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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망나니 때문에 못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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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루도스
작품등록일 :
2021.04.15 18:01
최근연재일 :
2021.05.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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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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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인챈트

DUMMY

RPG하면 떠오르는 게임 시스템.

유저들의 스펙업 수단이자, 게임사의 주요 돈줄 중 하나.


‘강화’


강화는 게임 내의 특정 재화를 이용해 플레이어의 캐릭터 혹은 아이템의 성능을 올려주는 시스템이다.

이 강화라는 것을 할수록 플레이어의 스펙은 올라간다.

그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기존의 컨텐츠를 더 쉽게 즐길 수도 있고, 이전에는 어려워서 못 했던 컨텐츠에 도전할 수도 있고, 그도 아니면 다른 유저들과 PVP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들은 적당한 선에서 강화를 멈춘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패 확률’이 존재하기 때문.


단순히 실패를 할 뿐이라면 계속해서 강화를 시도하겠지만, 실패를 할 경우 아이템의 강화 단계가 하락되거나 파괴되어 사라지는 게 대다수 게임에서 차용하는 강화방식이다.

하락되거나 파괴되는 확률은 강화의 단계에 비례하기에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만족하는 부분에서 멈춘다.


그러나 간혹 도박을 하는 이들이 있다.

지금의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높은 단계를 바라보는 이들.

강화라는 도박에 중독되어 그것을 멈추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내가 그랬지.’


헌터사가를 플레이하기 전에 한창 레니지라는 게임을 한 적이 있었다.

오래된 RPG게임으로 나는 그 게임을 오랫동안 플레이하며 종결템이라고 불리는 재판검이라는 아이템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아이템을 강화했고, +3강까지 성공했다.

이것만으로도 재판검은 현금 1000만원에 달하는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욕심을 버렸어야 했는데.’


하지만 나는 거기서 만족하지 못했다.

+4강. 강화 한 번만 더 하면 가치가 두 배는 뛰어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강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결과는 실패.

알바비와 시간을 꼴아박으며 만든 천 만원짜리 종결템은 하늘로 떠났다.

이후 몇 개의 아이템을 더 하늘로 올려보내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강화를 멈췄다.


아무튼 눈앞의 인챈트 결과물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실패한다고 옷이 펑 터지네···. 무슨 게임 아이템도 아니고.”


바닥에는 티셔츠였던 천 조각들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다.

인챈트 하면서도 실패를 예상하긴 했다.

그린 문양과 새긴 글자들도 엉망이었는 데다가, 마력의 분배 또한 고르지 못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마력을 대상의 내부에 깃들게 하는 결합작업은 제대로 하지도 못했고.


[반팔티의 흔적]


그렇게 반팔티는 천 쪼가리 몇 개를 남겨두고 사라졌다.


“그래도 뭐··· 이 쪽이 더 낫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단순히 새겨넣는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보단 터질 확률이 있는 게 더 좋았다.

이능의 특징 때문이었다.


“다루기 어려운 이능일수록 더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으니까.”


헌터사가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이능은 사용 난이도에 비해서 성장 가능성과 위력이 결정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대부분이기에 단순하고 다루기 쉬우면서 쎈 이능도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런 점에서 사용하기 힘든 이능인 인챈트는 좋은 성능을 가졌을 확률이 컸다.

실패를 할 수 있고 그 리스크가 크다는 것은 리턴 또한 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니까.


“일단 실패한 이유는 마력 때문일테고···.”


이능을 각성하면서 마력에 대한 것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인챈트를 사용하면서 마력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그런 것 말이다.

하지만 딱 그것뿐이었다. 사용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과 실제로 문양과 글자를 새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예컨대, 총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았다고 날아다니는 새를 쉽게 맞출 수 없는 것처럼.


애초에 이능을 각성했다고 해서 그것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이상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또 다시 벽에 걸린 옷을 집어들었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면 되지.”


실패하면 다시 시도하면 된다.

밤은 길었고, 옷은 많이 남아 있었다.



***



아카데미에는 생도들을 가르치는 교사와 교관이 분리되어 존재한다.

이론은 교사가, 실전은 교관이 가르치는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가 하면···.


“오늘이 시험 전 마지막 회의입니다.”


그 실전을 가르치는 교관들이 모여서, 3일 뒤에 열릴 실기수업에 대해 최종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논의의 주 내용은 조의 배치였다.


“시험 장소는 저번에 최종적으로 결정됐고··· 조에 관해서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누면 되겠네요. 다들 아시다시피 조장은 성적순, 나머지 조원들은 포지션대로입니다. 앞에 자료들 참고 하시고 의견 있으면 말해주세요.”


근접 딜러, 탱커, 광역 딜러, 원거리 딜러, 서포터.

생도들의 포지션은 총 다섯 가지로 입학할 때 본인의 선택대로 정해졌으며, 아카데미에서는 그것을 참고하여 조를 배치했다.


“신시아와 예하랑이 같은 조라··· 여기 밸런스가 좀 걸리네요. 예하랑, 실기만 두고보면 최상위권 중 하나잖아요. 신시아도 그렇고.”


“그것도 문제네요. 그보다 저는 이도율 쪽이 신경이 쓰입니다만···. 얼마 전에 징계위원회에도 회부된 녀석을 그냥 놔둬도 될런지···.”


“부정행위를 저지른 녀석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퇴학도 당했고. 솔직히 전 시원하던데요. 감히 신성한 아카데미에서 그런 수작질을 했는데 퇴학으론 부족하죠.”


“퇴학생은 사람도 아닙니까? 아니 무슨 애를 죽기 직전까지 패놨던데···. 게다가 저번에 빌런을 죽인 것도 그렇고.”


“빌런이니까 그렇죠. 게다가 이도율 생도의 말을 들어보면 검으로 급소를 노렸다는데 정당방위 아닙니까?”


이도율의 성격은 교관들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평소에는 얌전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지만, 가끔씩 이런식으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몇 번 있었다.

실력도 1학년 중에서는 제일인지라 교사와 교관을 제외하면 그를 막을 수 있는 이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며칠 전 아카데미 침입한 빌런 하나와 맞붙어서 잡은 일은 공공연하게 학교 전부에 퍼져나갔다. 빌런을 아주 죽기 전까지 패놨다고···

실제로는 죽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생도 보호차원에서 죽였다는 사실을 아는 건 당시 현장에 있던 경비와, 교관들 뿐이었다.


“저는 백선우가 있는 조가 좀 걸리는 군요.”


“백선우 생도요? 아··· 이도율 조에 있네요. 서포터 계열 마법사에 3, 4월 평가에서 낙제. 이번 월례평가에서 낙제를 받으면 퇴학.”


한수원의 말에 다른 교관이 자료를 읽으며 반응했다.


“확실히 그쪽도 밸런스가 어긋나 있긴 하네요. 이도율이 1등이라고는 해도, 하위권 생도가 2명이나 포함이 되어 있으니···. 특히 백선우는 더욱 그렇고요.”


“그러게요. 노력은 많이 하는 친구 같던데. 여러모로 아쉽네요.”


“재능 없는 노력은 별 의미가 없으니까요.”


한수원은 그렇게 말하며 백선우에 대해 떠올렸다.

남들보다 뒤떨어지는 부분을 메우기 위해 매일 밤낮없이 단련을 하는 녀석.

재능은 뒤떨어지지만, 노력만큼은 따라잡을 사람이 거의 없는 녀석이었다.


“여튼, 백선우를 이도율 조에서 빼서, 레아의 조에 넣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렇게 둘이··· 바꾸면 밸런스도 괜찮을 것 같고요. 레아 쪽은 마법사가 오버밸런스니까요.”


“아, 그거 괜찮네요.”


재능이 없는 노력은 별 소용이 없다.

빌어먹게도 그게 현실이었고,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수원은 백선우가 더 노력하기를 바랐다.

끊임없이 노력을 한 자신이 자신이 재능의 부조리함을 깨며 이 자리까지 올라왔듯이.

백선우도 그러길 바랬다.


한수원이 백선우에게 기회를 주었다.



***



카드드득- 콰득-!

요란한 쇳소리와 함께, 검의 중간부분에 균열이 생겼다.

생겨난 균열은 주위로 뻗어나갔고, 그대로 검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렇게 손잡이를 집어들었던 오른손에는 날카로운 쇳조각과 가죽만이 남아 있었다.


“이걸로 몇 번 째였더라···.”


횟수를 세는 것도 까먹었다.

두 자리수를 넘은 지는 좀 된 것 같은데.


“많이도 부숴먹었네.”


주위를 둘러보자 인챈트의 실패로 인한 처참한 결과물들이 방을 장식하고 있는 게 보였다.

[청바지의흔적] [양말의 흔적] [책상의 흔적] [식칼의 흔적] ······.

다양하게 실패해서 사이좋게 부숴진 물건들이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학교에서 빌린 건 어떡하지.”


기숙사 안에 있는 물건들을 어느 정도 날려먹었을 무렵.

이대로는 안 되겠다 생각해서, 아카데미의 무기창고에서 보급품들을 빌려왔다. ···이대로가면 집 안이 텅텅 빌 것 같았다.

그렇게 롱소드 몇 자루와, 단검들을 빌렸고 거기에 인챈트를 했다.


[보급용 투척 단검의 흔적] [보급용 롱소드의 흔적]


당연히 그것도 실패를 했고.

방금 전에 깨먹어서 만들어진 게 눈앞에 있는 롱소드의 흔적이었다.

이걸 어떻게해야하나 싶었다.

대충 나중에 돈을 벌어서 갚으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많이 늘긴 했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인챈트를 실패하며 배운 게 없는 건 아니었다.

옷과 가구들을 다 부숴먹고, 대여한 검들도 몇 자루씩 부숴먹으며 인챈트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나갔고, 실제로 마력을 다루는 실력이 꽤나 늘어났다.

그 덕분에 마력으로 문양과 글자를 좀 더 정교하게 새길 수 있게 되었다.

아직까지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좀 치워두고··· 이번에 다시 한 번 롱소드로 간다.”


세 자루 빌린 롱소드 중에서 방금 것까지 두 자루를 부숴먹고 남은 건 이것 뿐이었다.

단검도 이제는 다 떨어졌으니, 이것까지 실패하면 인챈트를 할 대상이 없어진다.

몸에라도 해보면 어떨까 잠시 생각도 했지만, 괜히 했다가 호러무비에 나오는 엑스트라1처럼 몸이 터져나가기는 싫은 관계로 신체에 인챈트를 시도하는 건 일찌감치 포기했다.


‘이번엔 성공할 것 같은데.’


시도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뭔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 느낌으로 집안의 가구랑 옷, 보급받은 무기들의 대부분을 박살냈지만.

아무튼.


‘인챈트.’


나는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머릿속으로 인챈트를 사용하겠다고 생각하자, 손끝을 타고 흘러간 마력이 펜의 촉 위에서 발현됐다.

이후 나는 곧바로 롱소드의 검면에 문양을 덧씌우기 시작했다.


시작 작업은 별로 어렵지 않다.

여러 번 시도하면서 가장 많이 겪었던 부분이니 만큼 익숙해졌다.

큰 부분을 먼저 잡아서 그리고, 그 다음 세밀하게 하나하나 채워나간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문양과 글자가 정교하게 검 위에 새겨지며 하얀색 빛을 은은하게 내뿜는다.

머릿속에 있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괜찮은 완성도.

나는 혹여나 실수를 하지 않게끔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지금까지는 괜찮네.’


3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롱소드의 곳곳을 하얀색 마력으로 빼곡하게 덧씌웠다.

여기까지는 이전과 같았다.

직전에 롱소드를 인챈트를 할 때에도, 그 전에 단검을 인챈트 할 때에도.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이 다음이 문제였다.


‘제대로 결합을 시켜야 되는데.’


덧씌운 문양과 글자를 롱소드에 결합을 시켜야 됐다.

인챈트를 새긴다고 끝이 아니라, 그 인챈트가 롱소드에 깃들 수 있게끔 말이다.


‘이 부분을··· 중심의 문양과 연결시키고···.’


펜으로 마력을 움직이며 이곳저곳의 회로에 문양을 연결했다.

헌터사가의 모든 물체에는 마력회로가 존재한다.

롱소드 같이 철로 이루어진 물건에도 회로가 있는 것이다.

이 회로에 마력의 문양이 깃들어야지 비로소 인챈트가 끝이난다.


‘중심 회로를, 세 개의 글자와 연결.’


그때 하단 부분의 마력이 조금씩 풀리려는 게 보였다.

결합되지 못한 마력이 시간이 지나자 흩어지려 하는 것이다.


‘좀 더, 빠르게 해야돼. 늦어지면 뭉쳐있던 마력이 흩어진다.’


하단 뿐만이 아니라, 검의 상단 부분에서도 흩어지려는 조짐이 보였다.

이대로 가면 뭉친 마력이 흩어지며 문양과 글자들이 깨지고, 그대로 인챈트는 실패할 것이 뻔했다.

나는 속도를 올려 신속하게 손을 움직였다.


재빠르게 하단 부분의 회로들과 문양들은 연결했고, 중단 부분의 마무리를 한 뒤에 상단 부분을 끝냈다.


“···됐다.”


인챈트를 시작한지 1시간이 지나고서야 겨우 결합작업까지 끝마쳤다.


“제발 이번에는 성공해라···.”


나는 간전하게 기도하며 롱소드를 부여잡았다.

지금까지 했던 것 중 가장 괜찮게 끝났다.


[‘보급용 롱소드’에 검술lv.1을 부여합니다.]


파아아- 메시지가 떠오르며 하얀 빛이 롱소드를 감쌌다.

.

.

.

.

.


[인챈트 성공, ‘보급용 롱소드’에 검술lv.1이 적용됩니다.]


[보급용 롱소드 - 검술lv.1]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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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챈트 21.04.21 176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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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능 21.04.18 251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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