.


챙!


봉이 반 토막이 났다.


“지!”


연결하듯 또 공격하려는 애환을 향해 중압을 높여 그의 몸을 무겁게 짓눌렀다.


“염화....”


“?!”


“.... 대검!”


몸이 무거워 검을 휘두를 수 없자 검의 길이를 늘리 듯 염화 대검을 만들어 세이메이를 찔렀다.


“컥!”


애환의 몸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중압이 사라지고, 동시에 염화가 세이메이의 몸을 뒤덮었다가 사라졌다.


염화가 뒤덮였지만 세이메이의 몸은 실오라기 하나 타지 않고 멀쩡했다.


“어떻게 된 거지?”


그는 상처하나 나지 않고, 오직 사자의 무기만 불타 없어져 있자 의아함에 몸을 훑고 시선을 애환에게 옮겼다.

애환은 검을 겨누며 입을 열었다.


“널 죽일 생각 따위는 없어. 전투 불능 상태로만 만들 거다.”


세이메이는 자신을 얕잡아 보는 애환의 말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몸을 일으켜 주문을 읊었다.


“식신 합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줄 알았던 세이메이의 사자의 무기들이 가루와 파편, 심지어 재로 변해 있는 것까지 주인에게 모여들었다.


번쩍!


열두 빛이 일제히 번쩍였다. 이내 빛이 사라지고 세이메이의 모습이 드러났다.


절단된 팔이 순식간에 재생되어 있었다.


재생된 팔에는 기다란 붉은 줄이 감겨 있었다. 줄을 따라가 보니 반대편 손에는 참마도처럼 생긴 검이 들려있었다.


그는 입술을 깨물고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부동명왕의 검, 항마검이다. 모든 악을 단죄하고 멸하는 힘이 있지. 영혼까지 소멸시켜주마, 애환!”


항마검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살기에 애환은 물론이고 이곳에 있는 모두가 소름이 돋았다.


“저, 저것이 말로만 듣던 하, 항마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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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제55화 돌아온 육도, 그리고 시작되는 비극(3) 22.05.03 14 0 15쪽
202 제55화 돌아온 육도, 그리고 시작되는 비극(2) 22.04.27 12 0 15쪽
201 제55화 돌아온 육도, 그리고 시작되는 비극(1) 22.04.26 14 0 16쪽
200 제54화 엘라, 밝혀지는 진실들(9) 22.04.25 18 0 15쪽
199 제54화 엘라, 밝혀지는 진실들(8) 22.04.22 15 0 15쪽
198 제54화 엘라, 밝혀지는 진실들(7) 22.04.21 14 0 15쪽
197 제54화 엘라, 밝혀지는 진실들(6) 22.04.20 13 0 14쪽
196 제54화 엘라, 밝혀지는 진실들(5) 22.04.19 15 0 14쪽
195 제54화 엘라, 밝혀지는 진실들(3) 22.04.14 15 0 15쪽
194 제54화 엘라, 밝혀지는 진실들(2) 22.04.13 15 0 15쪽
193 제54화 엘라, 밝혀지는 진실들(1) 22.04.12 21 0 14쪽
192 제53화 피흘려 부르는 희망(5) 22.04.11 14 0 15쪽
191 제53화 피흘려 부르는 희망(4) 22.04.08 19 0 15쪽
190 제53화 피흘려 부르는 희망(3) 22.04.07 21 0 15쪽
189 제53화 피흘려 부르는 희망(2) 22.04.06 17 0 14쪽
188 제53화 피흘려 부르는 희망(1) 22.04.05 17 0 14쪽
187 제52화 핏빛 숲(3) 22.04.04 12 0 15쪽
186 제52화 핏빛 숲(2) 22.04.01 14 0 15쪽
185 제52화 핏빛 숲(1) 22.03.31 17 0 15쪽
184 제51화 애환의 새로운 사자의 무기(5) 22.03.30 30 0 14쪽
183 제51화 애환의 새로운 사자의 무기(4) 22.03.29 12 0 14쪽
182 제51화 애환의 새로운 사자의 무기(3) 22.03.28 16 0 15쪽
181 제51화 애환의 새로운 사자의 무기(2) 22.03.25 15 0 15쪽
180 제51화 애환의 새로운 사자의 무기(1) 22.03.24 19 0 15쪽
179 제50화 애환과 수향(4) 22.03.23 1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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